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한 달여 만에 글을 올린다.
유튜브를 하고는 있지만 글을 쓰는 것은 또 다른 일이다. 훨씬 더 많은 집중을 요한다. 하지만 나이 70을 넘기면서 기력이 떨어져서 머릿속에 쌓인 많은 것들을 제대로 풀어놓지 못 하니 답답하다. 하지만 제일 큰 장애는 역시 아내의 不在(부재)이리라.
창밖을 보니 다시 비가 온다. 발 달린 비가 천천히 양재천을 건너갔다가 다시 돌아온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뚝-하고 그쳐버린다.
유튜브를 하다 보니 그 또한 나름의 문제점이 있다. 길어야 15분 분량에 한정되기에 좀 더 깊은 내용을 언급할 시간이 없다. 그렇다고 하나의 주제를 여러 차례 나누어 얘기하자니 늘어진다는 느낌이 있어 역시 그렇다.
유튜브의 한계
무척이나 짧은 시간 안에 마치 요점정리하듯이 늘 입춘과 입추을 중점으로 얘기하다 보니 구독자들은 마치 입춘 입추만 알면 운명의 전부를 알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같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입춘 입추는 실로 긴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하나의 기준점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안에도 무수히 많은 曲折(곡절)이 있어서 그것만으로 千變萬化(천변만화)하는 운명의 흐름을 豫斷(예단)한다는 것은 실로 터무니없는 일이다.
운명의 흐름은 늘 얘기하는 24절기만이 단락을 짓는 게 아니라 그 아 래에 다시 72개의 단락이 있어 그야말로 변화무쌍하다.
그렇기에 입춘 입추와 같은 기준점은 그야말로 기준일 뿐, 저마다 주어진 환경과 나이, 직업과 가족 여부에 따라 무수히 다양한 “경우의 수”를 만들어낸다.
節氣(절기) 얘기가 하다 보니 문득 우리 증시가 생각난다.
우리 증시, 미친 변동성
최근 우리 증시는 이른바 삼전닉스라고 하는 두 기업의 엄청난 실적과 또 다시 엄청나게 부풀려진 실적 기대로 인해 그야말로 연일 무서운 변동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5월28일부터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로 인해 툭 하면 사이드카와 서킷 브레이커가 작동되는 널뛰기를 연출하고 있다.
게다가 3월초 미국이 난데없이 개시한 이란 공격으로 인해 전체 상황도 대단히 복잡해졌고 이 또한 우리 증시에 커다란 변동성을 촉발했다.
하지만 전쟁의 와중에도 두 기업의 실적 전망은 연이어 커졌고 3월말 17만원 대이던 삼성전자가 최근 37만원까지 급등했다. 하이닉스는 더 했다. 89만원에서 무려 3백만원 근처까지 상승했으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증시는 4월 21일 穀雨(곡우)에 이르러 3월초 전쟁 직전의 수준을 회복했다. 곡우는 씨를 뿌리는 때이기에 두 반도체 기업의 전망을 보고 투자자들이 과감하게 씨앗뿌리기, 즉 주식을 매수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 엄청난 기대의 폭풍 속에서 두 종목의 상승에 힘입어 우리 코스피 지수는 무지막지한 상승세를 보여주었다. 반면 코스닥은 곡우 이후 그야말로 몰락하고 말았다.
모든 돈을 다 빨아들이고 있는 삼전과 닉스
모든 돈이 두 종목으로 쏠려갔기 때문이다.
코스피의 유망종목들도 호재가 있고 기대만 무성했지 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팔아서 두 종목쪽으로 옮겨간 탓이다.
그리고 6월 21일의 夏至(하지), 한 해를 통해 가장 전망이 확실하게 보이는 때, 이는 당연히 60년 순환에 있어서도 앞날의 비전이 가장 멀리까지 잘 파악되는 때라는 이치는 동일하다.
하지를 기점으로 본격 상승해야 하는데 그 반대의 양상이
그런데 하지에 두 종목은 최고가를 기록했고 그 이후 오히려 하락 조정 중이다. 이는 비단 말이 많은 단일 종목 ETF의 역효과만은 아니다.
두 종목에 대한 기대가 너무 앞서간 것이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라 하겠다. AI 투자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기대와 전망은 두 종목의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마치 무한정일 것처럼 여겨지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모르는 일이다. 당장의 흐름은 기대가 너무 앞서갔다는 생각이다. 기대에 부푼 하지에 정점을 보인 코스피와 두 반도체 종목은 그 이후 지금까지 심한 변동성과 조정 양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의 경우 증시가 새로운 고점을 만들어가기 시작한 때가 바로 夏至(하지)였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당시 앞의 고점이던 2900 포인트를 넘어 금년 하지에 이르러 9300 포인트까지 무려 3배 이상의 대상승을 했다는 점이다.
어쩌면 정점을 지나고 있을 가능성도 있기에
그런데 금년 하지에 고점을 보인 증시가 지금 조정 양상이다. 일과성 조정인지 아닌지 당장 판별하긴 어렵지만 생각과는 달리 어쩌면 반도체 고점을 통과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장 전망은 우리 증시가 1만 포인트를 훨씬 넘어 상승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그건 사실 모르는 일이다.
정말 그렇게 될 지 아니면 하지를 고점으로 꺾어질 것인지는 빠르면 7월 23일의 大暑(대서), 에너지가 가장 강렬한 때에 어떤 양상일 것인지 그리고 늦어도 9월 20일경의 추분이면 확연하게 드러날 것이다.
입춘 입추만 안다고 해서 다 아는 것은 아니란 얘기를 하다가 증시 상황에까지 언급하게 되었다.
심오하고 재미난 얘기들을 함께 나누지 못한다는 안타까움
자연순환의 이치는 單純(단순)하면서도 深奧(심오)하다. 그 많은 숨겨진 속살들을 하나하나 밝혀내어 독자들에게 얘기해주고 함께 공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예전에 일단 연구를 우선한 다음 나중에 천천히 풀어가야지 했는데 오산이었다. 나이가 들면 젊은 날의 힘이 없다는 참 간단한 이치를 미처 헤아리지 못했으니 한편 한심한 마음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