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은 춥고 포근하고 변덕이 유난히 심했다. 십년 이상 길냥이들 밥을 주었기에 겨울이 되면 절로 길냥이들 걱정을 한다. 영하 12도까지 갔었는데 저 놈들은 털이 있다곤 하지만 얼마나 추웠을까나. 먹는 것도 변변치 않은 놈들이 추위와 싸워야 하니 길냥이들은 오래 살지 못한다. 3년을 넘기는 놈들이 쉽지 않다. 강렬한 눈빛의 저 놈, 잘 생겼다. 축대의 차가운 돌 색깔과 고양이의 털색이 잘 어울린다. 겨울이 춥다는 것을 일러준다. 그래도 눈빛을 보면 강한 자존심이 느껴진다. 너나 나나 살아보겠다고 고생이 참으로 많다. 살아있는 것들을 만날 때마다 이 세상은 엄청난 모순이란 사실을 느낀다. 

아파트 산책로에 눈발이 날린다, 바람 부는대로 방향 없이 날리는 눈송이들, 가로등 저 멀리, 방금 내 곁을 지나쳐 우산을 쓰고 멀어져가는 저 처녀의 어깨 너머로 눈발이 날리고 있다. 눈발은 풍경 위의 모든 사물들이 하나로 모여 사라지는 소실점 저 너머까지 이어지고 있을까? 우리 인간은 無限(무한)을 개념화시켰지만 사실 그 무한도 소실점을 넘으면 사라져버린다.  풍경 위의 소실점은 마치 블랙홀과도 같다. 

Even Infinity melted away on perspective, we call it Vanishing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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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앙은행인 일본 은행, 일본말로 닛폰 긴코는 가장 멍청한 실책을 저지른 최악의 은행이란 汚名(오명)을 쓰고 있다. 일본의 초장기 불황과 디플레이션을 불러온 주범의 하나로 여겨지는 탓이다.

 

일본의 거품 붕괴가 시작된 것이 1991년부터였으니 나 호호당 역시 그간에 일본의 장기불황이나 일본은행의 실책에 관해 얘기하고 있는 실로 많은 책들과 논문을 접해왔다. 일본인이 반성 조로 쓴 비평도 있었고 영미 학자들이 쓴 책이나 논문, IMF가 발간한 보고서도 있었으며 국내 저자의 책도 여러 권 읽었다.

 

처음엔 그러니까 나 호호당의 40대 시절엔 저자들의 주장이나 지적이 다 맞는 얘기로만 보였다. 일본 은행의 담당자들은 정말 바보였구나! 하면서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내 스스로도 안목이 생기면서 그간에 만난 수많은 저자들의 주장이나 지적이 꼭 맞는 얘기인 것도 아니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 많은 저자들의 주장이나 지적을 면밀히 검토하고 음미해보노라면 결국 결과론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결말을 알고 나서 그 원인을 거슬러 살펴보는 작업은 당연히 필요하고 또 중요하다.

 

과거의 일이나 사건에 대해 원인을 알아내고 그로서 향후의 일에 대비하는 것은 인간의 대표적인 지적 활동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미래는 무한히 많은 결말의 가능성에 대해 열려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 저지른 실책을 새기고 더 이상 반복하는 어리석음을 경계한다고 해서 미래의 성공이나 안전을 보장할 순 없다는 얘기이다.

 

한편으로 다시 생각해보면 일본 은행의 담당자들이 당시의 주어진 상황 속에서 멍청한 짓만 한 것은 아니었지 않은가 하는 생각까지도 해보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비호하자는 얘기는 아니고 다만 지금 내리는 어떤 결정이 장차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아니면 역효과를 낼 것인지를 사전에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얘기이다.

