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인생에 한번쯤 금전적으로 윤택할 때가 온다. 이것은 60년 순환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나타나는 것이다.


하지만 부자로 삶을 마감하는건 또 다른 이야기이다. 한번 큰 돈을 벌어도 결국 그 돈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는 허다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부자로서 삶을 마감하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았다.



여수에서 찍은 사진을 겨울 풍경으로 그려보았다. 사진은 푸른 색이 너무 진하게 나왔다. 니콘 카메라가 후져서 그렇다. 그래도 느낌은 살아있다. 돌산의 가막만이고 굴 양식장 모습이다. 무거운 구름이 제법 험상궂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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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봄의 느낌은 좋은데



건물 벽에 비치는 햇빛이 차갑긴 하지만 밝다. 초봄의 빛이다. 이번 봄은 비가 자주 와서 좋다.

 

코로나19, 신천지, 교회, 우한, 한국인 격리, 팬데믹, 뚫렸다, 봉쇄, 대남병원, 아웃브레이크 등등 며칠 동안 끊임없이 들어오고 있는 말들이다. 그 판국에 여야 진영 간 코로나가 아니라 선거를 두고 펼쳐지는 치열한 신경전. 정말 지친다. 그리고 순간순간 겁도 난다. 담배 때문에 조금 기침이 나면 혹시나 싶다. 그리곤 괜찮겠지 하며 마음을 달랜다. 


이에 오늘은 생각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자. 전혀 엉뚱한 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린다. 



저 먼 몽골 북부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



저 먼 몽골의 북부 지역에 ‘므릉’이라고 하는 상당히 특이한 이름을 가진 도시가 있다. 구글 어스에 가서 위성지도로 위에서 보면 수많은 물줄기들이 얽히고 꼬여있는 습지이다. 오래 전 구글지도를 탐색하다가 발견하게 된 지명이기도 하다. 


말의 어원에 대해 평생 관심을 갖고 있는 나 호호당, 그래서 므릉이라? 무슨 뜻이지 싶어 찾아보니 몽골어로 물을 뜻한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이 말은 몽골말이기도 하지만 실은 우리말과 별 차이가 없다. 우리말의 물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발음 요소는 ‘미음’과 ‘리을’, 영어로 M 과 L이다. 이 점을 알고서 다시 나서보자. 


이번엔 만주 북방, 그곳엔 아무르 강, 중국에선 ‘흑룡강’이라 부르는 큰 강이 있다. 아무르란 명칭은 ‘아’가 크다는 뜻이고 ‘무르’는 물이란 뜻이다. 따라서 큰물, 즉 큰 강인 것이다. 


아무르 강의 상류 지류로 거슬러 가보면 물링 또는 무렌이란 이름의 강이 있는데 중국어론 穆棱河(목릉하)라 한다. (목릉의 중국어 발음은 무링이다.) 그 뜻은 물이다. 따라서 무렌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로서 그냥 강이란 뜻이다. 



만주 서북쪽의 강 사르모론



이번엔 우리 고대 문화와 아주 관련이 깊은 강 하나를 소개해본다. 시라무렌 혹은 시라무룬 달리는 사르모론이란 강이 있다. 이 강은 내몽골 자치구 동부를 흐르다가 다른 강들과 만나서 나중에 만주의 요하 즉 랴오허가 되어 발해만으로 흘러든다.

 

이 강은 우리 고대 문화와 아주 연관이 깊다. 강의 유역이 바로 이른바 ‘홍산문화’의 발상지인 까닭이다. (홍산문화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선 조금 있다가 설명하기로 하자.)


시라무렌 또는 시라무룬, 그리고 혹은 사르모론의 뜻이 무엇일까? 하면 ‘희게 빛나는 물’이란 의미이다. 일본말로 희다를 ‘시로이’라 한다. 우리말로는 새롭다와 같다. 새로운 것은 반짝이고 빛난다. 새롭다의 원뜻은 빛이 난다는 까닭이다. (여기에서의 발음 요소는 시옷과 리을이다. 영어로 S와 L이다.)


