이 글을 쓰는 현재 시점에도 나 호호당은 증시를 하고 있다. 선물과 옵션 트레이딩이다.

 

우리 증시가 금년 들어 글로벌 주요 증시 대비 성적이 가장 나쁘다. 어제 기준으로 올해만 놓고 보면 연일 하락하는 중국 증시가 5.63% 하락인데 우리는 7% 하락이니 사실상 꼴지 증시가 되었다.

 

반면 미국 증시는 나름 잘 가고 있고 특히 일본 증시, 니케이225는 8% 넘는 놀라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어 대비가 된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우리 경제는 중국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중국 증시와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늘어나면서 우리 증시의 매수 여력이 날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작년 11월6일부터 금년 6월말까지 공매도를 금지하는 ‘해괴’한 극약처방을 내린 것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공매도 금지가 당장은 개미투자자들에게 반가운 소식 같지만 장기적으로 절대 그렇지가 않다. 아마도 금감원장이 금융 조세 방면 수사에 능한 것으로 알려진 검사출신이라 공매도 자체를 마치 몹쓸 짓인 양 여기고 있지 않나 싶다.

 

우리 증시는 현재 일방적으로 장기 상승할 수 있는 모멘텀이 없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펀드들은 과도하게 올랐다 싶은 주식을 매도(공매도)하고 실적이 호전되는 주식을 매수하는 양방향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다. 이에 공매도 금지는 외국인들로 하여금 개별 주식선물 매도를 늘리게 했고 오히려 증시 상승을 막는 요인이 되고 있다. 만일 총선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면 오히려 역효과라 판단한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1.4%로서 2022년 절반 수준이라 하면서 대단히 부진한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호호당 생각에 이제 우리 경제는 저성장 추세이기에 1% 중반대면 그런대로 무난하고 1% 미만이면 경기부진이 되는 시대가 왔다고 본다.

 

다시 한 번 얘기지만 우리 경제는 2027년에 가서 큰 쇼크가 한 번 올 것이란 점만 염두에 두시면 되겠다.

 

(알리는 말씀: 이제 짧은 글을 자주 올리되 다소 긴 논문과 같은 글은 빈도를 줄이기로 했다는 점 알려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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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겨울밤 울적해서 지인과 함께 집 근처의 맥도날드 24시 가게를 찾았다. 일동제약 사거리 근처 매장이다. 2층에서  치즈스틱과 커피를 마시면서 내려다본 경치가 예뻐서 찍었다. 건너편의 헤어샵과 콩나물 국밥의 불빛이 아름답다. 저 바깥은 영하 12도, 엄동이다. 젊은 날엔 추위를 무시했는데 이젠 겁이 난다. 다시 건강해지고 몸이 뜨거워져서 추위를 비웃을 날이 왔으면. 

 

이번엔 중국 얘기.

 

중국이 저물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다만 시진핑 1인 체제란 점에서 중국이 안고 있는 리스크는 실로 크다는 점이다.

 

 

미국이 열어준 동아시아의 발전 모델

 

 

그간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보여준 중국의 모델 또한 과거 일본 그리고 그 이후 동아시아의 4마리 호랑이, 즉 우리대한민국과 대만, 싱가포르, 홍콩의 성장 발전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동시에 이 모델은 현재 인도와 베트남 등에서 여전히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다.

 

수출을 통해 외화 특히 달러를 벌어들여 자본을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술 도입과 발전을 꾀하는 한편 내수 시장을 키워가는 이 방식은 부가가치가 크지 않은 제조업을 유럽, 특히 미국이 포기했기에 가능했다. 어쩌다보니 2차 산업인 제조업이 1차 산업과 비슷하게 된 셈이다.

 

그리고 이 발전 모델은 각 나라의 문화와 정치적 상황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다행히도 우리의 경우 경제발전에 따라 민주화로 이행할 수 있었고 그로서 향후에도 탄력적으로 글로벌 상황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었다.

