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을 연구하다 보면 과거 인물들에 대해 많이 찾아보게 된다. 그들의 생년월일 가능하다면 생시까지 찾아서 사주를 구성해보고 그를 바탕으로 그들의 인생 프로필과 비교 검토해가면서 운의 순환을 연구해본다.

 

위키피디어나 구글, 때로는 미국의 점성술 사이트나 기타 단체나 연구소의 문서 등등 그야말로 다양한 사이트들을 만나게 되고 또 들어가서 검색하게 되는데 그간 이런 식으로 찾아서 연구해본 사람이 대략 17 만 명 정도는 넘었을 것 같다.

 

뭐 그렇게 많은가? 그거 진짜냐? 하실 수도 있겠지만 그게 하다보면 그렇게 된다. 가령 미국의 국부라 할 수 있는 링컨 대통령을 검색해가다보면 그 아내나 부모, 주변 사람들, 심지어는 링컨을 암살한 사람까지도 연구해보게 되기 때문에 이렇게 숫자가 많다.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일어나 일과 사건들까지 연구하는 과정에서 으레 수반되는 연월일시 검색은 17만 개가 아니라 아마도 100 만에 달하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도 여전히 수시로 이런 검색 작업을 한다. 그간 궁금증을 해결한 것이 많아서 예전보다야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해본다. 그런데 이런 작업을 하다 보면 늘 좀 아쉽고 민망한 게 하나 있어서 얘기하고자 한다.

 

서구나 미국의 인물들에 관해 생년월일시를 알아보면 그를 밝히는 출처가 분명하거나 정확할 때가 많다. 뿐만 아니라 일본이나 중국 역시 오류가 거의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서양의 경우 아주 오래 전 사람까지도 중요 인물인 경우 생년월일 때론 시까지 밝혀져 있다는 점이다. 가령 로마제국의 초대황제인 아우구스투스의 경우 기원전 63년 9월 23일에 태어나서 서기 14년 8월 19일에 사망한 것으로 되어 있고 그 소스도 분명히 밝혀져 있다. 무려 2 천 년 전의 사람인데도 그렇다.

 

(아쉬운 것은 그의 양부이자 영웅인 카이사르의 경우 출생이 밝혀져 있지 않아서 늘 아쉽긴 하다. 반면 카이사르의 부하이자 나중에 클레오파트라의 애인이 된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경우 생년월일이 밝혀져 있다.)

 

운명과 사주를 연구함에 있어 서양의 자료들이 훨씬 풍부하고 정확하다는 얘기를 지금 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나 일본 또한 우리에 비하면 훨씬 상황이 좋다. 한일중을 비교하면 우리가 가장 떨어진다. 그리고 오류 토성이이다. 그래서 민망하고 좀 아쉽다.

 

생년월일에 관한 것은 사주나 운명학에 관한 것이 아니라 기본 데이터에 속하는 것인데 그게 우리의 경우 가장 부정확하고 오류가 많다는 점이다.

 

예로서 조선시대 성리학자인 퇴계 이황의 경우 위키를 보면 1502년 1월 3일에 출생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출처가 아예 없다. 그러니 믿을 수가 없어서 다른 자료를 찾아본다. 다행히도 나무위키에 가면 1502년 1월 3일로 되어 있고 또 주가 붙어 있다. 그 내용인 즉 음력 1501년 11월 25일이고 한국은행권 천원권이나 대부분의 위인전기에는 음력 생일에 맞춰 1501년생으로 표기한다고 되어 있다.

 

친절하게 밝혀져 있어 정확할 것 같지만 이 또한 틀렸다. 1502년 1월 3일은 이른바 예전의 서양 달력인 율리우스력이지 오늘날 전 세계가 쓰는 그레고리력이 아니다. 그레고리력으로 변환하면 1502년 1월 13일이 된다.

 

위키나 여타 사이트에 생년월일이 밝혀져 있는 경우 자체가 적을 뿐 아니라 기재되어 있다 해도 거의 예외 없이 율리우스력으로 되어 있어 오히려 음력 날자를 확인해서 그레고리력 날자를 뽑아야 한다. 일본이나 중국의 경우 이런 오류는 없다.

 

구글에 가면 율리우스력과 그레고리력 사이에 상호 바꿔주는 프로그램도 있건만 국내 쪽 사람들은 이런 기본 정보나 지식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가 일반적인 것 같다. 알았다면 기왕지사 음력을 양력으로 바꿀 때 그레고리력으로 한 번 더 손을 봐줬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은 것이다. (최근 보면 그래도 나무위키가 위키피디어보다 조금은 더 나은 것 같긴 하다.)

 

사주명리학이란 게 시중에 널리 퍼져있으니 사람들은 흔히 이런 운명학 방면에 있어서 우리 쪽의 깊이나 폭이 상당할 거라고 막연한 생각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건 사실 오해 또는 착각이다. 솔직히 말해서 그런 것을 떠나서 기초 데이터, 정보의 정확성 측면에서 우리는 아직 많이 後進(후진)이다.

 

포털에 가보면 툭 하면 유명인들의 사주분석 글이 올라온다. 정확한 생년월일시를 확인해보지 않은 채 ‘썰’을 풀고 있다. 도사 코스프레를 하는 나름의 대가들도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아서 그냥 웃어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