夏至(하지)의 일을 冬至(동지)가 되어 재확인한 영국

 

 

영국사람들이 결국 브렉시트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2016년 6월 23일 국민투표에서 유럽연합에서의 탈퇴를 결정했지만 그건 얼떨결이었나 보다. 그 이후 엄청난 진통과 국론분열을 거듭하다가 이번 총선에서 브렉시트 강행을 주장하는 보수당을 확실하게 지지하면서 향배가 결정되었다.

 

당초 2016년의 국민투표가 夏至(하지)의 일이었기에 나 호호당은 그것이 영국을 위해 옳은 결정이라 보았고 마침내 탈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하지만 워낙 중대한 사안이었기에 쉽지가 않았던 것이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장차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아무도 모르는 일, 그저 예측의 영역인 까닭이다.

영국은 EU 분담금을 독일 다음으로 많이 내는 나라인데다가 유럽 금융의 허브역할을 하는 런던이 어떻게 변할 지도 모른다. 게다가 스코틀랜드 분리독립파의 입김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이에 유럽 경제는 물론이고 글로벌 경제에도 적지 않은 충격파를 몰고 올 것임은 확실하다.

 

 

통합이 아니라 분리로 가는 글로벌

 

 

오늘날 세계는 통합이 아니라 흩어져가고 있다. 미국이 글로벌로부터 손을 떼기 시작했고 영국 또한 유럽과 연을 끊고 있다. 게다가 유럽 나라들은 난민 문제로 인해 극우 세력이 힘을 얻으면서 국경의 빗장을 걸어 잠그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세계무역기구(WTO)의 설립과 발맞추어 급격히 증가해온 세계화의 흐름은 2008년 미국 금융위기를 계기로 급격하게 그와 반대되는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에 WTO는 사실상 유명무실한 존재가 되고 말았다.

 

국제 교역의 정체와 감소는 결국 글로벌 전체의 생산과 소비의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2008년 이후의 글로벌 불황이 장차 더 길게 이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미국과 영국의 저런 움직임은 글로벌 불황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불황의 상징 자체이기도 하다. 이러다가 이른바 이런저런 엑시트(Exit)가 더 생겨날 수도 있겠으니 교역비중이 전체 GDP의 80%나 되는 우리로선 전혀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미중 문제, 그야말로 크나큰 숙제

 

 

미중 무역전쟁 또한 우리이겐 정말로 큰 골칫거리이다. 미국과 중국은 우리 무역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갖는 나라들이니 그렇다.

최근 미

국은 홍콩인권법에 이어 위구르 인권법을 통과시켰다. 중국의 약점을 사정없이 찔러가고 있는 미국이다. 그냥 홍콩이나 신장 위구르 지역 사람들을 잘 대해주시오 하는 법이 아니라, 미국이 정한 기준에 저촉되거나 위배될 경우 중국을 제재할 수 있는 강제력을 담고 있기에 중국으로선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은 내정간섭이라면서 나름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지만 속으론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미중 무역협상의 1단계 합의가 미국 측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진 것을 보면 그렇다.

 

이번 합의는 중국으로선 꽤나 양보한 내용인 까닭이다. 미국은 추가 관세 철회와 기존 관세 완화를 조건으로 중국은 500억 달러(58조 7천억 원)어치의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한다는 내용이다.

종전까지 중국의 미국 농산물 수입은 최대치였을 때가 290억 달

러였다 하는데 이번에 그 2배에 가까운 농산물을 수입하기로 했으니 트럼프의 압승이라 하겠다. 게다가 약속만이 아니라 수입실적을 검증받겠다는 내용까지 포함되었다는 말까진 있는 것을 보면 사실 중국으로선 엄청난 굴욕이 아닐 수 없다 하겠고 트럼프로선 내년 재선 가도에 있어 나름 상당한 발판을 닦은 셈이다.

