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바다에 가보지 못했다. 부산에서 자랐기에 시끌벅적한 바닷가를 사실 좋아하지 않는다. 내 마음 속에서 바다는 언제나 바다와 나, 이렇게 독대하는 바다이다. 사람 없는 해변, 고민 좀 했다, 사람의 실루엣을 그려넣을까 말까, 하지만 그리지 않았다. 그냥 내 눈안에 들어오는 바다를 그렸다. 사진을 찍어서 올리다 보면 언제나 그렇듯이 색상이 떨어진다. 하지만 그냥 올리기로 한다. 툴툴 거리면서. 지금쯤이면 동해안의 해변들은 거의 비었으리라. 주중에는 더욱 그럴 것이다. 


종이는 데일러 로니, 크기는 30x40센티미터, 색상은 세룰린 블루와 코발트 블루, 울트라마린 블루, 번트 엄버와 엘로 오커, 라이트 레드. 머리 식힐 겸 즐겨주시길...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혼녘의 알람브라 궁전  (0) 2018.09.09
성 마이클의 마운트  (0) 2018.09.06
스페인 아빌라의 성벽마을  (0) 2018.09.03
풍랑의 바닷가  (0) 2018.09.02
스페인의 엘 에스코리알 수도원  (0) 2018.08.29

스페인 내륙 고원 지대인 카스티야 이 레온, 황량하고 건조한 땅이다. 실로 광활한 이곳에 해발 1,131 미터나 되는 고원의 평원지대에 아빌라라는 마을이 있다. 이 곳은 먼 옛날 로마제국의 변경이었다가 나중에 비시고트 족의 땅이 되었다. 그러다가 다시 아랍 정복자들에 의해 점령되었다. 아랍 인들은 이 마을에 거대한 성을 쌓았다. 북쪽 기독교 세력의 남침을 막는 최전선 보루였던 것이다. 


성은 둘레가 2.5 킬로미터에 반원형의 보루가 무려 88개나 되는 엄청난 요새였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망실되지 않고 원형 그래도 남아있어 아랍인들의 성쌓기 기술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스페인엔 옛 성이 많이 남아있다. 아빌라 북쪽은 기후가 추워서 더 이상 아랍인들의 관심 대상이 아니었음을 말해준다. 


그림 그리기는 내게 일기쓰기와도 같다. 종이는 아르쉬 콜드프레스, 크기는 23x31센티미터, 크기가 작아서 붓질하는데 약간은 답답함을 느낀다. 하지만 비싼 종이라서 어차피 쓰긴 다 써야 할 판이다. 좋게 말하면 아담한 그림이라 하겠다. 땅색을 다 동원해서 칠했다. 로 엄버, 번트 엄버, 번트 시엔나, 엘로 오커, 울트라마린 블루와 코발트 블루, 샙 그린. 이국적인 풍경 즐겨주시길...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 마이클의 마운트  (0) 2018.09.06
철 지난 바닷가  (0) 2018.09.05
풍랑의 바닷가  (0) 2018.09.02
스페인의 엘 에스코리알 수도원  (0) 2018.08.29
오후 나절의 알람브라  (0) 2018.08.27



태풍 솔릭이 지나갔다. 텔레비전 화면으로 거친 바다를 볼 수 있었다. 어릴 적의 고향 부산 생각이 났다, 어릴 적 부산을 덮쳤던 사라호 태풍에 대한 기억이 있다. 다섯 살 무렵이지만 워낙 바람이 세게 분 탓에 동네 판잣집 지붕이 날아가던 모습을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 워낙 인상적이었던 것이다. 태픙 다음 날 부둣가로 아버지와 함께 구경을 갔다. 날씨가 대단히 화창하고 햇살이 눈부셨던 기억이다. 태풍은 아니지만 세찬 바람이 불면 바다는 거칠어진다, 희부연 안개가 서리고 갈매기들이 바삐 날아다닌다. 격동하는 바다를 여러 번 보았다. 


