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號(연호)란 무엇인가?



오는 5월 1일 일본의 새 천황이 즉위한다. 이에 따라 그간의 平成(평성)이란 연호 대신에 令和(영화)라고 하는 새 연호를 사용하게 된다. 


年號(연호)란 한문을 사용하는 동양의 군주국가에서 쓰던 기년법, 즉 햇수를 세는 방법이다. 중국에서 시작된 것이고 우리와 일본이 사용하였으나 오늘날 우리와 중국은 군주제가 아닌 까닭에 일본만 사용하고 있다. 그 바람에 우리에겐 다소 생소하다. 


일본 천황은 일종의 종교적 首長(수장)이기에 실제 통치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일본인들은 천황의 교체를 새로운 시대의 도래로 받아들인다. 그렇기에 새 연호에 담긴 의미를 알아보는 것은 이웃인 우리로서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 사안이라 본다. 



연호는 새 군주의 소망을 압축적으로 담고 있다.



연호는 새로운 군주가 지향하는 바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다. 이번의 레이와라고 하는 연호 역시 새 일황이 자신의 재임 중에 어떤 일본이 되기를 바라고 있는지 그 소망을 담고 있기에 이웃 일본의 장래를 점쳐보는 데 있어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연호의 중요성을 엿볼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를 하나 들어본다. 


삼국지연의의 대표 연호 建安(건안)



삼국지연의를 읽다 보면 建安(건안)이란 연호가 자주 보인다. 건안이란 연호, 平安(평안)한 세상을 세운다는 뜻이다. 이는 조조가 후한의 마지막 황제인 헌제를 옹립함과 동시에 수도를 피폐한 낙양을 버리고 허창으로 이전한 뒤에 내건 연호이다. 


이후로도 전쟁은 이어졌으나 조조가 건안 5년 북방의 강대 세력인 원소를 제압하면서 당시 중국의 중심 지역이었던 화북 지방은 평정이 되었다. 그 이후로 적벽대전 등등 많은 전쟁이 있었으나 모두 변두리에서의 싸움이었기에 나름대로 建安(건안)했던 셈이다. 



자립을 강조하고 있는 새 연호라 하지만.



일본은 그간 연호를 택할 때 주로 중국의 문헌에서 따왔으나 이번의 令和(영화)는 처음으로 일본의 고문학인 萬葉集(만엽집) 속의 글귀에서 채택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일본이 진정한 自立(자립)을 소망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왜냐면 일본은 아직 자립의 나라가 아닌 까닭이다. 특히 군사 방위 면에서 사실상 미국의 속국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그렇다. 일본은 제2차 대전 이후 평화헌법을 채택하면서 이런저런 이유에서 방위를 사실상 미국에게 위임해왔는데 장기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의지를 이번 연호에 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아베 총리가 주장하는 개헌 건과도 즉각적으로 맥락이 닿는다. 이번에 물러나는 아키히토 천황은 그간 아베와 무척이나 불편한 관계였는데 새 천황이 아베의 스탠스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이번 연호의 제정 배경과 관련해서 적지 않은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연호가 일본의 옛 문헌인 ‘만엽집’에서 채택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 문학과의 연관이 전혀 없지는 않다. 우리나 일본의 고문학 특히 지배계급의 문자이던 한자로 된 시가 속엔 중국 문학의 영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만엽집의 문장은 다음과 같다. 


于時、初春令月、氣淑風和.

(초봄의 달이 되니 공기는 맑고 바람은 부드럽다.) 


그리고 이 문장의 원형은 중국 後漢(후한)대의 사상가인 張衡(장형)이 지은 歸田賦(귀전부), 즉 논밭으로 돌아갈 것을 노래한 시가 속에 있으니 다음과 같다. 


於是仲春令月時和氣凊.

(중춘의 달에 이르러 날은 따듯하고 하늘은 맑다.)


장형의 귀전부는 훗날 중국 시문학의 중요한 장르를 이룬 田園詩(전원시)의 원형이라 하겠으며 특히 도연명의 絶唱(절창)인 歸去來辭(귀거래사)가 대표적이다. 


따라서 이번의 새 연호인 令和(영화)는 새 천황의 치세는 부드럽고 맑은 세상이 되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 물러나는 아키히토의 치세 즉 1989년부터 올 해까지의 30년간 일본의 현실은 무척이나 어둡고 힘든 시절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1990년 말 저 유명한 거품 붕괴가 시작되었고 그 이후론 한 때 전 세계를 삼킬 것 같던 일본의 경제적 위세는 오늘에 이르러 그저 먼 옛 이야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자신의 치세 동안 일본이 몰락했다는 점에 대해 이번에 물러나는 아키히토는 대단히 유감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치세가 좋지 못했던 것에 대해 아키히토는 자신에게 덕이 없는 탓, 즉 不德(부덕)의 소치로 여겼을 것이고 이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에 상당한 염증을 느끼고 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바람에 천황의 자리는 대개 사망한 후에 넘겨주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이번의 경우 고령이긴 하지만 아직 살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물려주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키히토의 경우 천황에 오른 1989년부터 올 해까지 30년인 바, 30년은 一世(일세)라는 점에서 물러나기에 적절하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다. 



일본의 새 연호에 대한 나 호호당의 생각은 조금 달라서



그런데 레이와, 令和(영화)라고 하는 새 연호에 대해 나 호호당이 나름 해보는 되는 생각 또는 기대가 있어 얘기해본다. 


만엽집에 실린 시가의 원형이 중국 장형의 귀전부이고 그 시는 이른바 田園詩(전원시)란 점 때문이다. 전원시는 단순하게 전원의 풍경과 소박한 생활을 예찬하는 것이 아니란 점이다. 


중국 역사를 통해 지배계층이었던 사대부나 문인들은 중앙 정계에 진출하여 치열한 권력투쟁을 벌였고 그 결과 권력에서 밀려나거나 염증을 느낀 자들이 나중에 욕심을 버리고 고향 마을인 전원으로 돌아가 농사나 지어가며 편안하게 살아보리라 하는 생각을 담고 있는 것이 바로 전원시이다. 


