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달이 동쪽에서 오를 때부터 구름에 쌓여있었다. 밤이 깊어가도 구름은 더욱 짙어졌고 달은 살짝 얼굴을 내밀 뿐이었다. 내일은 슬쩍 비가 온 뒤 모레부터 기온이 한 단계 뚝 떨어진다. 낮 기온은 25도를 넘지 못하고 일교차도 커져서 새벽녘엔 13도까지 내린다. 긴 소매를 입어도 부담이 되지 않는 시월로 접어드는 것이다. 시월의 낮 시간은 길지 않다. 특히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20일 경의 霜降(상강) 무렵이면 해가 금방 떨어진다. 모든 것이 밤으로 가는 계절이 시작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올 2023년도 이제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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