 

하지만 중국은 1990년대의 집단지도체제에서 2020년대 들어 1인 체제로 역행했다. 중국은 官(관)이 商(상)을 통제하고 관을 黨(당)이 통제하며 그 당을 시진핑 한 사람이 지도하는 체제가 되고 말았으니 이는 과거 淸(청)제국 시절의 황제 통치모델과 전혀 다를 바가 없다.

 

 

1인 체제의 차이나 리스크

 

 

이게 바로 “차이나 리스크”이며 그 리스크가 현재 맹렬히 커져가고 있는 오늘이다.

 

우리의 경우 저성장 성숙 경제로 접어들었다. 크게 발전성도 없지만 그런대로 이어가면서 새로운 기회를 엿볼 수 있는 여유는 가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저성장 성숙경제로 넘어가지도 않은 상태에서 1인 체제의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구체화될 경우 엄청난 위기를 유발하게 생겼다는 점이다.

 

중국의 立春(입춘) 바닥은 2028년이지만 우리와는 상황이 많이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면 이제 중국은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압도하는 상황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1인 독재의 시진핑이 나이가 들어 불가피하게 권력을 이양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서 극적인 드라마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중국은 2026년부터 위기가 심화되면서 10년간 상황에 따라선 커다란 파국이 닥칠 수도 있게 생겼다.

 

현재 중국은 이미 맹렬한 속도로 무너져가고 있다. 조만간 커다란 轟音(굉음)이 들려올 것이다.

 

먼저 일본부터 얘기한다.

 

일본은 2022년부터 향후 10년간 모든 것이 부쩍부쩍 자라고 성장하는 長氣(장기)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아베 신조의 돌연한 죽음으로 인해 복잡하게 얽혀있던 利權(이권) 관계가 허물어졌고 그 바람에 일본 전체적으로 미루어왔던 장애물들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며칠 전 자민당 내 최대파벌인 아베파의 해체 선언은 이제 일본이 시대의 변화에 발맞추어 이해관계를 재구축하고 조정하는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말해준다.

 

이번 일은 동시에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아베 정권이 등장하면서 시작된 일본 내부의 개혁과 통합작업이 이제 어느 정도 윤곽이 나왔음을 알려주고 있기도 하다. 아베 신조의 손으로 완수하지 못한 개혁 사안들이 그의 죽음으로 마무리되고 있으니 묘한 일이다.

 

과거로 거슬러 가보면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일본의 번영은 무너졌고 이른바 “잃어버린 30년”을 경험했다. 그 바람에 일본 내부에선 미국에 대해 협조할 것이냐 아니면 독자노선을 택할 것인가를 놓고 많은 갈등과 조정이 있었다.

 

2006년 등장한 아베 신조 정권이 反美(반미) 성향 때문에 1년 만에 물러났으며 2010년 들어선 하토야마 유키오 내각이 反美(반미) 좀 하다가 1년 만에 퇴출당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일본과 미국은 나름의 절충과 타협을 했고 오늘날에 이르러 거의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를 구축했다. 미국과 일본은 외교 전략적으로 거의 하나가 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본은 이런 미국과의 안정된 관계와 내부의 점진적인 개혁을 통해 다듬어낸 새로운 ‘떡 나누기’ 체제가 완성되면서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고 있다.

 

 

일본에 관심을 두어도 좋을 것이니

 

 

니케이 225 지수가 1989년의 고점을 뚫고 오르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이며 그 이후 상당한 폭의 상승을 통한 레벌 업이 있을 것이라 본다.

 

2022년부터 2032년까지 이어질 일본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성장해갈 것인 바, 특히 그 중간점인 2027년엔 나름 괄목할 만한 일들이 있을 것이라 본다.

