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가로로 긴 그림에 재미가 들었다. 가로로 50 센티 세로로 30 센티 그림이다. 며칠 전 텔레비전에서 먼 북쪽 몽골의 황량한 산록 위를 날고 있는 콘돌, 하늘에서 빙빙 돌면서 먹잇감을 찾는 콘돌을 보았다.  주어진 시간 내에 먹을 것을 찾아 잡아먹지 않으면 저 독수리는 살 수가 없으리라, 나 호호당은 위장이 약해서 늘 소화제를 달고 산다. 저 콘돌에게 참으로 미안하다. 몽골 사람들은 음식을 먹고 체하는 일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먹지 못해서 일이지 먹은 걸 소화시키지 못해서 힘든 법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미안하고 죄송하다, 하늘과 땅, 그리고 모든 생명들에게. 먹잇감이 되어야 하는 놈, 먹어야 하는 놈, 자연은 그야말로 에누리가 없는데 나는 입맛이 없다는 소리나 하고 있으니. 황량한 경치를 좋아한다. 젊은 시절부터 늘 동경해왔다, 하지만 막상 가보니 견디기 어려워서 돌아왔다. 그래도 동경한다, 그래서 이렇게 그린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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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칠 놀이가 재미가 나서 잘 생각은 하지 않고 다시 그냥 블루를 칠하는데 아들님께서 보더니 뭐 같은데, 약간 밤 도시 풍경 같다는 말을 했다. 그래서 좋아, 추상화가 아니라 구상화로 만들어보지 하고 잠깐 생각하다가 문득 떠오르는 기억 혹은 추억이 있었다. 옛날 고등학교 시절 여름에 친구들과 해운대 가서 놀았던 기억이다. 서울의 멋진 언니들이 내려오는 해운대였기에 혹시나 했던 마음도 있었다. 숫컷의 발정이었다. 밤하늘의 붉은 색이 바로 그 기분이다. 이젠 아련하고 희미하다. 당시 해운대의 밤은 불빛이 그다지 많지도 않았다. 그림의 기법은 내가 좋아하는 프랑스의 라울 뒤피 풍이다. 엉터리 그림이지만 느낌은 당시의 감성이 충분히 살아있다. 만족한다. 독자님들도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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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정물화란 것을 그렸더니 재미가 났다. 그래서 토요일 강의를 마치고 와서 그냥 칠하기 시작했다. 일단 일을 벌리는 것이다. 노랑과 빨강을 칠하다 보니 꽃모양이 나왔다. 그래서 당연히 잎사귀도 좀 넣어야 해서 옆에 곁들였다. 그러자 제법 그림 같아졌다. 그래서 밑에 화분을 깔았다. 으레하는 상투 수법이다. 그리다 보니 칠하기 시작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차갑고 약간의 녹색 톤을 가진 셀루리언 블루가 오늘 저녁 칠하고 싶었던 것이다. 오른 쪽과 잎사귀에 실컷 칠하고 바르고 나니 갈증이 좀 가셨다. 기왕 그린 거 완성했다. 전체 그리는 시간은 20분, 이런 즉흥적인 스케치 풍의 색칠하기를 즐긴다. 일종의 연습이기도 하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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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만난 사진을 보고 그렸다. 창밖의 잎사귀에 가을 느낌을 넣었다. 오렌지 색과 커튼의 차가운 푸른 색이 인상적이었다. 커는 옆의 자기 티포트 무늬가 예쁘다. 이런 그림은 사실 아주 쉽다, 드로잉 5분, 칠하는 데 5분, 하지만 싱그럽다. 가성비가 좋은 그림이다 싶다. 앞서의 그림이 약간 감상적이라면 이 그림은 싱그럽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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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실 방안으로 가을 바람이 잘도 불어댄다, 새벽녘엔 무척 서늘하다, 그러니 감각은 계절을 앞선다. 억새풀 있는 가을 강변을 그렸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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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슬 바람이 저녁 들어 그치지 않고 불어댄다, 가을 속으로 들어가잔다, 화실에서 웃통을 벗은 채 생각에 잠겼노라니 어느 사이에 찬 기운이 스며든다, 몸을 움츠리며 “아, 가을이구나!” 하고 嘆(탄)한다. 가을을 노래한 이런저런 시 구절들이 머릿속을 스쳐간다. 이에 모니터 앞에서 일어나 이젤 쪽으로 가서 가을을 그리기 시작했다. 찬 색조로 칠했다. 앞의 풀들은 시들고 말라있다. 먼 산은 가을 안개로 흐렸는데 망망한 허공에는 기러기들이 북녘에서 날아들고 있다. 가을이 깊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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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비가 제법 내렸다, 아침까지 이어지는 비. 괜히 기분이 울적했다. 비를 좋아하는 나이건만 어제 밤엔 그랬다. 그냥 별 생각없이 붓을 놀리기 시작했다, 붓이 가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나중에 이왕 칠한 거 그림으로 만들어보자 싶어서 산을 만들고 아래에 위도가 높은 지역의 풍경으로 만들었다. 습기가 가득하다, 그래서 축축한 산과 들이다. 새 두 마리가 먹고살리즘에 허우적대면서 날고 있다. 두 마리, 그러니까 커플인 모양이다. 내 눈엔 쟤들도 외로워보인다. 감상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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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나절에 흥취가 나서 아파트 가장 높은 층으로 올라가 창 너머로 내려다 보면서  왼손으로 스케치북을 잡고 흔들거리면서 마구 드로잉을 하고 사진도 찍은 다음 가져와서 칠을 하고 약간 다듬었다. 중앙의 큰 건물은 하이브랜드 리빙관이 있는 건물이고 왼쪽은 이마트 양재점, 오른 쪽은 코스트코, 그림  아랫부분 왼쪽은 더 케이 호텔 골프 연습장, 오른 쪽은 엘지 화학(?) 연구소이다. 하단에 양재천으로 내려오는 길이 보인다. 멀리 보이는 산은 왼쪽은 구룡산이고 오른 쪽은 안산과 그 너머 인릉산이라 되어 있다. 이처럼 현장에서 펜을 마구 그어대는 방식은 나름의 스릴과 통쾌함이 있어서 좋아한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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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 서북쪽 태평양으로 돌출한 작은 반도끝에 있는 등대이다. 이름은 Point Reyes 등대, 발음은 "포인트 레이" 정도로 들린다. 주인공 갈매기가 좀 못 그렸다. 사실 못 그린 건 아닌데, 정말 이렇게 생겼지만 예쁘지가 않다. 확- 찢어버릴려하다가 그림이 아까워서 그냥 올린다. 사진은 늘 그림의 펜놀림을 제대로 집어내지 못한다. 원 그림은 펜의 칼칼함이 살아있는데 말이다. 그래도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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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방금 떨어지고 가로등이 들어오는 시각의 골목 풍경이다. 하늘엔 아직 빛이 조금 남아있지만 골목은 많이 어둡다. 가로등불이 그런 풍경을 만들어낸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광각이 심해서 형상이 조금만 움직여도 일그러진다. 야간 시간에 그리고 나서 사진을 찍다 보니 원화와는 인상이 조금 다르다. 군데 군데 마음에 들지 않는 곳이 있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살아있어서 올린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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