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구조로 보면 그저 암담한 우리 경제의 장래

 

 

우리나라 인구의 연령별 구조를 보면 대한민국 경제의 장래는 그냥 암담하다.

 

경제는 투자와 소비이다. 투자 자본은 40-60대의 저축에서 만들어지고, 소비는 25-40대가 왕성하다. 즉 25-60대까지의 연령이 경제의 주축이다.

 

반면 60대 이상의 은퇴자와 25세 미만의 학생과 영유아는 그냥 소비만 하는 이른바 ‘재원 소모자’일 뿐이기에 국가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1971년까진 연간 신생아가 100만을 넘었는데 그 이후 감소하더니 2002년부터는 50만 이하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뿐만 아니라 그 뒤로도 꾸준히 하락해서 작년 2018년의 경우 32만 정도였고 어쩌면 올 해 30만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높다. 이에 통계청은 2024년부터 인구 감소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경제가 유지되고 성장하려면 투자 재원을 만들어내는 40-60대도 많아야 하지만 왕성한 소비를 뒷받침하는 25-40대의 연령층이 더 두터워야 한다. 거기에 25세 미만의 연령이 더 많으면 그야말로 미래의 경제까지 탄탄하다. 이른바 인구의 ‘피라미드’ 구조가 그것이다.

 

 

멀지 않아 역 피라미드가 될 우리의 인구 구조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미 피라미드 구조가 아니라 중간이 두터운 방추형 혹은 다이아몬드 구조인데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신생아의 급감으로 10 년 뒤엔 ‘역 피라미드’ 구조가 된다. 노년층이 많고 나이가 어릴수록 적어지는 구조 말이다.

 

그러면 왕성한 소비를 뒷받침해줄 25-40세까지의 청년층이 극도로 얇아진다는 얘기가 되고 그 결과 지금에 비해 현저한 내수부진 현상이 나타날 것은 기정사실이다. (지금도 이미 내수부진 상태가 심각한 상태이지만 말이다.)

 

2002년부터 출생아수가 50만을 밑돌았으니 그들이 30세가 되어 본격 소비층으로 진입하는 2032년이 되면 극심한 내수부진 현상이 몰아닥칠 것이란 얘기이다.

 

 

이미 충격은 시작되었으니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경제의 내수가 부진해지고 있는 이유도 인구 구조로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1955년생부터 시작된 베이비붐 세대가 이미 맹렬히 은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는 메르스 사태가 시끌벅적했던 2015년부터 내수부진이 부쩍 심화되었는데 그렇게 된 배경에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었던 영향도 크다고 본다.

 

우리 경제의 현실 상 평균 60세면 사실상 은퇴한다고 볼 때 금년은 1959년생이 은퇴할 것이다. 1959년생만 해도 100만이 넘고 1955년생부터 계산하면 올해까지 근 490만 명 정도가 빠져나간다. 10년 뒤인 2029년까지 추산하면 추가로 1천만 명이 왕성한 경제활동 인구에서 더 빠져나간다.

 

2015년부터 2029년까지 무려 1500 만의 왕성한 투자/소비 인구가 빠져나가는 반면에 유입되는 숫자는 880만 명에 불과하다. 미처 60%가 되지 않는다.

 

 

현재의 국가 재정 역시 지속가능하지 않다.

 

 

게다가 2029년이 되면 60세 이상의 연령층, 더 이상 소득은 없고 그간에 벌어놓은 재산이나 또는 국가의 보조로 생활하게 되는 숫자는 그와 반비례해서 엄청나게 불어날 것이다. 국가의 복지비 부담은 상상 이상으로 커질 것이란 얘기이다.

 

복지비 등의 비용은 稅收(세수)나 국채발행으로 마련되는데, 이는 앞에서 얘기했듯이 투자와 소비가 왕성해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2029년이 되면 투자/소비 계층이 거의 반으로 줄어들 것이니 상황은 정반대가 되고 나라의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다.

 

그렇기에 글머리에서 얘기한 바, 우리 경제의 장래가 암담하다는 말을 한다.

 

최근 기사에 보니 지난해 2018년의 초과세수가 25조4천억으로 사상최대였으며 3년 연속 초과세수라고 한다. 그를 보면서 아, 이제 頂点(정점)을 찍고 있구나 하는 감회가 들었다. 조만간 아니 어쩌면 올해부터 세수가 줄어들 것이라 본다.

 

인근의 일본 경제가 1990년 버블 붕괴 이후 지금까지도 맥을 못 쓰고 있는 이유 역시 결국은 왕성한 투자/소비 계층의 감소, 이른바 단카이 세대의 은퇴를 메울 인구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된 우리의 인구 구조

 

 

그렇건만 우리의 경우 고령화 진행 속도가 일본보다 훨씬 빠르다. 출생아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출산율 또한 줄곧 떨어지기만 할 뿐 그 사이에 한 번도 반등한 적이 없는 우리 사회인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인구절벽이 온다고 말이 많지만 그건 드라마틱한 이벤트인 것이고, 인구 구조와 경제의 관계를 고려하면 우리 사회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점을 2000년대 초반에 지나쳐왔다, 늦어도 2006-2007년 무렵엔 출산율이 회복되었어야 했다는 말이다.

