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도깨비 방망이와 같은 미국 달러

 

 

상식적인 선에서 오늘날의 글로벌 경제를 보면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그리고 그 와중엔 미국 달러가 있다.

 

미국 달러는 글로벌 화폐이다. 미국 달러를 두고 기축통화라고 하지만 실은 그 이상의 것이다.

 

과거 대영 제국 시절 기축통화는 영국 파운드화였지만 영란은행이 원한다고 해서 마음대로 찍어낼 수 없었다. 영국 파운드화가 비록 국제 교역에 사용되는 기축통화로서의 명예와 권위를 지니긴 했어도 그 역시 영국의 금 보유량을 넘어서 파운드화를 발행하거나 찍어낼 수 없었다. (이런 제도를 금본위제라 한다.)

 

하지만 오늘날 미국 달러는 찍어내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 그냥 미국 연준(Fed)이 찍어내고자 하면 마음껏 얼마든지 한껏 찍어낼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연준은 이른바 양적완화, 즉 무지막지한 양의 달러를 찍어내었던 것이 그것이다.

 

당시 연준이 찍어낸 달러는 너무나도 엄청나서 기존 경제학 이론대로라면 미국 경제는 500%에 달하는 수퍼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야 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기에 기존의 경제학 이론은 한 마디로 개망신을 당했다.)

 

 

미국 달러는 기축통화 그 이상의 것이어서

 

 

우리 돈인 원화는 한국은행이 보증하는 돈이지만 외국에 나가면 사실상 통용되지 않는다, 베트남 정도라면 받아주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그러니 해외에선 그냥 종이일 뿐이다.

 

미국 달러 역시 금에 연계되어 있지 않고 우리처럼 그냥 미국 연준이 보증하고 있을 뿐이지만 전 세계 어디에 가도 다 통용된다. 달러는 그 자체로서 가치가 없으면서도 아주 특별한 화폐인 것이다. 미국 연준은 그야말로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셈이다. 금 나와라 뚝딱!

 

 

달러의 위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하면 그 이유가 놀랍게도!

 

 

미국 달러의 이와 같은 특별한 지위는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물론 미국이란 나라가 가진 엄청난 국력이 배경이라 하겠지만 실은 좀 더

이상하고도 이해하기 어려운 원인이 있으니 그것은 참으로 해괴망측하게도 그 까닭은 미국이 엄청난 무역적자 대국이기 때문이란 점이다.

 

작년 한 해만 해도 미국의 무역수지는 무려 6,120억 달러 적자였다. 작년만 그런 것이 아니라 미국은 과거 수십년간 줄곧 엄청난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미국의 무역적자야말로 오늘날 글로벌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게 만드는 근본적인 요인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무역 불균형을 달성하게 되면 무서운 재앙이 닥칠 것이니

 

 

미국이 무역에 있어 균형을 달성하면 아주 좋지 못한 일이 발생할 것이다. 글로벌 경제가 장기 불황에 빠져들 것이기 때문이다.

 

관련해서 재미난 점은 작년부터 미국 트럼프가 무역 불균형을 없애겠다면서 중국과 무역전쟁을 선포하는 등등 씩씩거리면서 팔을 걷고 나섰음에도 무역적자는 더 늘었다는 점이다.

 

왜 그런 것일까? 하고 이유를 따져보면 그 또한 웃긴다. 트럼프 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작년 미국 경제는 2.9% 성장했다, 그 정도면 미국으로선 호황이었기에 소비가 늘었고 자연적으로 해외로부터의 수입도 늘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경제가 좋으면 무역적자가 늘어나는 구조로 되어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무역불균형을 시정하겠다는 것을 공약으로 내걸고 지지층의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만일 진짜로 미국의 무역수지가 개선되어 균형을 이루게 된다면 그거야말로 전 세계 불황이 닥칠 것이란 점이다. 미국 역시 마찬가지.

 

다시 말해서 미국의 무역수지가 만일 균형을 맞추거나 흑자로 전환될 경우 글로벌 경제는 그야말로 파탄이 날 것이고, 특히 우리와 같은 수출경제는 더더욱 그렇다.

 

미국의 무역수지가 흑자 또는 균형을 잡을 경우 어떤 일이 생길 것인지 알아보자.

 

 

미국이 무역균형을 달성하면 글로벌 경제의 돈줄이 마른다.

 

 

더 이상 미국 달러가 해외로 흘러나가지 않게 된다. 수입 물품에 대해 달러로 대금을 지불하고 있으니 미국의 수출 수입이 균형을 잡으면 달러 또한 해외로 나가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럴 경우 글로벌 경제에 있어 돈줄이라 할 수 있는 달러 공급이 멈춘다는 말이 된다. 달러는 연준만이 찍어낼 수 있는데 다른 나라가 달러를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수출을 더 많이 하고 그 대금을 달러로 받는 것이니 그렇다.

