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글로벌 경제는 침체 기조로 갈 것이니

 

 

미국을 제외한 주요 선진국들의 인구 구조는 역삼각형을 향해 가고 있다, 우리 역시 그렇다. 이는 결국 왕성한 투자/소비 인구가 줄고 있다는 얘기이기에 향후 30년간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경제는 침체 기조가 될 것을 예고한다.

 

글로벌 침체는 어떤 면에서 이는 제2차 대전 이후 미국에 의해 만들어진 장기간의 평화와 과잉된 글로벌 번영에 대한 역작용 또는 조정기라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OECD 나라들의 內需(내수)가 줄어들 경우 저마다 그 부족분을 수출로 메우려고 필사의 노력을 펼칠 것이다. 이제 수출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비중이 커지게 될 것이란 얘기이다.

 

 

보호무역 또는 신 중상주의 시대?

 

 

그런데 동시에 이 말은 역으로 보호무역 추세가 더 강화될 것이란 얘기도 된다. 무역 전쟁의 시대 또는 일종의 ‘신 중상주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는 말이다. 멀리 갈 것 없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수출이 중요하다, 하지만 경쟁력이 없는 제품은 어려울 것이다. 보호무역이 일반화된다 해도 자국 내에서 만들지 못하는 첨단기술 제품의 수입만큼은 막을 수 없을 것이니 말이다.

 

우리 대한민국은 수출을 통해 성장해온 대표적인 나라, 하지만 앞으론 수출이 더더욱 중요하다. 이제 수출 의존도를 탈피해보자는 주문은 그야말로 현실성 없는 얘기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장차의 글로벌 침체 시대에 우리를 살아남을 수 있게 하는 우리 산업의 수출경쟁력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보지 않을 수 없다.

 

 

첨단제품의 개발과 수출이 관건

 

 

현 시점에서 우리의 강점은 단연코 전자산업이다. 전자제품의 수출액은 2017년 기준 중국, 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절대량은 1위이지만 핵심 부품은 우리나라에서 수출된 중간재가 들어간다.

 

우리가 글로벌 전자강국인 이유, 아울러 전자제품 수출 강국인 까닭은 전 세계 전자제품 메이커 랭킹 1위인 삼성전자 때문이다. (LG전자나 SK하이닉스도 있지만 매출액 규모에서 각각 삼성전자의 1/4, 1/8 이다.)

 

작년 2018년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액은 1,267억 달러로서 전 세계적으로 단일 부품 수출액이 1,000억 달러를 넘긴 것은 세계 무역 역사상 처음이라 한다. 최근 10년간 무역 흑자를 유지하면서 무역 규모가 1조 달러를 넘긴 나라는 중국, 독일, 네델란드에 이어 우리 대한민국이라 하는데 그 역시 전자 산업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에 있어 삼성전자 그리고 전자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야말로 절대적이다. 외국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주식을 산다고 할 때 으레 삼성전자가 빠지지 않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아울러 우리 경제가 몇 년 사이 내수가 얼어붙으면서 정체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티고 있는 것 역시 전자제품의 수출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서 LG 화학을 필두로 하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통해 몇 년 이내에 우리의 핵심 먹거리 산업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로서 수소차는 미지수이다.)

 

 

예측을 불허하는 산업전쟁 혹은 기업전쟁 시대

 

 

이처럼 여전히 전자가 강세이고 전기차 배터리가 유망하긴 하지만 기술경쟁의 장에선 그 어느 것도 장기적인 미래를 보장할 순 없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 간의 경쟁은 그야말로 전쟁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삼성과 애플이 시장을 지배하고 기존의 강자였던 노키아나 모토롤라가 순식간에 사라진 것을 보라.

 

예를 하나 더 들자면 항공 여객기 시장 또한 그렇다, 금융위기 직전까지만 해도 항공여객기 시장에서 프랑스 에어버스사의 초대형 여객기 A380이 미국 보잉의 중형 여객기 B787 드림라이너를 압도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2008년 미국 금융위기로 인한 항공수요의 침체로 초대형 A380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2021년 생산을 마지막으로 중단이 결정된 반면 B787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순식간에 상황이 역전되는 글로벌 기업경쟁의 시대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첨단제품 수출과 경쟁력 또한 10년 이후의 저 너머를 예상하긴 어렵다고 하겠다. 그런가 하면 가령 전기차가 급속하게 보급될 경우 휘발유나 경유에 대한 수요 감소로 인해 정유 기업 쪽에 문제가 생길 것이다. 우리나라의 정유제품 수출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중국 내수시장에 대한 기대는 접어라!

 

 

수출과 관련해서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중국 내수시장에 대한 일반적인 기대이다. 한 마디로 잘라 말해서 전혀 기대할 것이 없다는 얘기를 드린다.

 

오래 전 중국이 시장을 개방했을 때 전 세계가 흥분했다. 거대한 인구의 중국 시장이니 면도기 하나만 팔아도 수억 개가 팔려나갈 것이란 기대가 그것이었다. 중국 또한 그 점을 강조하면서 외국의 투자와 기업들을 유혹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전혀 달랐다.

 

중국이 의도한 것은 결국 자본의 유입과 아울러 기술 빼내기였을 뿐, 여전히 중국 내수 시장에서 크게 성공한 사례는 우리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를 보아도 찾아보기 어렵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리의 대 중국 수출 또한 중간제품이 대부분이지 내수시장 제품 즉 소비자 제품의 경우 전혀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삼성 갤럭시 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겨우 0.8%, 현대차의 중국 생산 물량은 수익이 의심스럽다. 기껏해야 화장품 정도가 고작인 현실이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무역을 국가 간의 전쟁, 즉 商戰(상전)으로 인식해왔고 지금도 그렇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의 붕괴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

 

 

또 한 가지 중국과 관련해서 얘기할 것은 중국 경제의 붕괴 리스크이다. 실은 이 점이 더 중요하다. 중국 경제의 리스크를 더욱 가중 시키는 요소는 바로 정치, 공산당 1당 독재이고 사실상 시진핑 1인 체제라는 점이다.

