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살다살다 이렇게 뜨거운 가을은 처음이다. 22일이 추분이고 가을의 정중앙인데 그 전날까지 33도를 가니 이건 미쳤다. 이런 식으로 기후가 이어지면 인류는 200년 이내로 멸종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적도 지방은 뜨거워서 인간이 사라질 거고 상당 수는 고위도 지방으로 이주할 터이니 엄청난 갈등도 예상된다. 그런데 이럴 때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미국이 여전히 에너지를 낭비하고 쓰레기를 마구 배출하고 있으니 더욱 걱정이다. 저녁놀 그림은 아름답다. 하지만 이건 정말 아니다. 

 

대략 두 달 전부터 매주 토요일  점심은 우리 가족의 외식 날로 정했다.  집이 우면동이라 양재천 카페 거리의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찾았다. 감바스와 피자가 나름 맛있었다. 나 호호당은 난치성 질환을 안고 살고 있다. 몇 년전 한약 부작용으로 일종의 피부 신경통이 고질이 되어 고생하고 있다. 그간 이런저런 노력을 했으나 별무신통, 신경통 약과 진통제로 지내고 있다. 이례적으로 나 호호당의 모습을 올린 것은 저 얼굴 속에 69년의 역사가 새겨져 있고 또 고통을 누른 채 웃는 모습이 내 스스로도 딱하다 싶어서이다. 최근 1년 사이에 탈모도 심해졌다. 하지만 어쨌거나 삶은 이어진다. 그 날까지는. 

 

 

아침 산책 시간에 양재천에서 왜가리 놈을 만났다. 일단 한 컷 찍은 뒤 좀 더 가까이 다가서자 휙-하고 날아가 버렸다. 눈매 날카롭고 부리 뽀죡한 것이 젊은 날의 호호당 같기도 해서 웃게 된다. 니나 내나 뭐 별반 차이가 있겠는가, 왜가리야. 

 

 

 

저리도 낙엽이 많으니 분명 가을인데 무슨 놈의 날씨는 여전히 뜨거운지, 너 여름이니 가을이니? 올 여름 나 호호당은 더위로 해서 운동을 잘 못했고 그 바람에 건강이 다시 좋지 않았다. 그저 서늘한 바람 기다리는데 이번 추석은 지나야 될 것 같으니 영 그렇다. 

 

 

올 가을은 양재천변의 풀밭에 수크령이 지배하고 있다. 억새나 갈대는 이번에 밀린 것 같아서 아쉽다. 멀리 청계산의 산색은 분명 가을이건만 날은 여름 같아서. 더워지기 전에 아침 시간 얼른 산책을 다녀왔다. 서초문화예술공원의 황톳길 조성 작업 현장을 보고 왔다. 그간 도곡동 타워팰리스 쪽을 다녔는데 이제 집에서 몇 백 미터 거리에 있게 되었으니 신난다. 

 

벌써 낙엽이 분분하다, 황갈색과 적갈색으로 물든 잎사귀들이 땅에 가득하다. 덥다 보니 가을이란 사실을 자꾸 잊게 된다.  초가을은 이처럼 따가운 햇볕 속에 걸음을 한다. 벌써 2024년도 뉘엿 기울고 있다. 세월 빠르다. 

 

 

아침 시간 늘 걷는 코스에서 찍은 양재천과 원경의 청계산 , 나 호호당이 지극히 사랑하는 저 버드나무. 이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서 살 만 하다. 에어컨도 끄고 자니 몸도 좋아지고 있다. 2024년 여름은 정말 끔찍했다. 이제 정상으로 가보자!  

 

 

 

수크령 만발한 풀밭 너머 머릴 청계산 산색이 분명가을이다. 그림자도 짙은 것이 초가을의 정취임이 분명하다. 더워지기 전에 나가서 걸었다. 아직도 낮으론 33도를 간다고 하니 얼른 나갔다 와야 한다. 태풍이 지나가면 확-하고 기온이 내려갈 수도 있으리란 기대. 간밤 처음으로 에어컨을 끄고 잤다, 새벽엔 좀 추워서 이불을 끌어당겼다. 

