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비내리던 날 아파트 주변에서 만난 놈들이다. 새로 나온 신록의 애들이 비에 젖어 사정없이 싱그러웠다. 에고, 저 싱싱한 놈들 좀 보소, 그러니 늙은 나는 어쩌란 말이냐! 하며 잠시 한숨도 지었다. 자연의 순환, 생명의 순환, 저 정연하고 어김없는 질서 속에서 나 호호당은 시간의 강물에 몸을 맡길 뿐이다. 

 

전화로 상담을 하던 분이 물었다. “이건 개인적인 호기심이자 궁금증인데요, 저도 공부를 좀 해봤지만 사주명리학이 나름 합리성이 있는 것은 같아요, 그런데 태어난 시에 따라, 즉 생년월일시에 의해 어떤 사람의 운명이 정해진다는 것이 과연 그럴까요?, 개연성이 있느냐 하는 궁금증입니다.”

 

좋은 질문이었다. 그리고 그 질문은 나 호호당이 40 년 전에 가졌던 궁금증이기도 하다.

 

좋은 시에 태어났기에 재주도 있고 성공하는가 하면 나쁜 생년월일시에 태어났기에 평생 별 볼 일 없이 후지게 살아간다? 이게 도대체 말이 되나? 하는 생각, 너무나도 비합리적이지 않은가 말이다.

 

주변을 볼 것 같으면 부모님이 공부를 잘 했거나 두뇌가 우수한 경우 그 자녀도 그를 닮는 경향이 있다. 아니 그걸 떠나서 부모가 잘 생겼으면 그 자녀도 그렇게 닮는다. 그런데 태어난 때가 좋지 못해서 부모는 잘 생겼음에도 그 자녀는 안 생겼다? 이건 좀 그렇다.

 

하지만 이 질문과 궁금증은 그간 많은 연구와 상담 경험을 통해 이미 충분히 답이 주어졌고 해소되었다, 적어도 나 호호당 개인적으론 그렇다.

 

태어나는 때 자체가 그냥 우연이 아니라 나름의 필연이란 사실을 나 호호당은 무수히 검증했고 실감해왔기 때문이다.

 

상담을 하다 보면 부부와 그 자녀들의 사주를 함께 볼 때도 많은데, 이럴 경우 부모와 자녀 사이엔 운명학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음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예전에 어떤 아주머니가 찾아와서 상담을 하는 도중에 아들의 사주를 보게 된 적이 있다. 무심결에 “이 아이는 아주머니라면 몰라도 아빠의 아들이 아닌 것 같네요, 허 참!” 하고 혼잣말을 했다.

 

그러자 잠시 후 그 아주머니가 어깨를 들썩이며 왈칵-하고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당황한 나는 아주머니, 왜 그러세요? 무슨 일이라도 있으세요? 하고 물어보니 그 아주머니 답하길 아들은 남편의 자식이 아니라 다른 남자의 핏줄이라고 고백하는 것이었다.

 

그런 일이 있은 이후 나는 절대 자녀 사주를 볼 때 두 사람 사이의 자녀가 아닌 것 같아도 정작 본인이 속내를 밝히지 않으면 그냥 속으로만 새기게 되었다.

 

나 호호당의 경우 새벽 壬寅(임인)시에 태어났는데 이 또한 돌아가신 어머니의 사주와 연관을 지어 생각해보면 금방 이해가 간다. 만일 어머니의 체력이 약간 약하셨다면 두 어 시간 뒤인 癸卯(계묘)시가 되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뿐만 아니라 태어난 달이 癸未(계미)월인 것도 태어난 날이 丁亥(정해)일인 것도 모두 부모님들의 사주와 연관 속에서 나 호호당의 사주가 그렇게 정해졌음을 알 수 있다.

 

사람이 태어나는 때, 즉 생년월일시는 랜덤, 무작위가 아니다, 절대 그렇지가 않다. 그렇기에 그 사주 속에는 부모만이 아니라 조상들로부터 내려온 어떤 氣脈(기맥)이 연결되고 있다고 봐야 하겠으니 그런 면에서 보면 산의 주된 봉우리로부터 내려오면서 穴(혈)자리를 찾는 風水(풍수)와도 유사한 면이 있다고 하겠다.