 

일본 엔화를 사도 좋고 일본 부동산이나 증권에 투자해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투자 적기는 2025년 정도인 것으로 여겨진다. 젊은이들은 일본에서 기회를 찾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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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나절 날도 푸근했다. 산책을 하다가 남쪽 하늘을 올려보니 앙상한 가지 위 푸른 색이 차갑지가 않았다. 어쭈, 제법 포근한 맛이 있네, 아직 겨울이 한창이지만 그래 가끔은 저런 색깔도 보여줘야지! 하면서 흥겨워했다. 하지만 다음 주 월요일부터 영하 10도를 오르내린다 하니   겨울은 겨울이네 싶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겨울이 싫어졌다. 옛 사람들이 봄을 기다렸던 심정, 이제 십분 납득이 된다. 성남 비행장에서 군용기가 한 대 빠르게 지나갔나 보다. 비행운이 길게 드리워져있다. 

행복할 수 있다면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지만 

 

결혼을 안 한다, 결혼을 못 한다, 다 좋다. 당사자들만 행복할 수 있다면 결혼하고 안 하고는 오늘에 이르러 그저 선택일 뿐이다. 결혼을 했어도 아이를 낳는다, 낳지 않는다, 당사자들만 행복하다면 그 또한 자유 선택일 뿐이다.

 

나라의 인구가 줄고 씨가 말라간다 해도, 잠재성장률이 어떻게 되든 그거야 큰 차원에서의 일이고 정작 당사자들을 강제할 순 없으니 그런 건 다 상관이 없다. 당사자들만 행복하고 잘 살아갈 수 있다면 말이다.

 

‘리버럴’ 성향의 호호당은 이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말이다.

 

하지만 異性(이성)의 반려자를 만들어 함께 삶을 꾸려가는 것, 또 자신을 닮은 아이를 만들어 놓는 것은 길게 보면 엄청난 투자이고 든든한 보험이란 생각을 한다.

 

젊고 건강할 때엔 고정된 짝이 없어도 얼마든지 잘 지낼 수 있다. 수시로 파트너를 만들어 지내다가 성가시면 헤어지면 되는 일이다. 돈이 필요하면 그런대로 알바를 하든가 좀 더 나은 일자리를 통해 충당할 수 있다.

 

그런대로 경제적으로 약간의 여유가 있으면 혼자서 또는 친구와 함께 해외여행도 다녀올 수 있다. 좀 더 여유가 있으면 도심에 오피스텔 하나 얻어서 그야말로 프리한 솔로(solo)의 쿨하고 화려한 생활을 영위할 수도 있다.

 

 

 젊고 건강한 시절이 그리 길지가 않아서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젊고 건강하면서 수입이 어느 정도 유지될 때의 얘기이다.

 

먼저 경제적인 것부터 알아보자.

 

최근 '2023년 중장년 구직활동 실태조사'에서 중장년(시니어)의 퇴직 연령은 평균 50.5세로 나타났다. 주된 직장에서 근속기간은 평균 14년 5개월이었으며 50세 이전에 퇴직하는 비율 또한 45.9%로 절반에 달했다.

 

안정적인 수입이 이어지는 기간은 평균 15년에 시기는 50세까지란 얘기이다. 그 뒤론 당연히 재취업을 하거나 자기 사업을 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당연히 보수도 낮아지고 사업을 하다가 진짜 어렵게 될 수도 있다.

 

다음으로 건강에 대해 얘기해보자.

 

대개의 경우 50대 중반까진 그런대로 크게 문제가 없지만 그 나이를 넘어서면 이런저런 증세와 질병이 생기기 마련이다. 대표적으로 고지혈 고혈압 당뇨의 3대 성인병을 포함해서 허리와 목의 디스크라든가 오랜 스트레스로 인한 공황장애라든가 강박, 우울증 등등의 정신신경 질환을 포함해서 실로 다양한 건강상의 문제가 있다.

 

이런 증세와 질병들이 특히 60대 중반이 되면 제법 심각해지기 시작한다. 당연히 치료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물론 우리 모두 바보가 아닌 이상 대처를 한다. 독자가 또는 독자 주변의 누군가가 솔로라고 하자. 40대 중반이 되면 아무리 홀몸이라도 노후를 생각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앞에서 얘기했듯이 다소 안정적이고 보수가 많은 주된 직장에서의 평균퇴직 연령은 50세이니 그 기간 안에 노후 대책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는 거의 없다.