사실 이런 과거 지배계층의 정서는 유교적 영향이 강한 우리나 일본 중국의 경우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널리 유포되기도 했으니 노력해보다가 정 안 되면 시골로 돌아가 땅이나 파면서 살겠다는 생각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생각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에 엄연히 존재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50대 이하의 사람들에겐 돌아갈 시골이 사실상 없다, 돌아가서 농사지을 땅이 없기에 앞서의 귀거래사 풍의 감정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각설하고 요지를 얘기해보면 이번 레이와란 연호가 연호 제정자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전원시적 감성과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 나 호호당은 주목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군국주의를 통해 세력을 확장하다가 미국을 만나 좌절했고 그 이후 경제적으로 확장하면서 패권을 노리다가 그 역시 1990년 거품 붕괴로 실패했다는 점이다. 이에 오늘날 일본 사람들의 심리 속에는 그냥 평범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주어진 처지에 만족하면서 살고픈 소망이 강하게 자리를 잡게 되었다. 


이 또한 일종의 전원시적인 감정이라 할 것인 바, 이에 나 호호당은 이번 연호 레이와를 볼 때 당초 의도한 것 같지는 않지만 일개 국가로서의 일본이 장차 또 다시 글로벌 세계에 도전장을 내밀기 보다는 이제 나름의 田園(전원)으로 물러가 그냥 조용히 지내게 되지 않을까 하는 짐작을 해보게 된다. 


최근 우리와 일본은 정치적으로 상당한 갈등관계이다. 하지만 경제 측면이나 민간 교류 차원에선 사실 대단히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나 호호당은 멀지 않아 우리와 일본은 오히려 예전보다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해갈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인근의 일본이 우리의 좋은 이웃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그런데 이번 연호를 보니 문득 그런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글을 쓰고 또 올린다.


살다보면 운명을 느끼게 된다.

 

 

저마다의 運命(운명)이란 것이 있다는 것을 젊은 시절엔 잘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나 인생살이 좀 겪다 보면 운명이란 것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거의 모든 이가 하게 됩니다. 하지만 오랜 세월의 연구와 검증을 거쳐온 저 호호당에게 있어 운명이란 것은 마치 하늘에 떠있는 해와 같이 너무나도 명백하고 당연할 뿐입니다.

 

命(명)이란 부모로부터 받아서 타고난 저마다의 자질이고 바탕이며 性情(성정)인 것이고 運(운)이란 것은 결국 인생의 四季節(사계절)을 거쳐 가는 과정입니다.

 

 

한 인생 살다 간다는 것, 실로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니

 

 

우리가 살아가다보면 얼마나 많은 고비를 견디고 또 버텨내어야 하며 또 얼마나 많은 굽이를 돌아가야 합니까. 이에 누군가는 한창 풍성한 가을을 보내고 있는가 하면 반대로 어떤 이는 인고의 세월인 봄을 견뎌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누군가는 세상 다 삼킬 기세로 왕성한 여름을 보내고 있으며 반대로 어떤 이는 만물이 시든 겨울과 같이 시들시들한 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인생의 계절, 즉 운도 변해간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뜨거운 여름도 어느새 서늘한 가을로 바뀌듯이 우리 모두에게 찾아드는 인생의 계절 역시 조금치도 틀림이 없습니다. 다만 인생의 사계절은 60년을 하나의 주기로 해서 변해가는 너무나도 유장한 흐름이기에 보통의 사람들은 그를 잘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자연순환운명학이란

 

 

감히 자신하는 바, 대략 50만 가지의 유형으로 구분이 되는 저마다의 命(명)과 그에 따른 운세의 변화를 조금치의 오차도 없이 짚어낼 수 있는 학문이 제가 30년의 연구와 검증 끝에 정리하고 틀을 세운 ‘자연순환운명학’입니다.

 

자연순환운명학은 사람의 일만이 아니라 세상 그 어떤 일이든 그 추이를 점검하고 장차의 변화를 읽어낼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업이나 조직, 더 크게는 나라의 흐름에 이르기까지 과거를 이해하고 현재를 진단하며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놀라운 도구이기도 합니다.

 

 

자연순환운명학의 원리를 알게 됨으로써 얻는 근본 효용

 

 

우리가 살면서 갖게 되는 모든 불안과 불만은 미래를 모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未知(미지)에 대한 不安(불안)인 것입니다. 언제 이 힘들고 어두운 터널이 끝이 날 것인지, 또는 지금 모든 것이 좋긴 하지만 불현듯 막을 내릴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 등이 우리를 괴롭힙니다.

 

그러나 자연순환운명학을 배우고 이해할 경우 무엇보다도 그런 불안감을 씻어낼 수 있다고 감히 자신합니다. 성공도 성취도 그와 반대로 역경과 고난도 사실 각자의 주어진 命(명)과 運(운)에 따라 다 때가 있기 때문에 미리 알고 대비한다면 적어도 막연한 불안감과 삶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모든 것에 ‘당신의 때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에 더불어 세상 돌아가는 이치까지 훤히 내다볼 수 있는 도구 혹은 무기를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내 삶의 문제만이 아니라 세상 돌아가는 이치까지 얻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번에 시작하는 자연순환운명학 기초이론 강좌에 많은 분들의 참여를 바랍니다.

 

 

12회에 걸쳐 이어지는 기초과정의 회별 주요 강의 내용

 

 

제 1회. Introduction, 자연순환운명학의 전체적인 원리와 이론

제 2회. 생년월일시에 의거하여 사주를 추출하는 기본 방법과 陰陽五行(음양오행)에 대한 현대적인 이해.

