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로 상담을 하던 분이 물었다. “이건 개인적인 호기심이자 궁금증인데요, 저도 공부를 좀 해봤지만 사주명리학이 나름 합리성이 있는 것은 같아요, 그런데 태어난 시에 따라, 즉 생년월일시에 의해 어떤 사람의 운명이 정해진다는 것이 과연 그럴까요?, 개연성이 있느냐 하는 궁금증입니다.”

 

좋은 질문이었다. 그리고 그 질문은 나 호호당이 40 년 전에 가졌던 궁금증이기도 하다.

 

좋은 시에 태어났기에 재주도 있고 성공하는가 하면 나쁜 생년월일시에 태어났기에 평생 별 볼 일 없이 후지게 살아간다? 이게 도대체 말이 되나? 하는 생각, 너무나도 비합리적이지 않은가 말이다.

 

주변을 볼 것 같으면 부모님이 공부를 잘 했거나 두뇌가 우수한 경우 그 자녀도 그를 닮는 경향이 있다. 아니 그걸 떠나서 부모가 잘 생겼으면 그 자녀도 그렇게 닮는다. 그런데 태어난 때가 좋지 못해서 부모는 잘 생겼음에도 그 자녀는 안 생겼다? 이건 좀 그렇다.

 

하지만 이 질문과 궁금증은 그간 많은 연구와 상담 경험을 통해 이미 충분히 답이 주어졌고 해소되었다, 적어도 나 호호당 개인적으론 그렇다.

 

태어나는 때 자체가 그냥 우연이 아니라 나름의 필연이란 사실을 나 호호당은 무수히 검증했고 실감해왔기 때문이다.

 

상담을 하다 보면 부부와 그 자녀들의 사주를 함께 볼 때도 많은데, 이럴 경우 부모와 자녀 사이엔 운명학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음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예전에 어떤 아주머니가 찾아와서 상담을 하는 도중에 아들의 사주를 보게 된 적이 있다. 무심결에 “이 아이는 아주머니라면 몰라도 아빠의 아들이 아닌 것 같네요, 허 참!” 하고 혼잣말을 했다.

 

그러자 잠시 후 그 아주머니가 어깨를 들썩이며 왈칵-하고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당황한 나는 아주머니, 왜 그러세요? 무슨 일이라도 있으세요? 하고 물어보니 그 아주머니 답하길 아들은 남편의 자식이 아니라 다른 남자의 핏줄이라고 고백하는 것이었다.

 

그런 일이 있은 이후 나는 절대 자녀 사주를 볼 때 두 사람 사이의 자녀가 아닌 것 같아도 정작 본인이 속내를 밝히지 않으면 그냥 속으로만 새기게 되었다.

 

나 호호당의 경우 새벽 壬寅(임인)시에 태어났는데 이 또한 돌아가신 어머니의 사주와 연관을 지어 생각해보면 금방 이해가 간다. 만일 어머니의 체력이 약간 약하셨다면 두 어 시간 뒤인 癸卯(계묘)시가 되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뿐만 아니라 태어난 달이 癸未(계미)월인 것도 태어난 날이 丁亥(정해)일인 것도 모두 부모님들의 사주와 연관 속에서 나 호호당의 사주가 그렇게 정해졌음을 알 수 있다.

 

사람이 태어나는 때, 즉 생년월일시는 랜덤, 무작위가 아니다, 절대 그렇지가 않다. 그렇기에 그 사주 속에는 부모만이 아니라 조상들로부터 내려온 어떤 氣脈(기맥)이 연결되고 있다고 봐야 하겠으니 그런 면에서 보면 산의 주된 봉우리로부터 내려오면서 穴(혈)자리를 찾는 風水(풍수)와도 유사한 면이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