 

발바닥이 많이 좋아져서 조심스럽게 그렇지만 부지런히 걸어보고 있다. 오늘 아침 8시 40분, 집 근처의 서초문화예술공원이다. 황톳길은 아니지만 맨발 걷기하는 흙길이 있어서 최근에 다니고 있다. 올 가을엔 황톳길도 조성한다고 해서 기대가 크다. 아직 봄이지만 초여름 특유의 아침 안개가 풀밭에 서리고 있다. 상큼한 느낌이 좋았다. 

 

 

어젯 밤 보름이 지났음에도 달빛이 여전히 휘황했다.  양재천으로 산책을 나가다가 분위기가 좋아서 찍었다. 당연히 내 눈에 들어온 그 광경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독자님들에게 심정만이라도 전달해보고 싶어서 올린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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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기를 죽이며 살아가고 있어서 

 

오랜 기간 운명과 운세를 상담해왔다. 2001년 초에 시작해서 작년 말 몸이 불편해져서 사무실을 닫고 좀 쉬고는 있지만 지금도 간간히 전화상담에 응하고 있다. (빨리 회복해서 오는 가을부터는 다시 사무실을 열고자 한다.)

 

수많은 사람들과 만났고 대화를 나눴으며 나름의 어드바이스를 주었다. 그런데 상담하는 과정에서 늘 느낀 것 중에 하나로서 사람들이 스스로 기를 죽이며 살고 있는 것 같다는 점이었다.

 

상담 손님 중에는 이른바 재벌도 있었고 그룹사 사장도 있었으며 크게 성공한 중소기업가들도 많았다. 고위공직자나 정치인, 변호사 등등 나름 우리 사회에서 성공하고 성취했으며 상층에 속하는 사람들도 실로 많았는데 그들 역시 그다지 예외가 아니었다.

 

그렇지 않고 분명 보통 이상의 수준이건만 스스로를 중하위로 치부한다거나 괜찮은 삶을 살고 있음에도 스스로 하찮은 인생이란 식의 자기평가를 하는 경우 또한 너무나 많았다. 나이가 든 세대들에 비해 연령대가 내려올수록 그런 경향이 강했다.

 

그 바람에 운세 상담도 상담이지만 그에 앞서 찾아온 사람의 기를 살려주는 말을 해줄 때가 더 많았다. 그 정도면 아주 괜찮은 겁니다, 그게 어때서요?, 절대 하위권이 아닙니다, 진짜 하층의 삶이 어떻다는 것을 보지 못해서 그런 생각 하시는 겁니다, 등등.

 

 

경쟁 과잉, 비교 과잉의 우리 사회

 

 

왜 그럴까? 하고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고 지금도 하고 있다. 다른 나라나 문화권에 가서 살아보지 않아서 장담은 할 수 없지만, 우리 사회는 상호간의 비교가 너무 심한 탓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게다가 미디어, 특히 드라마를 보면 보통 또는 평균이란 것의 수준을 갈수록 높여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상 상위층의 생활을 마치 보통 사람의 것인 양 그려내고 있지 않은가.

 

 

누구나 다 누리는 평범한 삶? 

 

 

상담을 오신 분이 약간 투정 조로 얘기한다, 남들 다 누리는 평범한 생활을 저는 누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면 부드럽게 웃으면서 다음과 같이 반응을 해주곤 한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그 평범한 생활, 보통의 삶이란 거 고루 다 누리고 가는 사람을 저 호호당은 여태껏 본 적이 없습니다.

 

가령 평범한 삶이란 것을 구성하는 요소가 7개라고 해보자. 그걸 다 가지고 다 누리는 사람 없다는 얘기이다.

 

비근한 예로 천하의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도 72세에 쓰러진 뒤 6년간 의식불명 상태에서 지내다가 세상을 떠났다. 보통 사람들 다 누리는 80년의 삶도 채우지 못했다.

 

유명한 연예인이나 셀럽들 역시 생애 전체를 들여다볼 것 같으면 평생 순탄한 삶을 이어가는 이는 절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러 평생 꽃길만 걸은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없진 않겠으나 그 또한 속사정을 들여다볼 수 없기에 그럴 뿐이다.

 

평범 또한 그렇다. 흔히 말하는 서울인 대학에 대기업, 자가 아파트에 결혼해서 자녀를 낳았으며 외제차 굴리는 평범한 삶은 절대 평범한 삶이 아니다. 거기에 건강과 장수, 자식들 잘 되고 잘 준비된 노후, 그러면서 80-90까지 잘 살다가는 사람은 없다는 얘기이다.

