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3년마다 사람의 우열을 가려낸다.

 

 

앞글에서 운의 변화는 당장은 큰 변동이 없는 것 같아도 시간이 누적되다 보면 어느새 큰 변화가 일어난다는 얘기를 했다.

 

오늘은 운의 변화와 관련해서 어떤 면에서 참으로 놀라운 사실 하나를 알려드리고자 한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3년에 한 번씩 사람의 우열을 가려내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학생들은 초등학교 과정 6년,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각각 3년, 합치면 12년의 정규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상급학교인 대학으로 진학하게 된다. 물론 대다수 부모들은 자녀를 좋은 명문대학에 진학하게끔 하기 위해 정말이지 열과 성을 다한다.

 

12년의 과정이고 3년에 한 번씩 우열을 가리는 세상이라면 대학 진학에 이르기까지 그 중간에 우열이 가려지는 과정이 4번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걸러지는 과정에서 마지막까지 우등에 속하는 학생은 전체의 1/16이 된다.

 

작년 고교 졸업생 수가 63만명 정도였으니 약 4만 명 정도가 그런대로 좋은 대학에 진학한다는 얘기가 성립되는데 실제 통계로도 그렇다. (논의를 간단히 하기 위해 재수생을 감안하지 않았고 또 수시로 입학했듯 수능을 통해 입학했든 따지지 않고서 얘기이다.)

 

따라서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동 16명 중 15명은 어찌 되었든 간에 좋은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다는 얘기가 된다.

 

 

3년의 법칙

 

 

이처럼 3년마다 운의 변화에 따라 우열이 나뉘는 것이니 이를 나 호호당은 3년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이는 가령 좋은 대기업에 입사한 뒤 임원이 되는 과정에서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가끔 뉴스 보도에 따르면 대기업에 입사해서 임원까지 승진할 확률은 0.8% 즉 1000명 중에 8명이고, 기간은 21.2년이 걸린다는 통계가 있었다. 하지만 사실 이는 번잡하게 통계를 내지 않아도 3년의 법칙을 적용해보면 自明(자명)하다.

 

21.2년을 그냥 21년이라 하자. 따라서 3년마다 우열이 걸러지는 과정이 7번을 거친 셈이 되고 이에 마지막에 남는 사람 즉 임원 될 확률은 2의 7乘(승)분의 1이니 1/128이 된다. 1000을 128로 나누면 0.78%가 나온다. 앞서의 0.8%와 거의 같은 수치이다.

 

대기업의 임원이 된 것만 해도 대성공이지만 거기서 더 나아가서 등기임원이나 그룹사 사장이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이 또한 굳이 통계를 낼 필요가 없다. 그냥 30년 걸린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3년마다 걸러지는 과정을 10번을 거친다는 얘기. 2의 10승은 1024, 즉 1000명의 신입사원 중에서 등기임원이나 사장이 되는 사람은 1명이 채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처럼 세상은 3년마다 한 번씩 사람을 우반과 열반으로 나누고 있다. 그냥 가는 세월이 아닌 것이다. 당신이 의식하든 말든 상관없이 3년마다 당신은 우와 열, 그 어느 한 쪽으로 편입되고 있는 것이다.

 

 

3년의 법칙은 삶의 모든 측면에 작용하고 있다.

 

 

입사와 승진, 출세만이 아니다. 인생에는 이것 말고도 중요한 것들이 참으로 많다. 가령 결혼한 다음 행복한 커플로서 살아갈 확률은 얼마나 될까? 따져본다면 이 역시 마찬가지.

 

대략 결혼 후 9년 즉 즉 3년이 세 번 지나면 벌써 윤곽이 나온다. 1/8 정도가 결혼생활에 만족하는 편이고 나머지 커플은 정도야 다르지만 어떤 이유에선가 마음이 편치 않게 된다. 부부의 건강과 수입, 출산, 양가 부모나 형제와의 관계, 외도 등등 수많은 이유가 있어 결혼 생활의 만족도를 떨어뜨린다.