제 3회. 운명이 통과해 가야 하는 24개의 관문에 대한 이해 #1

제 4회. 운명이 통과해 가야 하는 24개의 관문에 대한 이해 #2

제 5회. 60년 순환의 기산점 즉 立春(입춘)점을 파악하는 방법

제 6회. 60진법 속에 숨어있는 數(수)의 법칙에 대한 이해 #1

제 7회. 60진법 속에 숨어있는 數(수)의 법칙에 대한 이해 #2

제 8회. 운명에 작용하는 어길 수 없는 因果(인과)의 법칙

제 9회. 518,400개에 달하는 四柱(사주)의 개성과 특징 파악법 #1

제10회. 518,400개에 달하는 四柱(사주)의 개성과 특징 파악법 #2

제11회. 실제 사례를 통한 이론의 종합적 적용 방법 #1

제12회. 실제 사례를 통한 이론의 종합적 적용 방법 #2

 

 

 

 

강좌 개요

 

 

강좌 개최

- 2019 년 4월 27일 토요일 오후 4시 30 분부터 8시까지. 

 

강좌 기간

- 매주 토요일 1회, 총 12번의 강좌

 

강좌 시간

- 3 시간 30 분이고 중간에 간식 시간을 가집니다.

 

강좌 장소

- 강남역 근처 CNN the Biz 강남교육연수센터 강의실 (Tel. 02-564-4172) 

-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1번 출구에서 400 미터, 도로로 5분 거리

 

수강료

- 12회분 66 만원 (분납도 가능합니다.)

 

신청 방법

- 제 메일(1tgkim@hanmail.net)로 신청을 하시면 제가 참강 확인 메일을 보내 드립니다.

- Tel. 02-534-7250로 오후 3시 이후에 전화주셔도 됩니다.

 

사전에 준비할 것은 없으며 더러 한자를 몰라서 망설인다는 분들의 문의가 있는데 아무런 애로가 없다는 점 알려 드립니다.



 

 

 

2019.4.2. 호호당 김태규

목련 동백 그리고 진달래



내일이면 4월인데 차가운 날씨. 작업실 창 아래로 목련 하얀 꽃이 바람에 살랑대고 있다. 추운 걸까 싶어 창가로 다가가 문을 여니 눈이 부셔온다. 고결한 품격의 목련, 그런데 질 때의 목련은 유난히 누추하다. 그러자 생각은 자연스럽게 동백꽃에 미친다, 동백은 질 때에도 도도한 모습이니. 


얼마 안 있어 진달래가 필 것이다. 소나무 그늘 아래 피는 연분홍의 진달래는 슬픈 꽃이다. 멀리서 보면 산 중턱에 분홍의 안개 서린 것 같은 진달래.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이 노래를 들을 때면 으레 진달래를 떠올린다. 연분홍 치마의 새색시와 진달래는 어쩐지 맥락이 통한다. 갓 시집온 터라 자기를 내세우지 못하는 연분홍 치마의 각시와 나무 그늘 아래 숨어 피는 진달래, 통한다. 



소외란 슬픈 것이어서



살아있으되 그 살아있음을 세상을 향해 주장하지 못하는 자는 슬퍼할 수밖에 없다. 이에 큰 소리로 울어도 들어주는 이가 없으면 이를 疏外(소외)된 자라 한다. 소외가 무엇인가? 주변에서 꺼리면서 따돌림을 당하는 것이다. 시쳇말로 ‘따’를 당한 것이다. 


사람만이 아니라 나라도 따를 당한다. 가령 옆 나라 일본은 2005년이 국운의 입춘 바닥이기에 그 5년 전인 2000년부터 국제사회에서 따를 당했다. 딱 30년 전인 1989년 일본은 가히 온 세계를 모두 집어삼킬 기세였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미국에 이어 일본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확신에 찬 어조로 주장했다. 


그런데 1990년이 되자 일본은 침몰했고 미국이 또 다시 부상했다. 내년 2020년은 일본이 사라진지 즉 소외 당한지 20년이 되는 해, 도쿄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세상으로의 복귀 신고를 치를 셈이다. 당장 일본이 예전의 기세를 찾는다는 것은 아니고 이제 일본이 되돌아오고 있다는 말이다. 2020년은 일본 국운의 여름이 시작되는 立夏(입하)의 운인 까닭이다. 


얼마 전 글에서 立夏(입하)의 운이야말로 가장 가난하다고 했다. 하지만 내적 힘이 다시 솟아나기 시작하는 때가 바로 입하인 것이다. 그러니 다시 힘차게 되돌아온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일본의 현 인구 피라미드를 볼 때 일본의 신생아 출산율이 극적으로 반전되지 않는 한 이제 다시 일어선다 해도 예전과 같은 파괴력을 발휘하긴 어려울 것이라 본다. 


사실 미국을 제외하면 전 세계 이른바 선진국이란 나라들의 장래는 죄다 어둡다. 인구 구조가 엉망인 까닭이다. 나라의 미래 경제를 이끌어갈 60대에서 20대 사이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미국만 예외이다. 따라서 선진국 중에서 미국만이 희망이 있다. 영국도 그다지 나쁘지가 않다.)



저출산이 대세일 수밖에 없어서


런데 놀라운 사실은 OECD 국가 중에서 장차 가장 심한 인구감소가 일어날 나라는 다름 아닌 우리 대한민국이란 점이다. 어쩌면 올 해부터 신생아수가 30만을 밑돌 것이라 본다. (참고로 중국 또한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지만 다만 OECD 국가는 아니다.)


왜 저출산인가? 


이유는 지극히 간단명료하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아기를 낳고 키운다는 것은 엄청난 사치품을 장만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독일제 승용차를 한 대 장만할 경우 할부기간만 끝나면 비싸긴 해도 유지비 정도면 되지만 아기는 갈수록 더 많은 돈이 든다.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돈이 많이 든다. 


그 돈을 마련하려면 두 부부가 죽도록 열심히 맞벌이를 해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육아에 충분한 정성을 쏟을 수도 없다.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는 부부의 경우 사람을 써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육아 비용이 아기 엄마가 벌어들이는 수입보다 더 큰 경우도 허다하다. 


