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지내고 새벽녘에 수유가 피었네. 꽃중에서 유난히 작아서 나는 씨알꽃이라 부른다. 그제 저녁 남부순환도로 변에 목련 피는 것을 보았는데 이상하게 아직 개나리를 보지 못했네. 개나리가 조금은 더 빠른 법인데. 올 봄은 기분이 더 묘하다, 나 호호당의 삶은 이미 저물어가는데 저 놈들은 개의치 않고 또 다시 봄을 만들어놓고 있으니 지금이 봄인가요 아니면 늦가을인가요, 도무지 계절감각을 모르겠네. 에라, 모를세라, 염치불구하고 나 호호당도 회춘하겠다고 애를 써봐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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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수원을 다녀오는데 멀리 수원평야 서쪽 낮은 산위로 오렌지빛 해가 떨어지고 있었다. 반대편 건물 외벽에 그 마지막 빛들이 튕겨오르고 있었다. 문득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왈칵 났다. 언젠가 아주 오래 전 내 손을 꼭 잡으시고 석양빛을 바라보면서 지난 삶을 회고하시던 모습이 순간 내 망막에 새겨졌다. 내 눈동자는 핑- 하고 눈물이 솟아 사물들이 일그러져졌다. 가신 지 만 7년하고 5개월, 엄마 잘 있지? 하고 안부를 물어보았다. 집으로 돌아와 영정 앞에 잘 드시던 커피 한 잔 타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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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분으로서 한 해의 아침이 밝는다. 해질 무렵 벚나무 가지가 물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 내 눈에 훤히 보인다. 이제 보름만 있으면 꽃망울을 열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이제 꽃샘 추위도 가실 것이고 기온이 많이 오르면서 살기 좋은 계절이 시작되고 있다. 만물이 새롭게 펼쳐지고 있고 펼쳐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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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을 늘 함께 하다 보니 유난히 아빠를 따르는 우리 강아지 바리, 아내가 절에 다닐 때 데려온 강아지라 보리, 불교의 지혜를 뜻하는 Bodhi 라고 하면 어떨까 하고 제안했는데 보리는 무슨 보리, 그냥 바리라 해, 하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 바리. 이름대로 바리바리하다. 아내가 거동이 불편해서 예전보다 내가 더 신경을 써주게 되고 그러다보니 유난히 나를 졸졸 따라다닌다.  무슨 말 하는 거야?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강아지, 애교가 많다. 겁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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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길, 봄의 느낌이 물씬하다. 아이들이 폰을 들여다보면서 걸어오고 있다. 양쪽의 나무들은 모두 벚나무, 이제 한 달 뒤면 화려하게 개화하리라. 공기도 온화하고 습윤하다. 보나마나 중국발 먼지는 있겠으나 말이다. 이제 다시 움직일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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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과 함께 연휴 기간 중에 화성 방조제로 놀러갔다. 멀리 보이는 굴뚝은 건너편 당진의 현대제철소 실루엣이다. 거리는 10 킬로미터인데 아주 가까워 보인다. 하지만 방조제에서 저길 가려면 돌아가기에 자동차로 1시간은 더 걸린다. 그레이 톤의 풍경, 봄이 오는 느낌도 들고 쓸쓸한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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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일몰은 6시 25분이었고 이 사진은 6시 57분, 완전히 어둡기 직전이었다. 서쪽 하늘에 처음 나온 별빛이 너무 초롱해서 약간 놀랐다. 일단 샛별 그러니까 금성이겠지 싶다. "초저녁 별빛은 초롱해도" 로 시작하는 봉선화란 옛 노래가 생각났다. 이른 봄 저녁의 별빛은 저처럼 초롱하구나. 

 

 

토요일 아침 산책 시간, 늘 대하게 되고 또 얘기를 건네게 되는 능수버들이다. 능수는 수양이와 약간 다르다, 그리고 우리 고유의 품종이다. 중국에선 능수버들을 조선버들이라 부른다. 구분하는 법, 약간 까다롭지만 나 호호당은 잘 알고 있다. 이곳 우면동에서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날 것 같으면 저 버들 아래 물가에 화장한 뼈를 조금만 묻어달라고 아들에게 당부해놓았다. 양재천과 능수버들, 참으로 좋은 곳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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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온화해지고 있다. 그러더니 오늘은 낮에 13도까지 오른다 한다. 아침에 가볍게 산책을 했다. 멀리 청계산의 매봉이 아련하게 그러나 또렷하게 보인다. 새 봄이다. 새 마음으로 열심히 해봐야 하겠다. 3월초부터 유튜브에 동영상이 올라간다.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해가 많이 길어졌다. 동지 때 해는 저녁 5시 15분에 졌는데 오늘 일몰은 6시 10분이다. 추위 속에서도 햇빛을 받아 만물이 꿈틀대고 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마른 가지들이 유난히 빛난다.  우리 또한 겨울 동안의 칩거를 털고 일어나야 하겠다. 청소도 좀 하고 그러다 보면 내 마음 속의 잡티끌들도 날아갈 것이다. 이제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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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 바위산 위의 수도원 광경이다. 독자님들도 미디어를 통해 한 번은 보신 적이 있을 것이다. 메테오라란 곳에 높은 바위산 꼭대기에 지어진 수도원 건물이다. 구글 지도 여행을 하다가 그리스를 들렀는데 이 장소를 보게 되었다. 놀 어린 바위와 수도원 건물이 인상적이라 그려보았다. 멀리 산 아래 저녁 안개가 깔려있다. 사람들은 참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한다. 이런 광경을 만날 때면 드는 생각이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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