 

그러니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노릇인 것이 글로벌 경제라 하겠다. 미국이 무역적자를 유지해야만 나머지 글로벌 경제가 돌아가고 그에 따라 미국 경제도 돌아갈 것이니 말이다.

 

 

글로벌 경제, 이상한 상호의존 관계

 

 

현재의 글로벌 경제 구조는 이렇다. 우리 대한민국이나 중국, 일본, 대만 등은 물론이고 아세안 국가들은 대부분 미국에 대해 수입보다 수출이 많다. 그 차액만큼 달러를 벌고 있다. 즉 미국에 대해 무역흑자국들이다.

 

각 나라의 수출업자들은 미국 수입업자로부터 달러로 지불을 받을 것이고 그러면 그 달러를 각자의 중앙은행에 가서 자국 돈으로 교환해서 가져간다. 그러고 나면 각국 중앙은행은 수출업자에게 자국 돈을 내어주고 달러를 받게 되는데 그 달러를 어떤 식으로 처분하고 관리하고 있을까?

 

방법은 각국 중앙은행들은 그 달러를 미국 상업은행에 예금을 하거나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식이다. 하는 것이다. 물론 일부는 유로를 사들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 대목에서 또 한 번의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

 

동아시아 중앙은행들로부터 예금을 받은 미국 은행들은 그 돈을 미국 기업들에게 대출해주고 그러면 미국 기업들은 대출받은 돈으로 다시 해외 각 나라에 대한 투자자금으로 사용한다. 돈은 돌고 도는 것이니 그렇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미국 상업은행에 예금하지 않고 국채를 사들인다 해도 결과적으론 동일하게 된다.)

 

미국 정부의 부채 규모 또한 대단하다. 현재 22조 달러로서 20 조 달러인 미국 GDP보다 더 많다. 미국 정부가 부채를 조달하는 방법은 국채 발행이고 그 상당 부분은 동아시아의 중앙은행들이 사주고 있다. 금년 4월 통계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들이 보유 중인 미국 국채는 대략 6조5천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 국가 부채 22조 달러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제 다시 한 번 정리해보자.

 

미국이 만일 트럼프 말대로 무역 균형을 달성하게 되면 달러가 다른 나라로 흘러나갈 일이 없게 될 것이다. 그러면 각국 중앙은행들은 더 이상 미국에 예금하거나 국채를 살 수가 없게 될 것이다. 그러면 미국 정부는 국채 발행에 애를 먹게 될 것이고 뿐만 아니라 미국 상업은행들이 미국 기업들에게 대출해주는 돈도 줄어들 것이다. 이에 미국 기업들은 자금 조달이 어려워 질 것이고 해외 자산에 투자할 규모도 줄어들 것이다.

 

대출이 줄면 경제도 위축되기 마련이다. 흔히 말하는 신용경색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 결과 미국 경제도 위축될 것이고 글로벌 경제도 위축될 것이며 특히 수출 비중이 높은 동아시아 경제는 직격탄을 맞을 것이다.

 

유럽 경제는 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적다는 점에서 피해가 동아시아 나라들보다 피해가 적겠지만 그 역시 불황이 닥칠 것은 물론이다.

간단히 말해서 미국 무역의 균형이 달성되면 글로벌 경제는 엄청난 불황 또는 패닉(panic)이 발생할 것이고 디플레이션이 만연할 것이란 얘기가 된다.

 

이게 오늘날 달러로 유지되고 돌아가는 글로벌 경제의 실상이다. 그렇기에 미국 달러는 그냥 기축통화가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이라 할 것이다.

 

 

미국은 앞으로도 계속 무역적자와 국가부채를 유지해주어야만

 

 

미국은 앞으로도 수출보다 수입을 많이 해주어야 한다. 즉 미국 국민들과 기업들은 그들이 한 해 동안 생산하는 제품과 서비스보다 더 많이 소비해주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그래야만 달러가 다른 나라 쪽으로 흘러나갈 것이고 그러면 앞에서와 같이 글로벌 경제가 돌아간다.

 

미국 정부 또한 앞으로도 건전재정을 달성하면 참으로 곤란하고 계속해서 국가부채를 유지해주어야만 국채를 계속 발행할 것이고 그래야만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달러를 처리할 수 있다.

 

미국 시민들과 기업들은 저렴한 일용품의 경우 메이드 인 차이나를 사주어야 할 것이고, 텔레비전이나 모니터, 반도체 등은 우리 대한민국으로부터 사주어야 할 것이며 다른 기타 제품은 일본으로부터 수입해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계속해서 무역적자를 유지할 것이니 말이다.

 

미국의 국가부채와 미국의 무역적자는 글로벌 경제는 물론이고 미국 자체의 경제를 위해서도 불가결하다는 것이고 그래야만 미국 연준은 계속해서 달러를 찍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일종의 글로벌 중앙은행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이게 오늘날 글로벌 경제가 유지되는 방법이다. 글로벌 GDP가 계속해서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려면 그야말로 필수 조건인 것이다.