 

 

어제 해질 무렵 창밖으로 찍은 모습이다. 아파트 그림자가 길게 드리웠는데 너무들은 완연 가을 준비로 들어갔다. 멀리 다리를 건너 날씬한 여성이 경쾌하게 걷고 있었다. 여름이 가기 싫어서 앙탈을 부린다는 느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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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리는 아침, 우면동은 서울 시내보다 기온이 조금 낮아서 26도, 편하게 산책할 수 있었다. 체력 회복을 위해 이제 운동시간을 늘려가야 한다. 양재천변 수크령꽃 만개하고 빗방울 떨어지는 산책길 걷기 좋았다. 앞에서 걸어오는 젊은이의 걸음이  경쾌했다. 

 

 

젊은 아주머니가 아기 둘을 싣고 우산을 쓰고 산책을 하고 있었다. 젊은 여성이라 다리가 실하고 힘이 있어 보였다. 잠시 뒤에서 바라보면서 부디 건강하고 행복하시고 또 아이들 잘 키우시길... 하고 기원을 했다. 그러자 문득 산다는 것은 뭘 모를 때가 가장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평생 산다는 게 만만치 않은 일이란 것을 나 호호당이 이젠 너무 알아서 그랬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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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열대야로 몸과 마음 다 녹아나가는데 그래도 어느덧 가을 분위기가 난다. 오늘 아침 처음으로 25도를 찍고 있었다. 힘을 내어 산책을 나갔더니 그 사이에 잎사귀와 나무들은 어느새 가을 준비를 해가고 있었다. 멀리 청계산의 산색이 그랬다. 아, 가을, 하지만 무더운 초가을, 어서 서늘해졌으면 하고 간절한 마음. 너희들도 나도 여름 나느라 고생 많았다. 저 앞에 강아지가 쉬야를 하고 있었다. 

 

 

강아지풀이라 불리는 수크령이 꽃을 피웠다. 그러면 가을이다. 8월 말이 개화시기. 그래 가을이 오는구나, 어서 저 엄청난 더위 보내야지, 가을아 어서 오려므나. 더위로 해서 운동과 산책을 못 하다 보니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 며칠 안으로 밤으론 에어컨 끄고 잘 수 있겠네 싶다. 정신도 맑아지겠네 하는 기대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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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가 무서워서 밖으로 나가질 못한다. 사무실 세팅도 끝났지만 오가기가 힘들어서 그냥 집에 있다. 이번 더위가 가실 때까진 이럴 것 같다.  집에서 선물 트레이딩과 글쓰기 그리고 책보기를 하면서 처서까진 있어야 할 것 같다. 상담 오픈 역시 자연스럽게 8월 말로 잡아야 하겠다. 더워서 무섭지만 사진은 예쁘다. 상단의 흰 구름이 햇빛을 받아 빛나고 있다. 올 여름 살아오면서 최악의 더위인데 내년엔 제발 그렇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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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만 보면 참 예쁘다. 뭉게구름이 저녁빛을 받아 찬란하게 빛나고 있다. 하지만 저건 그림이고 실제 현장은 찜통 더위, 기억하기로 70 평생 올 해 2024년의 열대야가 가장 긴 것 같다. 이제 여름이 되면 한 보름 정도 서늘한 곳으로 피서를 다녀오든지 해야 할 것 같다. 부디 다시 서늘한 세월이 돌아오길 고대해본다. 사무실이 세팅되어 다음 주부터 상담을 할 생각이었는데 코로나가 다시 창궐한다 해서 좀 더 늦출 까? 하고 생각해보고  있다.  18일 일요일엔 증시동향 강좌를 하는데 마스크를 비치해두고자 100매 한 박스 주문했다. 찌는 더위 독자님들도 건강 조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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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저녁시간, 7시 6분이라 되어 있다. 남쪽 하늘의 놀이 유난히 고왔다. 예감이 들었다. 이제 곧 엄청난 수증기와 열기를 몰고올 지옥의 더위가 시작되리란 예감. 부산에서 자란 나 호호당은 바다의 저녁놀이 유난히 고우면 곧 풍랑이 오거나 험한 바다가 된다는 것을 보면서 자랐다. 너무 더워서 외출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창 밖의 뷰가 워낙 좋아서 일기 쓰듯이 사진을 찍곤 한다. 이제 작업실을 구했고 현재 세팅 중이다. 내일이면 인터넷도 들어오고 다음 주면 상담도 재개할 예정이다. 그런데 오늘 증시가 너무 심하게 장난을 쳐서 노티스(notice)를 올렸다. 사실 목요일 종가에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난리통이다. 하지만 옵션 매도한 사람만 아니라면 너무 걱정할 일 아니란 얘기 드린다. 늘 하는 얘기지만 옵션이란 거 매도게임하면 패가망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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