 

우리 경제 역시 날로 정체되고 있지만 정치가 경제에 결정타를 가할 우려는 별로 크지 않다. 현재 민주당 정권이지만 국민들이 싫어하면 대선이든 총선을 통해 바꾸면 그만이다. 나중에 보수야당이 정권을 잡았다 해도 그 역시 싫으면 교체하면 그만이다.

 

정치판은 늘 싸움이고 반대만을 외치지만 결국 선택권은 국민들에게 있다는 점이다. 마음에 안 들면 갈아치우면 그만, 그러니 리스크가 적다. 데모크라시의 장점이다. 유권자들의 수준을 걱정하는 이도 있지만 전체로서 볼 때 장기적으로 끝내 어리석은 대중은 없다는 점에서 전혀 걱정할 것 없다.

 

하지만 중국은 정치가 경제를 결정하기에 한 번 빗나가면 되돌리기 어렵다. 중국의 경우 나 호호당의 예상으로 내년 2020년부터 크게 어려워질 것이라 보는데 거기에 정치 리스크까지 가미되면 상상하기 어려운 충격이 글로벌 경제 전체에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북한 혹은 통일 문제는 단기적으론 오히려 부담이 크다.

 

 

또 하나 북한 문제는 여전히 많은 것들이 미지수, 설령 비핵화가 되고 통일이 된다 해도 30년 이내로만 국한할 경우 오히려 우리에게 큰 부담이 될 뿐이란 점에서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진짜 어려운 문제는 줄어드는 내수 경제

 

 

이제 내수 경제에 대해 얘기해보자. 사실 이게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은 기정사실이다. 인구 감소와 왕성한 투자/소비 층의 감소로 인해 특히 교육시장과 건설 주택 시장은 위축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부동산 가격의 경착륙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그리고 현 정부에 의한 최저임금 인상 정책과 주52시간 근로제의 정착은 그것의 당위성도 크다 하겠으나 동시에 수백만에 달하는 자영업자들과 경쟁력 약한 중소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유발하는 부작용도 가져오고 있다.

 

일자리 문제와 관련하여 나 호호당의 마음이 영 편치 않은 분야가 바로 택배 서비스이다. 우리나라의 홈 쇼핑이나 인터넷 쇼핑이 급증한 배경에는 택배 서비스 종사자가 그만큼 많다는 것 또 택배 수수료가 저렴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이를 택배 서비스 종사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야말로 을 중에 을, 열악한 환경에서 적은 보수를 받고 일하고 있다는 말도 된다. 최근 10년 사이 생겨난 일자리 중에서 숫자 면으론 가장 많다고도 하겠지만 질적인 면에서 전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다.

 

직장 대략 10년 다니다가 잘리고 그러면 닭 튀기는 자영업 사장하게 되고 또 그러다가 망하면 택배 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니 마음이 편치 않다. 그런 까닭에 새벽 2시에 치킨 시켜먹는 대한민국, 최고란 말은 전혀 반갑지가 않다. 오죽하면 새벽 2시에도 몇 푼 벌자고 닭을 튀기고 배달에 나서야만 하는가 말이다. 대기업 택배 회사의 직원들이나 파업할 수 있지, 절대 다수의 택배 종사자들은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는 현실이 더욱 그렇다.

 

국가의 재정적자는 급속도로 늘어날 기세이고 장차 그를 메워야 할 젊은 세대는 급속도로 줄어드는 우리 대한민국이다. 그나마 수출 경쟁력을 유지해가고 있기에 전체적인 수지의 균형은 유지한다 해도 내수 규모는 줄어들고 일자리의 질 또한 정부의 말과는 달리 전혀 피부에 와 닿지 않는 가운데 이미 기득권화된 공무원이나 정규직 노조들은 조금치도 양보할 기색이 없는 2019년의 대한민국이다.

 

 

2024년은 우리 국운의 입춘 바닥이자 새로운 시작점이니

 

 

2024년 甲辰(갑진)년은 우리 국운의 입춘 바닥이자 새로운 시작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나 호호당은 멀지 않아 기존의 양대 정당은 크게 물갈이되거나 아니면 개혁되리라 여긴다. 만만치 않은 과정이 이어지겠지만 우리 정치 또한 때가 되면 우리 식의 ‘제3의 길’을 찾게 될 것이라 본다. 길고 긴 고난의 행군이 되겠지만 우리 모두 때가 되면 마침내 올바른 길을 찾아서 움직이게 되리라 믿는다.

 

 

시리즈 글을 마치면서

 

 

입춘 직전인 2월 3일부터 여섯 차례에 걸친 시리즈 글을 마친다. 쓰면서 후회도 많이 했다, 왜 이렇게 어려운 주제를 정해서 글을 쓰게 되었나 싶어 많이 힘들었지만 간신히 마무리를 짓게 되어 다행이다.

 

그러고 보니 내일은 雨水(우수), 하늘과 땅이 또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때, 우수에 대청소를 하면 심신이 맑아진다. 정갈한 몸과 마음으로 새봄을 맞이할 수 있다. 그간 뜸했던 ‘그림 그리기’도 힘차게 도전해보자는 각오를 다진다. 그간 이 무거운 주제의 글을 읽어주신 독자들에게 고맙다는 말씀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