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할 수 있다면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지만 

 

결혼을 안 한다, 결혼을 못 한다, 다 좋다. 당사자들만 행복할 수 있다면 결혼하고 안 하고는 오늘에 이르러 그저 선택일 뿐이다. 결혼을 했어도 아이를 낳는다, 낳지 않는다, 당사자들만 행복하다면 그 또한 자유 선택일 뿐이다.

 

나라의 인구가 줄고 씨가 말라간다 해도, 잠재성장률이 어떻게 되든 그거야 큰 차원에서의 일이고 정작 당사자들을 강제할 순 없으니 그런 건 다 상관이 없다. 당사자들만 행복하고 잘 살아갈 수 있다면 말이다.

 

‘리버럴’ 성향의 호호당은 이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말이다.

 

하지만 異性(이성)의 반려자를 만들어 함께 삶을 꾸려가는 것, 또 자신을 닮은 아이를 만들어 놓는 것은 길게 보면 엄청난 투자이고 든든한 보험이란 생각을 한다.

 

젊고 건강할 때엔 고정된 짝이 없어도 얼마든지 잘 지낼 수 있다. 수시로 파트너를 만들어 지내다가 성가시면 헤어지면 되는 일이다. 돈이 필요하면 그런대로 알바를 하든가 좀 더 나은 일자리를 통해 충당할 수 있다.

 

그런대로 경제적으로 약간의 여유가 있으면 혼자서 또는 친구와 함께 해외여행도 다녀올 수 있다. 좀 더 여유가 있으면 도심에 오피스텔 하나 얻어서 그야말로 프리한 솔로(solo)의 쿨하고 화려한 생활을 영위할 수도 있다.

 

 

 젊고 건강한 시절이 그리 길지가 않아서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젊고 건강하면서 수입이 어느 정도 유지될 때의 얘기이다.

 

먼저 경제적인 것부터 알아보자.

 

최근 '2023년 중장년 구직활동 실태조사'에서 중장년(시니어)의 퇴직 연령은 평균 50.5세로 나타났다. 주된 직장에서 근속기간은 평균 14년 5개월이었으며 50세 이전에 퇴직하는 비율 또한 45.9%로 절반에 달했다.

 

안정적인 수입이 이어지는 기간은 평균 15년에 시기는 50세까지란 얘기이다. 그 뒤론 당연히 재취업을 하거나 자기 사업을 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당연히 보수도 낮아지고 사업을 하다가 진짜 어렵게 될 수도 있다.

 

다음으로 건강에 대해 얘기해보자.

 

대개의 경우 50대 중반까진 그런대로 크게 문제가 없지만 그 나이를 넘어서면 이런저런 증세와 질병이 생기기 마련이다. 대표적으로 고지혈 고혈압 당뇨의 3대 성인병을 포함해서 허리와 목의 디스크라든가 오랜 스트레스로 인한 공황장애라든가 강박, 우울증 등등의 정신신경 질환을 포함해서 실로 다양한 건강상의 문제가 있다.

 

이런 증세와 질병들이 특히 60대 중반이 되면 제법 심각해지기 시작한다. 당연히 치료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물론 우리 모두 바보가 아닌 이상 대처를 한다. 독자가 또는 독자 주변의 누군가가 솔로라고 하자. 40대 중반이 되면 아무리 홀몸이라도 노후를 생각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앞에서 얘기했듯이 다소 안정적이고 보수가 많은 주된 직장에서의 평균퇴직 연령은 50세이니 그 기간 안에 노후 대책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는 거의 없다.

 

그러다가 50대 중반이 되고 60 중반이 되면 경제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건강 문제에 대해 정말 혼자서 감당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앓으면서 긴 겨울밤 혼자서 침대를 지키고 누워 있어야 할 때도 생긴다는 말이다.

 

 

사람은 서로 기대어 살아야 하는데 

 

 

사람은 나이에 상관없이 가까운 누군가에게 응석을 부리고 엄살도 피울 수 있어야만 정서적으로 안정될 수 있다. 때론 강하게 하소연도 할 수 있어야 스트레스를 덜어낼 수 있다. 보통의 사람은 누군가하고 같이 살아야 한다. 젊고 건강할 적엔 솔로의 삶도 능히 꾸려갈 수 있지만 나이가 들면 더욱 누군가가 필요하다.

 

한동안 졸혼이니 황혼이혼이니 하면서 말이 많았지만 나 호호당 생각에 세월이 좀 더 지나면 “황혼동거”가 크게 유행할 수도 있다고 본다. 솔로로 살다가 나이가 들어 병들고 힘들어지면 서로가 서로를 지켜주고 버팀목이 되어줄 사람이 필요해질 것이니 말이다.

 

병들고 힘든 사람이 좋은 동거인이나 반려자를 만나긴 쉽지 않겠으나 同病相憐(동병상련)이라고 처지가 함께 딱하다 보면 가능해지지 않을까? 서로 간에 기대수준의 높이를 왕창 낮추면 말이다.

 

자녀 또한 그렇다. 자녀를 잘 키워서 나중에 자녀로부터 덕을 보거나 양육을 받자는 것이 아니라 늙고 병들어갈 때 정상적으로 성장한 자녀가 있으면 그야말로 커다란 버팀목이 된다는 사실이다. 가령 병원 좀 가보려고 해도 자녀가 있으면 훨씬 쉽게 알아보고 검색할 수 있듯이 말이다.

 

굳이 유교적 관점에서 대를 이어간다는 그런 관념을 떠나서 부부가 자녀를 낳고 애써 성인으로 길러내면 그야말로 크게 보람이 있다. 옛 사람들이 바보가 아니란 얘기이다.

 

 

최근의 시류와 풍조는 전혀 가본 적이 없는 사회적 실험이어서

 

 

최근 어떤 지식인 또는 교수란 사람이 우리 사회에서 젊은이들이 결혼이나 자녀 낳기를 기피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현명한 선택이란 식의 발언을 하는 것을 봤는데 나 호호당은 그 지식인의 발언에 대해 참으로 쩝! 이다.

 

최근 보면 비혼이 아니라 결혼을 혐오하는 혐혼의 풍조까지 있는 것 같다. 물론 우리 사회에서 결혼은 그야말로 어렵고 문제도 많지만 그건 부수적인 것에 불과하다.

 

사람은 서로 기대고 의지하고 부비며 살아야 험한 인생 그런대로 건너갈 수 있다. 삶이란 거, 살다보면 별의 별 일이 다 생기는 법이니 누군가가 있어서 위로하고 버팀목이 되어주어야 한다.

 

그렇기에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 하면 서로간의 情(정)으로 산다고 답하고 싶다. 솔로의 삶은 나중에 기대고 부빌 언덕이 없다, 또 아기를 낳지 않은 부부가 병들고 약해진 노년이 되었을 때의 허망함, 실로 굉장하다.

 

 

15년 후가 되면 감당하기 어려운 스트레스의 폭풍이 불어닥칠 것 같아서 

 

 

생각하기로 앞으로 15년 후가 되면 비혼과 혐혼, 출산 기피로 인해 엄청난 스트레스가 몰려올 것이라 본다. 그때 가서 때늦게 짝을 만들자니 너무나도 힘들 것이고 아기를 낳고 싶어도 낳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건 마치 우리 사회 전체에 몰아닥칠 스트레스의 폭풍과도 같지 않을까 싶다.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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