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이 좋아야 하는 법인데



三寒四溫(삼한사온) 가시고 三寒四塵(삼한사진)의 겨울, 먼지 塵(진), 되레 추워지길 기다린다. 저번 여름의 서울은 사막의 나라 이집트의 카이로보다 더 더워서 해괴망측하다 싶더니 겨울엔 온통 미세먼지. 맑고 푸르던 우리 하늘은 어디로 갔을까. 


이웃 동네가 평판이 좋지 못하면 내가 사는 동네도 덩달아 평판이 나빠진다. 예로서 오래 전 서울의 서쪽인 영등포 일대는 인근의 구로공단 때문에 늘 공기가 좋지 않았다. 그 바람에 영등포에 대한 인식도 좋지 않았다. 중국은 먼지와 공해, 그리고 물이 오염된 나라, 그러니 글로벌 전체적인 시각에서 볼 때 그 인근의 우리 역시 그 汚名(오명)을 덮어쓸 판국이다. 


지구촌의 공단이 된 중국이다, 연중무휴로 유해물질을 하늘로 뿜어 올린다. 이에 서풍이 불면 우리가 다 덮어쓴다. AirVisual Earth 라는 사이트가 있다, 들어가 보면 공기가 나쁜 지역은 벌겋거나 심지어는 보라색으로 표시된다. 북 아프리카와 아라비아 반도, 인디아와 중국이 주로 그렇다, 그런데 이번엔 그 벌건 색깔이 한반도 전체를 덮었다. 


무역전쟁의 여파로 중국이 내수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다 보니 올 겨울 공기의 질은 더욱 나쁘다. 이웃을 잘못 둔 덕분에 우리까지 덩달아 디스카운트될 것 같다. (하지만 동해를 사이에 둔 일본은 늘 청정하다.) 



중국과 우리의 국운 흐름은 큰 차이가 없다.



중국의 국운 흐름은 우리와 4년의 시차밖에 없다. 우리는 2024년이 입춘 바닥이고 중국은 2028년이 입춘 바닥이다. 


우리는 금년부터 10년 하락세가 시작될 참이고 중국은 4년 뒤인 2023년부터 무너져갈 것이다. 규모가 큰 중국이기에 중국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면 그 여파는 글로벌 전체를 뒤흔들 것이니 그 또한 걱정이다. 


2019년의 중국은 따라서 우리의 2015년과 같다고 보면 된다. 2015년, 우리가 메르스 사태로 내수경기가 엉망이 되었는데 올 한 해의 중국 또한 그와 유사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본다. 다시 말해서 올 한 해 중국의 성장률은 크게 위축될 것이라 여긴다, 다만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워낙 ‘마사지’가 많아서 어떻게 될 진 모르겠으나 말이다. 



이제 머잖아 동북아시아의 위상이 약해질 것 같으니



그 바람에 다음과 같은 생각도 해보고 있다. 


동북아시아의 3강은 한일중이다. 이 세 나라가 글로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대단하다. 그런데 그 사이에 일본은 많이 약해져서 예전의 위세는 간 곳이 없다, 다만 현재 또 다시 일어서는 중이다. 그러니 일본이 힘을 쓸려면 아직 몇 년이 더 남았고 우리와 중국은 날로 기울어가고 있다. 따라서 향후 몇 년 뒤가 되면 한일중의 동북아가 글로벌 정치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위축되고 초라해질 것이란 점이다. 


이미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글로벌 평균 성장세나 미국에게 뒤쳐진 상황이고 중국 또한 올 해부터 지속적으로 성장세가 심하게 둔화될 것이다. 그간 뉴욕이나 런던 파리 등의 대도시는 중국 자금만이 아니라 우리 자금도 가세해서 부동산 시세를 많이 높였는데 이제 그 시절도 끝물이다. 


게다가 한일중, 즉 유교라고 하는 공통의 요소를 가진 나라들이기에 출산에 대해선 전혀 염려가 없었는데 이젠 거꾸로 지구촌에서 가장 심한 인구절벽 사태에 직면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니 향후 20년간 한일중의 동북아시아는 그 위상이 크게 초라해지지 않겠느냐는 얘기이다. 



5년 전의 생각대로 흘러가는 청년취업



며칠 전 신문에 보니 대학 졸업자들의 심각한 취업상황에 대한 기사가 있었다. 제목은 “SKY도 못 피하는 취업난, 문과는 진짜 노답”, 상당히 자극적이었다. 


이에 꽤나 전에 취업에 대한 전망을 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었다는 생각이 나서 찾아보았다. 5년 전인 2014년 1월 29일자 글이었다. 프리스타일 제1134회 “교육과 취업에 대한 전망”이란 글에 이렇게 쓰고 있다. 


“취업은 기업의 입장에서 인재를 길러내어 쓰는 일이니 ‘壬(임)’이란 글자가 붙은 해를 살펴보면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대졸자의 취업률은 1982 壬戌(임술)년부터 급격히 좋아지기 시작해서 1992 壬申(임신)년에 절정에 달했다. 그러다가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연봉계약으로 돌아서고 동시에 상시 구조조정이 정착되면서 2002 壬午(임오)년부터는 이른바 ‘스팩’이 중시되었고 취업의 문도 좁혀졌다. 