 

 

1986년으로부터 30년이 흘러 2016년이 되었으니

 

 

돌이켜보면 1986년 무렵, 수출이 처음으로 흑자를 내면서 달러 사정이 급기야 넉넉해졌고 또 그 무렵부터 뭐든지 만들고 짓기만 하면 불티나게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아파트는 분양공고만 내면 즉각 완판, 자동차 역시 만들기만 하면 팔려나가는 시절이 찾아왔던 것이다. 그야말로 수요가 무궁무진한 것처럼 느껴지던 시절, 수출도 펄펄 날고 내수도 만발하던 시절이 바로 1986년부터 시작되었던 것이다. 이에 1986년 11.2%의 성장, 1987년 12.5%, 1988년 11.9%, 이런 식으로 단 3년 만에 우리 경제의 외형이 무려 40%나 불어났었다.

 

왜 그랬던 것일까? 이유는 단 두 가지밖에 없다. 하나는 수출이 잘 되면서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를 맘껏 수입해올 수 있게 되었다는 점, 또 하나는 바로 이 무렵부터 투자/소비를 이끄는 경제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진짜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60년 순환에 있어 30년이 지나면 위상은 반대가 된다. 이에 1986년으로부터 30년이 흘러 2016년이 되자 우리 경제는 그 때의 逆順(역순)을 밟기 시작했다. 수출은 여전히 무역흑자를 유지하고 있어 원자재나 소비재의 수입에 별 어려움은 없다, 그러니 이유는 단 하나, 왕성한 투자/소비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되고 있다는 점이다. 앞에서 얘기했듯이 투자/소비를 이끌어갈 주축 경제활동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라고 하는 양적 상황만이 아니라 질적 상황 역시 어려워서

 

 

인구 구조를 경제와 관련지어 얘기하는 것은 우리 경제의 量的(양적) 상황에 관한 것이다. 우리 경제의 質的(질적)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인데, 알다시피 우리 경제의 질적 상황 역시 솔직히 말해서 대단히 좋지 않다.

 

가장 소득이 높아야 할 40-60대 계층은 자영업자가 너무 많아서 과당경쟁으로 인해 저축은커녕 최근의 최저임금 인상의 악영향으로 인해 유지조자 힘든 실정이다. 게다가 2000년대 중반의 아파트 붐으로 인해 거대한 가계부채를 안고 있어 부동산 가격의 하락 시 충격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위태롭다.

 

뿐만 아니라 25-40대의 경우 2001년부터 시작된 비정규직의 일반화로 인해 소득 자체가 줄어들면서 왕성한 소비가 위축되었으며 최근엔 결혼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신생아수도 급감하고 있다.

 

게다가 또 문제는 일반 선진국의 경우 25세부터 소비 대열에 끼어들고 있는 반면 우리의 경우 30세까지 비정규직일지라도 그나마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이다. (미국의 경우 왕성한 소비층을 20-40대로 보고 있는데 우리의 경우 30-40대로 그 폭이 10년에 불과한 현실이다.)

 

그렇기에 우리 경제의 가까운 미래, 즉 향후 30년 정도는 암담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블로그를 통해 우리 국운의 입춘 바닥은 2024년이란 얘기를 그간 수도 없이 해왔는데 이제 그 때가 가까워지니 그 모습이 점점 뚜렷하게 시야에 들어오고 있다.

 

 

해법이나 대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속 시원한 해법이나 대책은 생각나지 않는다. 하지만 일단 미봉책 또는 임시방편의 대책 정도라면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그간에 무수히 궁리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

 

먼저 생각나는 것은 이번 시리즈 3회에서 언급했던 북한 그리고 통일 문제이다. 하지만 얘기했듯이 남북한의 통일은 그로 인한 경기부양 효과보다는 2500만의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오히려 憂患(우환)이고 災殃(재앙)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대책에서 제외한다.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그나마 수출이라도 현 수준에서 유지해가는 방법이다. 수출은 실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었는데 앞으론 더더욱 그렇게 될 것이라 본다.

 

그런데 수출에 있어 문제점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향후 글로벌 경제는 보호무역이 더 강화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는 점이다. (이 점에 대해선 또 다른 글을 통해 얘기하고자 한다.)

 

둘째는 향후 수출은 다른 나라나 기업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첨단 제품이나 첨단 기술이 아니면 수출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란 점이다. 보호무역이 강화되면 서로마다 수입을 막고 수출을 장려할 것이기에 저마다 자국 경제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니라면 장벽을 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여전히 우리의 동맹국이자 글로벌 최강대국인 미국과의 관계를 종전보다 더 각별하게 유지해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장차 다른 글을 통해 얘기하겠지만 미국의 위상은 장차 지금까지보다 더 특별해질 것이고 우리 경제가 생존하고 발전함에 있어 미국의 비중은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며칠 사이 가벼운 감기몸살로 글을 올리지 못했다. 이제 회복되었기에 좀 더 부지런하게 움직여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