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오툴 주연의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있다. 첫 장면에서 붉은 사막, 와디 람이 웅장한 스케일로 나오고 아주 멀리 작은 점 하나가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다가오니 베두인으로 분장한 오마 샤리프였다. 나 호호당은 이 장면을 평생 잊지 못한다. 1969년에 영화관에서 만난 장면이다. 그 이후 와디 람은 평생을 두고 내게 환타지를 심어주었다. 저처럼 멋진 곳에 가야지 하는 것이 중학교 시절부터의 생각이었고 결국 삶을 방랑으로 내몬 결정적인 계기였다. 직장에 다디면서도 난 급여 수준이라든가 출세에 아무 관심이 없었다, 그건 그냥 생계였을 뿐 내 꿈은 멀고 먼 나라의 이국적인 땅과 광활한 사막에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붉은 사막은 요르단에 있으며 와디 람이라 하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이젠 더 이상 가고픈 생각이 없다. 사막은 그저 내 머릿속에 있다. 즐겨주시길...
와디 람, 붉은 사막
동해바다 갈매기
간월도의 추억
꽤나 오래 전, 아마도 2003년경, 친구들과 태안의 간월도에 가서 회도 먹고 절도 참배한 적이 있다. 간월암엔 용왕당도 있고 산신각도 있었다. 산과 바다가 다 있었다. 그래서 흥미로웠다. 당시에 찍은 사진이 아직 남아있다. 몇 장의 사진 속엔 40대 중반의 내가 웃고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간월도 간월암은 크게 변한 것이 없다. 저녁 무렵 나오면서 뒤돌아보니 저녁이 가까웠고 하늘엔 구름들이 띠를 이루고 있었다. 늦여름 초가을 무렵이었던 것 같다. 그림은 전체적으로 어둡다, 저녁인 까닭이다. 쓸쓸한 풍경이 되었는데 당시 내 마음도 그랬던 것 같다. 최근 연이어 바닷가 풍경을 그리고 있다. 계속 그리다 보면 연작이 될 것도 같다. 즐겨주시길.
노을지는 갯벌
아마도 벌교나 무안의 갯벌일 게다. 이미 해는 다 넘어갔는데 사람들이 갯벌에서 일을 하고 있다. 꼬막. 저런 걸 뻘짓이라 하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힘든 노동이기에 뻘짓거리라고 말하는 모양이다. 실은 화려한 노을의 하늘을 그리기 위해 배경을 서해안으로 설정했다. 보라색 분홍색 노랑색 오렌지색, 블루를 칠해보고 싶어서였다. 오늘은 그림을 두 장이나 올린다. 즐겨주시길...
시원한 봄 바다
아침의 해변
봄의 안면해수욕장
늦은 봄 아님 초여름의 안면해수욕장 풍경이다. 너른 백사장과 망망하고 아련한 수평선이 전부인 해수욕장, 찾는 이도 많지 않아서 바캉스 시즌이 아니면 언제나 한적한 곳, 사람들은 주로 조금 더 가면 있는 꽃지 해수욕장으로 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면해수욕장은 내 기억 속에서 언제나 한산하다. 아름다운 곳이다. 아직 계절이 칙칙한 때라서 화창한 대기와 빛나는 모래사장을 그려보고 싶었다. 순식간에 완성한 그림이다. 즐겨주시길...
북촌한옥마을
가을에 대한 회상
오늘은 경칩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참 어이없게 시작된 봄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서로 얼굴 보지 말자는 것이다. 자영업하는 사람들은 정말이지 절망적이다. 그러니 기분이 많이 울적하다. 무심결에 종이 위에 마구 색칠을 하다시피 하면서 그리다보니 가을이었다. 이 또한 하나의 추억이 되리라. 세월이 가면. 즐겨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