그리고 다시 10 년이 지나간 2012 壬辰(임진)년이 되자 급기야 취업대란이란 말이 일반화되었다. 1982년부터 본격 호전된 취업률이 30 년이 흘러 악화일로로 들어선 것이다. 


취업의 최악시점은 그러나 지금이 아니라 2022 壬寅(임인)년이 될 것이다. 2024 년이 우리 국운의 입춘 바닥이기에 그 무렵이 되면 기업들은 경영 악화로 신규채용을 극도로 자제할 것이니 그렇다.” 


5년 전의 글이지만 상황은 글의 내용대로 진행되고 있다. 



대혼란에 빠진 영국



그나저나 올 해는 벽두부터 수상한 일들이 많다. 


영국이 대혼란에 빠졌다. 메이 총리가 EU 측과의 협상을 통해 만들어온 탈퇴 합의안을 의회가 압도적으로 부결시켰기 때문이다. 현직 총리의 정책이 부결된 표차로는 영국에 의회 민주주의가 도입된 이후 최대라고 한다. 집권당 의원들도 반대표를 던졌고 야당은 당연히 반대표를 던졌다. 


3월 29일까지 EU에서 탈퇴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그냥 무작정 탈퇴로 끝날 수도 있기에 난리가 난 셈이다. 죄다 나 몰라라 하는 형국이니 영국 정부는 이제 ‘무뇌’ 정부 또는 좀비(zombie) 정부가 되고 말았다. 


영국이 국민투표로 EU 탈퇴를 결정한 것은 2016년 6월 23일, 절기상으로 夏至(하지)였다. 자연순환의 이치는 60년만이 아니라 60개월 규모에서도 작용하는 법, 그로부터 작년 2018년 12월 동지 무렵이면 30개월인데 바로 그 무렵부터 메이 총리의 탈퇴 합의안에 대해 모두가 반대하기 시작했다. (60개월의 사이클이니 30개월이면 반대되는 흐름, 즉 역풍이 불기 시작할 때가 된다.)


국민투표의 결과는 지상명령이다. 그렇기에 그 누구도 탈퇴를 반대할 순 없는 입장이다. 그런데 EU탈퇴를 결정한 영국이지만 정작 어떻게 결별할 지에 대해선 전혀 합의를 만들어내지 못했던 것이다. 


재산도 엄청나게 많고 재산의 종류도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양육하는 자식도 많은 한 부부가 이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혼 날자는 이미 정해져서 두 달밖에 남지 않았는데 상호간에 재산 분할과 자녀 양육에 대해 어떤 합의도 하지 못하는 형국이라 하겠다. 


하지만 나 호호당은 영국이 브렉시트를 포기하고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지금의 상황이 어렵긴 하지만 그럼에도 결국 일종의 마찰 정도로 그칠 것으로 본다. 


저 문제가 우리에겐 당장의 큰 문제는 아니라 하겠으나 어쨌거나 무역을 통해 먹고 사는 우리이기에 크든 작든 우리에게도 악영향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절대 좋은 뉴스는 아니란 얘기.



온통 울퉁불퉁한 글로벌 세계



미중무역전쟁으로 중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고 미국 역시 피해를 피할 순 없다. 게다가 미중 무역전쟁을 떠나서 미국은 올 해부터 경기가 하강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런 마당에 영국까지 저러고 있으니 우리를 둘러싼 주변 환경을 보면 호재라곤 전혀 없다는 점이다. 


프랑스는 현재 바닥을 기고 있는 중이고 이탈리아는 위태위태하며 흔히 가장 탄탄한 기반을 가진 독일 역시 성장률이 1%대에 머물고 있다. 일본 역시 크게 다를 바가 없을 뿐 더러 최근엔 우리와 외교문제로 골치가 아프다. 


글로벌 전체가 그야말로 울퉁불퉁하다는 얘기이다. 그 중에서 뭐니 해도 가장 큰 것은 역시 제2차 대전 이후 글로벌 리더로서 전 지구촌에 公共財(공공재)를 공급하고 유지해온 미국이 이젠 더 이상 견딜 수가 없다면서 판을 깨고 나가버렸다는 점이라 하겠다. 


예전의 미국은 민주주의적 가치를 전 세계에 전파하는 것이 미국의 핵심 국익이란 생각을 지녀왔었다. 하지만 오늘의 미국은 더 이상 그런 추상적인 가치에 집착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정치 경제를 유지해 옴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던 WTO나 IMF, 월드뱅크의 역할에 대해 사실상 방관자적인 입장을 서슴없이 드러내고 있다. 글로벌 공공재가 파괴되고 부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처음의 얘기로 돌아가 본다. 모처럼 공기가 깨끗해졌다 싶더니 곧바로 다시 탁해질 것이란 소식이다. 이제 겨울철의 매캐한 공기는 變數(변수)가 아니라 常數(상수)로 자리 잡는 것 같다, 대략난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