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시골마을에 가면 교회 마당에 많은 묘비석들이 깔려있다. 그 밑엔 당연히 망자들의 시신이 놓여있을 것이다. 교회 마당에 묻혔으니 망자들은 행복할 것이다, 하느님의 뜰에 거주하니 말이다. 망자의 마음은 사실 모른다, 하지만 내가 죽어서 저기에 묻힌다고 생각하면서 임종을 앞둔 사람들은 안심했을 것이 틀림 없다. 초여름 햇볕이 따뜻해보인다, 망자들은 그 볕을 쪼이고 있다. 망자의 마음은 사실 모른다, 하지만 저렇게 편안하고 따뜻한 곳에 뭍힐 것을 생각했던 병자들과 곧 죽음을 앞둔 사람들은 마음이 푸근했을 것이 틀림 없다. 망자를 교회 뜰에 묻은 유족들은 편안하게 장례를 마치고 돌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천국의 뜰에 잘 뭍혔으니 잘 된 잏이다 하면서 장례가 끝난 저녁에 맥주 한 잔과 치즈를 씹으면서 편안하게 잠에 들 준비를 했을 것이다. 나 호호당도 나이가 들면서 죽음이 그다지 낯설지 않다. 저런 풍경을 대하면 내 마음도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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