 

앞서의 대기업 입사 후 임원 될 확률처럼 21년이 지나면 만족한 결혼생활의 확률 역시 1/124로 떨어진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부부들은 자녀를 바라보면서 그를 위안으로 삼고 살아간다. 그게 현실이다.

 

그렇기에 출세하고 동벌이도 좋고 결혼에 만족하고 건강에 이상 없이 장수를 누리고 또 자녀들 속 안 썩히고 등등 간단하게 몇 가지만 충족하고자 해도 그 확률은 사실상 답이 안 나온다.

 

 

뭐든 중간만 가도 어쩌면 그게 최상일 수 있는 인생

 

 

그렇기에 우리가 긴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을 보면 간단한 바람 몇 가지만 해도 쉽게 채워지는 법 없고, 뭔가 어딘가는 결핍된 상태로 지내기 마련이란 얘기가 된다.

 

달리 말하면 평범하게 무난하게 살다가기란 실로 어렵다는 사실이다. 이에 뭐든 대충 중간만 가도 사실은 그게 맥시멈, 최대치의 삶이고 잘 사는 것일 수 있음을 알 필요가 있겠다.

 

 

60년에 걸쳐 순환하는 운의 意味(의미)

 

 

운은 60년에 걸쳐 순환한다는 말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노골적으로 말해서 그 절반인 30년은 운의 상승기가 되고 나머지 30년은 하강기가 된다고 볼 수 있다.

 

30년은 3년을 10번 거쳐야 하는 기간이다. 따라서 3년마다 체로 걸러진다면 나머지 마지막에 남을 확률은 1/1024이 된다. 앞서 대기업에 입사해서 등기임원이 되거나 그룹사 사장이 되는 확률과 같다.

 

보통의 사람들이 부러워하고 또 존경하고 아니면 질시하는 사람이 될 확률은 1/1024이란 얘기이기도 하다. 물론 그 또한 잠시의 일인 것이고 영원히 정상에 머무는 사람은 없다고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영원히’는 고사하고 한 번이라도 정상에 올라볼 수 있는 확률이 1/1024인 것이다.

 

 

인생에는 역전의 기회가 존재한다.

 

 

이렇게 말하고 있으니 한 번 우열이 갈리고 나면 더 이상 기회는 없다는 말인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는데, 이에 대한 대답은 ‘절대 그렇지 않다’이다. 도중에 중간에 역전의 기회도 당연히 있기 마련인 까닭이다.

 

운세가 20대 중반에 바닥을 친 사람이라면 그 이후 30년에 걸쳐 운이 상승할 것이고 20대 중반에 정점에 달했다면 그 이후 30년에 걸쳐 운이 하강해갈 것이다. 이처럼 어떤 면에서 운이란 것은 철저하게 공평하다.

 

 

하지만 결국 운보다 명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

 

 

사람이 어느 위치 정도까지 오를 수 있고 갈 수 있느냐 하는 문제에는 운만이 아니라 타고난 능력의 문제도 있다. 즉 타고난 命(명), 달리 말하면 물려받은 유전적 소양의 문제 또한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얘기이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미모는 어쩔 수 없는 것이고 그처럼 좋은 두뇌와 근면성, 건강 등등 사실 많은 것들이 태어나는 순간에 이미 결정되어 있다. 命(명)의 차이가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재산을 물려받는 것에 대해 주로 부러워하는데 사실 부모로부터 재산과 부를 물려받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들이 이런 미모와 건강, 두뇌, 성격 등의 문제들이 아닌가 싶다. 몇 푼 물려받았다고 해서 영원히 누리고 살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60년 순환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다.

 

 

앞에서 운세가 상승하는데 30년, 하강하는데 30년이란 말을 했다. 이를 좀 더 나누면 다음과 같다.

 

 

상승운은 봄과 여름으로 나뉜다.

 

 

상승 30년 중에서 전반 15년은 사실 엄청난 고생과 시련이 따른다.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의지가 배양되고 후천적인 능력이 가다듬어진다. 이 기간이 바로 봄이다. 다시 나머지 15년은 힘차게 전진하고 도전해가는 흐름으로 이어지는데 이것이 바로 여름이다.

