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수레바퀴는 원운동을 한다.

 

 

저번에 운과 명에 대해 얘기하면서 命(명)은 태어난 순간부터 고정이고 확정되어 있다는 말을 했고 반대로 運(운)은 문자 그대로 움직이는 것이고 변화해가는 무엇이란 말을 했다.

 

운의 변화해가는 모습은 마치 수레바퀴처럼 끊임없이 돌고 또 또는 것이다. 운명의 수레바퀴인 것이다. 수레바퀴처럼 움직인다는 것은 결국 圓(원)을 그리며 돈다는 말이기도 하다.

 

원운동에 시간이란 축을 부여하면 어떤 모습이 되는가? 하면 독자들이 고등학교 시절에 배웠던 사인(sine) 곡선이 된다.

 

 

운은 四季節(사계절)로 나뉜다.

 

 

흔히 사람들은 운이 좋다 또는 운이 좋지 않아서, 또는 好運(호운)을 만나서 또는 不運(불운)을 만나서, 이런 말을 쓴다.

 

 

하지만 그런 것보다 더 정확한 설명을 제시한다면 운이란 우리가 해마다 겪는 춘하추동의 四季節(사계절)과 같다는 것이다.

 

춘하추동의 사계절 중에서 호운에 해당되는 것은 여름과 가을이고 不運(불운)에 해당되는 것은 겨울과 봄이라 보면 된다.

 

사람들은 추운 겨울 지나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라 하면서 봄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엄밀히 따지면 그게 그렇지만도 않다는 점이다.

 

이에 운명의 사계절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기로 한다.

 

 

생존과 재생을 위한 투쟁의 계절인 봄

 

 

생각해보라, 만물이 다시 소생하는 봄이라 하지만 사실 蘇生(소생)이란 단어의 뜻을 찾아보면 “거의 죽어 가던 상태에서 다시 살아남”이라 되어 있다. 죽지 않고 살아나니 당연히 좋긴 하지만 다시 건강을 회복하고 활기차게 움직이려면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거의 죽기 직전에 되살아났으니 일단 회복을 위해 먼저 부드러운 음식을 섭취해야 할 것이고 또 정상인으로 돌아오기 위해선 고통스런 재활 훈련도 거쳐야 할 수도 있겠다. 모두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봄은 생존과 재활을 위한 투쟁의 계절인 것이다. 나중에 다시 얘기하겠지만 봄이야말로 가장 至難(지난)한 계절임을 알 게 될 것이다.

 

 

당차고 거침없는 도전의 계절인 여름

 

 

소생과 재활의 힘든 봄을 보낸 다음 우리가 맞이하는 계절은 여름이다. 이제 활기를 되찾았으니 용감하게 앞으로 나서야 할 때인 것이다. 그간에 많은 것을 잃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라, 아픈 동안 입은 경제적 손실 그리고 그 바람에 놓친 기회의 대가를 생각하면 억울한 마음이 든다.

그러니 이젠 이를 악물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제 너희들은 다 죽었어, 내가 돌아왔어 하면서 소리도 크게 지르고 당차게 전진해야 하는 계절이 여름이다. ‘우리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했던 히딩크 감독의 名言(명언)이 바로 여름의 모습이다.

 

여름은 뒤를 돌아보지 않고 오로지 용맹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계절인 것이다.

 

 

풍성한 수확의 계절로서의 가을

 

 

농부가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내 땀 흘리며 노력해온 모든 勞苦(노고)가 이제 결실로 돌아오는 계절이 바로 가을이다. 9월 초부터 논에 벼가 누렇게 익으면서 머리를 숙이기 시작하면 풍년을 기대할 수 있다.

 

등산으로 치면 이제 높은 산의 8부 능선을 올라서고 있다는 생각에 절로 발걸음에 흥이 실리고 절로 신바람이 난다. 힘들지만 정상이 눈앞에 보이니 몸에서 마구 행복 호르몬이 분비되어 힘든 줄도 모르게 된다.

 

그리하여 10월 하순이 되어 수확을 보느라 농부는 서늘한 날씨에도 땀을 뻘뻘 흘리지만 전혀 힘들지가 않다. 그간의 모든 노력이 내 손안에 묵직한 결실로 돌아오고 있으니 그런 것이다. 사람들이 말하는 好運(호운)이란 다름이 아니라 가을의 운을 말한다.