 

현재로선 그 어떤 경제학자나 천재적인 아이디어맨도 지금까지 얘기된 방법을 떠나 다른 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전 세계 경제가 미국에 연동되어 있는 것이고 ‘미국화’되어 있고 ‘달러화’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글로벌 경제는 미국 경제의 파생 경제일 뿐이니

 

 

미국을 중심으로 해서 돌아가는 글로벌 세계, 이것이 오늘날의 참된 실상이다. 미국 경제규모는 GDP 20 조 달러로서 전 세계 GDP 80조 달러에 비하면 1/4이다. 하지만 그 1/4 규모의 미국 경제가 이상해지면 글로벌 전체 경제가 이상해진다는 얘기이다. (EU 역시 규모가 대략 20조 달러지만 달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은 훨씬 적다.)

 

지금까지 늘어놓은 얘기는 사실 글로벌 경제에 대한 대단히 상식적인 얘기였다. 경제에 대해 약간의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괴이한 글로벌 경제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전체적인 구조는 지금까지 얘기한 바와 같이 그렇다고 인정해두고 우리 입장에서 가장 좋은 것은 다음과 같다.

 

달콤한 생각 하나 얘기해본다.

 

중국은 미국 물건을 더 많이 사주어서 대미 무역흑자를 줄일 것이며 일본 또한 그렇게 되면 좋겠다. 반면 우리의 경우 적절한 대미 무역흑자를 유지해갈 수 있다면 최상이라 할 것이다. (최근 정부는 미국산 셰일 가스 수입을 늘려서 대미 무역흑자를 줄여가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다음 글에선 유로화 얘기를 해보기로 하겠다. 그 역시 이상한 구석이 참으로 많다.

자연순환운명학 심화반 강좌 개최

 

 

그간에 두 번에 걸쳐 자연순환운명학 기초 강좌를 진행하였기에 심화 강좌를 개최합니다.

 

기초 강좌에서 24절기와 60년에 걸친 운의 순환, 그리고 사주에 따른 입춘 입추를 알아보는 내용을 통해 운명의 사계절에 대한 개략적인 내용을 공부했습니다.

 

그러나 타고난 사주에 따른 입춘과 입추를 구별하는 것은 사주 자체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해집니다. 이번 심화반 강좌는 따라서 입춘 입추를 파악하기 위한 기본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입니다.

 

 

심화반 강좌는 50만 개에 달하는 사주마다의 기본 구조, 즉 24절기와 10干(간)에 따른 240개의 體(체)를 이해하고 그에 따른 개개 사주 命式(명식)의 특성을 파악하는 공부를 하게 됩니다. 이를 저는 사주의 象(상)을 보는 공부라고 부릅니다.

 

사주 명식에 따른 저마다의 타고난 개성 즉 象(상)을 볼 수 있어야만 60년 순환에 있어 立春(입춘)과 立秋(입추)를 보다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기초가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심화반 강좌는 자연순환 운명학 기초 클라스를 이수한 자에 한정됩니다. (참고로 기초 이론 강좌는 심화반 강좌가 끝난 후 9월 하순 경에 재개된다는 점 알려드립니다.)

 

 

강좌 개요

 

 

강좌 개최

-2019년 7월 20일 토요일 오후 4시 30분부터 8시까지

 

강좌 기간

-매주 토요일 1회, 총 8번의 강좌 (도중에 연휴가 있으면 자동 순연됩니다.)

 

강좌 시간

-3시간 30분간, 도중에 간식 시간을 갖습니다.

 

강좌 장소

-강남역 근처 CNN the Biz 강남교육연수센터 강의실 (Tel. 02-564-4172)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1번 출구에서 400 미터, 도로로 5분 거리

 

수강료

-8회분 44 만원 (2회 분납도 가능합니다.)

 

강좌 신청방법

-제 메일(1tgkim@hanmail.net)으로 신청을 하시면 제가 참강 확인 메일을 보내 드립니다.

-Tel 02-534-7250 / 통화는 오후 3~6시 사이에 가능합니다.

 

 

2019.7.3. 호호당 김태규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에 가면 투르판이란 도시가 있다. 사막이지만 해발이 마이너스 150 미터라 한다. 바다보다 150 미터 더 낮은 분지이다. 이곳은 포도의 원산지로 알려져 있고 지금도 포도로 유명하다. 예전에 투르판을 찾은 적이 있는데 오늘 얘기를 나누다가 우연히 투르판 얘기가 나왔다. 그도 가본 적이 있는 터라 그랬다. 얘기 중에 투르판의 자두 크기만한 포도를 언급하기에 나도 문득 생각이 났다. 기가 막히게 맛있는 포도였다. 투르판 근처에는 서유기에 나오는 불의 산인 화염산이 있다. 그림의 풍경은 그 화염산의 아랫 자락이다. 너무 뜨거워서 삼장 법사가 넘지 못해서 결국 우마왕이 가진 파초선으로 불길을 잡은 뒤 넘었다는 화염산. 햇빛에 의한 강렬한 대비가 생각나서 이미지를 찾아 그렸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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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을 극복한 신데렐라의 탄생

 

 

세계 랭킹 353위의 무명 프로 골퍼가 6월 30일, 올 해 처음 시작된 PGA 투어 시합에서 우승했다. 물론 그로선 최초의 PGA 우승이다. 어젯밤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그의 멋진 경기 장면과 함께 우승 후 인터뷰까지 지켜보았다.