그림은 어릴 적의 기억 그리고 텔레비전으로 본 솔릭의 모습,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그렸다. 작은 종이라서 그리는 데 20분도 걸리지 않았다. 종이는 아르쉬 콜드프레스, 크기는 23X31센티, 세룰리언 블루와 울트라마린 블루, 번트 엄버, 샙 그린, 라이트 레드. 그림은 환타지, 즐겨주시길...

스페인 마드리드의 서북쪽 5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엘 에스코리알 수도원. 한 때 전 유럽을 호령하던 스페인 제국의 황제 펠리페 2세가 지은 수도원이다. 사실 수도원이라기보다는 궁전이다. 합스부르그 스페인의 최전성기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다. 펠리페 2세는 실로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으며 평생 쉬지 않고 열심히 정무를 돌보았다. 하지만 개신교의 네델란드와 엘리자베스 여왕이 이끄는 잉글랜드를 다루는 데 실패했다. 무적함대를 보내어 영국에 정복하려던 거대한 프로젝트가 풍랑을 만나 대실패로 끝니면서 펠리페 2세의 시대는 저물기 시작했다. 이에 풀이 죽은 그는 자신이 지은 이 수도원에 들어가 바깥으로 나오지 않았고 끝내 이 곳에서 숨을 거두었다. 


종이는 칸손 몽발, 크기는 31x41센티, 색상은 울트라마린 블루와 번트 엄버, 번트 시엔나, 세룰리언 블루, 엘로 오커, 라이트 렌드. 즐겨주시길...



늦은 오후의 빛을 받아 빛나고 있는 알람브라 성이다. 스페인의 햇살은 꽤나 강한 모양이다. 측면의 벽이 희게 빛나고 있다. 성 아래로 그라나다 마을이 희부옇게 보인다. 

색조의 통일성을 위해 색상을 몇 가지 쓰지 않았다. 종이는 칸손 몽발이고 크기는 31x41센티, 즐겨주시길... 

멀리에서 바라본 파리 몽마르트르 언덕과 사크레쾨르 성당의 풍경이다. 이른 아침이다. 서쪽에서 동쪽을 바라보고 있다. 멀리 동이 터오고 있다. 그림이란 線(선)의 난무이고 色(색)의 춤이다. 이차원의 종이 위에 하나의 환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서 그림이다. 


느린 저 태풍 솔릭이 언제쯤이나 지나가지? 하고 기다리는 이 밤, 그림을 올린다. 즐겨주시길...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페인의 엘 에스코리알 수도원  (0) 2018.08.29
오후 나절의 알람브라  (0) 2018.08.27
영국 휘트비의 포구  (0) 2018.08.19
영국 휘트비의 포구  (0) 2018.08.16
휘트비 수도원  (0) 2018.08.15

영국 휘트비 항구는 그림 소재로서 정말 매력적이다. 휘트비 항구는 지리상의 발견을 완성한 최후의 항해자인데 바로 이 항구에서출발했다. 제음스 쿡 이후 지구상의 모든 장소는 발견되어 지도로 그려졌고 그 이후로는 제국주의 확장의 시대가 이어졌다. 언제 기회가 되면 꼭 가보고픈 곳이다. 


종이는 패브리아노 크기는 30.5x45.5센티, 즐겨주시길...( 사실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어서 올리다 보면 늘 불만이다. 원화만큼의 품질이 나오기가 거의 불가능한 탓이다. 하지만 뭐 어쩌리.) 

 

영국 휘트비의 포구 풍경, 노란 색 배가 너무나도 인상적인 번잡한 항구, 우리 말로 시끌벅적한 선창가 풍경이다. 뻘이 드러난 것을 보면 지금 썰물인 모양이다.  휘트비 항은 사이몬 앤 가펑클의 노래 '스카보로 페어'의 그 스카보로 시에 속한 지역이다. Are you going to Scarborough Fair 로 시작하는 그 노래 말이다. 가사 내용이 신비해서 이해할 수 없지만 노래만큼은 잘 기억하고 있다. 저런 선창가에 가면 커피도 맛있을 것 같고 당연히 위스키도 한 잔 해야할 것 같다. 

