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마친 까닭에 늦여름 초가을의 바닷가를 알고 있다. 피서객이 빠져나간 해변, 파도에 밀려온 해초들과 조개 껍데기, 걷다 보면 사람들이 버린 콜라병과 뜯어진 비닐 포장, 담배 꽁초들이 모래사장에 박혀있는 그 바닷가를 알고 있다. 오늘은 처서, 이제 입욕 금지. 여름 내내 시달린 해수욕장이 이제 쉬면서 다시 정화되는 때이다. 늘 꿈꾼다, 강아지들과 함께 바닷가로 나아가 노는 생각. 서울에 살다보니 아무래도 바닷가에 자주 가지 못한다. 그렇지만 기억하고 있다. 철 지난 바닷가 몰사장과 파도소리, 갈매기 울음 소리를. 귓전에 들려온다. 철 지난 바닷가와 바다를 알고 있다. 텔레비전에서 스쳐가는 이미지를 기억해서 그렸다. 즐겨주시길...  올 해는 정말 최악이다. 코로나와 장마, 그런데 또 태풍이 올라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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