 

홍콩법과 위구르 법이 협상의 이면에서 중국을 크게 압박했던 것이 분명하다. 작년 3월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 전쟁인 바, 그로부터 21개월 만에 중국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굴복하고 있다. 물론 1단계 합의가 제대로 지켜질 지도 문제지만 2단계 합의는 더욱 더 복잡한 내용이기에 아직 갈 길은 멀고도 험하다.

 

더 이상 중국을 그냥 둘 수 없다는 합의가 미국 전체적으로 이루어진 것 같기 때문이다. 차이나 배싱(China Bashing), 중국 때리기가 기본 흐름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얘기이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있어 미중 문제는 무역 분쟁만이 아니라 미중간의 패권 경쟁이란 차원에서 실로 큰 숙제가 되고 있다.

 

 

중거리 미사일 배치, 그야말로 난제 중의 난제

 

 

몇 년 전 사드 보복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우리인데 여기에 또 다시 더 골치 아픈 문제가 등장했으니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건이다. 금년 8월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을 일방적으로 탈퇴한 미국이 즉각적으로 중거리 탄도 미사일 실험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아 이미 오래 전부터 미국은 최신형 미사일의 개발을 진행해온 것으로 여겨진다.

 

며칠 전 미국 국방장관은 신형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일본 한국 등과 협의해서 배치를 추진하겠다는 말을 했다. 진짜 핵심은 중국과 가장 가까운 우리나라에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며칠 전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서울을 다녀갔는데 이 역시 이미 배치된 사드 문제 때문이 아니라 미국 중거리 탄도탄의 우리나라 배치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었음이 분명하다.

 

우리로선 참으로 난처한 문제인 셈이다.

 

얼마 전 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했던 것이 졸지에 한미동맹에 대한 문제로 비화되는 바람에 난리가 났었다. 미국은 그들이 한참 공을 들여가며 구축해가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 즉 대 중국 포위망에서 우리가 빠지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였던 모양이다.

 

결과적으로 미국으로부터 엄청난 압박을 받은 끝에 지소미아 종료를 철회해야 했던 정부였다. 발표 내용도 얼핏 듣기에 너무나도 이상했다, 지소미아 종료 통보를 효력 정지하겠다는 것이었으니 도대체 저런 이상한 語法(어법)도 있는가 싶을 정도였다.

 

그러니 다시 한 번 미중 사이에서 우리의 입장이 어려워지고 있다. 그간의 일로 볼 때 미국이 진짜로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거부할 도리가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현 문재인 정부에선 최대한 논의를 회피할 것으로 보는데 반면에 미국은 현 정부의 논의 유보를 대가로 한미 간의 방위비 분담 협상에 있어 일종의 카드로 사용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최근의 방위비 분담 협상 건도 있는 판국에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방위를 위한 우리의 파병요청도 연이어 압박해오고 있으니 이래저래 우리로선 죄다 어려운 숙제가 되고 있다.

 

 

비핵화 협상의 실패와 그로 인한 북한문제

 

 

그런 와중에 미북 간의 핵협상이 사실상 실패로 귀결됨에 따라 또 다시 북한 변수가 무겁게 등장하기 시작했다. 엄중한 상황으로 가기 시작한 것이다.

 

북미 핵협상에 있어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핵 협상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면서 아주 난처한 경지에 빠져들었다. 사실 중재자 역할은 금년 1월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결정적인 난관에 봉착했으며 그 이후 가을의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되면서 사실상 실패로 귀결되었다. 현 정권의 핵심 목표였던 한반도 프로세스가 근저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우리와는 입장이 다른 미국이다. 미국은 북한이 저처럼 배짱을 부리고 나올 수 있는 배경에는 중국이 북한의 뒷배가 되고 있다는 점에 더 주목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미국의 칼날은 이번 무역협상 1차 합의로서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며 보다 더 종합적인 시각에서 중국을 압박해가고 있다.