따라서 시라무렌 혹은 사르모론은 ‘빛나는 물’이란 뜻이다. 많은 물이 흐르는 광경을 보면 반짝반짝 빛나기 때문이다. 강의 명칭이 독자들에겐 다소 낯설겠지만 실은 우리말인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같은 이름의 강이 있기에



그렇기에 우리나라의 강 이름 중에도 원래는 시라무렌 또는 사르모론이란 이름의 강들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북한 평안남북도의 경계를 이루는 청천강이 바로 그렇다. 


청천강의 옛 한자 명칭은 살수였다.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이 있었던 그곳 말이다. 薩水(살수), 보살 薩(살)자에 물 水(수)로 되어있는데 여기에서 薩(살)은 한자의 음을 가져다 쓴 것이고 원 소리는 ‘사르’였던 것이다. 그러다가 ‘사르’의 원 의미를 살려 맑을 淸(청)을 써서 淸川(청천)이 된 것이다. 


먼 옛날 우리 조상들은 지금의 청천강을 두고 사르모론이라 했던 것이 변해서 살수가 되고 청천이 되었다가 지금은 청천강이 된 셈이다. 


남쪽에도 사르모론이 또 있으니 바로 백제의 수도였던 부여시를 지나가는 백마강이 바로 그렇다. 白馬(백마)강이라 부르고 있지만 사르가 희게 빛난다는 뜻이어서 한자로 白(백)을 붙인 것이고 마는 말이 아니라 우리 옛말에서 물이기에 희게 빛나는 물, 사르모론인 것이다. 


백마강의 이름에 관한 전설로는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가 백제를 공략할 때 흰말을 탔기 때문이라 하지만 그건 영문을 모르게 된 뒷사람들이 궁금한 나머지 지어낸 ‘썰’이다. 


그리고 백제가 망했을 때 부흥을 위해 일본의 백제 세력들이 대거 쳐들어왔다가 대거 패배하고 물러선 곳을 白江(백강)이라 하는데 그 백강이 바로 백마강인 것이다. 


이처럼 백마강이 백강인 것인데 지금의 이름은 錦江(금강)이 되어있다. 금강의 錦(금)은 비단을 의미하는데 흰 비단과 같이 빛난다는 뜻이니 같은 의미이다. 사르모론이 백마강이고 백강이며 지금의 금강인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안에도 사르모론이 여럿 된다. 대표적인 예로서 청천강과 금강이 그것이다.


 

홍산문화는 동이족의 문화



이제 앞에서 잠깐 얘기했던 홍산문화에 대해 얘기해보자. 


사르모론의 부근에서 발굴되기 시작한 홍산문화는 중국 내몽고 자치구인 츠펑 시와 랴오닝 성의 차오양 시 일대가 그 기반이다. 특히 차오양 시는 한자로 朝陽(조양)인데 고조선의 수도 중에 하나였을 것으로 나 호호당은 짐작하고 있다. 


이곳에서 발굴된 유물 중에 대표적인 것은 玉器(옥기)들인데 이는 강원도 고성군 패총에서 출토된 옥 귀걸이(7천 년 전)와 전남 여수 안도리(6천 년 전) 등에서 발견된 옥 장신구, 귀걸이와 유사점이 있어 고조선 등 한반도 초기 역사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옥기 중에 대표적인 것은 玉龍(옥룡)이다. 


중국인들은 龍(용)과 鳳凰(봉황), 즉 용봉신화를 그들의 고유문화 전통이라 여기고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용은 그들이 말하는 황하문명의 소산이 아니라 홍산문화의 소산이기에 오히려 우리 고대 문화와 연관된다는 점이다. 


이제 그 점에 대해 언어학적 증거를 알려드리고자 한다. 



용의 신화는 중국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



원래 우리말에 용을 미르라고 한다고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훈몽자회란 책에 나와 있다. 그리고 미르란 말은 우리말의 ‘물’과 통하는 말이기도 하다. 물이란 말은 앞에서 얘기한 바, 그 중요한 발음 요소는 ‘미음’과 ‘리을’, 영어로 M 과 L이다. 이 점을 다시 상기하면서 살펴보자. 