결혼한 부부의 경우 세 가지 선택이 주어진다. 부부가 짊어질 부담이 적은 순부터 얘기해보자. 출산은 하지 않고 저축도 하지 않고 그냥 둘이 버는 수입으로 즐기면서 사는 방법이다. 당장은 가장 편하고 즐겁다. 다음으론 출산을 뒤로 미루거나 포기하고 미래의 풍요를 위해 저축을 하는 방법이다. 물론 즐길 수가 없다, 하지만 가장 부담이 큰 선택은 출산을 감행하는 것이다. 


출산하고 육아를 하는 과정에서 아내가 직장을 그만 두게 되면 소득은 줄고 지출은 늘어난다. 사실상 최악이다. 


그러다 보니 최근엔 둘이 벌면서 눈앞의 시간을 즐기자는 욜로족 부부가 늘어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얘기는 그나마 결혼을 할 수 있었던 부부의 얘기였다. 가정을 꾸릴 소득이 되지 않는 커플들은 그냥 연애만 하다가 때가 되면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를 되풀이한다. 연애에 충당할 비용도 되지 않는 소득일 것 같으면 그냥 홀로 지내는 경우도 엄청나게 많다. 


그러니 소확행이 대세가 되는 것이고 저출산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젊은이들이 이제 아파트나 주택을 장만하는 것은 엄청난 대출을 받지 않은 이상 넘사벽이 되었다. 물론 원리금을 갚아나가는 것 역시 평생을 벌어서 갚아야 하는 무거운 짐이 되겠지만 아무튼 거액의 대출을 끼지 않는 한 집을 사는 일은 어렵다. 둥지를 틀지 못하는 새는 알을 낳을 수가 없는 것과 같다. 


오늘날 당연시되는 여성들의 사회 참여 즉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것 역시 혼인율을 낮추는 커다란 요인 중에 하나이다. 결혼을 하지 않으니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 


게다가 2000년대 이후 우리 사회의 소비수준이 높아진 것 역시 결혼을 기피하게 만든 결정적인 요인의 하나이다. 일반화된 해외여행과 럭셔리 풍조가 그것이다. 


반면 정규직으로의 진입이 좁아지고 차단되면서 젊은 층에게 좋은 직장은 하늘의 별따기가 되었고 비정규직 젊은이들의 소득 저하 현상 역시 혼인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었다. 그러니 공시족으로 내몰릴 수밖에. 



누적된 문제점들이 한꺼번에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으니



이에 젊은 층의 가처분 소득을 높여보기 위해 현 정부가 추진하는 최저임금 인상정책과 주52시간제는 외환위기 이후 양산된 40-50대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조이는 부작용을 유발하고 있다. 


자영업자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유난히 많다는 것은 이미 그 자체로서 문제였으나 외환위기 이후 당분간은 그게 숨통을 터주는 역할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미 12년 전인 2007년경부터는 이미 해법이 아니라 부담이 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부동산 가격 역시 2008년 미국 금융 위기를 계기로 연착륙시킬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나 미국 연준이 돈을 마구 살포하는 양적완화를 단행하면서 그럴 수 있는 있는 기회를 포착하지 못했다. 


자영업 문제, 일자리 문제, 비정규직 문제, 부동산 가격의 고공행진, 가진 자의 럭셔리 풍조 등등 이 모든 문제점들은 외환위기 이래로 우리 사회에 지속적으로 누적되어왔고 그것들이 오늘에 이르러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다. 저출산 현상은 그런 흐름의 부분적인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최저임금 인상은 자영업자들의 구고조정을 유발할 것이고 일자리 문제는 기업들의 투자 확대만이 해법인데 내수는 정체 일로이고 글로벌 무역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있어 어렵다. 비정규직 문제는 기존 거대 노조의 거부로 인해 막혀있고, 부동산 가격이 내릴 경우 중산층의 상당수가 희생당한다. 


친노조 진보성향의 현 정부이기에 택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은 사실 한정되어 있다. 그렇다고 보수야당이 정권을 잡는다고 해도 편향성만 반대로 바뀔 뿐 문제 전반을 개혁할 수 있는 역량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정치란 결국 ‘진영 싸움’이기 때문이다. 



길을 잃은 우리 대한민국



그렇기에 우리 대한민국은 오늘에 이르러 길을 잃었다는 판단을 내린다. 


우리 대한민국의 국운으로 보면 2024년의 입춘 바닥 5년 전이기에 絶(절)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絶(절)이란 무엇인가? 하면 앞에서 말한 소외의 흐름이 시작되었다는 말이다. 서로가 서로로부터 소외되는 단계, 나라의 에너지가 양력 1월 초의 小寒(소한)의 때와 마찬가지로 극도로 취약해진 단계에 이른 것이다. 


이런 흐름은 올 해가 시작인 것이고 장차 20년이 흘러서 2039년 우리 국운의 立夏(입하)가 될 때까지 더욱 어려워지면서 지루하리만큼 길게 진행되어갈 것이다. 매 5년마다 내용은 다르겠지만 말이다. 


그러니 그 과정 속에서 역경 속에서 당연히 진정한 개혁이 이루어질 것이다. 사람이란 정말로 길이 막혔다 싶으면 길을 창출해낼 것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개혁이란 몇 년 안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개혁이 이루어진 뒤에도 많은 시간과 난관을 돌파한 뒤에 비로소 그게 개혁이었음을 뒤늦게 느낄 수 있는 성질의 것이기에 개혁은 어렵다. 하지만 하게 될 것이다, 때가 되면.