 

그렇기에 일본의 초장기 불황을 초래한 것으로 알려지고 전해지고 있는 일본 은행의 거듭된 실책들도 어쩌면 당시로선 최선이었거나 또는 훗날에 가선 적절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규명될 가능성도 전혀 없지 않다는 얘기이다. 모든 사건과 상황은 나름 그 고유의 특수성을 가지는 법이어서 일반적인 사건이란 것은 사실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오늘 이 글에서 과거의 얘기를 하고 있는 까닭이 있다.

 

어쩌면 2008년 미국 금융위기로 인해 단행된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 과잉 유동성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더 많은 유동성으로 틀어막은 것, 그리고 작년 코로나19로 인해 실시된 무지막지한 연준의 양적완화 조치야말로 당사국인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경제를 나락으로 이끌어가게 될 최악의 조치가 될 가능성이 충분히 엿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달러를 무제한으로 찍어내면서 당장의 극심한 불경기나 극도의 디플레이션을 막는 데는 성공했을지 모르겠으나 장차 치러야할 代價(대가) 또한 무지막지하게 커져버리고 있다.

 

첫 번째 대가로서 양적완화를 통해 빈부 차이가 이제 더 이상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미국은 당연히 그렇고 그 여파는 우리에게도 미치고 있다.

 

두 번째 대가로서 결국 언젠가 금리를 정상화하고 그간에 풀린 돈을 회수해야 하는 날이 올 터인데 그게 현실화되는 순간 미국과 아울러 글로벌 전체가 거의 昏絶(혼절) 내지는 假死(가사)에 이르게 된다는 점이다.

 

먼 나라 미국이 아니라 우리 얘기를 해보자. 우리나라 역시 일종의 準(준)양적완화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11월 광의의 통화인 M2가 2901조였는데 작년 2020년 11월엔 3178조를 넘었다. 만 1년 사이에 통화량이 약 9.6% 증가했다. 그런데 작년 우리나라 GDP는 마이너스 1%였다. 그러니 돈의 가치가 10% 이상 하락한 셈이다.

 

가령 은행에 100만원을 정기예금이나 적금으로 1년 동안 들고 있었다면 1.2% 정도의 이자를 받는다 해도 그 사이에 10% 이상 손해를 봐서 90만원으로 줄었다고 보면 된다.

 

(참고로 좀 더 얘기하면 2012년의 M2는 1799조였는데 작년 말 3178조가 되었으니 그 사이에 시중 통화는 77%나 늘어났다. 평균소득인 GDP는 8년 사이에 다 합쳐서 20% 정도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돈의 가치는 57% 정도 떨어졌다.)

 

정부는 올 해에도 4차 재난지원금이란 명목으로 돈을 시중에 또 풀 것이라 한다. 그러면 시중 유동성은 더 늘어나고 그와 비례해서 돈의 가치는 더 떨어질 것이다. 물론 한 치 앞이 급한 사람은 고마운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실은 그게 받아도 받는 게 아닌 거라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그 결과 불어난 돈이 어디로 가는가? 하면 결국 자산시장, 부동산 아니면 증시이다. 그래서 전 국민이 미친 듯이 증시에 뛰어들고 있다. 열심히 사서 올리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장 재미를 보는 것은 이미 예전에 주식을 가지고 있는 자들, 즉 기업의 대주주들과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일례로서 외국인투자자들의 경우 삼성전자 주식의 55%이상을 2003년에서 2006년에 걸쳐 평균 가격 6,600원 정도에 사들였다. 그런데 지금 삼성전자의 주가는 어제 장 마감 가격이 84,400원이었다. 그 사이에 대략 13배 정도 수익을 올렸고 또 배당도 가져갔다.

 

좀 더 실감나게 얘기해보자. 84,400원 가격에서 시가 총액이 504조원이 되었으니 6,600원 할 당시의 시총은 40조원이 미처 되지 않았다. 그 사이에 464조가 불어났는데 그 중 55%를 외국인투자자들이 차지하고 있으니 그들은 그 사이에 255조의 평가익을 보고 있는 셈이다.

