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국가로서의 우리 대한민국

 

 

앞의 글에서 얘기했지만 우리를 포함한 일본 중국 타이완은 제조업 비중이 평균 36.48%로서 EU(유럽연합)의 평균 25.1%보다 훨씬 높다. 게다가 수출입 비중은 우리와 타이완이 극단적으로 높다.

 

이런 수치로 볼 때 우리를 포함한 아시아 4개국은 다소 심하게 얘기하면 전 세계 다른 지역에서 필요한 공산품을 생산해서 먹고 사는 하청국가 노릇을 하고 있다는 말도 된다.

 

이례적인 나라는 미국과 독일이다. 미국의 경우 제조업 비중이 낮다 해도 IT 초강국이고 달러를 발행하는 나라란 점, 독일은 IT를 제외한 여타 분야에서 탁월한 기술력이 뒷받침되고 있다. 그러니 미국과 독일은 아예 비교 대상이 아니다.

 

우리의 경우 열심히 공산품을 만들어서 다른 지역으로 수출하고 그를 통해 벌어들인 외화 또는 달러를 가지고 필요한 물자를 수입해 와서 유지해가고 있는 셈이다.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만 해도 오히려 무리란 사실

 

 

이는 두 가지 문제를 우리에게 안겨주고 있다. 하나는 대외의존도가 높아서 외부 동향에 지극히 민감 또는 취약하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가성비 경쟁을 해가면서 죽자고 달려온 바람에 우리는 어느덧 過勞(과로) 사회 또는 疲勞(피로)사회가 되고 말았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현재의 경제 수준을 유지해가는 것 자체가 실은 무리에 더 가깝다고 하겠다. 여기에 더불어 계층 간의 갈등이라든가 저성장 기조의 정착, 미래 노동인구의 감소가 현실이란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뿐만 아니라 소수의 수출 대기업들 중에 일부라도 휘청댈 경우 우리 경제 규모는 급격한 감퇴가 불가피할 것이다.

 

 

미중 패권 다툼이란 복병을 만났으니 

 

 

거기에 최근 등장한 이슈가 또 하나 우리에게 큰 짐을 지우고 있다.

 

그간 국력을 키운 중국이 이젠 미국을 상대로 패권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사실이다.

 

중국의 당면 목표는 물론 하나의 중국을 이루기 위해 타이완을 품에 넣는 것이지만 그를 넘어 중국이 아시아에서 제대로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선 우리 대한민국을 저들의 영향권 안으로 집어넣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우리 대한민국은 이제 미중 패권 다툼에 있어 놓칠 수 없는 전략적 요충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니 그로 인해 우리가 미국과 중국 양측으로부터 받고 있는 압력이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때 중국과 중국 시장은 우리 경제의 성장에 있어 크게 도움이 되었으나 얼마 전부터 오히려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예컨대 중국 현지에서 가동 중인 반도체 공장들을 버리고 나와야 할 가능성이 그것이다.

 

 

성장이 멈추자 더욱 치열해진 내부 이익 다툼 

 

 

우리 내부를 보면 저성장이 고착화된 결과 여기저기에서 기존의 이익을 지키려는 이익단체들과 세력들, 이른바 “분배 동맹”이 활개를 치고 있다. 집단을 형성한 뒤 내부이탈을 막고 결속력을 다지면서 권력을 만들고 다양한 압력 수단과 세(勢) 과시 등을 통해 기득권을 관철하는 세력들이 정치판을 지배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얘기를 정리하면 크게 세 가지이다. 대외의존도가 큰 가운데 저성장 인구감소가 기조적으로 굳어졌다는 점. 미중 간의 패권 다툼은 우리에게 커다란 악재가 되고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내부는 이익을 지키려는 세력들이 정치 사회의 판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경우 경제를 포함해서 모든 면에서 이제 조정기에 접어들었다.

 

 

가까운 미래 그리고 좀 더 먼 미래

 

 

이에 우리의 미래에 대해 가까운 미래와 좀 더 중장기적인 미래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내년 2024년부터 우리는 2084년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60년 순환을 시작한다. 이는 1904년부터 시작되어 2264년까지 360년에 걸쳐 이어지는 대순환의 세 번째 소순환에 해당된다. 국운 제3기가 시작된다는 얘기이다.

 

큰 눈에서 보면 국운 제3기는 비약적인 상승과 전진의 시기가 된다.