영국 시골마을에 가면 교회 마당에 많은 묘비석들이 깔려있다. 그 밑엔 당연히 망자들의 시신이 놓여있을 것이다. 교회 마당에 묻혔으니 망자들은 행복할 것이다, 하느님의 뜰에 거주하니 말이다. 망자의 마음은 사실 모른다, 하지만 내가 죽어서 저기에 묻힌다고 생각하면서 임종을 앞둔 사람들은 안심했을 것이 틀림 없다. 초여름 햇볕이 따뜻해보인다, 망자들은 그 볕을 쪼이고 있다. 망자의 마음은 사실 모른다, 하지만 저렇게 편안하고 따뜻한 곳에 뭍힐 것을 생각했던 병자들과 곧 죽음을 앞둔 사람들은 마음이 푸근했을 것이 틀림 없다. 망자를 교회 뜰에 묻은 유족들은 편안하게 장례를 마치고 돌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천국의 뜰에 잘 뭍혔으니 잘 된 잏이다 하면서 장례가 끝난 저녁에 맥주 한 잔과 치즈를 씹으면서 편안하게 잠에 들 준비를 했을 것이다. 나 호호당도 나이가 들면서 죽음이 그다지 낯설지 않다. 저런 풍경을 대하면 내 마음도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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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타고난 命(명)과 運(운)에 따라 한 세상 살다간다. 명이란 유전적 소양인 것이니 그 사람만의 개성이고, 운이란 정확하게 사계절과 같아서 60년에 걸쳐 15년씩 계절이 지나쳐간다. 


운명의 봄에 태어난 사람의 삶



어떤 이는 운세의 초봄에 태어나 꽃샘추위를 견디면서 힘겨운 성장기를 보낸다, 그러면서 강해지고 튼튼해지기에 인생 중년엔 크게 성공하기도 한다. 40-50대에 이르러 성공한 사람들이 바로 이런 사람들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어린 시절 운세가 어려운 터라 가정환경이 어렵거나 몸이 아픈 경우도 있으며 학업이 부진해서 좋은 명문 대학을 졸업한 경우는 많지 않고 오히려 사회 진출 후에 두각을 나타낸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세상을 지나치게 경쟁의 관점에서 본다는 문제점이 있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의 살아온 세월이 그랬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년 이후 또는 노년에 접어들면서 뜻밖의 실수를 범하는 바람에 말년이 곤궁하거나 어렵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를 두고 나 호호당은 ‘출구전략’ 혹은 ‘후퇴관리’에 실패했다는 표현을 쓴다. 전쟁에서도 가장 어려운 전략이 후퇴하는 과정이다. 자칫 패주가 되는 바람에 엄청난 손실을 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운명의 여름에 태어난 사람의 삶



다음으로 운세 순환 상 여름에 태어난 사람을 보자. 


좋은 대학을 마치고 좋은 직장에 입사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런 유형에 속한다. 만 18세이면 운세가 기세의 절정인 立秋(입추) 이후가 되는데 이 무렵 대학에 진학하는 관계로 당연히 명문대학에 진학하게 되고 사회 출발도 쾌조의 스타트를 보인다. 이른바 엘리트 그룹이다. 


오늘날 취업이 어려운 시대, 명문 대학을 마치고 신이 내린 직장인 공사나 대기업에 입사한 청년들의 운 흐름을 보면 거의 예외가 없다. 27세 무렵에 입사한다고 볼 때 운세 흐름은 가장 화려한 때가 시작되는 한로 상강의 운이 되니 사회 진출할 무렵이 실은 인생의 한 절정이 된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35세 무렵부터 뭔가 본인은 잘 모르긴 하지만 삶의 권태기를 느끼면서 서서히 뒤처지게 된다. 능력 부족이 아니라 재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엔 여성의 경우 학력이나 직장도 다 좋은 골드미스이건만 정작 결혼 상대를 잘 만나지 못해서 힘들어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런 운세 흐름의 사람들은 대부분 40대 중반 무렵 운세의 바닥인 입춘을 맞이하게 되어 몰락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멀리 갈 것 없이 나 호호당이 이 케이스에 해당이 된다. 


하지만 失意(실의)의 중년 세월을 보내면서 절치부심한 결과 다시 힘차게 일어나서 노년 들어 원만한 삶을 살거나 때론 크게 성공하는 경우도 많다. 중년 한 때 힘든 시절을 보냈으나 1988년부터 KBS의 ‘전국노래자랑’을 발판으로 지금까지 진행을 맡으면서 크게 성공한 송해 선생이 대표적인 케이스. 



운명의 가을에 태어난 사람의 삶



그러면 이제 운세 순환 상 가을에 태어난 사람을 보자.


흔히 유복한 환경에서 태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가 하면 어려서부터 재주가 뛰어나서 학업이나 예능 방면에서 神童(신동) 또는 英才(영재)란 소리를 듣는 아이들이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된다. 


태어난 때가 바로 운명의 가을 즉 가장 화려한 시기인 까닭에 또래 아이들에 비해 성취가 빠르고 뛰어나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는 시기 가령 사회 진출한 뒤에 주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부진을 겪거나 무능력해지는 바람에 잊혀져버리는 경우가 많다. 


가령 고등학교 때까지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던 야구선수 유망주가 프로에 진출하면서 순식간에 퇴출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수많은 스카우터들의 기대가 완전히 빗나가는 경우가 그것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나이 30세 무렵이 운명의 입춘 바닥이 되기 때문이다. 그 바람에 진로를 완전히 새롭게 바꾸게 되고 훗날 중년 이후에 전혀 새로운 방면에서 대성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런 사람들이다. 


가령 축구 선수로선 별로였으나 축구 감독으로 국제적 명성을 떨친 거스 히딩크 감독이나 줄곧 무명 감독을 지내다가 작년 월드컵 축구에서 준우승을 거두면서 일약 주목을 받게 된 크로아티아 대표팀 감독인 53세의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이 그렇다. 



운명의 겨울에 태어난 사람의 삶



이제 마지막으로 운명의 겨울에 태어난 경우를 얘기해보자. 


이런 운명의 흐름을 타고 태어난 사람의 특징은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가 많다는 점이다. 겨울은 스산하고 추운 계절이어서 유년기의 성격 형성 또한 그렇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10대에서 20대 초반에 걸쳐 대단히 힘든 시련기를 보낸다. 그때가 운명의 봄에 해당되는 까닭이다. 부모의 이혼이라든가 갑자기 집안이 몰락했다든가 등등 다양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30대를 거치면서 서서히 발전해간다. 성실한 노력으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간다. 이에 40대 이후엔 확고한 기반을 갖추게 되고 50 대 후반이면 삶의 최전성기를 맞이한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는 법이어서 60-70대 들어 몰락하기도 하고 때론 자식들의 재산 분배 분쟁으로 생각하지도 않았던 고초를 겪기도 한다. 