 

불어난 시중 유동성이 갈 곳은 오로지 부동산과 증시가 거의 전부인 마당에 정부와 한국은행이 돈을 계속 찍고 또 국채발행을 통해 부어대고 있다. 돈의 가치는 그와 반비례로 떨어지고 자산을 가진 자들의 재산은 날로 불어나고 있다. 이거야말로 부익부 빈익빈에 있어 최악의 사례가 아니면 달리 무엇일까?

 

힘을 가진 노조는 아우성을 치면서 그런대로 급여를 인상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들은 잘리지 않으면 다행이다 싶어서 감히 월급을 올려달라는 말은 뻥긋 하기도 어렵다. 그냥 월급이 일 년에 10% 이상 감봉되고 있는 셈이다. 자영업자들의 처지야 아예 논외로 친다.

 

그런가 하면 집을 가진 자는 집값이 올라서 희희락락이고 전세나 월세에 사는 이들은 그냥 앉은 채 빈곤해지고 있다.

이러니 우리 사회 역시 맹렬한 속도로 빈부의 격차가 더더욱 커져가고 있다.

 

이게 바로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로부터 시작된 현상이고 그 결말의 하나이다. 이미 앞에서 말한 첫 번째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음이다.

 

두 번째 대가, 장차 치러야 할 대가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것이다. 주가나 집값은 폭락할 것이다. 피할 도리가 없다. 주식을 많이 가진 자들 역시 손해를 많이 보겠지만 미리 감을 잡고 팔면서 손해를 줄일 능력이 있는 자들이다.

 

하지만 증시가 오르는 사이에 부지런히 돈을 가져다 넣은 자들은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다. 주식 부자들은 이미 예전에 주식을 사놓았기 때문에 주가가 내리면 그냥 좋았다 말았네 하면 되겠지만 지금 주식을 비싸게 사주고 있는 개미들은 증시가 하락하면 그 손해를 고스란히 당할 수밖에 없다.

 

‘영끌’로 집을 산 젊은이들, 대출을 많이 받아서 막차를 찬 젊은이들은 당장이야 가격이 더 오르니 좋아 하다가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집값이 속절없이 내려서 자칫 대출금보다 더 적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우리만 그렇게 되진 않을 것이다. 장본인인 미국 역시 극심한 불경기와 자산 가치 하락으로 인한 디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다.

 

지금 연준의 파월 의장과 옐런 재무장관은 자신의 임기 중에 금리를 올려야 하는 일만큼은 없기를 바라면서 재정투입을 늘리고 통화를 늘려가고 있다. 악역은 뒷사람의 몫이겠지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모른다. 경제가 살아나면 금리를 인상하면 다시 죽을 것이고 살아나지 않으면 빈부 격차는 무한대로 확장이 된다. 그리고 결국 금리를 정상화해야 할 것이다. 그게 언제인진 모르지만 말이다.

 

나중에 보면 역대급 바보짓을 저질렀다고 알려진 일본 은행의 그것보다 미국 연준의 바보짓이야말로 수퍼 역대급 실책인 것으로 귀결이 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래서 오늘 글을 썼다. 어떻게 될 지 결말이야 현 시점에서 아무도 모른다. 다만 가까운 미래는 그야말로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만 얘기해둔다.

전국을 뒤덮은 증시 열풍

 

 

오랜만에 먼 지방의 山寺(산사)에 다녀왔다. 겨울인데도 비가 내려 그 정취가 각별했다.

 

지팡이를 하나 살 요량으로 경내 매점에 들렀다. 나이가 좀 되어 보이는 주인 아주머니와 절 아래 마을 사람으로 보이는 두 분이 주식 얘기를 한창 나누고 있었다. 아주머니는 삼성전자를 산 모양이고 아저씨는 다른 것을 샀다가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얘기였다.

