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은 5시 46분, 일몰 후 15분이다. 어두워지고 있지만 아직 밤은 아닌 저 광경, 눈에 덮힌 지붕들과 나무 우듬지 위로 빠르게 밤이 내리고 있다. 어둑어둑, 곧 중간의 빛은 사라지고 빛과 어둠으로 나뉘리라. 이 애매한 시각, 일몰 후 밤이 되기 전의 짧은 이 애매한 중간의 빛과 풍경을 사랑한다, 사랑해왔다. 새들은 오늘 먹지 않았으니 배가 고프려나? 아니면 하루 이틀 못 먹는 것은 자연에선 그냥 일상의 일일까? 하루가 이렇게 또 지나가고 있다. 내 삶도 마찬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