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분, 한 해의 성과를 확인해보는 시점

 

 

어제는 추분이었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추분. 옛 책에 이르길 모든 것은 춘분에서 생겨나고 추분으로서 이루어진다고 했다. 봄에 생겨나서 여름내 자라온 그 무엇이 이제 추분으로서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아직 생산이 끝난 것은 아니다. 벼를 보면 알곡이 좀 더 들어차고 익어서 여물어야 할 것이니 최종적인 완성은 다시 한 달 뒤인 10월 20일 경의 霜降(상강)이 된다. 하지만 이제 추분으로서 전체 윤곽은 확연해지고 있음이다.

 

 

증시 이야기 

 

 

먼저 전 국민의 관심사인 증시 얘기부터 좀 한다.

 

증시는 추분이 되자 제법 강한 하락조정을 보이고 있다. 그러고 보니 7월 24일자로 “이제 증시의 반등은 사실상 끝이 났지만”이란 글을 올린 것이 생각난다.

 

그 글을 찾아서 보니 “모른 척하고 따라는 가지만 여차하면 튀어야지, 그 시점이 8월 처서가 될 지 9월 추분이 될 진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렇게 적고 있다.

 

물론 아직은 이번 하락조정이 대세가 꺾이는 출발인지 아니면 조정을 끝내고 다시 상승세로 복귀할 것인지 여부를 단정하긴 다소 빠른 느낌이다. 하지만 그간에 2차 전지라든가 바이오와 같이 테마들과 관련된 종목들의 주가가 단기간에 너무 올랐다는 점만은 명확하다.

 

추분에 하락 조정의 낌새가 나왔으니 아마도 10월 20일 경의 상강이면 전체 흐름이 확연해질 것이라 본다. 그때가면 답이 확실하게 나온다는 얘기이다.

 

그렇긴 하지만 나 호호당의 경우 며칠 전부터 가지고 있던 주식들을 정리해왔다. 그렇게 보는 이유에 대해 말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거시 변수들이 새로운 흐름으로 들어서고 있기에. 

 

 

먼저 연일 치솟던 금값이 고점을 치고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점, 약세이던 달러가 이제 강세 기미를 보인다는 점, 이에 따라 원/달러의 하락이 멈출 것 같다는 점, 엔화가 조만간 강세로 갈 것 같다는 점, 유로화 역시 약세로 돌아설 것 같다는 점 등등 모든 거시변수들이 일제히 어떤 변곡점에 들어서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현 시점에서 환율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더 이상 금리를 내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더 이상 금리 정책이 작동될 수 없는 환경이기에 저마다 환율 조작을 통해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투쟁이 펼쳐지고 있다는 얘기이다.

 

이런 흐름들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아직은 모르겠으나 분명한 것은 이번 추분으로써 3월의 패닉이 몰고 올 흐름이 이제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따라서 이제 그간 줄곧 상승을 이어온 증시 흐름 역시 변곡점에 들어서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런 까닭에 이번 하락 조정이 끝나면 다시 오를 수도 있겠지만 큰 테두리에서 올 해 증시 반등은 마무리되었다 본다. 기존의 모멘텀은 사라졌다는 말이다.

 

물론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겠지만 그 역시 다음 달 10월 상강 무렵이면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 본다.

 

이에 추석 연휴도 있고 해서 당분간은 마음 편히 추석을 보낼 생각이다. (이번 증시에서 내 경우 지난 6개월을 되돌아보니 씨젠, 유니슨, 씨에스베어링 등의 종목들로 재미를 봤다.)

 

증시 얘긴 이 정도로 그치고 눈을 크게 돌려보자.

 

 

우리 국운의 추분은 2002년이었으니 

 

 

우리 대한민국은 60년 순환에 있어 2002년이 추분이었다. 그 30년 전인 1972년은 국운의 춘분이었던 바 그 무렵 고 박정희 대통령은 국력신장과 경제발전에 모든 것을 걸었고 그 결과는 2002년이 되어 나타났다. 바로 그 무렵부터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박정희의 도박이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춘분은 사실 가장 힘든 때이다. 때론 비참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굳은 의지를 가지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이기도 하다. 우리가 1972년 국운의 춘분 당시에 몹시도 초라하고 힘들어 했지만 결의를 가지고 미래를 향해 전진해온 것처럼 말이다.

 

어떤 사람의 모습 또한 그렇다. 운의 흐름이 춘분에 처한 사람을 보면 겉보기에도 처량하고 스스로도 한심하다. 마치 비루먹은 강아지 꼴이다. (그와 반대로 추분을 맞이한 사람을 보면 겉보기에도 뭔가 있어 보이고 스스로도 어떤 성취감을 느낀다.)