 

 

하강운은 가을과 겨울로 나뉜다.

 

 

하강 30년 중에 전반 15년은 각자 주어진 처지에서 나름 풍요롭고 결실이 많다. 이를 가을이라 한다. 그런 연후에 다소 나태해지고 매너리즘에 빠져 들면서 넋을 놓고 대충 안일하게 보내는 세월이 15년이 이어지니 그게 바로 겨울이다.

 

 

가장 힘든 기간은 겨울이 아니라 봄이다.

 

 

그냥 생각에 봄이 겨울보다 더 좋다고 여기지만 실은 봄이야말로 죽음에서 다시 소생하는 계절, 따라서 바닥에서 다시 힘겹게 디디고 일어나야 하는 기간이니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계절이 바로 봄이다. 無(무)에서 다시 有(유)를 창조해내어야 하는 때가 봄인 것이다. 그렇기에 봄은 힘들지만 가장 위대한 계절인 것이다.

 

 

어쩌다 보니 스페인의 옛 성을 연달아 그리게 되었다. 아침 시간인 것 같다, 멀리 바다 저편 언덕이 희미하게 보인다. 연무가 서린 것이다. 구도가 좋아서 그려보고 싶었다.

 

종이는 캔손 몽발이고 크기는 25.6x26, 이국적인 풍광이니 즐겨주시길...

 

스페인의 북동부 지역인 아라곤에 속한 과달라하라 지역에 있는 옛 성이다.  10-11세기에 지어졌다고 한다. 언덕 위에 지어진 성 밑으론 약 3천 여 주민이 사는 작은 마을이 있다. 스페인의 중북부는 그야말로 황량하다. 이에 그림 또한 하늘을 음산 또는 음울한 표정으로 그렸다. 간결하게 펜으로 윤곽을 그리고 칠하는 것 역시 최대한 간략하게 처리했다. 그냥 분위기를 전달하려는 의도.

 

종이는 캔손 몽발, 크기는 25.6x36 센티미터, 즐겨주시길...

 

뾰족 탑, 고딕 양식의 아름다움이다. 재미난 점은 성당이 건립되기 시작한 것은 1344년인데 완공은 1929년이었다는 점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성당이 지금도 공사 중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그게 참 아무튼 대단하다. 프라하 성은 지붕만 칠을 했고 주인공인 성당에 중후한 색칠을 했다. 

 

종이는 아트 프린스, 크기는 26x36 센티미터, 즐겨주시길...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변의 고성  (0) 2018.04.19
황량한 스페인의 고성  (0) 2018.04.19
찰스 브리지에서 바라본 프라하 고성  (0) 2018.04.18
엘레지가 탄생한 두이노 성  (0) 2018.04.17
런던의 세인트 폴 대성당  (0) 2018.04.15

 

아주 오래 전, 20년 전에 프라하에 가본 적이 있다. 그때 찍은 사진을 살려서 그림으로 그렸다. 오른 쪽 위로 프라하 고성과 성 비투스 성당이 보인다. 앞에 흐르는 강은 불타바 강. 색을 칠하지 않고 물색을 느낄 수 있도록 부드러운 터치로 펜을 그어나갔다. 살짝 미끄러지는 느낌으로. 드로잉은 필압을 조절하는데 묘미가 있디. 며칠 간은 프라하의 경치들을 그려볼 생각이다.

 

종이는 아트 프린스, 크기는 26x36 센티, 즐겨주시길...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량한 스페인의 고성  (0) 2018.04.19
고색 창연한 성 비투스 성당  (0) 2018.04.18
엘레지가 탄생한 두이노 성  (0) 2018.04.17
런던의 세인트 폴 대성당  (0) 2018.04.15
또 다른 표정의 시옹 성  (0) 2018.04.15

시간이라고 하는 기이한 물건

 

나 호호당은 올 해로서 예순하고도 넷이다. 62년과 9개월을 살았는데 돌이켜보면 긴 세월 잘도 살아온 것 같지만 망각의 힘 때문인지 언제 그 긴 세월 보냈나 싶다.

