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가을.



가을은 누구에게나 가장 행복하고 화려한 때이다. 재생의 계절 봄, 도전의 계절 여름을 지나 수확의 계절인 가을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을은 심판의 계절이기도 하며, 함정의 계절이기도 하다.


봄/여름 30년간 쌓인 결실이 맺어지는 때에 누군가는 충실한 수확을 거둘 것이요, 누군가는 불만족스러운 수확을 거둘 것이리라. 그렇기에 가을은 심판의 계절이다.


그리고 가을은 함정의 계절이다. 입추부터 10년간 좋은 세월을 보내면 누구나 방심하기 마련이고, 또한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를 가지기 마련이다. 이럴 때에 사업을 하는 사업가라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마련이나, 이 새로운 사업은 보통 안 좋게 끝나고 심지어 파멸로 이어지게 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함정의 계절이기도 하다.


이러한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여 강의로 준비하였다.

얼마 전 개인 저마다의 適性(적성)에 관해 얘기하는 동영상을 올렸는데 짧은 시간이라 다소 미진한 바가 있어 글로 보충한다. 특히 자녀의 적성 계발에 관해 얘기하고자 한다.

 

 

자녀의 적성 계발은 부모들의 큰 관심사이다.

 

 

자녀의 적성에 관한 문제는 모든 부모들의 지대한 관심사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하고 힘든 일은 벌어먹고 사는 일이니 이는 적성과 당연히 관련이 된다. 즉 ‘우리 애는 무얼 하면 자신의 능력을 잘 발휘해서 잘 살 수 있을까?’ 하는 것에 대해 부모들의 관심이 적을 수 없다.

 

이번 글에선 군더더기를 붙이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고자 한다.

 

 

하지만 자녀의 적성을 찾아주고 계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먼저 얘기할 것은 부모들이 자녀의 적성을 찾아주고 계발해주는 것은 사실 대단히 어려운 얘기라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편한 환경에서 자녀들은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게 더 정상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처한 환경이 편할 경우 특별한 노력을 하거나 능력을 발휘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또 사실 이는 어른이나 애나 마찬가지라 하겠다. 다급하지도 위급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말이 쉽지 어려운 법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은 자녀의 적성 계발과도 직접적 연관이 있다. 좋은 부모 밑에서 행복하고 편하게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의 경우 천부적인 특출한 재능이 아닌 이상 자신에게 잠재된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기가 어렵다는 말이 된다.

 

그렇기에 평범한 가정에서 별 탈 없이 성장하는 아이들의 경우 잠재된 능력이나 특별한 적성을 발견하기란 사실 대단히 어렵다는 것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으레 그렇듯이 사람의 능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최고도로 발휘된다. 이는 적성 계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적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계발하는 일 역시 모든 조건이 좋은 상황에서라기보다 그와 반대로 악조건 속에 있을 때 오히려 가장 잘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능력은 逆境(역경) 속에서 가장 고도로 발휘되고 발전이 된다. 이는 적성 계발에 있어서도 동일하다고 하겠으니 이 말은 상식이기도 하고 진리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이 자신의 잠재된 능력이나 적성을 발견해서 그것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 하겠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

 

 

그렇기에 현실의 경우 자녀의 적성 계발보다는 학업 성적이 뒤떨어지지 않게끔 부모의 관심과 독려 특히 어머니의 열성과 성화가 중요해지는 것이다.

 

말로는 학업 성적보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발견해서 그것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부모의 지도와 격려가 중요하다고는 하나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부모 스스로가 장애요인이 될 수도 있다.

 

 

자녀의 적성 계발이 어려운 또 한 가지의 이유는 부모 스스로가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

 

대개의 부모들은 현실을 살아가는 기성세대이기에 상식적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라 하겠는데 자녀가 강한 흥미를 보이는 분야가 부모가 보기에 전혀 유망해보이지 않는 탓에 자녀가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거나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말이다.

 

예로서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틀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은 서태지의 경우를 들어보자. 서태지의 부친은 기타나 만지작거리는 아들 서태지가 하도 한심하게만 여겨져서 아들의 기타를 여러 번 부숴버렸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경우 서태지가 부친의 반대에 부딪쳐 승복해버렸다면 훗날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아이콘 서태지는 없었을 것이 아닌가.

 

 

기성세대인 부모들은 미래를 예측하지 못 한다.

 

 

사실 이런 일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난다. 시대는 끊임없이 변해가지만 모든 부모는 기성세대이기에 가치관 역시 기존의 것일 가능성이 크다. 이에 자녀에게 다소 특별한 능력이나 적성이 있어서 그것이 훗날의 트렌드에 더 맞는 것일 수 있다 해도 기성의 가치관을 지닌 부모의 눈에 부정적으로 비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평범한 집안의 자녀들이 훗날 자신이 살아갈 능력이나 적성을 발견하고 또 계발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닌 이유에 대해 얘기를 했다.

 

 

자녀의 적성 계발에 있어 부모의 진정한 역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녀의 적성 계발에 부모의 역할이 없다고 여길 것은 결코 아니다.

 

부모가 자녀의 적성 계발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거나 불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정답을 찾아주거나 찾아내겠다는 과다한 욕심이 문제가 된다는 얘기이다.