 

증시 바람이 깊은 산중 古刹(고찰)의 일주문을 훌쩍 넘어서고 있었다. 이거 이러다가 절 종무소 보살님은 물론이고 주지 스님까지 주식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거 정말 큰일이다.

 

전 국민이 주식에 혼이 나갔구나 싶다. 늙은이 젊은이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죄다 증시에 돈을 쏟아 붓고 있다. 부동산과 달리 증시는 돈 백만 있어도 할 수 있으니 그렇다.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우량 주식을 사서 몇 년간 푹 묻어두면 돈이 된다고 부추긴다.

 

출구가 없는 젊은이들은 증시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고 평생 벌어도 아파트 한 채 마련하기 어려운 30대들 또한 주식에 인생을 걸었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40대는 빨리 벌어서 은퇴하고 인생을 즐길 요량으로 건곤일척의 승부수를 던졌고 50대는 최후의 수단으로 증시에 목숨을 걸고 있다. 은퇴한 60대는 노후가 걱정되니 역시 증시에 돈을 넣었다.

 

 

서툴기만 한 신규 개미들

 

 

그런데 보기에 너무 서툴고 못 한다 싶은 대목이 느껴진다. 특히 삼성전자만큼은 죄다 사들고 있다는 점이다. 필수지참 주식이자 국민주로서의 삼성전자가 된 셈이다.

 

안타까운 것은 삼성전자야말로 들고 있으면 돈이 되기가 정말 어렵다는 점이다.

 

주식을 살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단 두 가지밖에 없다. 먼저는 장차 실적이 좋아질 기업의 주식을 사야한다는 점이고 다음으론 앞으로 사고자 하는 사람이 많은 주식이 오른다는 점이다.

 

정리하면 실적 전망과 잠재 매수 여력이다.

 

그런데 증시에 뛰어든 모든 국내 개미들이 삼성전자를 샀다는 점이다. 이제 어떤 이들이 삼성전자를 사줄까? 샀던 사람들이 앞으로도 계속 줄기차게 사줄까? 생각하면 그러긴 어려울 것 같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거의 대충 다 샀으니 더 사줄 것 같진 않다. 남은 것은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들인데 기관은 개인들의 환매 요청 때문에 주식을 살 여력이 없다. 남은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왕창 그리고 꾸준히 매수해야만 삼성전자 주가가 오를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모든 개미들이 삼성전자를 사놓고 오르기만을 기대하고 고대하는 판국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 이제부터 우리가 사서 전폭적으로 올려드리겠습니다, 하고 순진하게 놀아주겠느냐는 얘기이다.

 

 

외국인투자자들은 당분간 삼성전자를 사주지 않을 것이다. 

 

 

판세를 빤히 다 읽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속으론 삼성전자를 사고 싶어도 당분간은 절대 사주지 않는다. 국내 개미들이 잔뜩 사서 가격도 잔뜩 오른 삼성전자를 이제 와서 더 비싸게 사들인다? 어림없는 소리. 그러면 선수(?)가 아니다.

 

삼성전자가 정말 우량 주식인 것은 맞다. 그 바람에 삼성전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절대 비중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 2020년 2월 12일자 외국인 보유비중은 57.05% 였고 금년 1월 29일자로 그 비중은 55.06%이다. 1년 사이에 2% 정도를 줄였다.

 

그 좋은 삼성전자를 외국인투자자들은 무슨 까닭으로 팔아서 줄였을까?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가격이 하도 많이 오르고 잘 오르는 것을 보고 신나서 팔았다. 팔면서 이익을 왕창 챙겼다. 2% 정도만 팔았지만 매도로 인한 수익은 실로 엄청나다.

 

작년 1월 말 삼성전자 주식의 시가총액은 339조였는데 금년 초 주가가 9만원 할 때의 시가총액은 536조였다. 1년 사이에 200조가 늘었으니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 2%를 팔아서 현금으로 챙긴 수익은 대략 8조 원 이상이란 계산이 나온다.