운명의 사계절 중에서 어떤 계절에 태어났느냐에 따라 나타나는 기본적인 4가지 유형의 삶에 대해 지금까지 얘기해보았다. 



운보다도 자기관리가 더 중요한 법이어서



그러나 운이 다했다고 해서 일률적으로 예외 없이 몰락하는 것은 아니란 점이다. 다른 사람들 눈에 평생 잘 나가는 사람처럼 보이는 사람도 없지가 않은데 그런 사람들은 운은 바닥이 되어도 자기관리를 잘 하는 사람이라 하겠다. 


가령 세계적인 부호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과 같은 사람이 대표적인 케이스라 하겠다. 


빌 게이츠를 보면 1955년생인데 당시 운명의 계절을 보면 1952년이 운명의 입춘이었다. 앞에서 소개한 운명의 봄에 태어난 사람인 것이다. 나이 마흔엔 이미 세계적인 부호가 되어 있었는데 놀랍게도 2005년, 그러니까 50세라고 하는 이른 나이에 훌쩍 은퇴를 해버렸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대단히 정확한 판단이었다. 은퇴할 당시 빌 게이츠의 운세는 겨울의 중앙인 冬至(동지)였던 것이다. 물론 조기 은퇴하는 바람에 재미는 없어도 그간에 모은 엄청난 재산을 잘 지켜가고 있다. 자신의 능력과 분수를 잘 알아서 냉철하게 처신했던 것이다. 


사실 빌 게이츠와 같은 경우는 대단히 드문 케이스라 하겠다. 대부분의 사람은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넘어 무리하게 추구하다가 一敗塗地(일패도지)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다. 오히려 그게 일반적이다. 


국내의 경우 굴지의 연예기획사인 SM 엔터테인먼트를 창립한 이수만 회장 또한 대단한 양반이다. 이 분의 경우 1952년생으로서 1956년으로서 운명의 봄을 맞이했다. 그러니 어린 시절 나름 힘겹게 지냈을 것이 분명하다. 


1986년은 기의 절정인 立秋(입추)였고 1989년에 회사를 창립했다. 그 이후 성공가도를 달렸으나 운세의 입동 직후인 2002년 회사자금 횡령 혐의로 인해 한 때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가 귀국해서 수사를 받고 집행유예 3년을 받는 시련을 겪었다. 


그런데 실은 이게 이수만 회장에겐 전화위복이 되었다고 본다. 그 이후 전면에 나서는 일 없이 모든 일은 실무자에 위임한 채 늘 조심하면서 회사를 운영해오고 있다. 2016년은 이수만 회장에게 있어 운세 바닥인 입춘이다, 그 바람에 2014년엔 아내를 사별하는 큰 아픔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예전과 같이 늘 조심하면서 지내면 마침내 성공적인 삶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최근 버닝썬 문제로 온 국내가 시끌벅적하다. 관련해서 YG의 양현석 회장에 대해 조금 얘기해본다. 2002년이 운세 상 입추였기에 15년 뒤인 2017년은 입동이었다. 입동을 지나 소설 무렵이 되면 슬슬 어려운 일들이 생겨나기 시작하기 마련인데 이번 버닝썬 사건이 바로 그렇다. 


그렇기에 이번 일은 일종의 경고, 운명이 내리는 경고라고 하겠다. 이제 더 이상 크게 발전할 일은 없으니 유종의 미를 어떻게 장식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할 때가 되었다는 말이다. 



運(운)은 공평하지만 命(명)은 차이가 있는 법이니



운은 이처럼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누구나 60년 이상을 살아가노라면 운의 사계절을 겪기 마련인 까닭이다. 다만 命(명)의 차이, 달리 말하면 타고난 소질과 능력의 차이는 엄연히 존재한다. 달리 말하면 명은 공평하지가 않다. 


어떤 이는 아파트 한 채 마련한 것이 일생의 절정인 사람도 있고 어떤 이는 세계적인 부호가 되기도 한다. 命(명)의 차이인 것이다. 



하지만 自足(자족)할 수만 있다면



아파트 한 채일지언정 아니 그보다 못하다 해도 만족할 수만 있다면 좋은 세월 한 번 누리고 가면 되는 일이니 굳이 특별한 부자가 되어보겠다고 무리했다가 나중에 땅을 치며 후회하는 것보다 백번 나은 일이 아니겠는가 싶다.


돌로 만든 집들이 늘어선 영국 전원 마을의 풍경이다. 영국은 풍광이 좋은 곳을 지정해서 특별 관리하고 있는데 이를 AONB라고 한다. 특별히 경치가 좋은 지역이란 뜻이다. 그림 속의 마을은 Castle Combe 란 이름의 아주 작은 마을로서 AONB로 지정된 지역에 속해있다. 영국의 중남부 지역이다. 선과 색의 조화로운 표현을 위해 제법 고심해서 그렸다. 화사한 봄기운을 그림에 넣었다. 명랑하게 느껴진다. 연 사흘 그림을 그렸다. 내일부턴 다시 글을 쓸 생각이다. 독자들도 즐겨주시길 바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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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하는 영국 콘월 지방의 한가로운 포구 풍경이다. 그림의 포인트는 회색의 색조로 깔끔 단정하게 포구의 분위기를 표현해보자는 것이었다. 원래의 사진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흐린 날로 바꾸어 빛의 명암 대비를 줄이고 플랫한 톤으로 그렸다. 만족한다, 독자들도 즐겨주시길...





나 호호당이 사랑하는 경치가 있는 영국 콘월 지방의 바닷가 마을이다. 영국의 풀빛을 사랑한다. 연중 비가 많은 곳이라 풀들이 부드럽고 폭신한 영국이다. 물론 잔디도 많아서 어딜 가도 땅이 편안해보이는 영국이다. 어제에 이어 콘월의 풍경을 찾아서 그려보았다. 어제보다 붓 나가는 느낌이 편안하다. 컨디션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점점 더 자주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은 프로야구가 개막했는데 나도 이제 그림 시즌을 시작해볼 생각이다. 즐겨주시길...