 

시간이란 물건은 실로 기이한 데가 있다. 치과에서의 1시간은 정말 길고 사랑하는 연인과의 시간은 하룻밤이 금방 지나간다. 오죽했으면 동짓달 긴긴 밤의 한 허리를 뚝 끊어내어 갈무리했다가 봄날 사랑하는 임이 왔을 때 길게 펼쳐놓겠다고 황진이가 말했으랴. 하지만 그 시간도 짧았을 것이다.

 

이처럼 시간은 길다 하면 길고 짧다면 짧은 물건이어서 종잡을 수가 없다. 하루는 길어도 한 해는 짧을 수가 있으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러니 사람의 시간 감각은 좀 이상한 구석이 있다.

 

저번 겨울은 워낙 추워서 이 긴 겨울 언제 끝나려나 싶었지만 벌써 계절은 늦봄이고 여름이 저만치 얼씬거리고 있으니 그렇다.

 

 

우리들은 운의 변화에 대해 둔감하다

 

 

이처럼 시간 감각이 둔하다면 운의 변화에 대해서도 우리는 둔감할 것이다.

 

오늘도 봄이고 내일도 봄이니 당분간은 봄일 것으로 여기며 지낸다. 그러다가 어느새 한 방에 훅 하고 늦여름을 지내고 있을 우리들이다. 물론 수십 년씩 살아본 이는 계절 변화를 그간의 경험을 통해 알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절의 변화에 대해 우리는 미처 잘 생각하지 못한다.

 

하루하루의 日常(일상)에 묻히다 보면 오늘 역시 어제와 같고 내일 또한 오늘 아니 어제와 같은 내일이 될 것으로 여긴다.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런 하루하루의 날들이 누적되면 계절이 변하고 한 해가 지나간다.

 

평범한 日常(일상)이 누적되면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다.

 

작은 변화가 누적되어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내기에 우리들은 때론 그 변화의 폭에 놀라기도 하지만 여전히 하루하루 그리고 한 해의 변화는 점진적인 것으로만 느껴진다. 작년에 비해 올 한 해 역시 비슷할 것으로 느낀다.

 

 

털끝의 차이가 나중에 千里(천리)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그 한 해가 자꾸 지나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장소와 시간에 가서 닿아 있음을 문득 느끼게 된다.

 

A에서 B 사이엔 큰 변화가 없었고 이런 식으로 C와 D를 지나서 E에 다다르면 A와는 너무나도 다른 경치가 우리 눈앞에 펼쳐진다. 모든 지점은 앞의 지점과 크게 다르지 않았건만 어느 순간 전혀 예상치 못한 광경을 목도하게 되고 그로서 놀라고 또 당황하게 된다.

 

내가 어쩌다가 이곳에 와 있는 거지? 내가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까지 어려워질 줄이야! 하면서 장탄식을 하기도 하고 내가 뭐 유달리 능력이 뛰어났던 것도 아닌데 오늘 내가 이런 자리에까지 오르다니! 하면서 스스로의 행운에 대해 서프라이즈할 때도 있다.

 

그렇기에 털끝만한 미세한 차이가 나중에 千里(천리)의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말이 전해져온다. 毫釐千里(호리천리)가 그것이다.

 

 

개구리는 올챙이 시절을 모른다.

 

 

흔히 초심을 잊지 말라,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하지만 사실 개구리는 올챙이 시절을 잊게 되는 것이 정상이다. 올챙이 시절을 잊었다는 것은 처음 시작할 때의 열정만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그 사이에 환경 또한 너무나 달려져 있기에 새롭게 초심에서 시작하고 싶어도 그게 참으로 힘들다.

 

잘 나가다가 불현듯 모든 것을 잃었다고 하자. 그러면 실망도 하고 분노도 하다가 나중엔 그래 다시 시작해보자, 처음처럼 열심히 해보자는 결의를 다지는 이도 적지 않다. 그런데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그게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정상이란 얘기이다.

