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60개월의 순환



절기가 한 해를 통해 가장 춥다는 小寒(소한)인데 비가 내린다. 잘도 내린다. 다행이긴 하다, 눈이 내리면 성가실 터인데. 丑月(축월), 丁丑(정축)월이 시작되었다.

 

나 호호당의 경우 60개월마다 되풀이되는 작은 순환이 바로 이번 정축월부터 시작된다. 새로운 5년 60개월의 작은 순환 주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처럼 운의 순환은 60년 주기만이 아니라 60개월짜리 작은 주기도 있다.)


그런 탓일까? 나 호호당은 초근 열흘 사이 깊은 沈潛(침잠)에 빠져들어 있다. 글도 잘 올리지 않게 되고 그저 이런저런 생각에 몰두해있다. 깊은 밤이면 머리가 더 없이 맑아져서 잠들기 참으로 어렵다. 


지나간 60개월의 순환, 2015년 1월부터 이어져온 기간 중에 있었던 일에 대해 이모저모 돌이켜보기도 하고 앞으로의 희망과 구상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다. 때론 특별한 생각 없이 들숨과 날숨을 느끼면서 그냥 沒我(몰아)의 상태에서 앉아 있기도 한다.

 

뜬금없는 얘기지만 앞으로 25년을 더 살고자 한다. 2045년 1월 19일 무렵에 세상을 뜬다는 계획을 거지고 있다. 그러면 세는 나이로 91세가 되고 만으론 89년 6개월 정도가 된다. 5년의 순환을 앞으로 다섯 번 거듭하는 기간이다. 올해 66세가 되었지만 혈압이나 당뇨 전혀 없다, 물론 몸을 잘 아껴가며 살아야만 가능하겠지만 그때까진 맑은 정신으로 지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저번 60개월간의 순환을 결산해보니



흘러간 5년의 세월 동안 얻은 것은 무엇이었나 생각해본다. 잃은 것은 물론 삶의 시간들이었으니 그를 빼면 남는 장사였다.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좋은 인연을 맺었으니 고마울 따름이고 또 그 사이에 그런대로 큰 탈 없이 잘 먹고 살았으며 자연순환의 이치에 대해서도 나름 장족의 진전이 있었다. 특히 年運(연운)과 月運(월운) 그리고 日運(일운)의 복잡미묘한 상관관계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더 앞의 시간들까지 거슬러 가보니 동네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기 시작한 지 이번 달 말 31일면 만 10년의 세월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느 할머니 고양이의 처량한 죽음을 계기로 해서 내 살아있는 날까지 내가 사는 곳이 어디일지라도 매일 저녁이면 밥을 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작정을 했으니 오늘날까지 어기지 않고 매일 밤 산책 시간에 고양이 사료를 가져다주고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내가 출타한 날이면 아들 녀석이 주고 있다. 고양이 세계에선 날 보살로 여길 것이 분명하다. 


이런 상상도 수시로 해본다, 훗날 내가 죽어서 삼도천을 건너갈 때 내게서 밥을 얻어먹은 모든 고양이들이 연도에 나와서 아옹, 아웅, 냐옹 하고 반갑게 맞이해주는 공상. 얼마나 반가울까! 저승길 외롭지 않을 터이니. 


그러다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2011년 겨울부터는 뒷산 새들에게도 월동 모이를 가져다주고 있다. 11월 하순부터 이듬해 5월 하순까지 6개월간 새들에게 모이를 준다. 쌀에다가 땅콩과 잡곡을 섞어서 준다. 그 바람에 겨울 아침이면 새들이 무려 수백마리가 모여든다. 


10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는 점에 스스로 마음이 뿌듯하고 대견하다. 언젠가 이사를 가게 되겠지만 되는 날까진 할 것이고 이사를 가면 또 그곳에서도 이어갈 생각이다. 앞으로도 25년 동안 말이다. 


이 세상을 잠시라도 살다가는 모든 생명들, 살고자 몸부림치는 모든 존재들, 불교 용어론 有情(유정)이라 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나 역시 정이 動(동)하는 유정이기에 측은한 마음을 갖는다. 同病相憐(동병상련). 


밉기로 말하면 사람이 가장 밉다 하겠으나 그거야 나 역시 욕망을 가진 사람이기에 그런 것일 뿐 돌아서면 미움은 없다. 미움과 증오의 감정을 갖는 거야말로 삶을 깎아내리는 자해행위란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증오의 마음이다. 



세상살이는 사랑과 전쟁이어서



전에도 얘기한 바, 세상살이란 사랑과 전쟁이다. 예수님은 사랑하라고 했고 불교에선 慈悲(자비)를 말하지만 이 세상이 어쩔 수 없는 싸움터란 점은 얘기하지 않는다. 