 

 

미국은 올 해로서 추분이 아니라 춘분의 운이어서 

 

 

그런데 미국의 경우 올 해가 새로운 60년 순환에 있어 추분이 아니라 춘분의 해가 되고 있다.

 

그렇기에 현재 미국은 부상해오는 중국을 견제하고 주도적 위치를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가 풍비박산이 났고 이에 달러를 마구 풀어대고 있다.

 

이번 코로나19를 통해 가장 피해가 큰 나라는 미국이라 하겠는데 그 역시 국운이 춘분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해마다 추분이면 으레 성과가 나오고 윤기가 도는 법인데

 

 

오늘의 주제는 추분이기에 돌아가서 얘기하면 어떤 이의 운세 흐름에 있어 추분이 되면 빛을 내기 시작한다. 일종의 아우라가 비치기 시작한다. 미스터 트롯을 통해 대중 인지도를 얻은 장민호와 이찬원과 같은 가수들 역시 그렇다. 장민호는 작년이 추분이었고 이찬원은 올 해가 추분이다. 앞으로 10년간은 무난하게 호시절을 구가할 것이다.

 

(엄마들에게 인기가 많은 정동원은 이제 운세가 대서인터라 추분이 되려면 10년이나 남았으니 앞날이 더욱 창창하다. 반면 영탁이나 김호중과 같은 이들은 생일의 양력 음력 구분이 애매해서 뭐라 하기가 그렇다.)

 

추분이 되자 그야말로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은 이는 방탄소년단의 RM, 즉 김남준이다. 그에겐 2019년이 추분이었는데 그 해 미국 그래미 어워드에 시상자로 공식 초청돼는 바람에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되었으며 사실상 전 세계 청소년들의 敎主(교주)가 되었다.

 

 

이번 추분을 보니 올 한 해는 그야말로 망친 셈

 

 

하지만 금년 추분은 좋은 일보다는 걱정이 더 앞선다.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코로나19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유럽 나라들의 경우 재확산의 모습이 현저하다. 우리 역시 이번 추석연휴를 기점으로 또 다시 크게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들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쳐있고 더 이상 버티기도 힘든 판국에 코로나가 재확산될 경우 어떤 임계치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크게 우려가 된다. 지금까진 어떻게 잘 버텨왔지만 이번 가을과 겨울에 가서 코로나 재확산도 문제이지만 경제 상황이 과연 잘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

 

올 한 해 우리는 물론이고 글로벌 경제 전체가 망쳤다. 그저 주식만 기업의 실적과 상관없이 엄청나게 올랐고 유동성에 힘입어 부동산 가격만 무지막지하게 오르는 바람에 사람들의 머리를 무겁게 하고 있다.

 

해마다 추분이 되면 글을 써왔다. 그런데 이번 추분은 과거와 비교해서 참으로 초라하고 성과가 없다. 추분이면 한 해의 성과가 확연히 드러나는 때이건만 實(실)이 없고 얻은 게 없다는 얘기이다.

 

올 해 추분이 이처럼 초라하고 추레한 것은 무엇보다 해의 흐름, 즉 庚子(경자)년이 글로벌은 물론이고 우리에게 바람직한 氣數(기수)가 아닌 까닭이다.

 

무엇보다 글로벌을 리드하던 미국이 60년 순환에 있어 국운의 춘분을 맞이하여 힘들어하고 있고 일본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가난한 때를 맞이하고 있으며 유럽 역시 전체적으로 활력이 없다. 이에 우리와 또 우리와 흐름이 유사한 중국은 당장은 괜찮아 보일지 몰라도 실은 속으로 심하게 무너져가고 있다. 이런 모든 것들이 올 한 해의 흐름이 순조롭지 않게 된 까닭이고 여기에 코로나19가 결정타를 날린 셈이다.

 

 

글로벌 불황에 치명타를 날린 코로나19

 

 

뉴스에 보니 은행 ATM에서 5만 원 짜리 지폐를 인출하기가 어려워졌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 위기가 오래 이어지자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가계와 기업들이 현금을 보유하려는 성향이 강해진 탓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초저금리 상황이니 차라리 금고에 보관해 두고 증여 용도나 거래 시 세금 회피를 위한 의도라 하겠는데 뭔가 심상치 않다는 느낌이 든다.

 

이번 추분으로서 현저해진 올 한 해의 흐름을 볼 때 이번 겨울은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또 다른 문제들이 등장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약간은 두려운 생각도 든다.

 

글을 마치고 나니 추분은 어제가 아니라 그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