 

 

어느 누구도 같은 강물에 발을 두 번 담글 순 없다.

 

 

서양의 고대 현자였던 헤라클레이토스가 말하길 어느 누구도 같은 강물에 발을 두 번 담글 순 없다고 했다. 이미 흘러가버린 시간을 되돌릴 순 없는 것이다.

 

지난 10년 사이에 우리나라 경제는 서서히 지속적으로 어려워져왔다. 하지만 사람은 환경에 적응한다. 그런 까닭에 이젠 만성이 되어버린 탓인지 그저 그런가 보다 한다.

 

2008년 당시에도 취업이 어렵다, 비정규직 자리만 있다 하면서 젊은이들의 불만이 대단했지만 10년이 흐른 오늘에 와서 되돌아보면 그때만 해도 좋은 시절이었다는 절로 든다.

 

최근 한국 지엠이 우리 정부에서 지원을 해주지 않으면 법정관리로 들어가겠다는 내용의 승부수를 띄웠다. 뿐만 아니라 국내 자동차 기업 전체가 어쩌면 올 해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는 말도 들려온다. 특히 부품 협력업체들은 이미 너무나도 어려운 실정이다. 불과 10년전만 해도 승승장구하던 우리나라 자동차 기업들이었는데 말이다, 실로 격세지감이다.

 

 

운은 돌아오는 것이지만 그게 참!

 

 

運(운)이란 돌고 도는 것이란 말을 했다. 하지만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운의 사이클은 무려 60년에 걸쳐서 돌아온다.

 

좋은 시절 보내고 나면 그 좋은 시절이 다시 돌아오기까지 60년이 걸린다는 말이다. 어려운 시절 또한 마찬가지이고.

 

그렇기에 현재 그런대로 나쁘지 않고 또 신나는 일도 제법 있어서 이젠 큰 탈 없겠구나 싶어 방심하게 되고 어영부영 대충 세월을 흘려보내다 보면 어느새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고 또 역경에 빠져있음을 알게 된다. 그 궁지에서 또 다시 헤쳐 나와서 다시 좋은 세월 보려면 그게 무려 60년이 걸린다는 얘기이다.

 

 

‘운이 60년에 걸쳐 순환한다’는 말에 내포된 의미

 

 

60년에 걸쳐 순환하는 운이란 얘기는 다음과 같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좋다 싶은 세월이 15년, 반대로 고생이고 역경이다 싶은 세월 역시 15년, 나머지는 발전하는데 15년, 내리막을 타는데 15년이 걸린다는 말이다.

 

하루하루의 변화는 거의 없기에 日常(일상)이란 말을 쓴다. 한 달 한 달의 이어짐도 큰 변화는 없다. 한 해 한 해의 삶도 큰 변화는 없다. 하지만 그게 15년이 지나면 뭔가 좀 다르다. 15년은 60년 순환에 있어 1/4이고 따라서 운의 계절변화를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다시 한 번 15년이 흐르면 처음으로부터 30년이 된다. 이는 즉 봄이 가을로 변했다는 얘기이고 여름이 겨울 되었다는 얘기이다. 엄청난 변화를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우리들이다.

 

1987년 당시 많은 것들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민주화로 넘어오고 경제가 도약하면서 사실 전 국민이 흥에 겨워 들뜨고 신바람이 났었다. 그런 것이 30년이 흘러 2017년이 되자 우리들의 삶은 너무나도 팍팍해지고 말았다. 어딜 가도 냉소적인 분위기만 가득하다. 그때는 우리 국운의 여름 夏至(하지) 축제였던 것이고 지금은 국운의 한겨울인 冬至(동지)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해는 내일 또 뜨겠지만

 

 

결국 우리가 소중히 해야 할 것은 눈앞을 지나가는 바로 오늘의 이 시간들이다. 내일에도 또 해가 뜰 것이다. 하지만 오늘의 해는 우리 삶에 있어 다시는 뜨지 않는다는 점 또한 잊지 말아야 하겠다.