 

인터뷰 내용을 듣다보니 앵커가 비극을 겪었음에도 잘 극복해냈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부모님과 여친이 모두 사망했다는 것이었다. (자막이 없는 영어 인터뷰였지만 그런대로 대충 알아들었다.)

 

시합 전엔 대기 명단에 올라있었는데 지난 주 다른 선수가 출전을 포기한 바람에 부랴부랴 시합에 참가할 수 있었고 또 컨디션이 좋아서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었다는 선수의 얘기였다.

 

2006년에 프로 데뷔한 이래 내가 계속 프로로 뛸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에 시달렸고 부동산 세일즈를 하면서 경력을 이어왔다는 얘기, 그래도 골프 치는 순간만큼은 집중하는 바람에 소중한 사람들을 잃은 상실감을 잊고 지낼 수 있었다는 얘기 등등 자신의 어려웠던 과거지사를 얘기하고 있었다. 당연하다, 프로라 해도 수입이 적으면 부업이나 알바를 해야지 싶었다.

 

 

사주를 살펴보니

 

 

이름을 보니 네이트 래쉴리(Nate Lashley), 그래서 대뜸 인터넷으로 조회해보니 1982년 12월 12일생이었다.

 

간지를 빼어보니 壬戌(임술)년 壬子(임자)월 己巳(기사)일이 된다. 그렇다면 올 해 己亥(기해)년이 立秋(입추)의 운이란 얘기가 된다. 저 친구 이제 드디어 기세가 절정에 올랐고 그 바람에 우승까지 할 수 있었구나 하고 대번에 납득했다.

 

 

부모님과 여친을 잃은 사연 역시 운의 탓이라서

 

 

좀 더 알아보니 네이트가 대학 시절 시합할 때 부모님과 여친이 응원하기 위해 경비행기를 타고 오다가 그만 추락사한 것이었다. 찾아보니 2004년 5월 26일자 기사가 있었다. 甲申(갑신)년 己巳(기사)월 乙巳(을사)일이었다.

 

이 또한 즉각적으로 이해가 갔다.

 

저 친구는 1982년생이지만 1989 己巳(기사)년이 입춘 바닥이었고, 그로부터 15년이 흐른 2004년은 立夏(입하)의 운이었으니 그런 일을 겪은 것이다.

 

60년 운세 순환에 있어 立夏(입하)는 입춘 바닥으로부터 15년이 흐른 해가 된다. 운세는 맹렬히 상승하고 있지만 물질적으론 가장 밑바닥에 도달하는 해가 바로 立夏(입하)인 까닭에 네이트 래쉴리는 그 해 가장 소중한 가족과 여친을 한꺼번에 잃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재수가 없었던 것이다.

 

 

입하로서 강인한 의지를 다듬어주는 것이니

 

 

이처럼 입하는 참으로 묘한 때이다. 입하의 운이 어려운 까닭은 땅속에서 지각을 뚫고 땅밖으로 나오는 시련이 따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농부는 볍씨를 4월 하순에 뿌린다. 씨를 땅속에 묻어두는 것이다. 그러면 볍씨가 발아해서 5월 초순, 즉 입하 무렵에 땅거죽을 뚫고 바깥으로 나온다. 싹이 나온 것이다. 여린 싹이 땅이라고 하는 머리 위의 장애물을 치밀어 올려서 나오는 것이니 사실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발아한 싹이 흙을 밀어낼 힘이 없으면 죽는 것이니 세차게 뚫고 나와야 한다.

 

입하의 시련은 정확하게 그와 같다. 그렇기에 운세 흐름에 있어 입하를 막 보낸 사람은 가진 것은 없어도 살고자 하는 투지는 대단하다. 그렇기에 나는 이 무렵의 사람을 헝그리 복서라고 부른다.

 

네이트 래쉴리 역시 입하 무렵에 큰 시련을 겪었던 것이고 그 이후 어렵사리 프로 생활을 이어오면서 열심히 정진한 결과 이제 입추의 운이 되어 신데렐라로 등장한 것이다. 이번 우승으로 랭킹 353위에서 101위가 뛰어올랐다, 또 올해 있을 주요한 시합에 자동출전 자격을 얻었다.