 

 

절로 굴러가는 자연과 운의 수레바퀴 

 

 

60 년에 걸쳐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을 거치면서 이루어지는 운의 순환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五福(오복)을 고루 누린 사람은 나 호호당 생각에 역사상 존재한 적이 없다. 객관적으로 확률적으로 존재할 수가 없다.

 

 

평범하고 보통의 삶이란 결국 

 

 

그렇다면 어떤 것이 평범한 삶인가 하고 묻는다면 이제 답을 하겠다.

 

어딘가 이지러지고 구겨진 구석이 있는 삶, 어딘가 결핍된 구석이 있는 삶, 가까운 사람이 아니면 모를 순 있겠으나 그런 삶이야말로 평범하고 보통의 삶이다. 그런 결핍과 아픔을 이고 안고 애쓰며 발버둥치는 삶이야말로 바로 평범한 삶이고 보통의 삶인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이 세상 가장 비천하고 초라한 자도 독자님보다 나은 구석이 반드시 있다는 얘기이며 일론 머스크나 빌 게이츠와 같이 엄청난 거물들도 독자님에 비해 형편없이 떨어지는 구석을 안고 아파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얘기이다.

 

 

꽃길만 걸으세요 하는 그 고운 마음

 

 

가끔 누군가를 향해 이젠 꽃길만 걸으세요! 하고 성원을 하기도 한다. 그 마음 너무나도 곱고 아름답다. 그런데 세상에 끝까지 그런 길은 없으니 그 이유를 묻는다면 세상은 원래 그렇게 만들어져 있지 않기에 그렇다고 답하겠다.

 

어쨌거나 한 번 주어진 삶, 끝까지 가는 데까지 열심히 걸어가 봐야 한다는 얘기였다.

 

밤부터 비가 내렸다. 집에서 산책에 나서는 초입이다. 푸른 것들이 정말이지 난리도 아니다, 어쩜  저렇게 사정없이 싱그러울까!  평범한 경치, 하지만 화려한 생명의 잔치가 바로 집앞에서 펼쳐지고 있으니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젖은 보도블록의  붉은 색이 진해서 홍록의 아름다움이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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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강좌를 하다보니 문의가 적지 않아서 

 

 

주식 강좌를 열다 보니 최근 메일을 통해 주식과 관련된 문의나 상담을 요청해오는 독자분들이 은근히 많다. 주로 내용은 작년에 급등했던 2차 전지 주식을 사서 현재 꽤나 많이 손해를 본 상태, 흔히 하는 말로 ‘물려 있는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등등의 내용이다.

 

상담료를 드릴 테니 좀 살펴 달라는 분들도 없지 않지만 어지간한 것은 그냥 전화로 무료 상담해드리는 선에서 마무리한다.

 

그래서 글로 좀 알려 드리고자 한다. (메일에 대해 한 분 한 분 답변드리는 것도 사실 좀 성가신 면도 있어서 그렇다.)

 

 

2차  전지 소재/부품 주식에 물린 개미들

 

 

예를 들면 에코프로를 물타기 했음에도 평균 가격이 80만원을 넘고 있는데 현재 시세가 50만원 초반대이고 또 액면분할 때문에 현재 거래중지 상태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인데 상당수 개미들이 이런 식으로 물려 있다.

 

작년에 급등했던 2차 전지 소재 부품 주식들의 상황이 대부분 비슷하다. 앞서의 에코프로라든가 포스코퓨처엠, 엘엔에프, 에코프로비엠 등등의 주식에 개미들이 많이 물려 있다.

 

반면 2차전지의 최종 제조업체인 삼성SDI,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부터 이미 조정 상태에 들어가 있는 탓에 문의가 별로 없다.

 

물론 다른 종목에 대한 문의, 특히 작전주 비슷한 곳에 들어가서 애먹고 있으니 좀 도와달라는 요청도 여전히 많다.

 

 

주식은 정규주와 비정규주를 구분해야 한다.

 

 

강의를 하면서 기본적으로 늘 해주는 이야기가 있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주식에도 정규주가 있고 비정규주가 있어서 안정적으로 꾸준히 수익을 올리려면 정규주에 투자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말이 그것이다.

 

정규주란 게 반드시 고가주나 대형주는 아니지만 작전세력들이 쉽사리 손을 대지 못하는 주식으로서 오르내림도 틀과 룰에 맞추어 이루어지는 주식을 말한다. (틀과 룰에 따라 움직이기에 상승과 하락 또한 예측이 가능하고 그래서 수익을 낼 수 있다.)