 

 

돌이켜 보게 되고 자꾸만 사색에 잠기는 겨울

 

 

수확을 창고에 가져다 모두 쌓고 나면 이제 좀 쉬어도 되는 때가 왔으니 겨울의 시작이다. 쉬면서 그간의 일에 대해 결산을 해보게 됨은 자연스런 일이다.

 

이에 결산을 하다 보니 어떤 이는 정작 남은 게 그리 많지 않음을 알고 지난 일들을 반성하거나 復碁(복기)를 하기도 하고 또 어떤 농부는 불만을 느끼기도 한다. 즉 모두가 자신의 수확에 대해 만족해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잘 된 이는 잘 된 대로 돌이켜보게 되고 또 만족하지 못하는 이 역시 생각이 많아진다. 어디에서 내가 실수를 했던가 하고 반성도 해보게 된다. 그런데 사람이란 만족하지 못할 때 흔히 탓을 하기도 한다. 특히 한 해 농사를 망친 이는 더더욱 핑계거리를 찾아야만 한다.

 

어쨌거나 겨울은 반성하게 되고 돌이켜보는 계절이다.

 

사계절에 대해 얘기했는데 운이란 것 역시 이처럼 사계절로 나뉜다고 보면 더 없이 정확하다. 원 전체를 네 개로 쪼개어 보면 된다는 말이다.

 

원운동을 할 경우 처음 가장 낮은 자리에서 위로 상승하는 국면이 바로 봄이다. 그리고 중간 높이에서 최고 정점까지 상승하는 국면이 여름이다. 정점에서 다시 하강 운동을 하는 국면이 가을이고 하강의 중간 높이에서 밑바닥으로 내려오는 국면이 겨울이다.

 

 

상승은 힘들고 하강은 쉬운 법

 

 

이렇게 볼 것 같으면 운이 상승을 하는 봄과 여름은 힘든 일이 많은 계절인 셈이고 운이 하강하는 가을과 겨울은 힘들지는 않지만 불만이 생길 수 있는 계절인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해가 어렵지 않다, 상승한다는 것은 그만큼 힘이 들어야 할 것이고 하강하는 것은 반대로 그다지 힘들진 않다는 것이 실은 상식이라 하겠다.

 

서양인들이 말한 운명의 수레바퀴가 굴러간다는 말은 결국 원운동을 뜻하는 것이고 그 원운동을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그것을 사계절의 변화로 보는 방식이다.

 

 

운명의 수레바퀴는 한 번 구르는데 60년이 걸린다.

 

 

한 바퀴 도는데 60년이 걸린다. 60년에 걸쳐 한 바퀴 돌아오는 운이 우리 삶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사실 60개월에 걸친 운도 있지만 그것은 60년 운세 변화의 부분에 속한다. 이를 ‘단기운세’라고 말한다. 고스톱 칠 때의 운은 그야말로 60개월도 아니고 그날의 운 또는 시각의 운이 중요하다.

 

 

하나의 계절은 각각 15년이다.

 

 

60년에 걸친 운의 변화이기에 이를 사계절로 나누면 계절마다 15년씩 할당이 된다. 그렇기에 누구나 일생을 살아가다보면 60년의 세월을 통해 가을의 운 즉 절정의 운을 15년간 맞이하게끔 되어 있다. 물론 힘든 세월 또한 15년은 보내야만 한다.

 

 

운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그렇기에 어떤 면에서 운은 萬人(만인)에게 공평하다고 하겠다. 누구나 힘든 소생과 생존의 계절 15년, 거침없는 도전의 계절 15년, 풍성한 수확의 계절 15년, 생각이 많아지는 계절 15년을 보낸다는 얘기이다.

 

 

사례 연구: 오타니 쇼헤이, 올 해 미국 메이저 리그의 이슈

 

 

실제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올 해 미국 메이저 리그 최고의 이슈는 일본 출신으로 LA 에인절스에서 투수 겸 타자로 데뷔한 일본의 ‘오타니 쇼헤이’ 선수일 것이다.

 

그의 생일은 양력 1994년 7월 5일이니 사주를 뽑아보면 甲戌(갑술)년 庚午(경오)월 壬辰(임진)일이 된다. (생시를 모르지만 이런 경우는 안 봐도 무방하다.)

 

이에 운세를 보면 오타니는 2002년 壬午(임오)년으로서 가을로 들어섰음을 알 수 있다. 8세 때부터 이미 가을의 운이었던 것이다. 2002년부터 가을이었으니 15년간 즉 2017년까지가 가을의 운이다.

