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6시가 넘었는데 아직 서산에 해가 살아있었다. 얼마 전만 해도 이 시각이면 해는 이미 꼴까닥 하고 넘어갔을 텐데. 춘분을 지나니 날이 정말 많이 길어졌다. 하늘색이 참 곱다, 놀빛을 받은 구름도. 비행기가 착륙하고 있다, 저 높이면 김포공항이 아니라 인천 공항이다. 늘 보다 보니 알 게 되었다.  멀리 관악산의 안테나들이 늘 인상적이다. 말 그대로 봄날의 저녁이다. 아름답다.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밝은 봄빛 가득한 하늘 아래  (0) 2025.03.30
비 내린 다음 날 아침의 매화  (0) 2025.03.29
봄비 내리고 바람 부는데 피어나는 목련  (0) 2025.03.28
봄날 쌀쌀한 저녁  (0) 2025.03.27
수유꽃 피었는데  (0) 2025.03.25

 

하늘이 연푸르다, 봄빛이 가득하다. 하늘 아래 수유꽃들이 한가롭다. 허공엔 옅은 구름 하나가 곧 흩어지거나 사라질 것도 같다. 이게 그저께의 하늘이다. 오늘은 다시 눈발 날리고 아주 춥다. 3월 말인데 말이다. 피어난 개나리꽃들이 추위에 오돌오돌 떨고 있다. 이번 봄은 참 변덕이 많다. 세상사도 뒤숭숭해서 마음이 편치 않다. 하지만 그냥 저 하늘을 보라. 저처럼 한가로운 날 또 보게 될 것이니 말이다.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날의 서쪽 놀  (0) 2025.04.02
비 내린 다음 날 아침의 매화  (0) 2025.03.29
봄비 내리고 바람 부는데 피어나는 목련  (0) 2025.03.28
봄날 쌀쌀한 저녁  (0) 2025.03.27
수유꽃 피었는데  (0) 2025.03.25

 

아직 채 만개하지도 않았다. 아파트 단지 내 작은 매화나무가 꽃을 벙글고 있었다. 전날 내린 비로 먼지 씻어내고 더욱 함초롬했다. 나이가 들어갈 수록 이런 모습들이 더욱 신기하고 신비롭다. 생명이란 이 현상, 어쩌다가 이런 신기로운 것들이 이 지구 상에 생겨났는지, 산다는 것의 신비 그리고 죽어간다는 것의 신비, 한 번 가면 다시 오지 않는다는 섭섭함, 다시 올 곳이 못 된다는 것을 알기에 갖는 편안함, 모든 것이 도저히 생각이 미칠 수 없기에 느끼는 경외로운 이 감정.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날의 서쪽 놀  (0) 2025.04.02
밝은 봄빛 가득한 하늘 아래  (0) 2025.03.30
봄비 내리고 바람 부는데 피어나는 목련  (0) 2025.03.28
봄날 쌀쌀한 저녁  (0) 2025.03.27
수유꽃 피었는데  (0) 2025.03.25

 

사무실 근처 대각선 편에 목련 몇 그루가 있다. 해마다 봄이면 와서 살피곤 한다. 봄비 내리는데 바람이 불어 추웠다. 패딩의 지퍼를 끝까지 당겨서 추위를 막았다. 야, 목련아, 올 해도 씩씩하게 잘 피어나는구나 ! 수고많다., 안부를 건넸다. 남쪽 산불 지역엔 비가 제법 내려서 산불진화에 도움이 크다고 한다. 봄날 저녁 비오고 바람 불고 목련 피고, 그야말로 화려한 봄날의 야경이다.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밝은 봄빛 가득한 하늘 아래  (0) 2025.03.30
비 내린 다음 날 아침의 매화  (0) 2025.03.29
봄날 쌀쌀한 저녁  (0) 2025.03.27
수유꽃 피었는데  (0) 2025.03.25
봄날 해질녘에  (0) 2025.03.23

 

일교차가 크다, 목련 개나리 피는데 저녁이 되면 춥다. 강아지 산책을 나갔는데 바람이 차갑다, 아파트에 등불이 들어오고 있었는데 그게 따뜻하게 다가온다. 강아지도 추웠는지 어서 들어가자고 보챈다. 아무 것도 아닌 평범한 봄날의 저녁인데 이 또한 삶의 어떤 결정적인 순간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 세월은 그리고 삶은 이런 평범한 페이스로 흘러가는 거지.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 내린 다음 날 아침의 매화  (0) 2025.03.29
봄비 내리고 바람 부는데 피어나는 목련  (0) 2025.03.28
수유꽃 피었는데  (0) 2025.03.25
봄날 해질녘에  (0) 2025.03.23
춘분의 저녁  (0) 2025.03.21

