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코쿠 시대의 세 영웅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삶에 대해선 예전에 일본 작가 야마오카 소하치가 쓴 장편 전기소설을 읽은 바 있어 전체 흐름은 익히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래 전 위키피디어를 통해 당시 주요 인물 수십 명의 운명을 검토 분석한 바 있다. 자연순환운명학으로 검토해보면 오늘날 역사가들이나 전기 작가들이 결코 알 수 없는 많은 것들을 알 수 있게 되니 그 또한 참으로 흥미롭다.
일본에선 일본 전국 시대, 이른바 센고쿠 시대의 3걸을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란을 끝내고 오랜 평화의 시대를 열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꼽는다.
국내에서도 우리를 침략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당연히 인기가 없지만 오다 노부나가의 경우 과감한 결단력으로 인해 상당히 인기가 있다.
하지만 끝내 참아내고 마지막에 모든 것을 거머쥔 도쿠가와 이에야스, 임진왜란 당시에도 자신의 병력만큼은 조선에 출병하지 않았다는 점도 있고 해서 상당히 인기가 있는 편이다.
이 세 사람의 성향을 평한 유명한 글이 하나 있어 소개해본다.
일본에선 두견새 우는 소리 듣는 것을 하나의 멋진 風流(풍류)로 삼았는데 그와 관련해서 얘기이다.
“울지 않는 두견새는 죽여 버리겠다”, 오다 노부나가
“울지 않는 두견새는 울게 해 보이겠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울 때까지 기다리겠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그런데 오늘 하려는 얘기는 일본 전국시대의 드라마틱한 서사가 아니라 결국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마지막에 권력을 쥘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그냥 운의 흐름, 시쳇말로 “운빨” 때문이었다는 점이다.
운이 앞서간 오다와 도요토미
먼저 두각을 나타낸 오다의 경우 戊土(무토) 日干(일간)으로서 1558년이 운기절정인 立秋(입추)였고 1588년이 立春(입춘) 바닥이었다.
이에 1560년 우세했던 강적에게 극적인 승리(오케하자마 전투)를 거두면서 순식간에 강자로 등장해서 그 이후 승승장구하면서 거의 일본 전역을 통일할 뻔 했지만 1582년, 입춘 6년 전에 부하의 배신으로 졸지에 죽었다. 독단적이고 배려가 없는 거친 성미가 원인이었다 하겠다.
그 뒤 바톤을 이어받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丙火(병화) 일간으로서 1566년이 입추였고 1596년이 입춘이었다. 그가 1592년, 입춘 4년 전에 망령이 든 나머지 임진왜란을 일으켰고 그 뒤 수습이 되지 않으면서 1598년에 죽었다.
어려울 때는 그저 보신이 우선이다
반면 도쿠가와의 운세는 앞의 두 사람과 사실상 정반대였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경우 1572년이 立春(입춘) 바닥이었는데 이 무렵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운세 절정을 구가하고 있었다.
1582년에 오다가 죽고 1598년에 도요토미가 죽었을 때 비로소 도쿠가와의 운세는 피어나고 있었다.
1602년이 입추의 운이었는데 그 2년 전인 1600년 도쿠가와는 도요토미 가신들의 세력과 一戰(일전)을 펼쳐 승리하면서 마침내 패권을 거머쥐었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저 유명한 ‘세키가하라의 전투’이다.
1602년 입추의 운을 맞이한 도쿠가와에게 있어 이제 더 이상 라이벌은 없었다. 하지만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아들이 있었기에 신중하게 기회를 기다리다가 마침내 1615년 수확을 거두는 霜降(상강)의 운에 마침내 천하통일과 함께 도쿠가와 가문의 막부 체제를 공고히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이듬해인 1616년 7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로선 대단히 오래 살았다.
성공했으나 그 과정은 그야말로 참고 견딤 그 자체
도쿠가와의 일생이 흥미로운 점은 문자 그대로 忍苦(인고)의 삶을 견디고 마침내 성공했다는 사실이다.
그가 얼마나 힘들게 견뎌야 했는지 말해주는 대표적인 사건이 있다.
1572년이 입춘이었고 그 뒤 7년 뒤인 1579년, 주군 오다 노부나가로부터 아내와 장남을 처분하라는 압력을 받고 어쩔 수 없이 소중한 두 사람을 죽여야 했다. 비참하고 또 비참한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오다 이후의 새로운 권력자 도요토미로부터도 그야말로 갖은 견제와 압력을 받고 때로는 모욕을 참아야 했다.
당시 흐름을 알면 더더욱 흥미롭지만 전혀 생소한 독자도 있을 것이니 더 자세한 이야기는 그치고자 한다.
크게 보면 운 좋은 놈이 이긴다, 그러나 세부로 들어가면 승리할 때까지의 과정은 참으로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