 

 

외국인들에게 8조원을 헌납하고 있는 개미들

 

 

이 8조 원의 돈은 그렇다면 누가 지불했을까? 하면 그건 바로 국내 개미들이 사들이면서 지불했다고 보면 된다.

주식이란 것은 사서 올랐다 해도 팔지 않았다면 그건 평가이익에 불과하다. 살 때 지불한 금액과 나중에 팔아서 돌려받는 금액이 더 클 때만이 정말 이익을 본 것이 된다.

 

그 좋은 삼성전자이건만 무슨 이유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더 사지 않고 오히려 팔았을까를 생각해보란 얘기이다. 외국인들이 팔았다 해도 겨우 2%에 불과하다, 그것을 팔아먹은 자들은 주식을 잘 모르는 몰지각한 외국인투자자들이라 치자. 앞으로 외국인투자자들이 더 사주면 되는 일 아니겠는가.

 

다시 하는 얘기지만 외국인투자자들은 당분간 삼성전자 주식을 사주지 않는다.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을 조금 더 팔아서 가격을 대폭 깎을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 당연하다.

 

아마도 상승을 시작한 6만원선까지, 그게 무리라 한다면 최소한 7만원선까지 가격을 낮춘 다음에 가서 슬슬 사볼 생각을 하고 있을 외국인투자자들일 것이다. 상대방의 패를 다 읽었으니 전혀 서둘 필요가 없는 외국인투자자들인 것이다.

 

그 결과 특히 작년 12월 초부터 삼성전자를 사들인 개미들은 상당한 평가손을 감내해야 할 것이고 하락세에 겁이 나서 팔면 현실적인 손해를 봐야 할 것이다.

 

그럴 경우 삼성전자 사두면 돈 된다고 떠들던 전문가님들은 입을 싹 씻거나 또는 무조건 버티라고 충고해줄 것이다. 해뜨기 전이 가장 어둡습니다! 하면서 말이다.

 

이렇게 말하고 있지만 삼성전자가 오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사주지 않아도 개미들이 앞으로도 무작정 무진장 삼성전자를 사주면 오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뭐든 흐름이 있고 때가 있기에 개미들이 무한정 개미지옥을 향해 돌진하진 않을 것이라 본다.

 

 

우리 증시는 오르면 내리고 내리면 오르는 왔다리 갔다리 체질이다. 

 

 

말머리를 조금 돌려본다.

 

우리 증시는 미국 증시와 다르다.

 

미국 증시는 연금 펀드에서 끊임없이 사들인다는 점, 그리고 아예 연준이 나서서 돈을 풀어서 증시를 떠받친다는 점 등으로 해서 시간을 두고 꾸준히 상승한다. 인플레이션 효과가 확실히 존재하는 증시이다.

 

하지만 우리 증시는 전혀 다르다, 글로벌 경기 동향, 즉 수출 동향을 따라가는 것이 우리 증시이다. (내수는 이미 돌아가신지 오래이니 언급할 가치가 없다.) 그렇기에 우리 증시는 전형적인 ‘경기순환형’ 증시이다. 글로벌 경기순환.

 

그런데 현재 증시의 지수를 보면 이미 실물경제와 상당한 괴리가 발생해있다. 이 점에 대해 엉터리 전문가들은 이제 우리 증시도 선진국형 프리미엄을 받아도 된다고 너스레를 떨고 있지만 그게 그렇지가 않다. 현재 우리 증시는 이미 상당한 버블 상태라고 봐도 절대 무방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당장 지금부터 내릴 것이란 얘기는 결코 아니다. 기세란 것이 있어서 기왕에 많이 오른 상태라 해도 더 오를 수가 있고 아주 많이 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전 국민이 개미가 되어 주식을 사고 있는 한 외국인투자자들이 순순하게 수익을 먹여줄 까닭이 없다는 점 또한 알아야 하겠다. 증시란 것은 결국 제로섬 게임, 줄여서 일종의 게임이기 때문이다.

