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붓을 잡았다. 의욕이 없을 땐 그림 자체보다도 화판에 종이를 대고 테이프를 두르는 작업부터 성가시다. 참아가며 작업 준비를 마친 뒤에도 한 번 색을 칠해보면 대번에 알게 된다. 즐겁지가 않으면 이미 틀렸다, 종이 위에 칠해진 색깔이 가슴 속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틀린 것이다. 아, 아름답다! 하는 느낌이 들지 않으면 그림을 완성할 수가 없다. 오랜 경험을 통해 그림이 될 지 아닐 지 금방 알고 있다. 두어 달만의 그림이라 약간 두려웠지만 마음을 달래가며 색을 올렸다. 그간 솜씨가 벌써 떨어졌는지 첫 느낌은 좋지 않았으나 끝까지 그려보자는 생각으로 그렸다. 


다음 번 축구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 이번 아시안 컵에서 우리에게 충격을 안겨준 카타르이다. 카타라의 수도는 도하(Ddoha), 2000년대 초반 글로벌 경기가 호황을 구가하고 있을 무렵 자유무역을 보다 확대하기 위해 카타르의 도하에서 각국 대표들이 만났으니 이른바 도하 라운드, 하지만 협상은 끝내 결렬되었다. 그런 뒤 미국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사실상 더 이상의 협상 여지는 사라졌다. 자유무역의 확대는커녕 이제 보호무역이 대세를 이룰 판국의 글로벌 세계이다. 


사막이지만 바닷가라서 하늘이 푸르다. 땅은 희게 빛나고 하늘은 청남색, 끌려서 그려보았다. 즐겨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