 

결국 중국의 기세를 꺾어서 북한의 뒤를 봐주는 역할을 끊어놓겠다는 것이 미국의 전략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물줄기의 근원을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전례가 없이 악화되고 있는 우리의 외교 안보 환경

 

 

그런 까닭으로 최근 몇 년 사이 우리의 외교안보 환경은 그야말로 전례가 없는 어려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하겠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 주변의 미국과 중국, 북한과 일본 모두가 우리에겐 모두 어려운 숙제를 안겨주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북방의 러시아까지 뭔가 이익을 얻어내고자 우리 영공을 넘나들면서 테스트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이고 오리무중, 그러니 사면초가의 우리 대한민국이 되고 있다. 흐름은 앞으로도 족히 몇 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참으로 난감하다.

 

우리 외교와 안보의 지평이 획기적으로 넓어지고 늘어난 것은 1988년의 노태우 정부 당시 추진했던 이른바 ‘북방 정책’ 때부터였다. 기존의 공산권 적대정책을 획기적으로 전환한 때였다. 이에 당시 소련은 물론이고 동구권 국가들, 나아가서 1992년 8월엔 우리의 주요 적성국이었던 중화인민공화국과 국교를 수립한 시절이었다.

 

 

순환이란 결국 갈마드는 것이어서

 

 

그러나 그로부터 30년이 흘러 2018년이 되자 그 반대의 흐름이 시작되었다. 60년의 순환이기에 30년은 반대 흐름이 시작되는 자리인 까닭이다. 일종의 조정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이런 고립화 흐름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외교가 어려워지면 안보는 물론이고 우리의 생명줄인 교역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바닷가에 물이 들면 또 빠지고 빠지면 또 들어온다. 세상의 흐름 또한 그와 같다.

이웃이 좋아야 하는 법인데



三寒四溫(삼한사온) 가시고 三寒四塵(삼한사진)의 겨울, 먼지 塵(진), 되레 추워지길 기다린다. 저번 여름의 서울은 사막의 나라 이집트의 카이로보다 더 더워서 해괴망측하다 싶더니 겨울엔 온통 미세먼지. 맑고 푸르던 우리 하늘은 어디로 갔을까. 


이웃 동네가 평판이 좋지 못하면 내가 사는 동네도 덩달아 평판이 나빠진다. 예로서 오래 전 서울의 서쪽인 영등포 일대는 인근의 구로공단 때문에 늘 공기가 좋지 않았다. 그 바람에 영등포에 대한 인식도 좋지 않았다. 중국은 먼지와 공해, 그리고 물이 오염된 나라, 그러니 글로벌 전체적인 시각에서 볼 때 그 인근의 우리 역시 그 汚名(오명)을 덮어쓸 판국이다. 


지구촌의 공단이 된 중국이다, 연중무휴로 유해물질을 하늘로 뿜어 올린다. 이에 서풍이 불면 우리가 다 덮어쓴다. AirVisual Earth 라는 사이트가 있다, 들어가 보면 공기가 나쁜 지역은 벌겋거나 심지어는 보라색으로 표시된다. 북 아프리카와 아라비아 반도, 인디아와 중국이 주로 그렇다, 그런데 이번엔 그 벌건 색깔이 한반도 전체를 덮었다. 


무역전쟁의 여파로 중국이 내수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다 보니 올 겨울 공기의 질은 더욱 나쁘다. 이웃을 잘못 둔 덕분에 우리까지 덩달아 디스카운트될 것 같다. (하지만 동해를 사이에 둔 일본은 늘 청정하다.) 



중국과 우리의 국운 흐름은 큰 차이가 없다.



중국의 국운 흐름은 우리와 4년의 시차밖에 없다. 우리는 2024년이 입춘 바닥이고 중국은 2028년이 입춘 바닥이다. 


우리는 금년부터 10년 하락세가 시작될 참이고 중국은 4년 뒤인 2023년부터 무너져갈 것이다. 규모가 큰 중국이기에 중국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면 그 여파는 글로벌 전체를 뒤흔들 것이니 그 또한 걱정이다. 