 

종이는 패브리아노 크기는 30.5x44.5센티, 건물들의 지붕이 주로 적갈색이라 그림의 주조색이 되고 있다. 하늘은 조금 차가운 세울리언 블루로 칠했다. 즐겨주시길...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른 아침의 몽마르트르 언덕과 사크레쾨르 대성당  (0) 2018.08.24
영국 휘트비의 포구  (0) 2018.08.19
휘트비 수도원  (0) 2018.08.15
영국 헤이스팅스의 풍경  (0) 2018.08.13
아일랜드의 바닷가  (0) 2018.08.12

 

잉글랜드의 동쪽 해안인 노스요크셔 주의 휘트비 항구 언덕에 남아있는 폐허가 된 수도원이다. 657년에 건립되어 나중에 베네딕트회 수도원이 되었다가 훗날 로마 교황청과 갈등을 빚은 헨리 8세에 의해 1538년에 재산이 몰수되고 파괴된 수도원의 잔재이다. 오늘날에 와서 영국의 문화유산으로 보존되고 있다. 구글을 보다가 우연히 만난 이미지이다.  오른쪽 수평선에 붉은 빛을 더해서 좀 더 석양 무렵으로 칠했다. 노을 빛에 물든 건물의 골조가 보여주는 강렬한 명암 대비에 끌려서 그리게 되었다.

 

종이는 패브리아노 크기는 30.5X45.5센티미터, 엘로 오커와 번트 시에나, 로 엄버, 번트 엄버 등 땅색 계열을 주조색으로 칠했고 코발트 블루와 울트라마린 블루로 하늘과 물을 칠하고 샙 그린으로 풀밭을 칠했으며 수평선의 붉은 색은 알리자린 크림슨이다. 즐겨주시길...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국 휘트비의 포구  (0) 2018.08.19
영국 휘트비의 포구  (0) 2018.08.16
영국 헤이스팅스의 풍경  (0) 2018.08.13
아일랜드의 바닷가  (0) 2018.08.12
해질 녘의 광화문 네거리  (0) 2018.08.08

 

영국 남쪽 해안에 잇는 작은 항구도시 헤이스팅스를 언덕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아주 오래 전 이곳에 들렀던 적이 있다. 눈앞에 내려다보이는 저 해변 도로를 걸었었다. 헤이스팅스는 1066년 프랑스 노르망디 공인 윌리엄이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안쪽 벌판에서 잉글랜드 왕 해럴드를 무찌르고 노르만 왕조를 열었으니 바로 역사에 유명한 헤이스팅스 전투이다. 그림의 풍경은 항구 오른쪽 동쪽의 낮은 언덕인 이스트 힐(East Hill)에 오르면 보이는 전망이다. 언덕으로 올라가는 리프트 객차가 있어 편히 오를 수 있다. 헤이스팅스를 방문하는 사람은 으레 타고 올라서 바다와 항구를 내려다 보게 된다, 나 호호당도 올라갔었다. 

 

나 호호당으로선 그림 그리는 시간이 바로 휴가이다. 더운 날 어디 가기도 싫어서 이렇게 집에서 휴가를 보낸다. 

 

예전부터 그려보고 싶었던 경치이다. 나름 복잡한 마을 풍경이라 늘 망설이다가 이제서야 그렸다. 종이는 패브리아노 30.5X45.5센티, 즐겨주시길...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국 휘트비의 포구  (0) 2018.08.16
휘트비 수도원  (0) 2018.08.15
아일랜드의 바닷가  (0) 2018.08.12
해질 녘의 광화문 네거리  (0) 2018.08.08
베니스의 수로  (0) 2018.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