 

그러다가 50대 중반이 되고 60 중반이 되면 경제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건강 문제에 대해 정말 혼자서 감당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앓으면서 긴 겨울밤 혼자서 침대를 지키고 누워 있어야 할 때도 생긴다는 말이다.

 

 

사람은 서로 기대어 살아야 하는데 

 

 

사람은 나이에 상관없이 가까운 누군가에게 응석을 부리고 엄살도 피울 수 있어야만 정서적으로 안정될 수 있다. 때론 강하게 하소연도 할 수 있어야 스트레스를 덜어낼 수 있다. 보통의 사람은 누군가하고 같이 살아야 한다. 젊고 건강할 적엔 솔로의 삶도 능히 꾸려갈 수 있지만 나이가 들면 더욱 누군가가 필요하다.

 

한동안 졸혼이니 황혼이혼이니 하면서 말이 많았지만 나 호호당 생각에 세월이 좀 더 지나면 “황혼동거”가 크게 유행할 수도 있다고 본다. 솔로로 살다가 나이가 들어 병들고 힘들어지면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고 버팀목이 되어줄 사람이 필요해질 것이니 말이다.

 

병들고 힘든 사람이 좋은 동거인이나 반려자를 만나긴 쉽지 않겠으나 同病相憐(동병상련)이라고 처지가 함께 딱하다 보면 가능해지지 않을까? 서로 간에 기대수준의 높이를 왕창 낮추면 말이다.

 

자녀 또한 그렇다. 자녀를 잘 키워서 나중에 자녀로부터 덕을 보거나 양육을 받자는 것이 아니라 늙고 병들어갈 때 정상적으로 성장한 자녀가 있으면 그야말로 커다란 버팀목이 된다는 사실이다. 가령 병원 좀 가보려고 해도 자녀가 있으면 훨씬 쉽게 알아보고 검색할 수 있듯이 말이다.

 

굳이 유교적 관점에서 대를 이어간다는 그런 관념을 떠나서 부부가 자녀를 낳고 애써 성인으로 길러내면 그야말로 크게 보람이 있다. 옛 사람들이 바보가 아니란 얘기이다.

 

 

최근의 시류와 풍조는 전혀 가본 적이 없는 사회적 실험이어서

 

 

최근 어떤 지식인 또는 교수란 사람이 우리 사회에서 젊은이들이 결혼이나 자녀 낳기를 기피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현명한 선택이란 식의 발언을 하는 것을 봤는데 나 호호당은 그 지식인의 발언에 대해 참으로 쩝! 이다.

 

최근 보면 비혼이 아니라 결혼을 혐오하는 혐혼의 풍조까지 있는 것 같다. 물론 우리 사회에서 결혼은 그야말로 어렵고 문제도 많지만 그건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다.

 

사람은 서로 기대고 의지하고 부비며 살아야 험한 인생 그런대로 건너갈 수 있다. 삶이란 거, 살다보면 별의 별 일이 다 생기는 법이니 누군가가 있어서 위로하고 버팀목이 되어주어야 한다.

 

그렇기에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하면 서로간의 情(정)으로 산다고 답하고 싶다. 솔로의 삶은 나중에 기대고 부빌 언덕이 없다, 또 아기를 낳지 않은 부부가 병들고 약해진 노년이 되었을 때의 허망함, 실로 굉장하다.

 

 

15년 후가 되면 감당하기 어려운 스트레스의 폭풍이 불어닥칠 것 같아서 

 

 