龍(용)의 현대 중국어 발음은 ‘롱’ 혹은 ‘룽’이다. 그렇지만 고대 중국어 발음에선 ‘머롱’이라 했다는 점이다. 머롱이 나중에 오면서 앞의 ‘머’ 발음이 탈락하고 롱으로 변한 것이다. 


(Baxter-Sagart Old Chinese reconstruction, version 1.1, 구글에 가서 이렇게 입력해보면 자료를 직접 볼 수 있다. 참고로 얘기하면 윌리엄 박스터란 학자는 중국 고대 한어 연구에 있어 세계적으로 최고의 권위자이다.) 


머롱은 몽골의 므릉, 또 만주의 무렌이나 무른, 모론과 통하며 우리말의 물과 통한다. 즉 미음과 리을이란 발음요소 즉 M 과 L로 되어있다. 따라서 중국인들이 그들의 고유문화로 여기고 있는 용의 신화는 사실 오늘날 중국 내륙이 아니라 그들에겐 먼 바깥세상이었던 몽골과 만주, 그리고 한반도 문화와 더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하겠다. 간단히 말해서 東夷(동이)족의 문화 소산인 것이다. 


(언젠가 얘기할 기회가 있겠지만 봉황 신화 역시 동이족의 소산이다.)


아울러 용은 결국 흘러가는 긴 물, 즉 물의 상징인 것이고 그렇기에 전설이나 신화 속에서 용은 반드시 물과 밀접한 연관을 보여준다. 용이 바로 물 즉 강이고 연못이고 호수인 까닭이다. 



코로나19에 대한 자연순환학적 전망



마지막으로 코로나 19에 대해 전망해본다. 


저번 주 글에서 24일 월요일이 고비란 말을 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날부터 신천지 쪽에서 엄청난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다시 이번 주 토요일 3월 7일이 최종 고비가 될 것이다. 그날부터 감염 사례의 증가추세가 꺾이기 시작하면 이제 서서히 마무리 단계로 들어간다고 보면 되겠다. 그 경우 3월 19일 즉 춘분 무렵부터 수습이 될 것이다. 


하지만 3월 7일 이후로도 증가세가 꺾어지지 않고 더 늘어난다면 그거야말로 신천지 등에 의한 3차 감염이 시작되는 것이니 그렇게 되면 장기화 추세로 굳어져서 올 상반기 내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 본다. 


부디 잘 수습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나 호호당의 생계에도 많은 지장이 생기고 있으니 말이다. 


(최근 글이 뜸하다. 4월에 호호당의 수채화 전시전을 열기 때문에 그림 작업에 몰두하느라 그렇다. 전시회가 열리면 독자들에게 소식을 알리겠다.)



