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마친 까닭에 늦여름 초가을의 바닷가를 알고 있다. 피서객이 빠져나간 해변, 파도에 밀려온 해초들과 조개 껍데기, 걷다 보면 사람들이 버린 콜라병과 뜯어진 비닐 포장, 담배 꽁초들이 모래사장에 박혀있는 그 바닷가를 알고 있다. 오늘은 처서, 이제 입욕 금지. 여름 내내 시달린 해수욕장이 이제 쉬면서 다시 정화되는 때이다. 늘 꿈꾼다, 강아지들과 함께 바닷가로 나아가 노는 생각. 서울에 살다보니 아무래도 바닷가에 자주 가지 못한다. 그렇지만 기억하고 있다. 철 지난 바닷가 몰사장과 파도소리, 갈매기 울음 소리를. 귓전에 들려온다. 철 지난 바닷가와 바다를 알고 있다. 텔레비전에서 스쳐가는 이미지를 기억해서 그렸다. 즐겨주시길... 올 해는 정말 최악이다. 코로나와 장마, 그런데 또 태풍이 올라온다고 한다.
늦여름의 바닷가
추억의 감포항
아주 오래 전 제자들과 함께 경주와 문무대왕릉 그리고 감포를 다녀온 적이 있다. 항구 앞의 횟집에서 회를 먹었는데 소나가기 내려서 시원했던 기억이 있다. 선창가에 내리는 요란한 빗소리를 풍악 삼아 흥겹게 회와 술을 즐겼다. 당시에 찍은 사진으로 단색화를 그렸다. 이런 걸 벨류 스터디라고 부르기도 한다. 색의 농도만으로 일단 그려본 후 그를 기초로 다시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10년도 더 된 당시의 추억이다. 아련하다. 며칠 사이 폭우에 작업실 인터넷 선이 물을 먹었고 그 바람에 랜 카드까지 나가서 작업실에선 사실상 아무 일도 하지 못한다. 아주 답답할 따름이다. 랜 카드를 주문했는데 오늘은 또 택배가 하루 쉬는 날이라 하니 더 늦어지고 있다. 코로나에 장마로 울적한 판국에 인터넷까지 나가니. 그저 답답하다. 그래도 그림은 즐겨주시길...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먼산바라기 (0) | 2020.08.27 |
---|---|
늦여름의 바닷가 (0) | 2020.08.23 |
산중의 여름은 깊었는데 (0) | 2020.08.05 |
길고 긴 장마 (0) | 2020.08.04 |
와디 럼, 요르단의 붉은 사막 (0) | 2020.08.02 |
산중의 여름은 깊었는데
연일 내리는 비에 상담도 뜬한 터라 집안 화실에서 그림만 그리고 있다. 늦여름을 그렸지만 마음엔 가을을 기다리고 있나 보다. 약간은 초가을 풍경의 느낌이 난다. 갈색을 많이 쓴 탓이다. 아무튼 나쁘지 않다. 예전에 강원도로 놀러 다닐 때 사먹었던 맛있는 찰옥수수와 감자전이 생각난다. 즐겨주시길...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늦여름의 바닷가 (0) | 2020.08.23 |
---|---|
추억의 감포항 (0) | 2020.08.12 |
길고 긴 장마 (0) | 2020.08.04 |
와디 럼, 요르단의 붉은 사막 (0) | 2020.08.02 |
노을 지는 물가의 풀밭 (0) | 2020.08.01 |
길고 긴 장마
2013년부터 장마라 해도 그냥 비가 오다 마는 마른 장마였는데 이번엔 한꺼번에 갚아줄 참인가 보다. 남부 지방에 물을 쏟아붓더니 이젠 중부지방이다. 비오는 날을 엄청 좋아하는 나 호호당도 이젠 질린다. 그만 좀 내렸으면 한다. 비오는 풍경을 한 장 올림으로써 비야, 너도 이젠 물러가시게나. 제발.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억의 감포항 (0) | 2020.08.12 |
---|---|
산중의 여름은 깊었는데 (0) | 2020.08.05 |
와디 럼, 요르단의 붉은 사막 (0) | 2020.08.02 |
노을 지는 물가의 풀밭 (0) | 2020.08.01 |
비바람 치는 해변 (0) | 2020.07.31 |
와디 럼, 요르단의 붉은 사막
텔레비전에서 요르단의 붉은 사막인 와디 럼이 나왔다. 고대 사막 중계 무역으로 번성했던 페트라의 남쪽에 있는 사막이다. 산화철이 많아서 붉은 색이리라.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에서 오프닝 신으로 나온 이래 나 호호당의 머릿속에 평생 각인된 곳이다. 가볼 생각은 없다, 하지만 늘 동경한다. 붉은 색을 잔뜩 써서 그렸다. 비가 워낙 내리니 지겹고 그래서 물이 없는 경치를 그렸나 보다. 즐겨주시길...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중의 여름은 깊었는데 (0) | 2020.08.05 |
---|---|
길고 긴 장마 (0) | 2020.08.04 |
노을 지는 물가의 풀밭 (0) | 2020.08.01 |
비바람 치는 해변 (0) | 2020.07.31 |
여름 저녁의 거문도 (0) | 2020.07.29 |
노을 지는 물가의 풀밭