생각하기로 앞으로 15년 후가 되면 비혼과 혐혼, 출산 기피로 인해 엄청난 스트레스가 몰려올 것이라 본다. 그때 가서 때늦게 짝을 만들자니 너무나도 힘들 것이고 아기를 낳고 싶어도 낳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건 마치 우리 사회 전체에 몰아닥칠 스트레스의 폭풍과도 같지 않을까 싶다.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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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은 5시 46분, 일몰 후 15분이다. 어두워지고 있지만 아직 밤은 아닌 저 광경, 눈에 덮힌 지붕들과 나무 우듬지 위로 빠르게 밤이 내리고 있다. 어둑어둑, 곧 중간의 빛은 사라지고 빛과 어둠으로 나뉘리라. 이 애매한 시각, 일몰 후 밤이 되기 전의 짧은 이 애매한 중간의 빛과 풍경을 사랑한다, 사랑해왔다. 새들은 오늘 먹지 않았으니 배가 고프려나? 아니면 하루 이틀 못 먹는 것은 자연에선 그냥 일상의 일일까? 하루가 이렇게 또 지나가고 있다. 내 삶도 마찬가지. 

아침부터 눈이 내린다. '안동역' 노랫말처럼 무릎까지 쌓인 눈은 아니지만 상당하다. 눈은 내린 다음 날 싹 녹아내리면 그 눈은 반갑다. 녹지 않고  얼어서 빙판을 만들면 싫은 게 정말 눈이다. 예보를 보니 모레 정도면 다 녹을 것 같아서 내리는 저 눈을 그래도 즐기고 반긴다. 눈이 내려 새해 분위기를 자아낸다. 좋다. 

새로운 60년 순환의 시작

 

 

올 해 우리 대한민국의 국운은 60년 사이클에선 立春(입춘)이자 새로운 시작점이자 사이클 상의 바닥점이다. 입춘이란 한 해의 시작점인 양력 2월4일 경과 같다. 참고로 금년 2024년의 입춘은 오는 2월 4일 오후 5시 19분에 들어오며 실은 그때부터가 甲辰(갑진)년 청룡의 해가 된다.

 

우리 국운이 60년 순환의 바닥이란 말을 했지만 오해가 있을 수 있어서 보충 설명을 한다. 운은 바닥일 땐 오히려 상황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진짜 고난은 바닥을 딛고 일어서고자 할 때 찾아들기 때문이다.

 

이른바 ‘고난의 행군’은 초봄부터 초여름 사이가 된다. 요즘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예전에 보릿고개란 것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이때에 해당된다. 우리 국운의 사이클로 치면 2027년부터 날로 어려워져서 2042년까지의 15년 동안이 어려운 고난의 시기가 될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봄이야말로 어려운 시기이다. 봄은 만물이 蘇生(소생)하는 시기, 그런데 소생한다는 것은 거의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니 그게 어디 쉽겠는가!

 

다시 강조하지만 우리가 겪을 고난은 2027년부터 2042년까지의 15년이고 그 정점은 2034년이 될 것이니 지금부터 10년 후가 되겠다. 물론 2034년 이후 2042년까지에도 대단히 어렵겠지만 그때엔 나름 악이 생기고 깡이 생겨서 그런대로 넘길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엄살 부리지 않게 된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이전부터 여러 차례 얘기해왔듯이 그렇다고 무조건 어렵기만 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 국운의 장기 국운 즉 360년 사이클을 볼 것 같으면 전혀 다른 모습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360년 장기 국운에서 보면 또 다른 모습이 보인다

 

 

우리 대한민국의 360년 장기 국운은 1904년에 시작해서 2264년에 이른다. 1904년으로부터 계산해보면 올 해 2024년은 120년이 경과했음을 알 수 있다. 360년의 1/3에 해당되는 세월이 지난 셈이고 360년을 1년으로 치환할 것 같으면 넉 달이 경과한 시점이 된다.

 

2월 4일의 입춘으로부터 넉 달이 지났으면 6월6일의 芒種(망종)이란 말이 되는데 이제 바야흐로 본격 여름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올 해 2024년부터 60년간, 즉 2084년에 이르는 기간은 장기 국운 상으로 본격적인 여름의 기간, 열에너지가 끓어오르는 기간이 될 것이니 이 기간 동안 우리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비약적인 발전과 전진을 거듭해갈 것이라 본다.