 

경력을 보니 2006년 소만 무렵에 프로로 데뷔했고 10년이 흘러 2016년부터 마이너 급 시합에서 4번 우승을 했다. (역시 뭐든 10년은 갈고 닦아야 하는 법이다.) 메이저 대회는 당연히 이번이 처음 우승이다. 상금만 130만 달러, 우리 돈으로 15억 정도 되는 거액이다.

 

 

좋은 흐름은 입추부터 비로소 시작되나니

 

 

각종 스포츠 스타들을 볼 것 같으면 입추의 운에 우승하거나 스타가 되는 경우는 별로 많지 않다. 나름 잘 한다는 사람들이 프로가 되는 것이고 그 특출난 사람들 사이에서 우승까지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까닭이다.

 

그렇기에 입추의 운부터 비로소 진정한 커리어가 시작된다고 보는 것이 더 맞다.

 

골프 얘기가 나왔으니 얘기인데 최근 우리나라의 박성현 선수가 최근 미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되찾았다. 그간에 벌써 LPGA 투어를 6번이나 우승한 것이다.

 

그런데 운세를 보면 그녀의 경우 2005년이 입추였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그녀에게 있어 내년 2020년은 이제 立冬(입동) 즉 겨울이 시작되는 시기이다. 운명적으로 입동을 전후한 시점이 가장 빛나는 때인 까닭이다.

 

 

입추를 지나 추분은 되어야만 영광의 시절이 시작되나니

 

 

스타들의 경우 각광을 받는 시기를 보면 입추인 경우는 별로 없고 대부분 그로부터 7-8년이 흐른 秋分(추분)의 운세가 된다. 참고로 얘기하면 위대한 골퍼 타이거 우즈 역시 프로로 데뷔한 해가 바로 추분 무렵이었기에 즉각 스타로 부상할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현재 미국 프로야구 엘에이 다저스의 강타자인 코디 벨린저나 워커 뷸러와 같은 투수는 모두 2015년이 입추이기에 추분 전에 일찍 스타가 경우라 하겠다.

 

어떤 방면이든 신동이란 말을 듣는 사람들이 있다. 등장하자마자 발군의 능력을 보여주는 사람들인데 그런 사람들의 운세를 보면 이미 운세가 입추를 넘어 추분이거나 입동인 경우가 대부분이란 사실이다.

 

피겨 요정 김연아 선수 역시 13세 시절인 2003년이 입추의 운이었고 이에 2004년 주니어 국제무대에 나가서 1위를 차지했고 그 이후 10년간 선수생활을 한 뒤 2014년 소치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했다.

 

사실 전성기는 입춘 바닥으로부터 37.5년, 입추로부터 7.5년이 경과한 추분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그로부터 10년이 절정의 세월이 된다.

 

따라서 이번에 우승한 네이트 래쉴리의 경우 입추의 운에 우승을 했으니 장차 승승장구하면서 위대한 골퍼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스포츠의 경우 성공하려면 신체적인 나이와 운의 흐름이 맞아야 한다. 다시 말해서 20대 무렵 몸이 절정인 시기에 운세 흐름 또한 절정이 되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다만 골프의 경우는 아무래도 체력 소모가 적은 운동이기에 40세 중반까지도 가능하다는 점이 있긴 하다.

 

이런 까닭에 고등학교 시절 운세 흐름이 이미 입동을 맞이한 스포츠 선수의 경우 프로 데뷔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부진에 빠지게 되고 또 은퇴하게 되는 경우도 대단히 많다. 예컨대 한 때 강속구로 이름을 날린 한기주 투수는 프로 입단 시절이 사실상 전성기의 끝 무렵이었다는 얘기.

 

(사실 글로 알려드리지 않아서 그렇지 나 호호당은 스포츠 유망주들이 등장하면 바로바로 생년월일을 살펴본다. 하지만 운세가 이제 거의 다 지났다 싶으면 언급을 하기가 그렇다. 딱한 마음만 든다.)

 

네이트 래쉴리의 경우 그야말로 감동 스토리,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무명 프로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결과 우승까지 했으니 그렇다.

 

 

우리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60년 순환에 있어 立夏(입하)의 운, 그건 하나의 높은 관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79년이 우리 국운의 입하였고, 그 해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했다. 제2차 석유파동으로 우리 경제는 사실상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던 때였다. 당시 미국과 일본이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국가부도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었다.

 

최근 우리 경제가 부진하다,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그건 그간에 좋았다가 이제 다소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진짜로 어려운 시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2024년이 우리 국운의 입춘 바닥이고 2039년이 또 한 번의 입하가 된다. 그야말로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더 어려운 고난과 시련이 있을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시련을 겪으면서 우리 대한민국은 또 다시 강인해질 것이고 그 사이에 남북이 하나가 되어있을 것이라 본다.




