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빛과 구름으로 마술을 부린다. 평생 사는 재미 중에 가장 큰 재미라 할까, 그건 하늘을 바라다보는 재미이다. 거의 평생을 사진을 찍어왔기에 늘 하늘을 보았다. 그런데 같은 하늘을 본 기억은 없다, 엇비슷하지만 같은 하늘은 없다. 하늘은 커다란 캔바스, 빛과 구름을 레시피로 해서 갖은 환타지를 연출한다. 매료될 밖에. 더운 여름의 저녁놀이 장엄하고 휘황하다. 언젠가 죽고 나면 저런 풍경들을 다시 볼 수 없을까봐 걱정일 정도이다. 즐겨주시길...

오랜 만에 본격 수묵화를 그려보았다, 참으로 오랜 만이다. 그리고 나서 썼다, 눈앞의 것은 유한하지만 마음은 무한을 볼 수 있다고,  바위산을 좋아한다, 운무가 감싸고 도는 풍경을 좋아한다, 바위는 단단함이고 운무는 미세한 수증기이니 그로서 만들어지는 모습을 좋아한다. 즐겨주시길...

먹으로 드로잉을 하고 동양화 물감과 수채화 물감을 섞어서 칠했다. 잠시 망설였다, 그림의 오른 쪽에 그린 소감을 먹붓으로 써넣으면 완전 수묵산수가 될 터인데, 그러지 않고 사인을 흰색 과슈로 표시했다. 그러니 수채화에 더 가깝다. 혼합 미디어의 그림인 셈이다. 올 10월 전시회를 앞두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고 있다. 도시의 복잡한 픙경을 이렇게 그려넣어도 될 것도 같고. 즐거운 고민 중이다. 8월부터 전시용 작품을 시작하면 망설이지 말고 거침없이 그려야 할 것이니 지금은 잠깐의 모색 시간이다. 두 사람이 앞의 바위 산 앞에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림은 내게 그냥 환타지. 환타지는 초월을 가능케 하기에 즐겁다. 독자님들도 즐겨주시길...

 

언젠가 여름 영월 주천강의 지류가 흐르는 무릉도원면의 강가에 차를 세웠던 적이 있다. 물이 참 맑은 곳이다. 오죽하면 무릉도원이라 했을까나. 나무젖가락에 먹을 찍어 그리고 마구 칠을 해서 그렸다. 가끔은 이런 풍의 그림도 그리고 싶어진다. 즐겨주시길...

제자가 남해에 놀러갔는데 보리암에 올라 찍은 사진이다. 예전에 비슷한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 다만 계절이 추울 때였는데 이 사진은 여름이다. 감회가 새롭고 여름 바다 풍경이 시원해서 같이 즐기자고 올린다. 

나 호호당이 마음 속으로 간직한 절이 몇 군데 있는데 낙산 홍련암, 여수 향일암, 사자산 법흥사, 그리고 지리산의 천은사이다. 최근엔 고찰의 느낌이 많이 가셨지만 여전히 극락세계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나니 계단의 수평이 조금 맞지 않는다. 수정하면 되겠지만 그냥 둔다. 저 계단 올라서 사천왕문을 지나 극락보전이 있고 그 안에 아미타불과 협시보살님들이 계신다. 그리고 왼쪽으로 가면 지리산 신령님이 계신다. 천은사 역시 호남 지방의 절답게 개천을 지나는 다리가 누각으로 되어 있다. 수홍루, 무지개가 드리우는 다리란 뜻이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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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곡성 여행에서 처음 가본 천태암이다. 산신각에 올라 찍은 사진으로 그렸다. 이런저런 디테일을 날리고 심플하게 그렸다. 앞에 보이는 산이 남쪽 송광사 쪽이다. 오른 쪽으로 주암호가 보이지만 이 그림에서 구도상 빠졌다. 체력을 꽤나 회복한 모양이다, 그리면서 지치지 않았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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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올린 사진, 태안사 입구의 능파각을 수채화로 그린 것이다. 몸이 회복되면서 바로 그렸다. 며칠 전 끙끙 앓을 때  그릴 힘은 없고 그리고는 싶고 해서 힘들어했던 그림이다. 여름의 느낌, 바위를 덮은 이끼를 더 그려넣었다. 기둥의 붉은 색이 다소 선명한 느낌이다. 한 톤 더 죽였어야 했을 것 같다. 즐겨주시길...

2박 3일 일정으로 전남 곡성과 구례를 다녀왔다. 좋은 인연을 만나 덕분에 참으로 좋은 경관들을 볼 수 있었다. 물이 흘러내리는 커다란 바위 위의 누각은 능파각이라 하니 멋지기도 하고 한편 절의 누각 이름으로는 다소 얄궃은 느낌도 있다. 능파미보라 하면 절세미인의 대명사이니 그렇다. 스님들은 물론 좋은 경치를 두고 미인에 비유했겠지만 色(색)과 空(공)의 항등식이 깨지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깨달은 스님들이야 그 경계를 이미 넘어섰기에 그랬으리라 보지만 말이다. 일정이 다소 무리했는지 다녀온 뒤 일요일까지 심하게 몸살을 앓았다. 설사까지 겹쳐서 여간 고생이 아니었다. 월요일 오후가 되어서야 그럭저럭 정신이 들고 체력이 회복되고 있다. 이럴 때면 나이를 느낀다. 사실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은 생각 굴뚝 같았지만 마음만 그럴 뿐 기력이 되질 않아 그저 머리 속으로 여러 번 그려봐야 했다. 그림 시뮬레이션! 살살 쓰다 가야할 몸이다. 독자들도 아니 이 양반 왜 글을 올리지 않지? 할 것 같아 이 사진으로 답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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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읽으면 첫 부분에 루마니아의 트란실바니아의 언덕과 숲 사이로 가다 보면 드라큘라 백작의 성이 나온다는 소개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트란실바니아, 뭔가 울림이 있는 이름 아닌가!  뜻을 찾아보니 '숲 너머 저쪽'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사진은 구글 어스에서 찾았고 정취가 있어서 그렸다. 올 가을 전시회를 준비해서 맹렬 정진이다. 하루에 두 장씩 그린다. 8월부터는 작품을 준비해야 하니까. 다 올리진 못 한다, 독자들이 질려할 것 같아. 가본 적도 없고 가볼 일도 없을 것이다. 담배를 참을 수 없는 터라 그냥 저런 곳이 있구나 한다. 그리면서 즐거웠다. 독자들도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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