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숨을 거두었다. 성은 김이요 이름은 鳳(봉), 김봉. 예전 동작동 살 때 길에서 데려온 유기견이라 나이를 모르지만 2010년 5월5일 우리에게 와서 2023년 12월31일에 내 품을 떠났다. 13년여의 세월이었다. 이번의 봉이까지 그간 3마리의 강아지를 떠나보냈고 미니 토끼 한 마리 그리고 초겨울 동작동 뒷산 공원에서 봉이가 발견한 버려진 고슴도치 한 마리, 모두 다섯 마리를 떠나보냈다.

 

이번 봉이를 보낼 때에도 여러 차례 嗚咽(오열)했고 많은 눈물을 쏟았다. 그 바람에 1월1일 새해 첫날 나는 아내와 함께 경기도 광주에 있는 반려동물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저녁엔 아들과 함께 강아지 뼛가루를 들고 나가서 녀석이 늘 다니던 산책길을 따라 조금씩 뿌려주었고 일부는 양재천에 걸린 다리 위에서 흐르는 물위에 뿌렸다. 흰 가루가 물속에서 안개처럼 퍼지면서 한강 쪽으로 흘러갔다.

 

이제 중년의 강아지 한 마리만 남았는데 이젠 나도 나이가 70인 탓에 마지막 강아지가 될 것 같다. 2003년부터 20년간 강아지들과 많은 즐거움을 누렸고 또 가슴 아프게 떠나보냈다. 한 세월이 그렇게 흘러갔다.

 

사진은 마지막 잠든 모습이다. 또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