창업을 하고 3년이 지나면 약 40% 정도가 살아남는다고 한다. 이는 제가 '3년의 채'라고 부르는 관문이니, 세상의 모든 것은 다 3년마다 나름의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 남들이 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하는 것이 매우 정확하다. 예를 들어 3년마다 최근 3년이 어떠했는지, 상승중인지 하강중인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비록 창업에 대한 것뿐만이 아니라, 학업이나 직장등에 대해서도 적용이 된다. 이것은 꽤나 정확한 방법이니 정말 한번쯤 해보길 바란다.


이러한 이야기를 가지고 강의해 보았다.


그냥 물감을 묻혀서 붓질을 해본다, 그러다가 그 색과 모양을 발전시켜서 그려가다 보면 그림이 될 것도 같아서 열심히 꾸며보기도 한다. 예상에 없던 그림이 나온다. 이 그림 역시 그런 그런 것이다. 옛날에 김춘수란 시인께서 의미가 없는 시를 써보겠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얼핏 그런 생각이 든다. 의미가 없는 시는 없듯이 붓질을 하다 보면 결국 하나의 형태를 얻게 된다. 초여름의 물가를 만들어보았다. 그냥 고요하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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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의 나라로 흩어져있던 독일을 하나의 나라로 통일한 것은 프로인센 왕가였다. 1870년의 일이었으니 이를 예전의 신성로마제국에 이은 제2 제국이라 했다. 철혈재상 비스마르크의 공이다. 히틀러는 스스로 독일을 제3제국이라 했는데 이는 그 법통을 잇는다는 의미였다. 산 위에 우뚝 솟은 고성은 프로이센 왕가가 일어난 곳이다. 독일의 촐레른 지방이다. 촐레른의 산 위에 성을 쌓았기에 호헨촐레른 가문이라 한다. 때는 늦가을인 것 같다. 붉은 단풍을 보면. 일러스트 종이라서 물을 적게 먹는 종이, 가볍게 그렸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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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수묵화를 했다. 그 탓에 가끔 그려보고 싶다. 하지만 방의 테이블 크기가 작아서 번잡하다. 이에 수채화 지에 수채 물감으로 산수화를 그려본다. 장마가 다가온다고 한다. 강아지가 아파서 번잡한 마음을 그림으로 달래본다. 독자들도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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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건 역시 농담 반 진담 반

 

 

트럼프는 참으로 대단하다, 어제 일본을 상대로 엄청난 공갈 협박을 날렸다. 미일 방위조약이 공평(fair)하지 않으니 파기할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그것도 트위터로.

 

미일 방위 조약의 파기 가능성? 현재로선 거의 없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말은 전형적인 협박이고 공갈이다. 재미난 점은 한 나라의 대통령이 그것도 세계를 호령하는 초강대국의 대통령이 저런 말을 거리낌없이 뱉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야말로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서 가장 개성 강한 장사꾼 스타일의 대통령임이 확실하다. 굿 비즈니스 맨!

 

아무튼 카드를 슬쩍 내비친 셈이다. 계속해서 일본 너희들이 대미 무역흑자를 이어가고도 편안할 수 있을 것 같니, 알아서 기어라, 식이다.

 

 

안보조약인지 보호조약인지 애매한...

 

 

트럼프가 불공평하다고 말하는 것은 미국은 엄청난 돈을 써가면서 일본을 지켜주되 일본은 미국에 대해 아무런 의무조항이 없다는 점이다. 얼핏 보면 트럼프의 불평은 참으로 말이 된다.

 

하지만 웃기는 얘기이다. 미국만 의무를 지는 안보 조약이니 불공평하다 하겠지만 보는 시점을 비틀면 전혀 다른 얘기가 된다. 예전 제국주의 시절에 보호조약이란 것이 있었다. 1905년의 을사보호조약이 그것이다.

 

어느 한 쪽의 나라가 다른 나라를 외부의 침략이나 공격으로부터 보호해주기로 약속을 하면 그게 바로 보호조약이다. 이 경우 보호를 제공하는 나라는 피보호국의 모든 행동을 간섭하고 통제하게 된다. 그렇기에 을사보호조약을 우리 쪽에선 乙巳勒約(을사늑약), 즉 재갈을 물린 조약이라 부른다.

 

일본은 1945년 8월 미국에게 무조건 항복을 한 뒤 일본 땅을 미군이 점령했다. 사실 무조건 항복이란 사실 근대 국제법에선 없던 일이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모든 것을 승전국의 처분에 맡기는 것이니 그렇다. 그렇기에 무려 7년이 흐른 1952년에 가서야 일본은 겨우 미국에게 격식을 갖춘 항복문서를 제출하고 강화조약을 맺었다. 개굴욕이었다.

 

미일 안보조약이 정식으로 체결된 것은 1960년으로 되어있지만 사실상 1951년 9월 8일이었다. 일본의 안전보장 즉 보호를 위해 미군이 일본에 주둔한다는 내용이었다. 말이 안보조약이지 사실상 보호조약이었던 셈이다. 그 뒤 문구를 약간 달리해서 일본의 대외 행동을 풀어준 것, 즉 자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고친 내용이 1960년의 미일 안보조약이었을 뿐이다.