 

앞서의 2차 전지주들 역시 최근 조정 중이긴 하지만 정규주에 속한다.

 

그렇다면 비정규주란 어떤 것일까?

 

가령 이마트에브리데이와 같이 저가주로서 방향성도 없고 그냥 개인들과 개미들이 매일 단타치는 주식. 또 이른바 동전주라고 하는 주식들, 시가총액이 크지 않아서 작전세력들이 가지고 노는 작전주, 움직임이 맥락이 없고 그냥 무단히 올랐다가 내리는 도깨비주들이 이른바 비정규주라 할 수 있다. 당연히 소형주가 많다. 그리고 기본정보를 보면 증권사 쪽의 투자의견 자체가 없는 경우도 그렇다. 바이오주도 상당수가 이런 쪽에 속한다.

 

그런데 의외로 개미들 중에는 주변 사람의 말에 솔깃해서 이런 비정규주에 들어갔다가 골탕을 먹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변사람의 말이라는 게 알고 보면 작전세력들이 주식을 매집한 뒤 실컷 올리고 나서 이른바 털어먹는 과정에서 흘리는 정보를 들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 호호당은 과거 작전하던 사람들과도 안면이 생기고 친해진 적도 있어서 작전하는 방식과 내용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으로 알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려면 정규주에 투자하라

 

 

물론 정규주 중에도 좋지 않은 기업들, 가령 대주주가 악질인 경우도 적지 않아서 조심할 필요가 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1-2년 사이에 2-3배의 수익을 기대하기 위해선 정규주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는 말씀 드린다.

 

가령 나 호호당이 가장 많이 추천하는 종목을 예시하라면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엔 대표적으로 한미반도체를 추천하고 있다. 9,000 원 초반대부터 추천을 해서 지금까지도 추천 중이다. 현재 14만원까지 올라서 부담은 되겠으나 여전히 “이젠 팔아야 합니다” 하는 매도 신호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니 들고 있어야 하는 종목이다.

 

 

중요한 건 결국 신호를 읽을 수 있어야 하는 법인데 

 

 

중요한 것은 그 어떤 주식이든 여러 차례에 걸쳐 매수 신호가 나오고 또 매도신호가 나온다는 점이다. 핵심은 이 신호를 볼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나 호호당이 강좌를 통해 강조하면서 가르쳐드리는 것 역시 바로 이 신호를 볼 수 있도록 기초내공을 쌓게 하는데 있다.)

 

개미들 중에 서학개미, 일학개미, 또 ETF 등에 전념하는 경우도 많지만 오르고 내리는 신호를 포착할 수 없으면 그건 그냥 눈감고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라 본다.

 

우리 증시가 후지다, 좋지 않다 등등 말이 많지만 신호를 볼 수 있으면 수익낼 수 있는 종목들 여전히 많다는 사실이다. 당장 한 종목 예시로 알려드리면 삼화콘덴서라는 종목이 있다. 이 종목은 바닥을 3만원, 상한을 52,000원 정도로 해서 스윙거래를 하면 수익이 많이 나올 것이다. 사실 이런 종목 널렸다. 중요한 것은 정규주를 하라는 얘기이다.

 

 

주식투자하면서 시기를 묻는 것은 실로 위험하다.

 

 

이제 돌아가서 얘기이다. 2차 전지 소재/부품주들에 물리신 분들에 대한 어드바이스를 드리겠다. 일단은 그냥 가지고 있으면 최고점에 산 게 아니라면 매수가격 정도는 오게끔 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렇게 얘기해드리면 대뜸 꼭 나오는 질문이 하나 있으니 그 시기가 언제쯤이나 될까요? 하는 것이다.

 

그러면 약간 엄한 톤으로 답변해준다. 시기를 누가 알겠습니까? 그건 그 누구도 모릅니다. 그냥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시기 바랍니다.

 

주식 모르는 분들, 하수들은 시기를 따진다. 하지만 주식투자할 때 가장 위험하고 나쁜 생각이 바로 시기와 때에 관한 것이기에 늘 강경한 목소리로 주의를 주곤 한다.

 

오늘의 얘기를 정리하면 정규주를 할 것, 그리고 2차 전지 소재/부품 주는 좀 느긋하게 기다리면 손해 보지 않고 또는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종종 주식관련 얘기도 해드릴 생각이다.