유튜브에서 만난 영국 전원 마을의 주택이다. 구도가 마음에 들어 문득 그렸다. 나 호호당은 영국을 좋아한다. 영국 전원의 풀빛을 아주 좋아한다. 영국을 예전에 두 번 가본 적이 있다. 하지만 맑은 날씨를 보기란 정말 쉽지 않다. 영국인들에게 햇빛이란 그야말로 프레셔스한 존재이다. 이렇게 맑은 날이 없으니 말이다. 영국 관광안내 책 속의 사진이나  동영상에 나오는 영국은 그런 특별한 날에 찍은 풍경들이다. 그런 까닭에 영국의 풀빛은 우리처럼 강렬한 녹색이 아니라 약간은 물러서 있다. 수채화 물감 중에 '샙 그린'이란 초록물감이 있는데 이는 사실 우리나라 풀빛이 아니라 영국의 그것을 재현한 색이다. 유튜브 영상에서 약간 다르게 그렸다. 최근 그림을 그린지 두어 달 되다 보니 선도 둔하고 색칠도 감이 좀 떨어진 것 같지만 이제부터 다시 열심히 그려볼 생각이다. 즐겨주시길... 

춘분, 농사의 시작이자 고뇌의 시작.



춘분은 한 해의 농사가 시작되는 때이다. 밭갈이 논갈이가 시작되고 이런저런 농사 준비로 인해 갑자기 바빠지는 때이다. 옛 사람들은 겨울 동안 아침과 저녁 두 끼만 먹다가 춘분부턴 힘을 써야 하니 점심을 먹었다고 한다. 


더 먹어서 좋은 것보다 그만큼 힘겨운 때가 시작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한 끼를 더 먹게 되면 그만큼 비축된 양곡이 더 빠른 속도로 바닥을 드러낸다는 말도 된다. 


그러니 춘분은 바빠지는 때이자 시름이 본격화되는 때이기도 하다. 


가령 생각해보라, 자영업자인 당신이 수입은 줄고 있는데 지출해야 할 비용은 여전하고 이대로 있자니 결국 문을 닫아야 할 것 같다. 이에 영업활성화를 위해 어렵게 비축해 놓은 얼마 되지 않는 비상자금을 홍보에 써야 할 것 같을 때의 심정이 어떨는지. 


당연히 시름 깊어지지 않겠는가. 춘분으로서 농사 준비에 나서는 옛날 농부의 마음보다 오늘날 자영업자의 마음이 더 힘들면 힘들었지 편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춘분은 해가 길어지는 때이자 농사준비가 본격화되는 때, 그리고 힘겹게 또 다시 삶의 투쟁에 나서야 하는 때라는 것을 이제 알 것이다. 



춘분과 입하의 관계



저번 글에서 춘분의 때에 입하를 말하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얘기를 했다. 


춘분에서부터 입하에 이르는 한 달 반의 기간은 참으로 모순이자 동시에 고뇌와 고통의 기간이란 말을 하기 위함이었다. 


왜 모순이고 고뇌의 시간인가? 농부는 4월 20일 경에 볍씨를 뿌린다. 4월 20일이면 이제 쌀독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는 시점이다. 그러니 볍씨에 눈이 간다. 밥을 지어 먹을 수도 있는 쌀이란 사실이다. 당장 배가 고프니 볍씨로서 밥을 해먹을 것인가 아니면 주릴지언정 볍씨를 뿌릴 것인가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입하는 生死(생사)의 갈림길



이에 눈 딱 감고 가을의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면서 볍씨를 뿌렸다고 하자. 으레 때가 되면 새싹이 나오겠지 하는 마음이겠지만 사느냐 죽느냐가 경각에 달린 사람의 생각에 새싹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오기도 한다. 


오늘날 농사는 너무나도 농법이 잘 확립되어 있어 그런 불안감을 갖는 농부는 없다, 하지만 자영업자인 당신이 마지막 비상금을 영업활성화를 위해 투자한다고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죽기 아니면 살기의 마음이 될 것이다. 


양력 5월 초순의 입하는 땅속에 심은 씨앗이 땅가죽을 뚫고 싹을 내미는 바로 그 순간이란 사실. 그 순간 농부는 가장 빈한하다. 


아직 보리 수확은 시일이 좀 더 남았으니 입하야말로 식량은 바닥이 나고 수입은 전혀 없을 뿐 아니라 그나마 비상식량일 수 있는 볍씨는 이제 먹을 수 없는 벼가 되어 머리를 내밀고 있는 그 순간이기 때문이다. (보리는 빨라야 5월 20일 경이나 되어야 먹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옛날 이 때를 보릿고개라고 불렀다.)


그렇기에 입하의 때는 가장 빈한한 때가 되는 것이다. 그냥 빈한한 것이 아니라 생사가 갈리는 지극히 빈한한 때란 얘기이다.


옛날 농경시대 우리 선조들은 입하 무렵이면 거의 알곡을 먹지 못했다. 밭작물은 당연하고 먹을 수 있는 것은 다 찾아서 허기를 때웠다. 초근목피, 풀뿌리와 나무껍질을 먹기도 했다는 말이다. 



입하는 헝그리 복서를 만들어내는 때



늘 순환 즉 운의 순환에 대해 얘기한다. 60년 순환에 있어서 춘분의 때는 입춘 바닥으로부터 7.5년이 경과한 때이고 입하는 그로부터 다시 7.5년이 흘러 입춘에서 15년이 흐른 때가 된다.

 

앞글에서 1968년은 미국의 60년 순환에 있어 입하의 때란 말을 했다. (1953년이 입춘 바닥이자 시작이었다. 동시에 2013년 또한 미국 국운의 새로운 60년 순환에 있어 입춘 바닥이었다. 그러다보니 트럼프란 이단아가 등장할 수 있었다.) 