 

이 기간 중에 우리는 남북통일을 이룩할 것이며 그를 바탕으로 북만주와 몽골, 러시아 연해주로까지 거침없이 뻗어갈 것이라 본다. 지금과 같이 휴전선 아래의 영역 안에선 더 이상 경제 규모를 확장할 방도가 전혀 없기에 이 흐름은 불가피할 것이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만 얘기한다면 장차 2042년까지 우리는 수많은 난관과 내부 모순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개혁을 단행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다.

 

 

개혁이란 것

 

 

개혁이란 사실 어느 누구도 바라지 않는 엄청난 고통을 수반한다. 정치인들이 툭 하면 개혁을 외치지만 그건 그냥 말일 뿐이고 진정한 개혁은 하고자 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도저히 어떻게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린 결과 강제 당하는 것이다.

 

개혁을 하기 위해선 물론 리더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결국 전체의 60% 이상이 동참해야만 하고 나머지 40%의 강력한 저항을 다양한 방법으로 설득해가는 과정이 바로 개혁인 까닭이다. 좀 더 본질을 말하면 기득권의 권력을 어느 선까지는 후퇴시키고 내려놓게 만드는 것이 개혁이다.

 

 

중국 문제

 

 

또 하나 중요한 대목은 잠시 앞에서 얘기했지만 우리가 통일을 이룩하고 그로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으려면 커다란 장벽이 하나 있으니 바로 중국이다.

 

중국이야말로 통일한국을 원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어느 시점에 가면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란 점이다.

 

사실 이 말은 엄청나게 심각한 말이다. 그간 우리는 북한과의 평화공존을 이룩하고 그로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보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다 가동했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이 역시 중국이 남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공동번영 나아가서 통일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패권 다툼을 시작하면서 오히려 우리까지 저들의 영향권 안으로 넣겠다는 것이 오늘의 중국이다.

 

그렇기에 이 문제를 우리는 2042년까지 내부의 개혁과 더불어 해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올 해가 2023년이니 19년, 간단히 말하면 향후 20년의 세월은 그야말로 우리에게 있어 엄청난 시련의 기간이 될 것이고 또 그를 통해 더욱 강하게 鍛鍊(단련)이 된 뒤 새로운 통일한국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우리는 거치게 될 것이다.

 

 

중국은 그러나 패권국이 될 수 없기에 

 

이 대목에서 우리의 앞길에 커다란 장벽이 되고 있는 중국에 대해 얘기를 좀 해본다.

 

장기적으로 볼 때 중국은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으니 너무 이른 시기에 미국을 상대로 패권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이다.

 

공산당 1당 독재만이 아니라 1인 체제로 되돌아간 중국이다. 중국에서 성공하는 길은 결국 공산당에 가입할 수 있느냐이다. 공산당에 가입해야만 그들 말로 權貴(권귀), 권력을 지닌 특별 신분으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내의 모든 기업은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지면 결국 공산당의 비호 없이는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렵다. 과학 기술 문화 예술 등등 모든 면에서 결국은 공산당원이 되고 당내에서 어느 선까지 올라설 수 있느냐에 따라 귀결이 난다.

 

최근 홍콩 출신의 무술액션 배우 견자단도 공산당에 가입한 뒤 중국전국 정협위원 명단 112명의 문화예술계 위원 중 한 명으로 자리를 잡았다. 영화배우 장즈이도 그렇고 한 때 중국 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던 첸 카이거라든가 장예모 등의 감독들도 결국 공산당원이 되면서 부귀를 누리며 살고 있다. 바둑 천재 커제도 결국 공산당 가입이 확실시되고 있다.

 

중국 내 모든 인재들은 그 과정에서 자신의 재능이나 가치관을 당의 방침에 맞게 타협하거나 조정해야 한다. 그렇기에 중국은 소프트 파워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중국은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지 않기에 과학 기술의 발전에도 일정한 한계가 있다.

덩치가 커서 대국인 중국이지만 결국 후진성을 면할 수 없는 중국인 것이다.

 

그렇기에 중국은 미국의 상대가 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향후 수 년 내로 중국은 그간에 켜켜이 쌓인 내부 모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거야말로 장차 우리가 겪을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보게 될 한 가닥 밝은 빛줄기가 아닌가 싶다.

 

우리의 앞길은 험난하겠으나 끝내 돌파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