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모습은 금년 5월 여수로 여수로 나들이갔을 때, 카페 테라스에서 지인이 찍어준 사진이고 아래는 2003년 5월 선배들과 함께 중국 항저우의 서호로 놀러갔을 때의 사진이다. 20년의 격차!  위의 모습은 허무주의 철학자 같은데 아래의 모습, 저땐 얼굴에 살도 제법 통통했었구나 싶다. 68세와 48세의 차이. 나름 인상이 있어서 불로그에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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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이 남긴 인왕산 그림, 비 갠 후 드러난 산의 웅장한 바위와 밑자락의 안개, 얼마 전 날 화창한 날 삼청동의 갤러리를 찾았다. 언덕길 맞은 편의 인왕산이 가슴에 쏙 들어왔다. 저 위에 가면 국사당이 있다는데 내 체력으론 갈 수가 없어서 늘 아쉬운 마음. 세월 흘러 그림 속 한옥은 간 곳이 없고 한옥 카페들과 스테이들로 가득한 삼청동 거리. 이 변화는 그냥 세월의 거리이리라. 먼 훗날엔 또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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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한 권 쓰느라 블로그에 글 한 편 올리기가 쉽지 않다. 집중을 하다 보니 생각을 돌리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빨리 마무리하고 돌아와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더 급해진다. 모처럼 양재천 가에 나가서 한참 동안 물을 보다가 돌아왔다. 비취빛의 물색이 그저 아름다웠다. 그냥 잘 있다는 소식 전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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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풍성한 녹음의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더위에 지치고 벌레 먹어 너덜해진 잎사귀가 아니라 파릇한 신생의 잎사귀들이 하늘을 향해 뻗어가고 있다. 먼지 싹 가신 하늘이 더없이 명랑하다. 

 

그저께 비 내리는 날 단비에 젖은 꽃들을 만났다. 어느 식당 앞의  화분들이 모여서 마치 합창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룰루랄라 우린 흥겹다네, 하고 소리치는 것 같았다. 책을 쓰느라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모드 체인지가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글을 쓴다는 것 역시 나름의 흥이 있어야 하는데 이 것 쓰다가 저 것으로 바꾸는 것이 그렇게 쉽지가 않은 탓이다. 힘을 내어야지 하고 다짐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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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교토를 다녀왔다. 아직 피로가 가시지 않고 있다. 올 해 5월은 이래저래 돌아다닐 일이 많았기에 그런 것 같다. 마음은 여전한데 몸은 확실히 아니다. 체력 한량 없던 예전의 나 호호당은 이제 간 곳이 없다. 코로나 이후 백신도 그렇고 걸리고 나서도 그렇고 체력이나 상태가 영 아니다. 쿄토 역앞의 흡연장소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한 장 찍었다. 일본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친절한 응대와 좋은 온천, 품질 좋은 소비물품들, 여행지로서 가장 편한 곳이 바로 일본이 아닐까 싶다. 저녁 바람을 이마에 쏘이면서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이렇게 삶은 흐르고 흘러 종착역으로 가는구나 싶었다. 산다는 것, 좋기도 하지만 두 번 살아보고 싶으냐? 묻는다면 그건 글세요,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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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고소대 언덕길의 카페 빠삐용에서 내려다본 여수 구항, 막 크루즈 배가 떠나가고 있다.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만들었다고 전하는 작은 장군도와 그 너머 돌산대교가 보인다. 

 

카페 사장님이자 화가인 분의 갈치 작품이다. 갈치 눈들이 나를 조롱하고 있었다. 그래, 내가 맛있지? 나는 죽어야 하고 넌 먹어야 하고, 좋은 세상이다, 그런 느낌이 들었다. 

 

돌산 별장에서의 저녁 식사, 도미 회, 갑오징어, 멍게로 시작된 만찬이었다. 비바람이 치는 바닷가 별장 데크 테이블에서 만찬이 시작되었다. 

 

 

뚜껑이 내 손바닥만한 꽃게들은 된장에 발라져서 찜을 당했다. 어차피 비린내가 날 거, 에라-하면서 마구 뜯고 빨고 하면서 맛있게 먹었다. 돌산 별장 데크 테이블에서의 성대한 만찬이었다. 소맥이 그저 달달했다. 바다는 온통 비바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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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의 저녁 조금 전 해가 졌다. 관악산의 능선이 한껏 유려하다. 

 

동쪽 하늘의 청명한 대기위로 오르는 저녁달은 한창 배가 불러가고 있다, 곧 보름이리라. 늦은 봄의 저녁, 어둠이 내리자 세상이 더 고요해지는 것 같다. 빛과 소리는 다른 물건이건만 나는 왜 그렇게 느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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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록의 나무 그림자가 봄물에 비쳐 어룽대면서 추상화를 그려내고 있다. 비취 빛의 봄물이다. 범인은 살살 곱게 부는 바람이지 저 물이 아니다.  한편으론 바람과 물, 그리고 저 저녁빛이 공동의 범인들이다. 또 그걸 보면서 그렇게 느끼는 내가 범인이다. 이제 곧 사고가 날 것 같다, 한 해의 일들이 벌어지기 직전이다. 나는 그만 매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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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하나의 주제에 골몰하느라 올 봄은 벚꽃 구경을 별로 하지 않았다. 며칠 전 밤 생각에 빠져 있다가 문득 바람을 쏘이고 싶어서 과천 대공원 쪽으로 나갔었다. 대단하게 피어나고 있는 벚꽃이었다. 미안, 올 해는 미처 아껴주지 못해서. 오늘 밤 서쪽에서 비구름이 들어오고 바람도 분다고 한다. 내일 아침이면 말끔하게 다 지고 없어지겠지 싶다. 2023년, 삶의 어느 봄날은 이렇게 지나간다. 긴 시간에서 보면 니나 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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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빛 좋고 물색 또한 좋은 날, 스님을 찾아갔다. 먼저 법당에 올라가 절을 올리고 나오니 풍경이 쩔렁 짤랑 댄다. 자네 인사를 받았노라, 하는 답례라 해도 되겠다. 픙경은 보이지 않는 바람을 보여준다. 멀리 북한산 능선이 보이는 성북동의 언덕 자락이다. 

 

 

허름한 절이지만 경내엔 벚나무 한 그루가 있어 저처럼 피어나고 있었다. 스님은 토굴로 들어가 승부를 보겠다고 하시는데 꽃들은 그냥 때가 되어 피고 있다. 나는 그 순간 有心(유심)과 無心(무심)의 경계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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