구글에서 만난 이미지를 수채화로 그렸다. 물가와 물풀들을 워낙 좋아하는 사람인지라 즐겁게 그렸다. 저녁 빛이 보라빛 구름 사이로 뻗어오고 있고 그 빛은 물에도 어리고 또 번져가고 있다. 청동오리도 그려넣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어서 장마가 끝났으면 싶다. 즐겨주시길...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고 긴 장마 (0) | 2020.08.04 |
---|---|
와디 럼, 요르단의 붉은 사막 (0) | 2020.08.02 |
비바람 치는 해변 (0) | 2020.07.31 |
여름 저녁의 거문도 (0) | 2020.07.29 |
초원의 유루트(집) (0) | 2020.07.23 |
비바람 치는 해변
장마가 길다. 여기저기 폭우가 쏟아졌다. 어릴 적 생각에 바다엔 아무리 비가 와도 홍수가 날 턱이 없잖은가? 하면서 비오는 바닷가를 마냥 바라본 적이 있다. 해수욕장에서 비가 오는데 사람들이 그만 놀고 물속에서 돌아나오는 것을 보면서 참 의아해하기도 했다. 왜 저러지? 물에서 놀다가 비가 온다고 나오나? 이런 생각들이 떠올라 이런 그림을 그렸다. 즐겨주시길...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와디 럼, 요르단의 붉은 사막 (0) | 2020.08.02 |
---|---|
노을 지는 물가의 풀밭 (0) | 2020.08.01 |
여름 저녁의 거문도 (0) | 2020.07.29 |
초원의 유루트(집) (0) | 2020.07.23 |
장보고의 옛 자취 (0) | 2020.07.23 |
여름 저녁의 거문도
얼마 전 신문에 실린 거문도 풍경이다. 정말 멋진 사진이었다. 찢어 오려서 주머니에 담아 왔다. 며칠 동안 저걸 그려볼 까 말까 망설였다. 사진보다 더 멋있게 그릴 수 있으면 성공이고 그렇지 않으면 괜한 짓인데 하다가 결국 그리게 되었다. 펜으로 그린 것에 색을 올릴 적엔 선과 색의 균형이 미묘하고 어렵다. 색이 강하면 선이 죽고 선이 강하면 그냥 흑백 스케치가 나을 것이니. 잘 표현된 것 같아서 만족이다. 독자들도 즐겨주시길. 장마가 길어지고 있다, 하지만 늦더위가 한 번은 있겠지 싶다.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을 지는 물가의 풀밭 (0) | 2020.08.01 |
---|---|
비바람 치는 해변 (0) | 2020.07.31 |
초원의 유루트(집) (0) | 2020.07.23 |
장보고의 옛 자취 (0) | 2020.07.23 |
호반의 저녁 (0) | 2020.07.22 |
초원의 유루트(집)
중국드라마 "구주표묘록"을 재밌게 보았다. 결말이 조금 싱거웠지만 나름 재미가 있었다. 멋진 풍경들이 많이 나와서 더욱 좋았다. 결국 중국적 세계관이란 게 중국을 중심으로 북방의 유목민과 기타 산해경에 나오는 여러 것들을 혼합해서 나름 만든 모양이다. 주인공 아소륵의 고향 풍경을 생각하면서 그렸다. 나 호호당은 젊은 날 꽤나 초원의 삶에 매료된 바 있다. 지금도 그렇냐고? 묻는다면 어림도 없다고 답하겠다. 그런데 가서 살면 금방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늙으면 적응력이 떨어지니 그렇다. 그림 전체에 습기가 어린 느낌을 주었다. 즐겨주시길...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바람 치는 해변 (0) | 2020.07.31 |
---|---|
여름 저녁의 거문도 (0) | 2020.07.29 |
장보고의 옛 자취 (0) | 2020.07.23 |
호반의 저녁 (0) | 2020.07.22 |
빛나는 모래사장을 끼고 도는 낙동강 (0) | 2020.07.16 |
장보고의 옛 자취
완도 인근 장도의 청해진 유적이다. 먼 옛날 해상왕으로 중국과 일본, 신라를 아울렀던 해상 무역 기지였던 곳이다. 동영상으로 보다가 문득 흥취가 가서 그려보았다. 하늘을 영상과는 달리 해서 흰 띠 구름을 넣었다. 가을 느낌이다. 즐겨주시길...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 저녁의 거문도 (0) | 2020.07.29 |
---|---|
초원의 유루트(집) (0) | 2020.07.23 |
호반의 저녁 (0) | 2020.07.22 |
빛나는 모래사장을 끼고 도는 낙동강 (0) | 2020.07.16 |
한여름의 전원 (0) | 2020.07.12 |
호호당 화첩
- 늦여름의 바닷가 2020.08.23
- 추억의 감포항 2020.08.12
- 산중의 여름은 깊었는데 2020.08.05
- 길고 긴 장마 2020.08.04
- 와디 럼, 요르단의 붉은 사막 2020.08.02
- 노을 지는 물가의 풀밭 2020.08.01
- 비바람 치는 해변 2020.07.31
- 여름 저녁의 거문도 2020.07.29
- 초원의 유루트(집) 2020.07.23
- 장보고의 옛 자취 2020.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