 

오타니가 일본 프로야구에 입단한 것은 2012년이었다. 양력 10월의 늦가을이었다고 보면 된다. 본격 수확이 시작되는 것은 가을 중에서도 10월 하순이라 하겠는데 이를 연도로 계산해보면 2015년 정도가 된다. 바로 이 무렵부터 미국 스카우터들이 열심히 관찰하면서 미국 메이저 리그로 간다는 말이 무성해졌다.

 

2017년 운명의 겨울이 시작되었지만 사실 11월 하순까진 늦가을이라 해도 무방하다. 이에 금년에 데뷔한 오타니는 미국 메이저 리그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하지만 오래 승승장구할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을 한다.

 

왜냐면 2019년부턴 서서히 겨울이 깊어가기 시작할 것이니 생각이 어쩌면 오타니의 미국 메이저 리거로서의 수명은 짧으면 2년 길면 4년 정도가 기껏일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오타니 쇼헤이는 나이가 불과 24세에 불과하지만 이미 벌써 운명의 수확을 모두 거두고 있는 셈이고 얼마 가지 않아 길고 긴 겨울과 지난한 봄의 세월이 찾아올 것이니 지금이 메뚜기 한 철인 오타니 쇼헤이인 셈이다. 흔히 말하는 소년 천재로서의 오타니 쇼헤이임을 알 수 있다.

 

오늘은 이 정도로 맺는다. 운명의 수레바퀴가 굴러가는 모습은 춘하추동의 사계절과 같다는 것만 일단 알아두기로 하자. 그럼 다음 글에서 또 만나기로 하자.

 

 

영국의 낭만파 시인 바이런이 쓴 시옹 성의 죄수란 시를 통해 널리 알려진 시옹 성은 스위스 레만 호반에 있다. 어려서 사진을 접한 후 늘 마음 속에 있는 시옹 성이다. 앞으로 여러 장 그려보게 될 것 같다. 물과 물 그림자를 즐겨 그리는 터라 시옹 성의 경치는 입맛에 딱이다. 멀리 있는 차가운 산을 붓질 한 번으로 칠했더니 정말 마음에 들게 칠해졌다. 이런 맛에 수채화를 그리게 된다. 먼 산과 오른 쪽 중간 산이 흐려지면서 겹치는 모습도 마음에 든다. 

 

종이는 아트 프린스, 사이즈는 25.6 x 36 센티미터, 사쿠라 마이크론 펜으로 그리고 물감은 엘로 오커, 번트 시엔나, 번트 엄버, 셀루린 블루, 울트라마린 블루, 비리디언.

 

아주 빠르게 스케치하듯이 그렸는데 톤 조절이 잘 된 것 같아 만족이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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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악양면 평사리의 풍경이다, 고즈넉해서 몇 차례 다녀온 적이 있다. 소설 '토지'의 공간으로 널리 알려진 곳, 하지만 정작 평사리의 진면목은 따로 있다. 먹고 살기 힘들고 저마다 더 먹겠다고 다투는 살벌한 우리 사회, 너무나 냉소적으로 변해버린 우리나라 풍토이지만 평사리에 가면 놀라울 정도로 우리의 옛 인정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거, 하동 일대가 사실 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얼마나 순하고 인정이 많은지 깜짝 놀랄 정도이다.

 

예전엔 우리나라 어딜 가도 다 그랬는데 이젠 까마득한 옛날 일이다. 아직도 하동 특히 평사리엔 심성 고운 사람들이 살고 있다. 문득 생각이 나서 아침 나절의풍경을 기억을 살려 그려보았다. 아침밤을 먹으러 나온 새 세 마리도 그려넣었다.

 

종이는 패브리아노 러프, 사이즈는 26 x 38.5 센티미터, 물감은 코발트 블루, 엘로 오커, 레몬 엘로, 비리디언, 페인 그레이, 번트 엄버.

 

5월의 평사리가 가장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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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들여 그린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이다.

탈레가의 알함브라 말이다.

 

종이는 데일러 로니, 그림 사이즈는 40.6x30.5 센티미터,

연필 스케치 위에 그렸다.

사용한 색은 번트 시엔나, 번트 엄버, 알리자린 크림슨, 엘로, 비리디언, 울트라마린 블루, 코발트 블루, 로 시엔나.

 

이제 알함브라는 그만 그려도 될 것 같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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