 

 

辛卯(신묘)년은 일본 국운에 있어 굴욕의 해

 

 

이 대목에서 짚고 넘어갈 대목은 최초 조약이 맺어진 때가 1951 辛卯(신묘)년이었다는 점이다. 당시 일본 사람들은 저들이 겁 없이 설치다가 이제 주권을 잃고 미국의 통치 하에 놓였음을 실감한 조약이었다.

 

그리고 2011 신묘년에는 일본 명칭으로 동북지방 태평양 대지진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흔히 동일본 대지진이라 표현하는 그 지진 말이다. 그 바람에 일본의 원전이 폭발하면서 뚜껑이 공중으로 날아갔고, 정밀 기술의 상징이었던 일본의 자존심도 동시에 날아갔다.

 

두 사건은 60년 간격이다, 1945년과 2005년은 일본 국운의 입춘 바닥이었고 이에 1951년과 2011년은 일본에게 있어 치욕의 해, 나 호호당 표현으로 “官運(관운) 바닥의 때”였다는 점이다.

 

따라서 미일 안보조약이 불공평하다는 트럼프의 불평은 겉보기엔 대단히 말이 되는 것 같지만 그 내용은 사실 미국이 여전히 일본을 일종의 半(반)보호국 상태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일본은 여전히 미국의 準(준)보호국 상태인 것이다.

 

 

아베노믹스가 가능했던 이유

 

 

트럼프는 말만 번지르하던 버락 오마바보다는 확실히 행동적이다. 오바마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이 설쳐대기 시작하자 이른바 아시아 회귀 정책(Pivot To Asia)을 내세우고 그 일환으로 일본 엔의 절하를 용인해주었다. 아베노믹스는 오마바의 용인 아래 실시될 수 있었던 정책이었다.

 

일본 엔의 평가절하를 용인해줄 터이니 일본 너희들은 국방예산을 대폭 올려서 중국을 견제하는데 힘을 쓰시오 하는 거래였던 것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일본에 대한 트럼프의 응징

 

 

하지만 아베는 엔저로 재미만 봤을 뿐, 국방예산을 올려서 중국을 견제하지도 않았고 그저 대미 무역흑자만 유지해왔다. 뿐만 아니라 최근엔 심지어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발칙(?)한 모양새를 보였다. 그러자 고분고분히 있을 트럼프가 아니었다. 지금 일종의 정의구현에 나선 셈이다. 일본 너희들, 똑바로 하지 않으면 죽는 수가 있어, 내 말 농담 아니라니까!

 

미일 안보조약 폐기, 일단은 던져보는 반농담조의 얘기지만 계속해서 상황 변화가 없고 성의를 보여주지 않으면 진짜 하는 수가 있어, 아베야, 골프장에서 네가 데굴데굴 굴렀다고 해서 내가 넘어간 걸로 착각하지마, 그건 오산이야, 아베, 자세 낮추고 눈 깔고 똑바로 해. 이게 이번 트럼프의 메시지이다.

 

 

여전히 일본은 미국의 준 보호국이어서

 

 

일본의 아베 총리는 몇년전, 그러니까 2016년 12월 미일 하와이 진주만에서 있었던 미일 정상회담 자리에서 연설을 했다. 1941년 진주만 폭격으로부터 75년만의 일이었다.

 

사실 그 연설은 일본을 대표해서 아베가 미국 시민들에게 드리는 謝罪(사죄)의 메시지였다. 75년 전에 우리나라가 미친 나머지 이 장소에서 미친 짓을 했더랬죠, 이에 늦었지만 이제라도 비로소 심심한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하는 연설이었다.

 

1952년 일본이 정식 항복한 샌프란시스코 조약은 법적인 내용이었지만, 진심을 담은 사죄의 말씀은 진주만 기습으로부터 무려 75년이나 흘러서였다. 미국이 일본의 사죄를 받아준 것이고 이게 바로 2016년 12월의 진주만 정상회담이었다.

 

1945년 태평양 전쟁 직후 일본은 미국의 전적인 보호국이었다가 1960년에 와서 준 보호국으로 격상이 되었고 2016년 12월로서 따지자면 1/4 정도 보호국으로 올라선 것이다. 100%에서 50%, 그러다가 25% 정도로 보호받는 비중이 낮아진 것이다.

 

물론 세월이 흘렀다고 저절로 일본의 지위가 격상된 것은 결코 아니다. 일본은 그간에 미국에게 많은 성의를 보여준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1970년 후반 미국이 월남전 패전으로 힘들어할 때 일본이 미국을 대신해서 비용처리해준 것도 많았고, 1985년엔 플라자 협약으로 엔화를 급격히 평가절상한 결과 1990년 말 거품 붕괴라는 대가를 치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미국이 부담해야 하는 유엔 회비를 대신해서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꼬박꼬박 대납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1980년대 초 우리가 오일 쇼크로 경제운용이 힘들 때 일본이 우리에게 40 억 달러, 당시로선 엄청난 금액을 지원해준 것 역시 그런 내용이었다. 미국의 요청에 따라 일본이 부담한 것이었다는 사실. 당시 우리는 1억 달러 외화도 없어서 빌빌대던 시점이었다.)

