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 건너편 먹자 골목의 풍경, 카페에서 바깥을 내다보며 찍은 사진으로 그렸다. 이 일대는 분위기가 묘한 동네이다. 그리고 젊은이들의 동네이다. 그림 속의 오른 쪽 담배 피우는 남자가 왼쪽 남자에게 살짝 다리를 꼬으면서 교태를 부리고 있었다. 흥미로웠다. 나 호호당은 이 길거리에 있는 수제 버거집을 자주 찾아간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커피 전문점이 있는데 주인 아저씨가 흥미롭다. 커피 종류가 워낙 많아서 어떤 걸 마시는 게 좋겠냐고 물었더니 살짝 썩소를 짓는 것이었다. 뭐 이런 커피라곤 전혀 모르는 무식한 작자가 왜 내 가게에 찾아와서 그러는 거지? 하는 표정. 커피의  신성한 전당에 무례하게 찾아들어간 느낌이 들어 그 다음부턴 절대 가지 않는다. 재미난 동네이다. 요즘 선으로 그리고 담채하는 재미가 나서 연일 그리고 있다. 즐겨주시길...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트랜실바니아의 마을  (0) 2021.06.24
서해 바다, 여름은 깊어가고  (0) 2021.06.23
이태원의 이슬람 모스크 앞에서  (0) 2021.06.20
풀밭의 강아지  (0) 2021.06.17
이쪽과 저쪽의 경계  (0) 2021.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