2019년의 중국은 따라서 우리의 2015년과 같다고 보면 된다. 2015년, 우리가 메르스 사태로 내수경기가 엉망이 되었는데 올 한 해의 중국 또한 그와 유사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본다. 다시 말해서 올 한 해 중국의 성장률은 크게 위축될 것이라 여긴다, 다만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워낙 ‘마사지’가 많아서 어떻게 될 진 모르겠으나 말이다. 



이제 머잖아 동북아시아의 위상이 약해질 것 같으니



그 바람에 다음과 같은 생각도 해보고 있다. 


동북아시아의 3강은 한일중이다. 이 세 나라가 글로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대단하다. 그런데 그 사이에 일본은 많이 약해져서 예전의 위세는 간 곳이 없다, 다만 현재 또 다시 일어서는 중이다. 그러니 일본이 힘을 쓸려면 아직 몇 년이 더 남았고 우리와 중국은 날로 기울어가고 있다. 따라서 향후 몇 년 뒤가 되면 한일중의 동북아가 글로벌 정치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위축되고 초라해질 것이란 점이다. 


이미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글로벌 평균 성장세나 미국에게 뒤쳐진 상황이고 중국 또한 올 해부터 지속적으로 성장세가 심하게 둔화될 것이다. 그간 뉴욕이나 런던 파리 등의 대도시는 중국 자금만이 아니라 우리 자금도 가세해서 부동산 시세를 많이 높였는데 이제 그 시절도 끝물이다. 


게다가 한일중, 즉 유교라고 하는 공통의 요소를 가진 나라들이기에 출산에 대해선 전혀 염려가 없었는데 이젠 거꾸로 지구촌에서 가장 심한 인구절벽 사태에 직면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니 향후 20년간 한일중의 동북아시아는 그 위상이 크게 초라해지지 않겠느냐는 얘기이다. 



5년 전의 생각대로 흘러가는 청년취업



며칠 전 신문에 보니 대학 졸업자들의 심각한 취업상황에 대한 기사가 있었다. 제목은 “SKY도 못 피하는 취업난, 문과는 진짜 노답”, 상당히 자극적이었다. 


이에 꽤나 전에 취업에 대한 전망을 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었다는 생각이 나서 찾아보았다. 5년 전인 2014년 1월 29일자 글이었다. 프리스타일 제1134회 “교육과 취업에 대한 전망”이란 글에 이렇게 쓰고 있다. 


“취업은 기업의 입장에서 인재를 길러내어 쓰는 일이니 ‘壬(임)’이란 글자가 붙은 해를 살펴보면 정확하게 알 수 있다. 


대졸자의 취업률은 1982 壬戌(임술)년부터 급격히 좋아지기 시작해서 1992 壬申(임신)년에 절정에 달했다. 그러다가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연봉계약으로 돌아서고 동시에 상시 구조조정이 정착되면서 2002 壬午(임오)년부터는 이른바 ‘스팩’이 중시되었고 취업의 문도 좁혀졌다. 


그리고 다시 10 년이 지나간 2012 壬辰(임진)년이 되자 급기야 취업대란이란 말이 일반화되었다. 1982년부터 본격 호전된 취업률이 30 년이 흘러 악화일로로 들어선 것이다. 


취업의 최악시점은 그러나 지금이 아니라 2022 壬寅(임인)년이 될 것이다. 2024 년이 우리 국운의 입춘 바닥이기에 그 무렵이 되면 기업들은 경영 악화로 신규채용을 극도로 자제할 것이니 그렇다.” 


5년 전의 글이지만 상황은 글의 내용대로 진행되고 있다. 



대혼란에 빠진 영국



그나저나 올 해는 벽두부터 수상한 일들이 많다. 


영국이 대혼란에 빠졌다. 메이 총리가 EU 측과의 협상을 통해 만들어온 탈퇴 합의안을 의회가 압도적으로 부결시켰기 때문이다. 현직 총리의 정책이 부결된 표차로는 영국에 의회 민주주의가 도입된 이후 최대라고 한다. 집권당 의원들도 반대표를 던졌고 야당은 당연히 반대표를 던졌다. 


