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일정으로 전남 곡성과 구례를 다녀왔다. 좋은 인연을 만나 덕분에 참으로 좋은 경관들을 볼 수 있었다. 물이 흘러내리는 커다란 바위 위의 누각은 능파각이라 하니 멋지기도 하고 한편 절의 누각 이름으로는 다소 얄궃은 느낌도 있다. 능파미보라 하면 절세미인의 대명사이니 그렇다. 스님들은 물론 좋은 경치를 두고 미인에 비유했겠지만 色(색)과 空(공)의 항등식이 깨지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깨달은 스님들이야 그 경계를 이미 넘어섰기에 그랬으리라 보지만 말이다. 일정이 다소 무리했는지 다녀온 뒤 일요일까지 심하게 몸살을 앓았다. 설사까지 겹쳐서 여간 고생이 아니었다. 월요일 오후가 되어서야 그럭저럭 정신이 들고 체력이 회복되고 있다. 이럴 때면 나이를 느낀다. 사실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은 생각 굴뚝 같았지만 마음만 그럴 뿐 기력이 되질 않아 그저 머리 속으로 여러 번 그려봐야 했다. 그림 시뮬레이션! 살살 쓰다 가야할 몸이다. 독자들도 아니 이 양반 왜 글을 올리지 않지? 할 것 같아 이 사진으로 답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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