 

밤 지내고 새벽녘에 수유가 피었네. 꽃중에서 유난히 작아서 나는 씨알꽃이라 부른다. 그제 저녁 남부순환도로 변에 목련 피는 것을 보았는데 이상하게 아직 개나리를 보지 못했네. 개나리가 조금은 더 빠른 법인데. 올 봄은 기분이 더 묘하다, 나 호호당의 삶은 이미 저물어가는데 저 놈들은 개의치 않고 또 다시 봄을 만들어놓고 있으니 지금이 봄인가요 아니면 늦가을인가요, 도무지 계절감각을 모르겠네. 에라, 모를세라, 염치불구하고 나 호호당도 회춘하겠다고 애를 써봐야 하는 걸까?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비 내리고 바람 부는데 피어나는 목련  (0) 2025.03.28
봄날 쌀쌀한 저녁  (0) 2025.03.27
봄날 해질녘에  (0) 2025.03.23
춘분의 저녁  (0) 2025.03.21
애교를 피우는 우리 강아지  (0) 2025.03.16

 

며칠 전 수원을 다녀오는데 멀리 수원평야 서쪽 낮은 산위로 오렌지빛 해가 떨어지고 있었다. 반대편 건물 외벽에 그 마지막 빛들이 튕겨오르고 있었다. 문득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왈칵 났다. 언젠가 아주 오래 전 내 손을 꼭 잡으시고 석양빛을 바라보면서 지난 삶을 회고하시던 모습이 순간 내 망막에 새겨졌다. 내 눈동자는 핑- 하고 눈물이 솟아 사물들이 일그러져졌다. 가신 지 만 7년하고 5개월, 엄마 잘 있지? 하고 안부를 물어보았다. 집으로 돌아와 영정 앞에 잘 드시던 커피 한 잔 타서 올렸다.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날 쌀쌀한 저녁  (0) 2025.03.27
수유꽃 피었는데  (0) 2025.03.25
춘분의 저녁  (0) 2025.03.21
애교를 피우는 우리 강아지  (0) 2025.03.16
봄날의 아침  (0) 2025.03.09

 

춘분으로서 한 해의 아침이 밝는다. 해질 무렵 벚나무 가지가 물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 내 눈에 훤히 보인다. 이제 보름만 있으면 꽃망울을 열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이제 꽃샘 추위도 가실 것이고 기온이 많이 오르면서 살기 좋은 계절이 시작되고 있다. 만물이 새롭게 펼쳐지고 있고 펼쳐가고 있다.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유꽃 피었는데  (0) 2025.03.25
봄날 해질녘에  (0) 2025.03.23
애교를 피우는 우리 강아지  (0) 2025.03.16
봄날의 아침  (0) 2025.03.09
그레이 톤의 하늘 아래  (0) 2025.03.04

 

아침 산책을 늘 함께 하다 보니 유난히 아빠를 따르는 우리 강아지 바리, 아내가 절에 다닐 때 데려온 강아지라 보리, 불교의 지혜를 뜻하는 Bodhi 라고 하면 어떨까 하고 제안했는데 보리는 무슨 보리, 그냥 바리라 해, 하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 바리. 이름대로 바리바리하다. 아내가 거동이 불편해서 예전보다 내가 더 신경을 써주게 되고 그러다보니 유난히 나를 졸졸 따라다닌다.  무슨 말 하는 거야?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강아지, 애교가 많다. 겁도 많다.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날 해질녘에  (0) 2025.03.23
춘분의 저녁  (0) 2025.03.21
봄날의 아침  (0) 2025.03.09
그레이 톤의 하늘 아래  (0) 2025.03.04
초저녁 별님 그리고 물가의 버들  (0) 2025.03.01

 

아침 산책길, 봄의 느낌이 물씬하다. 아이들이 폰을 들여다보면서 걸어오고 있다. 양쪽의 나무들은 모두 벚나무, 이제 한 달 뒤면 화려하게 개화하리라. 공기도 온화하고 습윤하다. 보나마나 중국발 먼지는 있겠으나 말이다. 이제 다시 움직일 때가 되었다.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춘분의 저녁  (0) 2025.03.21
애교를 피우는 우리 강아지  (0) 2025.03.16
그레이 톤의 하늘 아래  (0) 2025.03.04
초저녁 별님 그리고 물가의 버들  (0) 2025.03.01
불현듯 봄이 오네  (0) 2025.0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