 

6월 초에서 8월 초까지의 기간, 빛이 가득하고 열에너지가 들끓는 이 기간을 나 호호당은 “야망의 계절”이라 부른다. 하지만 이 계절은 나름 바람직하지 못한 면도 상당하다. 그야말로 능력주의가 강조되고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측면은 시늉이나 겉치레에 그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북쪽을 열어야만 한다

 

 

이 기간 동안 어쩌면 우리는 북한 문제를 놓고 서해 바다 저편의 중국과 한 판 뜰 가능성도 충분히 엿보인다. 북한을 중국이 끝내 내려놓지 못할 경우 그리고 우리 또한 북한과의 통일이나 하나 됨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니 그렇다.

 

우리는 북쪽이 막혀있는 이상 더 이상 발전의 여지가 없다.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을 하고 거래를 하고 있지만 지금이 기껏이다. 새로운 출구는 역시 북쪽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우리인 것이다. 북한을 열어야만 만주와 러시아 등을 통해 아시아 대륙의 내부로 나아갈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와 중국이 충돌 코스를 밟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현재 타이완 문제로 중국과 미국이 전쟁할 수 있다는 얘기가 있지만 그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것이 나 호호당의 판단이다. 미중이 전쟁을 하기엔 경제면에서 너무나도 깊숙하게 얽혀 있어서 불가능하며 게다가 미중 모두 그럴 만한 기백을 가진 인물도 없다. 따라서 전쟁은 없다.

 

반대로 우리로선 북쪽이 막혀있다는 사실은 우리 대한민국, 크게 보면 남북한 우리 겨레의 숨통을 죄는 것과 같다. 북쪽을 뚫지 못하면 우리 대한민국과 한겨레는 장기적으로 서서히 고사할 형국이니 중국이 양보해야 한다. 북쪽 문제는 우리 대한민국의 死活(사활)에 관한 문제라 하겠다.

 

한 가지 다른 가능성이 있긴 하다. 중국이 권위주의 체제에서 민주체제로 전환하는 일이다. 그럴 경우 우리와 중국의 충돌은 평화적으로 해결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다만 중국이 이제 와서 체제 전환을 할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인데 현재로선 그 가능성이 더 희박해 보인다는 게 문제이다.

 

 

2008년에 전망했던 것과 지금의 현실

 

 

예전에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에 365회에 걸쳐 연재했던 칼럼을 모아놓은 코너가 있는데 호호당 독립 페이지, www.hohodang.com 에 가면 김태규의 명리학이란 항목에 올려져 있다. (티스토리에 올리는 작업이 모두 수작업 생고생이라 올리지 않았다.)

 

그 코너의 361회차 “다섯 개의 겨울 설산”이란 글이 있는데 그 속에 보면 장차 우리가 맞이하게 될 다섯 가지의 어려움을 열거하고 있다. 2008년 11월에 향후를 전망한 글인데 이렇게 적혀 있다.

 

- 미국 금융위기로 촉발된 전 세계적 디플레이션

- 국내 부동산 가격의 하락으로 인한 경제 불황

- 중국 경제의 거품 소멸에 따른 문제

- 김정일 이후 북한의 붕괴 등 그에 따른 통일비용

- 우리 산업의 노후화와 수출 경쟁력 저하

 

놀랍게도 다섯 가지 문제점들은 2024년이 된 지금까지 어느 하나도 정리되거나 해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부동산 문제라든가 중국 경제 거품 소멸은 현재 진행 형이다. 게다가 우리 산업의 노후화에 따른 경쟁력 저하는 지금도 맹렬히 진행 중이다. 물론 그 사이에 배터리와 같은 성장사업에서 새로운 발전을 보이고도 있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 이후 오늘에 이르러 저출산과 고령화, 이에 따른 잠재성장률 저하라고 하는 두 가지 혹이 더 붙었다.

 

얼마 전 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률이 가장 높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런데 이 말은 우리나라의 중년 특히 40대의 소득이 OECD 국가 중에서 상대적으로 높다는 말도 된다. 그렇기에 세대별 양극화가 엄청나게 커졌음을 말해준다.

또 소득이 평균적으로 높은 40대를 들여다볼 것 같으면 그 안에도 엄청난 양극화가 진행 중이란 것을 알 수 있다.