 

두어 달 걷지 못해서 근력이 확 빠졌고 이에 발이 좀 좋아져서 걷기훈련을 한다. 아직은 좀 그렇지만 그래도 열심히 애를 쓴다. 오늘은 비바람이 제법 거세다. 아파트 건너편 우면산 아래 쪽으로 한바퀴 돌고 오는데 저만치서 사람이 걸어왔다. 가까이서 보니 파리바게트의 흰 봉투였다. 뒷쪽에 보이는 아파트 바로 앞의 가게에서 사들고 오는 것이다. 오른쪽 노랑꽃, 황매화의 계절이다. 

 

 

단지 보도블럭 위로 비가 조금 고여서 번들거린다. 사진 찍을 땐 몰랐는데 앞에 가는 저 청년은 종아리를 다쳤나 보다. 젊었으니 다칠 만도 하고 회복도 잘 될 것이다. 나 호호당은 저렇게 다칠 여유가 이젠 없다. 조심해서 다녀야 한다. 늦은 봄의 비바람이 아련한 정취를 불러와서 잠시 이런저런 추억 속으로 길을 거닐었다. 오늘 오후 또한 늦봄의 한 절정이다. 

 

민들레 홀씨 날리는 계절이다. 저 가벼운 것들이 바람에 실려 날아가서 어딘가 뿌리를 내리면 피어날 것이고 아니면 그냥 사라질 것이다. 생명이란 진저리치도록 집요한 것, 이 세상은 서로마다 살고자 아우성치는 곳, 자연의 질서란 저런 것이다.  물론 우리들은 그 속에서 다른 감정도 가져본다, 박미경의 노랫말처럼 말이다. 어느새 내 마음/ 민들레 홀씨 되어/ 강바람 타고 훨훨/ 네 곁으로 간다. 민들레 홀씨 또한 순간 스쳐가는 계절의 이야기이자 사랑의 이야기이다. 음미해보자는 얘기이다. 

 

GE가 사라졌다고 하니 키아-! 

 

며칠 전 흥미로운 기사 하나를 만났다. 한 때 제국이라 불리던 미국의 GE, 제네랄 일렉트릭이 3개의 작은 회사로 나뉘면서 4월 3일자로 사실상 사라졌다는 내용이었다.

 

절로 키아-! 하고 탄성이 나왔다. 제네랄 일렉트릭, 젊은 세대라면 처음 들어본 이름일 수도 있겠다.

 

GE 또는 제네랄 일렉트릭, 발명왕 에디슨의 전기사업을 위해 당시 미국 금융의 최대거물 J.P.모건이 자금을 지원해서 1892년에 창립된 전기회사이다.

 

창립일이 4월 15일이었으니 거의 정확하게 132년간 존속했다. 120년 더하기 12년이다. 120년은 60년 주기가 두 번 지나간 것이고 12년은 60년의 기본마디이다.

 

따라서 12년 전인 2012년에 수명이 다했다고도 볼 수 있다. 12년은 정리 기간이었을 뿐.

 

 

미국의 전성기를 이끌어낸 제네랄 일렉트릭

 

 

제네랄 일렉트릭, 탤레비전과 냉장고를 포함한 가전제품에서부터 비행기 엔진과 거대한 발전시설에 이르기까지 ‘전기’에 관한 한 최고 최대의 기업이었다. (제네랄 일렉트릭을 약간 의역하면 전기의 모든 것, 이렇게 된다.)

 

20세기 초반, 정확히 말하면 제1차 세계대전을 통해 강대국으로 등장한 미국이었는데 그 미국을 상징하는 대표기업을 뽑으라고 하면 전기의 GE와 자동차의 포드, 화학의 듀폰일 것이다.

 

제2차 대전 이후 미국이 최강대국이 되면서 전자와 컴퓨터 시대로 들어섰고 이에 IBM과 인텔이 등장했으며 IT 시대가 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오라클, 구글이 등장했다. 그러다가 21세기가 되자 AI 관련해서 엔비디아가 뜨고 있다.

 

그런 까닭에 제네랄 일렉트릭이라 하면 20세기 들어 최전성기를 구가한 미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었다.

 

 

잭 웰치, 나쁜 시대를 열어놓은 경영의 도사였다는 사실

 

 

그런데 재미난 점은 제네랄 일렉트릭하면 ‘잭 웰치’라고 하는 최고경영자, 즉 CEO 라고 하는 직함을 일반화시킨 사람을 빼놓을 수가 없다. 그런데 이 사람이 최고경영자가 되면서 수익성 없는 사업을 죄다 매각하거나 정리하고 돈이 되는 사업을 인수해서 기업을 키우는 방식을 택했다. 바로 정리해고의 거센 바람을 몰고온 원조가 바로 이 사람, 잭 웰치였다.