3월 29일까지 EU에서 탈퇴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그냥 무작정 탈퇴로 끝날 수도 있기에 난리가 난 셈이다. 죄다 나 몰라라 하는 형국이니 영국 정부는 이제 ‘무뇌’ 정부 또는 좀비(zombie) 정부가 되고 말았다. 


영국이 국민투표로 EU 탈퇴를 결정한 것은 2016년 6월 23일, 절기상으로 夏至(하지)였다. 자연순환의 이치는 60년만이 아니라 60개월 규모에서도 작용하는 법, 그로부터 작년 2018년 12월 동지 무렵이면 30개월인데 바로 그 무렵부터 메이 총리의 탈퇴 합의안에 대해 모두가 반대하기 시작했다. (60개월의 사이클이니 30개월이면 반대되는 흐름, 즉 역풍이 불기 시작할 때가 된다.)


국민투표의 결과는 지상명령이다. 그렇기에 그 누구도 탈퇴를 반대할 순 없는 입장이다. 그런데 EU탈퇴를 결정한 영국이지만 정작 어떻게 결별할 지에 대해선 전혀 합의를 만들어내지 못했던 것이다. 


재산도 엄청나게 많고 재산의 종류도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양육하는 자식도 많은 한 부부가 이혼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혼 날자는 이미 정해져서 두 달밖에 남지 않았는데 상호간에 재산 분할과 자녀 양육에 대해 어떤 합의도 하지 못하는 형국이라 하겠다. 


하지만 나 호호당은 영국이 브렉시트를 포기하고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 지금의 상황이 어렵긴 하지만 그럼에도 결국 일종의 마찰 정도로 그칠 것으로 본다. 


저 문제가 우리에겐 당장의 큰 문제는 아니라 하겠으나 어쨌거나 무역을 통해 먹고 사는 우리이기에 크든 작든 우리에게도 악영향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절대 좋은 뉴스는 아니란 얘기.



온통 울퉁불퉁한 글로벌 세계



미중무역전쟁으로 중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고 미국 역시 피해를 피할 순 없다. 게다가 미중 무역전쟁을 떠나서 미국은 올 해부터 경기가 하강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런 마당에 영국까지 저러고 있으니 우리를 둘러싼 주변 환경을 보면 호재라곤 전혀 없다는 점이다. 


프랑스는 현재 바닥을 기고 있는 중이고 이탈리아는 위태위태하며 흔히 가장 탄탄한 기반을 가진 독일 역시 성장률이 1%대에 머물고 있다. 일본 역시 크게 다를 바가 없을 뿐 더러 최근엔 우리와 외교문제로 골치가 아프다. 


글로벌 전체가 그야말로 울퉁불퉁하다는 얘기이다. 그 중에서 뭐니 해도 가장 큰 것은 역시 제2차 대전 이후 글로벌 리더로서 전 지구촌에 公共財(공공재)를 공급하고 유지해온 미국이 이젠 더 이상 견딜 수가 없다면서 판을 깨고 나가버렸다는 점이라 하겠다. 


예전의 미국은 민주주의적 가치를 전 세계에 전파하는 것이 미국의 핵심 국익이란 생각을 지녀왔었다. 하지만 오늘의 미국은 더 이상 그런 추상적인 가치에 집착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정치 경제를 유지해 옴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던 WTO나 IMF, 월드뱅크의 역할에 대해 사실상 방관자적인 입장을 서슴없이 드러내고 있다. 글로벌 공공재가 파괴되고 부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처음의 얘기로 돌아가 본다. 모처럼 공기가 깨끗해졌다 싶더니 곧바로 다시 탁해질 것이란 소식이다. 이제 겨울철의 매캐한 공기는 變數(변수)가 아니라 常數(상수)로 자리 잡는 것 같다, 대략난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