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구름 부드럽게 풀어놓은 푸른 하늘 아래 활짝한 하얀 목련이 늦봄을 알린다, 맑고 투명한 대기 속에 하얀 무명천 말끔히 빨아서 널어놓은 것 같은 저 모습, 나이를 한 살 더 먹을 때마다 이 세상은 그 자체로서 기적이란 사실을 깨닫게 된다. 춘분으로서 세상 모든 살아있는 것들이 저마다의 사랑과 싸움을 시작한다. 수채화 종이를 주문하고 팔레트를 닦고 붓도 씻고 화실 정리도 마쳤다. 해마다 사춘기를 겪는다. 이제 空(공)에서 色(색)으로 들어갈 때가 되었다.  (제자가 찍은 사진을 트리밍해서 올린다.)

'호호당 화첩' 카테고리의 다른 글

4월 하늘  (0) 2021.04.01
지극한 가벼움으로 눈부신 너희 봄날의 꽃들아  (0) 2021.03.26
고양이와 눈을 마주치다  (0) 2021.02.05
風雪(풍설), 소실점 저 너머  (0) 2021.02.03
비와 구름, 산과 나무  (0) 2021.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