 

 

농담이라 쳐도 그야말로 비수의 칼끝과 같아서

 

 

어쨌거나 트럼프가 던진 미일 안보 조약 폐기 검토는 실현 가능성은 낮다 해도 일본에겐 실로 엄청난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일본의 안보에 있어 주일 미군의 존재는 오늘에 이르러 그 자체로서 절대적인 기둥뿌리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부부로 치면 오래 잘 살아오면서 안정된 부부의 한 쪽이 어느 날 갑자기 ‘사실 나 당신과 이혼을 생각해보고 있어’ 하는 말을 던진 것과 같다고 하겠다. 그간 살면서 티격태격한 적은 많아도 헤어진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던 한 쪽으로선 그야말로 충격이고 쇼크가 아닐 수 없는 것과 같다.

 

미국의 트럼프가 중국을 족치느라 일본엔 대해선 그저 시늉만 내는 줄 알았던 일본이고 아베로선 그야말로 엄청난 얘기인 것이다.

 

내가 중국을 상대하느라 일본 그리고 독일에 대해 칼끝을 겨눌 시간이 많진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희들이 너무 무신경한 거 아닌가? 하고 따지고 있는 트럼프라 하겠다.

 

이번 트럼프 발언은 당연히 우리 쪽도 염두에 두고 있는 발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 한반도 운전대 론을 제외하면 초장부터 트럼프에게 납작 엎드려왔기에 큰 탈은 없겠지만 말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미 카드는 다름이 아니라 넘쳐나는 미국산 셰일 가스의 도입량을 대폭 늘려간다는 것에 있다. 이란을 비롯한 중동산 원유 수입을 줄이고 그 대신 미국의 남아도는 셰일 가스로 바꿈으로서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고 있는 우리이다.

 

그런데 일본은 여전히 중동 석유가 많다. 어차피 수입할 것인데 왜 우리처럼 미국 물량으로 바꾸지 않지? 하는 궁금증이 들 것이다. 물론 이유가 있다. 일본의 석유 관련 기득권층과 선배 즉 OB 들이 중동 석유 공급자들과 깊게 결탁이 되어 있는 것이다.

 

일본은 무엇이든 쉽게 바꿀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얽히고설킨 관계망의 그물로 인해 바꾸려면 엄청난 세월이 걸린다. 일본이 몇 년 사이 힘을 쓰지 못하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일본의 경우 점진적인 변화는 있어도 개혁은 없는 일본인 것이다. 반면 우리는 정권만 바뀌면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다 바꿀 수 있다. 그게 우리의 장점이자 단점이지만 말이다.

 

아베는 물론 트럼프에게 자국 사정에 대해 누차 양해를 구했겠지만 그렇다고 마냥 언제까지 기다릴 수 있는 트럼프는 아닌 것이다. 내년에 또 재선인데 말이다.

 

만일 아베가 선선히 트럼프의 요구 사항을 들어주었더라면 지금과 같이 악화된 한일 관계도 벌써 타결이 되었을 것이다. 우리와 일본을 불러서 야, 티격대지마, 악수해, 이걸로 해결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베가 트럼프의 주문을 은근히 지연시키고 있으니 미국 역시 한일 관계에 대해 모르쇠인 것이다.

 

사람 사는 세상 어딜 가나 이렇다.

 

 

호호당 역시 힘들고 지내고 있으니

 

 

나 호호당은 며칠 사이 강아지가 입원한 바람에 안절부절이었다. 유기견 출신이라 의심 많고 배타적인 강아지가 나이가 먹어 당뇨가 생기고 인슐린 주사를 매일 맞히고는 있지만 그 바람에 간이나 췌장도 나빠졌고 이번에 뒷다리 십자인대 파열이 왔기에 어쩔 수 없이 입원을 시켰다.

 

어차피 죽는 것은 그렇다 치지만 그 놈 생각에 이대로 난 또 버려진 게 아닐까 하고 염려하면서 병원 유리창 안에 갇혀 불안에 떨고 있을 생각을 하니 나 호호당 역시 좌불안석, 잠에 들자니 그 놈이 눈에 밟혀서 간밤에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니 글도 쓰지 못했다.


며칠 전 그렸던 카르카손 성벽을 다른 각도에서 그렸다. 포인트는 선의 맛을 살리고 색채는 그레이로 한다는 것, 선묘의 아름다움을 살려 보자는 것이다. 집의 강아지가 아파서 안절부절못하고 정신이 복잡하다. 그림을 올린 후 오늘 밤은 글을 써볼 생각이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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