 

모든 직원을 세 등급으로 나누고 제일 떨어지는 C 등급은 잘라버리는 방식을 택하면서 그가 경영을 맡은 뒤 몇 년 안에 전 직원의 1/4이 잘렸다.

 

예전 미국의 대기업들은 어지간하면 평생 함께 가자는 식의 풍토가 일반적이었는데 이 양반 잭 웰치가 등장하면서 정리해고가 일반화되었고 기업실적이 마술처럼 좋아지는 현상이 벌어졌다. 증시에선 당연히 대환영이었다. 기업실적이 드라마틱하게 좋아지면 주가가 오르고 그러면 증권사와 투자자들 모두 돈을 벌 수 있었으니 말이다.

 

1981년에 GE의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잭 웰치는 12년 뒤인 1993년에 가서 GE를 미국기업 중 시가총액 1위에 올려놓았으며 그 뒤로도 상당 기간 선두권에 머물게 했다. 그의 경영비결은 회사를 전기사업체가 아니라 GE 캐피탈을 만들어 사실상 비은행금융기업으로 변모시켜 놓은데 있었다. 이에 1999년에는 ‘포춘’지에서 “20 세기 최고의 경영자”로 선정이 되었고 경영의 선생님 또는 구루(guru)로 추앙을 받았다.

 

GE는 1999년에 마이크로소프트에 1위 자리를 빼앗기면서 엎치락뒤치락하다가 2004년에 마지막으로 1위를 기록했다.

 

잭 웰치는 1981년에 CEO가 되어 2001년까지 20년간 GE를 이끌었는데 이 기간이야말로 스타 CEO 들의 황금기였고 반대로 안정된 직장이 사라진 시대가 정착되었다. 그래서 나 호호당은 시대흐름상 어쩔 수 없었겠지만 실은 잭 웰치야말로 “나쁜 시대”를 열어놓은 주역이었다는 생각을 나 호호당은 늘 해본다.

 

 

잭 웰치의 운세 흐름

 

 

잭 웰치는 1935년 11월 19일생으로서 乙亥(을해)년 丁亥(정해)월 己亥(기해)일 생이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냉정하고 차가운 인물임을 알 수 있는데 운세 흐름 상 입추는 1989 己巳(기사)년이었다. 입추 뒤 12년 지나 CEO에서 물러났으니 한창 화려한 霜降(상강)의 운이었고 그 덕분에 그의 명성은 좀 더 과대평가될 수 있었다.

 

입춘 바닥이 2019 己亥(기해)년이 되는데 2020년 3월에 사망했다.

 

나 호호당은 잭 웰치를 여태껏 한 번도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그런데 GE가 사려졌다고 하니 글을 썼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잭 웰치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었다.

 

 

GE 역사 속에 존재하는 60년 순환

 

 

제네랄 일렉트릭은 전기업체로서 1892년에 등장해서 90년, 즉 60년과 그 절반인 30년 동안 최전성기를 구가했다고 볼 수 있다. 전자와 IT 시대가 되자 GE는 사실상 쇠락의 시대로 접어들었는데 그 타이밍에 1981년 잭 웰치가 등장해서 정리해고와 현란한 금융기법을 통해 제2의 전성기처럼 보이는 화려한 사대를 잠시 열었던 것이라 하겠다.

 

GE의 132년간의 역사와 흐름을 정리하면 이 역시 60진법의 순환이 정교하게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892년 창립 (에디슨과 J.P.모건)

1952년 최전성기 (창립 후 60년)

1982년 쇠락 시작 (창립후 90년. 해결사 잭웰치의 등장)

2012년 사실상 금융업체 (30년간)

2024년 정리와 소멸

 

아파트 옆에 설치된 소화전인데 지나가다가 만나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이면서 인사를 한다. 그러면서 속으론 사람도 아닌데 자꾸 인사를 하게 되네, 하면서 미소를 짓게 된다. 두 눈을 크게 뜨고 양팔을 벌리고 서있으니 영락없이 어떤 인격이 있어보이지 않는가! 키가 좀 작을 뿐 어려보이진 않는다. 성은 소씨이고 이름은 화전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