 

소위 대기업이나 유수의 IT 기업에 다니는 젊은 층의 소득은 대단히 높아서 나름 럭셔리한 삶을 누리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에 종사하는 청장년층의 소득은 상대적으로 무척 열악하다.

 

그러다 보니 소득 높은 젊은 층은 아이를 갖지 않는 딩크족으로 인생을 즐기려는 경향이 높아졌고 미래가 불확실한 젊은 층은 결혼을 포기한다. 그러니 저출산이다. 뿐만 아니라 남녀의 성비 불균형으로 인해 장차 우리 사회가 감수해야 할 스트레스와 문제도 적지 않다.

 

 

저성장 성숙경제

 

 

하지만 이 모두 크게 보면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저성장 국가가 되었고 좋게 말하면 ‘성숙 경제’로 진입한 나라가 되었음을 말해준다. 이제 큰 꿈(Big Dream)을 꾸기가 정말 어려워진 사회가 된 것이다. 연간 성장률이 2% 나오면 호경기, 부진하다 싶으면 1에서 0 % 사이가 되는 성숙경제 말이다. (이웃의 일본이 보여준 모습을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바로 이 대목에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 본다. 모든 면에서 저성장인데 그간 우리의 많은 것들이 그보다는 훨씬 높은 성장률을 전제로 설정되고 운영되어온 것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실에 맞춰 하향 조정되는 과정이 불가피한데 그 과정이 때론 급격하게 나타날 경우 사회적인 충격을 가져다 줄 것이기 때문이다.

 

 

급격한 축소조정이 예상되는 분야 그리고 2027년

 

 

우리의 현실 상 그런 급격한 조정이 예상되는 대표적인 분야가 있으니 부동산 시장과 사교육을 포함한 교육시장이 그렇다. 이 부문에서 급격한 조정이 나타날 경우 자동적으로 그간 끊임없이 늘어난 가계 부채와 기업부채 문제를 동시에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조정이 급격히 대두될 수 있는 시점으로 나 호호당은 2027년, 향후 3년 뒤를 상정하고 있다.

 

새해 벽두의 글인데 이런 얘기들을 하는 게 과연? 싶어서 며칠 망설였다. 그러다 보니 내일이면 10일이 된다. 그래서 역시 글을 올리는 게 더 나은 것 같다는 판단이 섰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고 불편한 독자분이 계시다면 죄송하다는 양해의 말씀도 함께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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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가 숨을 거두었다. 성은 김이요 이름은 鳳(봉), 김봉. 예전 동작동 살 때 길에서 데려온 유기견이라 나이를 모르지만 2010년 5월5일 우리에게 와서 2023년 12월31일에 내 품을 떠났다. 13년여의 세월이었다. 이번의 봉이까지 그간 3마리의 강아지를 떠나보냈고 미니 토끼 한 마리 그리고 초겨울 동작동 뒷산 공원에서 봉이가 발견한 버려진 고슴도치 한 마리, 모두 다섯 마리를 떠나보냈다.

 

이번 봉이를 보낼 때에도 여러 차례 嗚咽(오열)했고 많은 눈물을 쏟았다. 그 바람에 1월1일 새해 첫날 나는 아내와 함께 경기도 광주에 있는 반려동물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저녁엔 아들과 함께 강아지 뼛가루를 들고 나가서 녀석이 늘 다니던 산책길을 따라 조금씩 뿌려주었고 일부는 양재천에 걸린 다리 위에서 흐르는 물위에 뿌렸다. 흰 가루가 물속에서 안개처럼 퍼지면서 한강 쪽으로 흘러갔다.

 

이제 중년의 강아지 한 마리만 남았는데 이젠 나도 나이가 70인 탓에 마지막 강아지가 될 것 같다. 2003년부터 20년간 강아지들과 많은 즐거움을 누렸고 또 가슴 아프게 떠나보냈다. 한 세월이 그렇게 흘러갔다.

 

사진은 마지막 잠든 모습이다. 또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