 

내가 외친다고 해서 어느 천사님께서 이 외침을 들으랴, 이런 첫 구절로 시작되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두이노의 비가, 즉 엘레지이다. 아름다움이란 무서울 정도로 너무나도 대단한 것이어서 하찮은 우리 인간으로선 감당할 수 없는 그 무엇이라고 시인은 존재의 한계와 구속에 대해 비통한 어조로 노래하고 있다. 내가 릴케의 시들을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나이가 한참 먹은 후의 일이었다. 인생을 꽤나 살아본 뒤에야 어렴픗이 시인의 말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바위 절벽 위에 지어진 저 성이 바로 두이노 성이고 릴케는 이 곳에 머물면서 시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색을 올릴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냥 드로잉의 모습만 보여주기로 했다. 

 

종이는 최근에 자주 쓰는 아트 프린스, 크기는 26x36 센티미터, 하얀 종이 위로 쓸고 또 긁어간 펜의 자취를 즐겨주시길...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색 창연한 성 비투스 성당  (0) 2018.04.18
찰스 브리지에서 바라본 프라하 고성  (0) 2018.04.18
런던의 세인트 폴 대성당  (0) 2018.04.15
또 다른 표정의 시옹 성  (0) 2018.04.15
세비야 대성당  (0) 2018.04.15

 

땅거미가 짙어가는 저녁 무렵 런던의 세인트 폴 성당이다. 펜으로 자유롭게 그렸다. 연필로 밑그림을 하지 않고 그냥 적당히 눈짐작으로 활달하게 펜을 달렸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 분방한 펜 드로잉이다. 계절은 겨울인 것 같다, 나무가 앙상한 것을 보면. 이 성당은 제2차 대전 중에 독일 공군이 폭격을 할 때 최대한 피했던 건물이었다. 

 

종이는 아트 프린스 크기는 26x36 센티미터, 그림자 부분을 보라색으로 칠했더니 분위기가 있다. 즐겨주시길...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찰스 브리지에서 바라본 프라하 고성  (0) 2018.04.18
엘레지가 탄생한 두이노 성  (0) 2018.04.17
또 다른 표정의 시옹 성  (0) 2018.04.15
세비야 대성당  (0) 2018.04.15
일몰의 톨레도 고성  (0) 2018.04.15

 

 

펜 드로잉을 강조한 시옹 성 그림이다. 이번으로 시옹 성의 네번 째 변주 그림이디. 맞이 제 각각이다. 펜으로 종이를 긁어가면서 활달하게 그려가는 느낌은 펜 드로잉의 참된 맛이다. 배경은 담채로 아주 엷게 칠했다. 잘 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르게 그려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종이는 아트 프린스 수채화지이고 크기는 26x36 센티미터. 즐겨주시길...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엘레지가 탄생한 두이노 성  (0) 2018.04.17
런던의 세인트 폴 대성당  (0) 2018.04.15
세비야 대성당  (0) 2018.04.15
일몰의 톨레도 고성  (0) 2018.04.15
거리에서  (0) 2018.04.14

 

 

해질 무렵의 세비야 대성당, 그림자가 진하게 드리우고 있다. 성당 안에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의 관이 안치되어 있다. 스페인 제국 시절 세비야는 아메리카로부터 금과 은을 실은 보물선들이 처음 입국하는 항구였기에 실로 번성했다고 한다. 오늘날 세비야는 조용한 항구 도시에 불과하지만 과거 영광의 흔적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펜으로 그린 다음 색을 올렸다. 라인 앤 워시.

 

종이는 아트 프린스, 사이즈는 26x36 센티미터. 즐겨주시길...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런던의 세인트 폴 대성당  (0) 2018.04.15
또 다른 표정의 시옹 성  (0) 2018.04.15
일몰의 톨레도 고성  (0) 2018.04.15
거리에서  (0) 2018.04.14
시옹 성 variation  (0) 2018.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