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가로로 긴 그림에 재미가 들었다. 가로로 50 센티 세로로 30 센티 그림이다. 며칠 전 텔레비전에서 먼 북쪽 몽골의 황량한 산록 위를 날고 있는 콘돌, 하늘에서 빙빙 돌면서 먹잇감을 찾는 콘돌을 보았다.  주어진 시간 내에 먹을 것을 찾아 잡아먹지 않으면 저 독수리는 살 수가 없으리라, 나 호호당은 위장이 약해서 늘 소화제를 달고 산다. 저 콘돌에게 참으로 미안하다. 몽골 사람들은 음식을 먹고 체하는 일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먹지 못해서 일이지 먹은 걸 소화시키지 못해서 힘든 법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미안하고 죄송하다, 하늘과 땅, 그리고 모든 생명들에게. 먹잇감이 되어야 하는 놈, 먹어야 하는 놈, 자연은 그야말로 에누리가 없는데 나는 입맛이 없다는 소리나 하고 있으니. 황량한 경치를 좋아한다. 젊은 시절부터 늘 동경해왔다, 하지만 막상 가보니 견디기 어려워서 돌아왔다. 그래도 동경한다, 그래서 이렇게 그린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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