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은 춥고 포근하고 변덕이 유난히 심했다. 십년 이상 길냥이들 밥을 주었기에 겨울이 되면 절로 길냥이들 걱정을 한다. 영하 12도까지 갔었는데 저 놈들은 털이 있다곤 하지만 얼마나 추웠을까나. 먹는 것도 변변치 않은 놈들이 추위와 싸워야 하니 길냥이들은 오래 살지 못한다. 3년을 넘기는 놈들이 쉽지 않다. 강렬한 눈빛의 저 놈, 잘 생겼다. 축대의 차가운 돌 색깔과 고양이의 털색이 잘 어울린다. 겨울이 춥다는 것을 일러준다. 그래도 눈빛을 보면 강한 자존심이 느껴진다. 너나 나나 살아보겠다고 고생이 참으로 많다. 살아있는 것들을 만날 때마다 이 세상은 엄청난 모순이란 사실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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