멀리 갈 것 없이 우리 몸 자체가 세포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제국이어서 갖은 병균과 끊임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삶의 바탕에서부터가 싸움인 것이니 먹고 살려면 싸워야 하고 죽여야 하는 까닭에 가는 곳마다 투쟁이고 싸움이고 전쟁이다. 그러니 세상 끝나는 날까지 사랑과 전쟁은 다하는 법이 없을 것이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미국이 이란 장군을 죽이자 이란은 피의 복수를 외치고 있다. 솔레이마니, 생년월일을 보니 1957년 3월 11일이다. 丁酉(정유)년 癸卯(계묘)월 壬午(임오)일 생이다. 생시를 몰라도 경력이 있으니 금방 운세를 알 수 있다. 2022년 壬寅(임인)년이 입춘 바닥이 된다. 게릴라전을 지휘하던 탁월한 군인이었으니 저 정도면 죽을 운에 죽었구나 싶다. 


사망한 날이 1월 3일, 따라서 己亥(기해)년 丙子(병자)월 乙巳(을사)일이니 고개가 끄덕거려진다. 바닥 2년 전이고 월도 그렇고 죽은 날은 더 그렇다. 을사일은 일진이 바닥인 壬寅(임인)일 사흘 뒤, 노리는 자가 있다면 모면하기 어려운 운에 죽었다. 


우리가 흔히 중동이라 부르는 지역, 서남아시아는 우리에게 그냥 늘 전쟁하는 곳이고 게릴라와 자살공격의 땅이다. 이슬람과 석유 말고는 달리 있지도 없는 저 땅은 언제쯤이나 조용해지고 고용해질까. 


하기야 우리 또한 그렇다. 우리의 반쪽인 북녘의 북한은 김정은과 그 일당들 그리고 평양에 사는 수십만의 특권층들이 저들의 이익을 지키겠다고 나머지 대다수 주민들은 도외시한 채 세상의 변화와 발전도 무시한 채 오로지 핵과 미사일로 自衛(자위)를 하면서 오늘날까지 저렇게 한심하게 세월을 보내고 있다. 언제까지 저럴까? 싶지만 어쩌면 그 변화의 때는 이미 코앞에 와있을 지도 모르겠다. 


먹고 사는 싸움, 북한까지 갈 것도 없다. 바로 우리 주변만 봐도 치열한 투쟁이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이 희망퇴직에 응하지 않은 1965년생 지점장 112명에게 재택근무를 명했다고 한다. 


대개 정리 대상이 되면 검사부라든가 여타 지원 부서에 배치되어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그런 부서에 가면 딱히 할 일은 없어서 일종의 수용소와 비슷하다. 그런데 그런 자리마저도 포화 상태라서 임시적이나마 집에서 나오지 말라고 한다. 비극이고 코미디이다. 



노인은 늘고 젊은이는 줄어드는 이상한 시대



1959년생부터 1968년까지의 세대를 말하는 586 세대의 퇴진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나라 세대 중에서 가장 숫자가 많은 저 세대가 사회적 정리 단계에 들어선 것이고 향후 4년 정도면 저 작업이 거의 마무리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2026년이면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의 20%를 차지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고 한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속도 또한 엄청나게 빠르다. 이는 장기간의 디플레이션을 예고하고 있다. 은퇴한 노령인구가 많으면 저절로 소비가 억제될 것이니 디플레이션을 피하기란 실로 難望(난망)이다. 



새해의 구상과 각오



글을 쓰다가 멈추고 다시 한 시간 여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러다가 시계를 보니 새벽 2시, 바깥은 아직 비가 내리는 것 같고 기온을 보니 무려 7도라고 한다. 


윈디 닷컴에 들어가 한반도 주변의 온도 분포를 보니 현재 시각 타이완으로부터 따뜻한 공기가 계속 유입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저렇게 더운 공기가 남쪽 바다에 있으면 올 겨울 춥기란 다 틀렸다. 해수 온도가 워낙 높아서 말이다. 아닌 게 아니라 한 해를 통해 가장 춥다는 小寒(소한)과 大寒(대한)의 기간 중에 이런 온도는 처음인 것 같다. 확실히 기상이변이다. 


올 해엔 새로운 구상이 적지 않다. 전에 오랫동안 하다가 멈추었던 교양강좌를 다음 달 정도에 가서 다시 시작해볼 생각도 하고 있다. 최근 좀 쉬고 있지만 그림도 열심히 그릴 것이고 신경을 많이 쓰는 일이라서 근 10년간 쉬었던 주식투자도 재개해볼 생각이다. 이제 슬슬 돈을 좀 만들어볼 생각이다. 


혹시라도 돈을 많이 벌게 되면 죽기 전에 문화사업과 어려운 자 돕는데 깡그리 다 쓰고 갈 생각이다. 내 개인적으론 돈을 쓸 데가 별로 없으니 그렇고 아들 녀석 하는 일을 보니 제 밥벌이는 그런대로 할 것 같아서 그런 생각을 한다. 


올해로서 나 호호당의 운세는 60년 순환에 있어 夏至(하지)의 운이다. 하지에 시도하면 실패하는 일이 없음을 알기에 그를 믿고 나서볼 생각이다. 이제 슬슬 세상 속으로 들어가 보자.


'자연순환운명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30년의 세월  (0) 2020.01.19
같이 빛났고 같이 저문 두 명의 스타  (0) 2020.01.12
2020년 새해에  (0) 2020.01.03
내용 없는 풍요로움의 사회  (0) 2019.12.26
2019년 동짓날, 생각에 잠겼으니 (전편)  (0) 2019.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