산뜻한 초사흘 달에서 하루가 더 지난 달이 저녁 하늘에 나오고 있었고 그 위로 금성이 초롱하게 빛을 내며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저녁 6시 50분경이었는데 해가 길어져서 아직 하늘이 검지 않고 잔광이 남아있었다. 봄이 오고 있음이다. 코로나 19 때문에 온통 정신이 없지만 그래도 달도 보고 별도 보아야 할 게 아닌가.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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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 검다 해서 거문도, 그 동쪽 24 킬로미터 지점에 희다 해서 백도가 있다. 여수 출신의 친한 후배가  툭 하면 가보자고 꼬드기지만 배멀미가 겁나서 절대 가지 않는 거문도 백도이다. 멋지긴 하다만은 도중에 기절할 것 같아서 안 간다. 젊은 시절 제주도에서 부산 오는 페리 탔다가 심한 멀미에 정말이지 밤바다로 뛰어내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밤새 토하고 어지럽다가 아침 녁에야 겨우 정신을 차렸는데 밖을 보니 부산항이었다. 그 이후로 배라 하면 멀미가 자동 연상된다. 명랑한 그림이 되었다. 밝은 5월의 바다 같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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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눈이 거의 없었다, 막판에 봄이 되어 강원도에 눈이 제법 많이 내린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래 전 강원도를 지나올 때의 인상이다. 눈이 약간 녹아서 안개가 산등성이를 넘어가고 있었다. 그때의 추억이 그리운 건지 지나온 세월에 대한 아쉬움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냥 아련하기만 하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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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지 않아 재개발이 된다고 하는 정릉골의 골목길 풍경이다. 사진을 보고 그렸다. 이런 풍경은 곧 없어질 것이니 올 봄엔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닐 생각이다. 한 마디로 후진 동네라 하겠으나 사라지고 나면 아련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니 기억해두어야 하겠고 그러기 위해선 사진으로 남기고 또 그림으로도 남길 생각이다. 비탈진 골목길에 봄볕이 내리고 있고, 할머니 둘이 벽에 기대어 얘기를 나누고 있다. 할머니들이 잘 입는 붉은 웃도리, 예전엔 촌스럽다 여겼는데 이젠 반갑기도 하다. 봄볕이 낙후된 골목 구석까지 잘 비쳐오고 있는 정다운 광경이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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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니 반갑지만 마음은 벌써 여름으로 간다. 겨우내 눈도 거의 없어 본 거란곤 갈색이었다. 초록이 그리운 것이다. 땀 뻘뻘 흘리며 수리 바위에 올랐을 때가 언제이던가. 관절이 약해지니 그저 마음 뿐이다. 그림은 수묵화적인 수채화이다. 우뚝한 산은 수묵화의 바림 기법을 살린 것이고 사람이 서있는 근경은 수채화 기법이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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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번 확진자로 시작된 2020년의 봄



저번 19일 수요일이 雨水(우수)였다.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봄의 첫날이었다. 겨우내 따뜻하더니 약간 민망했나 보다, 봄이 오기 일보 직전에 동장군이 마지막 위력행사를 했고 그로서 물러갔다. 내 다시 돌아올 거야 하면서. 


봄이 왔으니 반가워야 할 터인데 이번 봄은 첫날부터 아주 터프하다, 불길하다. 이른바 31번 확진자의 발생과 함께 대구에서 연일 대량의 확진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정 교회라고 하는 상당히 뚜렷한 감염경로가 파악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 하겠으나 어쨌거나 전문의들이 그토록 염려해오던 지역사회 확산이 시작되었다. 변곡점(inflection point)이 되면서 한동안 잠잠하던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우리의 방역 체계가 잘 되어 있고 의료진의 수준 역시 대단히 우수한 것이 분명하지만 이젠 봇물 터진 것과 같은 상황으로 들어가고 있다. 


얼마 전 얘기한 바, 기본적으로 중국 유학생들은 물론이고 하루에도 수만의 중국인들이 입국하는 마당이라 아무리 공항에서 철저히 검역을 해도 무증상 감염자를 100% 철저하게 막아낼 순 없다는 점이다. 거의 중국 전역에 걸쳐 확산된 마당에 이미 봉쇄된 우한과 후베이 성의 입국만을 막는다는 것은 사실상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있는 것과 별 다름이 없다. 



월요일부터 새로운 국면이 시작될 것도 같으니



지난 달 첫 환자 발생으로부터 30일이 지나 대구에서 환자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면 오는 월요일은 첫 환자 발생으로부터 36일이 되는 날인데 만일 그 날부터 신천지 교인들만이 아니라 그로 인한 재감염이 시작한다면 그야말로 비상시국으로 돌입하게 될 것이다. 


36일은 수의 법칙에 있어 하나의 관문이자 게이트가 되는데 그게 뚫리는 것이 되는 까닭이다. 



어쩌면 이번 코로나19가 하나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도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 코로나19 사태가 어쩌면 하나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도 엿보인다는 점이다. 


예전 글에서도 몇 차례 언급한 바 있지만 우리 대한민국의 국운은 작년 2019년 10월 甲戌(갑술)월부터 혹한기로 들어갔다. 해마다 맞이하는 겨울 또는 혹한기가 아니라 60년 국운의 순환에 따른 혹한기 말이다. 이는 2019년 10월에 시작해서 2022년 4월에 이르면 절정에 이를 것이며, 2024년 10월이 되어야 물러갈 것이니 60개월의 기간이다. 