입하의 때가 되면 더 이상 체면이고 나발이고 차릴 여유도 필요도 없어진다. 절로 그렇게 된다.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실전적으로 변한다. 그게 바로 헝그리 복서의 시작이다. 


섹시한 대통령인 케네디의 큰 소리로 시작된 미국의 베트남 전쟁이었지만 1968년이 되자 세계 최강대국 미국 역시 더 이상 체면을 차릴 여유가 없어졌던 것이고 이에 창피를 무릅쓰고 베트남에서 발을 뺐다. 



1979년은 우리 대한민국의 입하였으니



그렇다면 이제 우리의 얘기도 해보자. 


우리 대한민국의 60년 순환에 있어 입춘은 1964년이었다. 이에 춘분은 1972년이었고 입하는 1979년이었다. 독재자 박정희는 독한 마음으로 1976년, 한 해로 치면 4월 20일 경의 곡우에 미래의 수확을 위한 볍씨를 뿌렸다. 나라의 명운을 걸고 모든 가용자금을 다 모아서 중화학공업에 대해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게다가 부족한 재정을 보충하기 위해 안 그래도 힘겨워하는 국민들의 살림에 한 번 더 커다란 부담을 지웠으니 부가가치세의 신설이었다. 실로 독한 조치가 아닐 수 없었다. 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었다. (장사하는 이들은 부가세의 무서움을 실감할 것이다. 월급쟁이들은 모르겠지만.) 


우리 국운의 입하는 1979년, 가장 빈한한 때가 찾아들었다. 설상가상으로 그 직전에 제2차 석유파동이 터졌다. 안 그래도 어려운 처지였는데 정말 죽어라 죽어! 하는 판국이었다. 


생활고를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던 시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1979년 10월의 부마사태였다. 그리고 10월 26일 박정희는 부하의 총에 의해 죽고 말았다. 우리 대한민국이 가장 빈한한 처지에 빠졌을 때의 일이었다. (오늘날 ‘부마민주화항쟁’이라 부르지만 이는 훗날에 와서 붙여진 명칭이고 사태의 본질은 ‘생활고’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브렉시트는 영국 국운의 입하



하 영국은 이미 결정된 브렉시트의 이행을 놓고 엄청난 혼란에 빠져있다. 이 역시 2017년이 영국의 입하였기에 벌어지고 있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영국 역시 현재 몹시 가난하다. 영국의 보통 시민들은 생활하기가 결코 녹록하지 않다. 


영국의 유권자들은 2016년 보나 나은 미래를 위해서 브렉시트를 결정했다. 하지만 정작 이행이 눈앞에 다가오자 갈팡질팡하고 국론 분열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입하는 낡은 흐름과 새로운 흐름의 교체기인 까닭이다. 



또 다시 새로운 춘분이 오고 입하가 올 것이니



다시 우리 대한민국으로 되돌아오자. 


2024년이면 360년 거대 순환 속에서 세 번째로 맞이하는 60년 순환이 시작된다. 국운 제3기가 2024년으로서 시작된다는 말이다. 


그렇기에 2032년이면 또 다시 국운의 춘분이 될 것이고 2039년이면 또 다시 우리 대한민국이 가장 빈한해지는 국운의 입하가 될 것이다. 단정하긴 어렵지만 아마도 그 무렵 정도에 남북한이 본격적으로 하나가 되는 때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얼마 전의 글 “어디로? 어떻게?”란 시리즈 글에서 얘기했다. 북한의 2,500만 주민은 고스란히 우리가 떠안게 될 2,500만의 난민이란 사실에 대해서. 같은 민족이 하나가 된다는 감회는 잠시일 것이고 현실은 남한의 우리가 엄청난 부담을 떠안게 되는 일이다. 그러니 전체가 가난해지고 빈한해지지 않겠는가 말이다. 


게다가 현재 청년은 줄어들고 있고 노령화는 일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복지비용은 눈덩이처럼 커져갈 터인데 장차 그때 가서 세금을 부담할 세대들은 숫자에서 대폭 줄어들 것이니 그들의 고충은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주력산업들을 새롭게 이어갈 미래 신산업이 제대로 성장해주지 않을 경우, 우리를 지탱시켜온 수출이 경쟁력을 잃게 될 경우 어떻게 되겠는가. 


그러니 2039년 무렵에 우리는 충분히 가난해지고 빈한해져 있을 것이다. 춘분히 예상해볼 수 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앞에서 미국의 예, 영국의 예, 그리고 우리의 예를 얘기했다. 사실 이런 사례는 얼마든지 말할 수 있다. 그러니 지난 한 주 동안 국운의 입하에 생겨나는 일에 대해 빠져서 생각하고 또 생각할 법도 하지 않았겠는가. 


물론 이는 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사람은 당연히 그렇다. 


나 호호당은 입춘 바닥으로부터 15년이 된 사람을 대번에 알아본다. 가진 것이 없어 보이는데 눈빛은 오로지 생존에 대한 욕구로 형형하다. 입하의 눈빛이다. 


돈이 되기만 한다면 천리길이고 만리길이고 달려갈 태세를 보인다. 자존심 따윈 집어치운 지 오래되었고 오로지 살아남기 위한 一念(일념)으로 말과 행동이 간절하고 또 간절하다. 나 호호당은 그간의 상담을 통해 입하의 눈빛을 일순 포착할 수 있다, 충분히 배고픈 헝그리 복서의 눈빛을. 


이제 이틀 후 21일은 2019년의 춘분이다. 한 해의 힘겨운 투쟁과 전투가 본격화될 것이다. 시름 또한 당연히 깊어질 것이다. 온 세상이 싸우기 시작할 것이다. 물론 사랑도 할 것이다. 그러니 세상은 사랑과 투쟁이다. (우리 인간이란 존재는 참으로 특별한 존재여서 투쟁이란 말 대신에 평화란 말로 현실을 위장해가고 있지만 말이다.)


예전에 이런 말이 있었다. 춘분에 하루를 놀면 한 해 내내 배부르지 않다, 그러니 우리 모두 춘곤증으로 힘들더라도 애써 스스로를 채근해보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