 

적성을 계발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는 기회, 어쩌면 작은 씨앗을 심어준다는 마음으로 다양한 기회를 자녀에게 제공하고 마련해주는 것은 당장은 아닐지 몰라도 훗날 어떤 시점 즉 때가 되면 과거 부모가 베푼 작은 인연으로 인해 자신의 타고난 적성을 찾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운명학적 관점, 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는 법이어서

 

 

이제 운명학의 관점에서 얘기해보자.

 

사실 어떤 사람에게 어떤 적성이나 능력이 있느냐의 여부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결국 적절한 때 즉 계기가 마련되는 때가 있다는 점이다.

 

‘적절한 때’란 것을 운명학적 관점의 용어로 바꾸면 결국 자녀의 운세 흐름과 관련이 된다는 말이 된다.

 

어른들이 흔히 말하곤 하던 말, “다 때가 있단다, 때가 있는 법이란다” 하는 그 말은 운명학적 관점에서의 말과 정확하게 동일하다.

 

 

나 호호당의 경우 오랜 연구와 상담 경험을 통해 찾아오는 이의 생년월일을 물어서 사주를 뽑고 나면 그 사람의 적성이 어떤 것이고 어떤 방면에 있는지 정말이지 거의 순식간에 파악하고 읽어낸다. 한 눈에 알 수 있다.

 

하지만 오해하진 말았으면 한다. 당신은 이 일을 하면 대박이 나고 떼돈을 벌 것이요 하는 정도로 나 호호당이 족집게 도사는 아니라는 점이다. 사람의 능력은 사실 어떤 한 특정한 방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실로 다양한 능력과 적성을 가지고 있기에 찾아온 이의 능력이나 적성이 갖는 범주 또는 ‘스펙트럼’을 읽어낼 수 있다고 해야 더 정확한 말이 되겠다.

 

하지만 역시 더 중요한 것은 능력의 다양성이나 범위, 범주가 아니라 찾아온 이의 적성이나 능력에 맞는 분야를 발견하거나 계발할 수 있는 ‘때’가 언제인가 하는 대목이다.

 

그 때가 어떤 이는 어린 시절이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40대 중반인 경우도 있다. 일정치가 않다. 사람마다 운이 다르고 때가 다르기 때문이다.

 

항간에서 하는 말로서 최근에는 우스갯말로 ‘운칠복삼’이라 하지만 예전에는 ‘운칠기삼’이라 했다. 運(운)이 7할이요 기량은 3할이란 뜻인데 여기서 말하는 운이란 결국 時運(시운), 때를 말하는 것이고 기량이란 그 사람의 능력 또는 적성을 뜻한다. 이처럼 결국 때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성공하느냐 출세하느냐에 있어서만 시운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능력이나 적성의 계발 역시 그에 못하지 않게 때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예로서 경영학석사, 즉 MBA를 들어보자. 예전 1997년 외환위기 이전에 미국의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한 자들은 외환위기 이후 엄청난 재미를 보았다. 갑자기 글로벌 스탠다드 운운하면서 MBA 자격을 가진 자들의 몸값이 엄청나게 치솟았던 것이다.

 

그 바람에 인문계 출신인 경우 출세하고픈 이는 MBA 취득이 거의 필수이다시피 했다. 하지만 뒤늦게 취득한 이들은 큰 재미를 보지 못했고, 오늘에 와선 MBA 취득은 거의 시간낭비 돈 낭비에 불과하다는 말까지 귓전에 들린다.

 

MBA 역시 외환위기 이후의 글로벌 스탠다드 붐이란 時運(시운)을 탔기에 가치가 있었던 것이라 하겠다.

 

이제 글을 정리하자. 부모 된 입장에서 가능하다면 자녀의 미래를 위해 적성을 발견하고 계발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하지만 너무 정답을 찾겠다는 과한 욕심은 내려놓을 필요가 있겠다.

 

다만 자녀에게 이런저런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제공해주다 보면 그것이 작은 씨앗이 되어 뿌려졌다가 훗날 자녀가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싹이 트고 큰 나무로 자라나는 동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체코의 프라하를 관통하는 불타바 강변의 풍경이다. 며칠 동안 펜으로 그렸는데 눈앞에 연필이 보여서 급 땡김. 그래서 연필로 그렸다. 연필은 연필의 맛, 펜은 샤프한 느낌. 종이따라 다르고 도구따라 다른 맛, 그림은 즐겁다.

 

종이 크기는 30x42 센티미터, 적당한 크기라서 마음에 든다. 연필은 스테틀러의 마르스 루모그래프 블랙 4B.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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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올드 타운 광장이다. 뒤에 보이는 교회는 틴 성모 마리아 교회이고 왼쪽의 건물은 국립미술관이다. 앞의 동상은 종교개혁의 도화선이 된 얀 후스. 사실 프라하의 도심 관광은 이곳에서 카를르프 다리를 건너 프라하 성으로 이어지는 대략 1.5 킬로미터 정도의 거리가 전부이다. 물론 자세히 보려면 그거야 또 다른 얘기지만 말이다. 주마간산의 패키지 여행이 그렇다는 얘기. 오스트리아나 체코와 같은 동구권 나라들의 특징은 지붕 색이 빨갛고 건물 외벽은 희거나 노랑 색이란 점이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더욱 잘 어울린다. 펜으로 섬세하게 그렸다. 처음부터 색을 칠할 생각이 없었기에.

 

종이는 패브리아노 핫 프레스 100% 커튼, 크기는 23x30.5센티미터,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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