 

이제 이 글에서 하고자 하는 마지막 얘기를 해보자.

 

 

결국 대다수가 돈을 잃게 될 것이니 큰 일이다.  

 

 

그건 앞에서 얘기했듯이 큰일이 났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장차 전 국민, 전 개미들이 엄청난 손실을 입게 될 것이 명백하다. 우리 증시는 글로벌 경기순환형 증시이기에 미국처럼 꾸준히 오르는 것이 아니라 많이 오르면 많이 내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 시기가 내년일지 아니면 내후년일지 그건 모르겠으나 많이 오르면 많이 내리게 되는 우리 증시의 체질은 변함이 없다. 그러니 직장인들은 물론이고 20-30대 영끌 빚투의 젊은이들, 나아가서 산사 경내의 매점 아주머니나 인근 농부 아저씨의 쌈짓돈도 왕창 날아갈 것이다.

 

올해 경기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아도 증시는 내릴 것이고 미국 연준이 언젠가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폭락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어쨌거나 우리 증시는 미국 증시와는 달라서 오르면 내린다. 거품 위에 거품을 쌓다 보면 나중에 내려도 너무 심하게 내릴 것이다.

 

그 때 가서 빠져나오면 될 게 아니냐? 하겠지만 그게 또한 쉽지가 않다.

 

증시는 도박과 그 성질이 정확하게 똑 같기 때문이다. 도박 중독에 한 번 빠지면 정말 빠져나오기 힘들듯이 증시 또한 한 번 맛을 들이면 그만 두기가 너무나도 어렵기에 결국 손해를 잔뜩 보고 나서야 털고 나올 수 있다.

 

그나마 털고 나오면 다행이라 하겠고 계속 잃으면서도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도박이기에 그렇다.

 

증시는 나름 선수라 할 수 있는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장기간 하다 보면 본전을 유지하거나 또는 벌게 되는 곳이다.

 

나 호호당은 주식 좀 할 줄 안다. 1983년부터 했으니 경력이 38년이다. 그 사이에 계산해보면 조금은 남는 장사를 했다. 한 때 정말 많이 벌기도 했지만 나중에 다시 반납한 탓에 조금 남겼다.

 

 

호호당의 주식에 대한 기본 투자 방법

 

 

참고하시라고 나 호호당의 주식에 대한 기본 전략을 밝히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원금이 1000만원이면 500만원 이상 절대 주식을 사지 않는다. 500만원은 그냥 놀린다. 하지만 언젠가 예기치 않게 상상 이상의 대폭락장이 연출된다. 그러면 어느 순간 이를 악물고 예비군으로 있던 500만원을 전부 과감하게 투입한다. 그러면 순식간에 본전은 물론이고 그 이상의 수익을 올린다. 물론 아닐 경우도 있다. 더 내릴 수도 있다, 그러면 다 날린 셈치고 ‘존버’한다. 신용매수? 그거야말로 죽음의 길이다.

 

그리고 주식을 하다 보면 사고 파는 맛도 있어야 한다. 그래서 30만원 정도는 급등주에 들어가서 앗싸, 하면서 즐기기도 하고 파라락- 내리면 에잇, 망했네 하면서 손절하기도 한다. 스트레스 해소용이고 도박 놀음이다. 그런 맛도 있어야지 주식하지 늘 냉철하게 주식하는 것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돈 버는 것, 특히 주식으로 돈 버는 것은 너무나도 힘들다. 제로섬인 탓이다.

 

꽤 오랫동안 글을 올리지 않았다. 1월 丑(축)월엔 생각이 많기 때문이다. 무수히 많은 생각과 상념들이 떠오르고 다시 내린다. 축월은 원래 안개 속과 같은 달이기에 생각도 그렇다. 다시 힘을 내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