국운의 酷寒(혹한)이란 다름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에너지가 극도로 떨어진 상황을 말한다. 무얼 해도 예전처럼 잘 되지 않고 꼬일 뿐만 아니라 이번의 코로나19처럼 전혀 예기치 않은 돌발 악재들이 연이어 발생하는 흐름이 예상된다. 


그런 탓에 이번 봄이 되면 분명히 뜻밖의 악재가 생길 터인데 그게 무엇일까 겨우내 궁리해 보았지만 당연히 미리 눈치를 챌 순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2월이 되자 소식이 왔으니 우한 폐렴, 최근엔 코비드 19로 이름이 붙은 사건이었다. 


2015년의 메르스 사태 때엔 다행히도 우리 방역망이 메르스의 지역사회 전파를 막아 낼 수 있었으나 이번엔 최초 환자 발생 30일 만에 대구를 중심으로 해서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되었고 만일 그것이 전국으로 또 다시 확산될 경우 우리 모두 코로나 19라는 저 괴물과 길고 어려운 전쟁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이제부터가 시작일 수 있기에



하지만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문제는 비단 코비드 19 저 놈만이 아닐 것이란 점이니 이제 시작인 셈이고 장차 더 큰 놈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데 있다. 여러 우려 중에서 가장 크게 걱정하고 있는 사안은 금년 말 내년 초에 중국 경제에 커다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중국의 붕괴에 대해선 내 블로그 프리스타일 제1678호 “중국의 붕괴가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으니”란 글을 다시 읽어 보셔도 좋을 것이다.)


솔직히 내 생각을 털어놓자면 내년의 중국 경제 붕괴는 거의 필연이라 보고 있다. 그 시기 또한 내년 6월에서 9월 사이일 것으로 단정을 짓고 있다. 


중국 경제가 어떤 식으로 엎어지느냐 그 과정이야 모르겠으나 그렇게 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어마어마할 것은 물론이다. 



보다 근원적인 악재가 출현하고 있으니



나 호호당은 2008년 11월에 장차 우리가 마주하게 될 5개의 악재에 대해 “다섯 개의 겨울 설산”이란 글을 쓴 적이 있다. 그 다섯 개의 악재는 다음과 같다. (김태규 명리학 코너 361번 글)


1. 미국 금융위기로 촉발된 전 세계적 디플레이션

2. 국내 부동산 가격의 하락으로 인한 경제 불황

3. 중국 경제의 거품 소멸에 따른 문제

4. 김정일 이후 북한의 붕괴 등 그에 따른 통일비용

5. 우리 산업의 노후화와 수출 경쟁력 저하


그런데 그간에 문제가 또 하나 생겨났다. 미국이 금융위기에 따른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과정에서 파생된 또 하나의 문제점이라 하겠는데, 그건 바로 미국이 이제 대단히 까칠하고 깐깐하게 변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론 앞의 1번과 관련된 사안이지만 미국의 최근 몇 년 간 보여주고 있는 흐름의 변화는 제2차 대전 이후 보여주던 모습과는 지극히 이질적인 것이기에 그간에 볼 수 없었던 일이다. 


현 상황으로 볼 때 트럼프의 재선이 무난해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해도 앞으로의 미국은 더 이상 예전처럼 적당히 손해 좀 봐주면서 너그럽게 이끌어가던 종갓집의 자세는 보이지 않을 것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19세기의 대영제국을 위시해서 당시는 식민지 제국의 시대였다. 그러다 보니 1914년의 제1차 세계대전 직전엔 전 세계가 소위 列强(열강)이라 불리던 유럽 중심의 제국주의 국가들과 식민지 지역으로 양분되기에 이르렀다. 제국이거나 아니면 식민지였던 것이다. (우리 역시 아쉽게도 일본 제국의 식민지였다.)


하지만 제2차 대전 이후 거의 절대적인 힘을 가진 미국이란 신흥의 초강대국은 기존의 식민지 제국들의 길을 택하지 않았다. 만일 미국에게 그럴 마음이 있었다면 능히 그 길을 갈 수 있었겠지만 기본적으로 식민지로부터 투쟁을 통해 탄생한 미국이었기에 그 길을 따르지 않았다. 


자유를 더 소중히 여기는 미국은 모든 식민지의 독립을 지원했고 그로서 미국은 인류 역사의 발전에 있어 크게 한 걸음을 내딛었다. 하지만 묘하게도 미국은 또 하나의 새로운 길을 선택했으니 바로 글로벌화였다. 이는 19세기 당시 시장과 자원의 우선적인 확보를 위해 내달렸던 식민지체제에 대한 대체물로서의 글로벌화였던 것이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해외 시장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나라이고 내수 시장이 우선인 나라이다. 그렇지만 미국이 세계 경찰 역할을 하다 보니 미국의 해외진출은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가능한 일이었고 그 결과 비용절감을 위한 아웃소싱과 같이 다양한 이유로 해서 글로벌화가 진행되었던 것이라 하겠다. 



미국의 새로운 생각



그런데 그러던 미국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마냥 이대로 갈 순 없다는 생각을 한 모양이다. 특히 중국의 약진을 그냥 둘 순 없다는 생각도 들었던 모양이다. 


그리하여 현재 미국은 그간의 일에 대해 면밀하게 손익계산서를 뽑아보고 손 볼 데가 있으면 시정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 같고 그 바람에 미국은 이제 까칠해지고 깐깐해지고 있다. 


앞서 말한 다섯 가지 악재는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며 조만간 더욱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여기에 더하여 새로운 악재가 생겨났다는 점이다. 작년부터 우리는 일본과도 불편한 관계로 들어갔지만 그 정도의 악재는 미국이 매사 계산적으로 변해감으로써 생겨날 수 있는 어려움에 비하면 실로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본다. 


만일 중국이 내후년 정도에 가서 경제적으로 위기를 맞이하거나 붕괴될 경우 중국의 패권도전은 완전히 물거품이 될 것이다. 그럴 경우 미국으로선 어려운 상대를 제거한 셈이 되는 것이고 그 결과 미국이 우리를 대하는 태도 역시 엄청난 변화를 보일 가능성도 충분하다. 미국의 글로벌 전략 자체가 수정될 것이기에 말이다. 


게다가 중국이 무너지면 결국 북한 체제의 급격한 붕괴까지 초래할 가능성도 급격히 높아진다. 정작 그런 일이 현실화될 경우 우리가 부담해야 할 부담은 상상을 초월한다. 



중국의 경제 위기는 즉각적으로 우리의 위기



중국 경제의 위기는 우리 수출산업에 대한 위기를 통해 전체 산업의 위기로 번질 것이고 그로서 우리 경제는 총체적인 난국을 맞이할 것이다. 또 그럴 경우 국내금융시장으로부터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이탈도 당연히 예상이 된다.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원화의 평가절하나 금리인상이 불가피할 것이고 그로서 부동산 시장은 수렁으로 빠져들 것이다. 또 그럴 경우 막대한 가계부채 문제가 즉각적으로 터져 나올 것이다. 일종의 연쇄반응. 


그런 마당에 미국은 까칠해지고 있고 또 북한체제의 붕괴가 있을 경우 그 우발채무를 어쩔 수 없이 우리가 떠맡아야 할 것이니 그야말로 생각하기조차 싫은 악몽이 현실화될 것이다. 


물론 다른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좋은 그림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四面楚歌(사면초가). 


지금의 코로나19는 어차피 때가 되면 해소되겠지만 중국까지 연계해서 생각해보면 어쩌면 이것이 도화선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제 우리는 어려운 길로 들어서고 있다.




슬럼프라는건 누구나 겪는다. 예측할 수 없이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다. 이 슬럼프는 훌륭한 스포츠 선수라도, 혹은 뛰어난 학자라도 예외가 없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슬럼프는 비교적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존재이고, 또 사실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오늘은 이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