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의 수상한 변명

 

 

오늘로서 霜降(상강)이다. 새벽 무렵 강원도 산간 지방엔 기온이 영하 5도까지 내려갔다 한다. 차가운 공기가 한반도의 등줄기인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온다고 하니 마치 내 등줄기로 내려오는 느낌이다. 그리고 상강부터는 공기마저 건조해져서 코로나19와의 투쟁은 이제부터라 하겠다.

 

정부가 독감 백신을 가지고 수상한 짓을 하더니 상온에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약효엔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그건 궁색한 변명이다, 문제가 없다면 왜 냉장 보관을 하라고 하겠는가, 식약처와 질병관리본부에서 금년 7월 제시한 “백신 보관및 수송에 관한 가이드라인”에서도 콜드체인을 유지하라고 규정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런데 탈이 나자 문제가 없다고 하니 거 참.

 

께름칙해진 나 호호당은 무료를 포기하고 4만원 주고 유료 백신을 맞았는데 정말 잘 한 것 같다. 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무료 백신의 사망자가 30명을 넘어서고 있으니 이건 또 뭐야!

 

이에 보복부 장관이란 사람은 70대 이상은 하루에도 수 백 명 단위로 죽고 있으니 백신 탓이 아니라는 투의 변명을 하고 있다, 참으로 어설픈 논리. 백신 접종을 위해 병원이나 보건소를 찾을 정도면 고령자라 해도 오늘 내일 하는 사람들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버님, 내일 가시더라도 오늘 백신은 꼭 맞으셔야 합니다,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런가 하면 여러 정부 부처가 관련되어 있다는 말도 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복잡하게 얽혀 있으니 결국 책임질 부서는 없을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유야무야하겠다는 말로 들린다. 사람의 목숨이 이미 벌서 수십 명이나 희생된 판국에.

 

 

오늘의 농촌이 과거와는 달라서 

 

 

돌아가서 얘기이다. 상강이 되었으니 전원에선 가을걷이가 한창일 것이다. 해도 짧아져서 분주히 몸을 쓰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올 가을 수확이 얼마나 되는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관심거리가 아니다.

 

그래서 모처럼 농민신문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는데 수확에 관한 소식은 없고 다른 것이 눈길을 끈다. “문재인정부의 고위공직자 1862명 중 38.6%인 719명이 농지 소유자”라는 경실련의 발표가 그것이다.

 

고위공직자 719명이 보유한 전체 농지는 311㏊로 1인당 평균 0.43㏊, 전체 농지가액은 1359억 원으로 1인당 평균 1억9000만 원이라 한다. 우리나라 농가 전체의 절반가량이 경지가 없거나 0.5㏊ 이하를 소유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0.43㏊는 결코 적지가 않다는 경실련의 설명이다.

 

모두들 陶淵明(도연명)이란 말인가! 쥐꼬리같은 봉록을 받기 위해 지조를 굽히느니 차라리 전원으로 돌아가 농사나 짓겠다는 歸去來辭(귀거래사)를 남길 사람들도 아닐 것 같은데 왜 우리나라 고위직 공무원들은 농지 보유에 그토록 관심이 많은지. 그저 땅이다 땅. 쩝.

 

기사가 전체적으로 가을 수확에 관한 얘기는 별로 없고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거나 불공평하다, 아니면 땅 투기 의혹이다 뭐 이런 얘기가 대부분이다. 하기야 오늘날의 농촌이 과거의 농촌은 아니지! 싶어 홈페이지에서 빠져나온다.

 

 

이제 길고 긴 밤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으니 

 

 

상강부터는 기온도 내려가지만 밤 시간도 부쩍 길어진다. 밤 시간이 13시간을 넘어선다. 오후 6시 이전에 해가 떨어지니 일찍 퇴근해도 집에 도착할 무렵이면 이미 어둠이 짙었을 것이다. 이제부턴 넉 달 동안은 어두운 밤의 날들이 이어진다는 얘기이다.

 

우리는 보통 한 해를 사계절로 나누지만 세 개의 계절로 끊어볼 수도 있다. 10월 상강부터 2월 20일 경의 우수까지 4개월은 밤이 긴 계절, 4월 22일 경의 곡우부터 8월 23일 경의 처서까지 4개월은 낮이 긴 계절, 그리고 그 사이 두 달씩은 낮과 밤이 비슷한 계절로 하면 된다.

 

 

시방 우리 대한민국은 캄캄한 밤중을 걸어가고 있어서 

 

 

우리나라는 현재 60년 국운 순환에 있어 길고 긴 밤의 세월, 어두운 날들을 보내고 있다. 작년 2019년이 맹추위가 닥치는 小寒(소한)이었으니 춥고 밤도 길다.

 

운세 순환에 있어 추위라고 하는 것은 활력이 없다는 얘기, 열에너지가 저하된 시기란 뜻이다. 이를 현실에 적용해보면 성장이나 발전의 모멘텀이 없거나 약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강고하기 그지없는 기득권 노조로 자신들의 고수입을 유지하기 위해 비정규직이란 것을 만들어놓고 유지하고 있으니 소득 격차는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배달원들이 과로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데 거슬러 올라가보면 그 책임이 결국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다 보니 젊은이들은 취업도 어렵지만 소득 수준도 대단히 낮아서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비전을 가질 수가 없다.

 

밤이 길다는 것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고 춥다는 것은 활력이 없다는 것이니 현재 우리 대한민국은 춥고 어두운 밤길을 가고 있는 셈이다.

 

 

젊은이들로 하여금 도박으로 내몰고 있는 세태

 

 

최근 젊은 세대들이 영끌로 집을 사고 빚투로 주식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주식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그게 나중에 알게 되겠지만 확률이 희박한 도박인 까닭이다.

 

돌이켜보면 금년의 증시는 3월 춘분부터 6월의 하지까지가 급반등 국면이었고 그 이후 9월의 추분까지는 상승폭이 완만해지다가 보합권 이른바 박스권 장세에 갇혀버렸다.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8월 13일을 기점으로 지금까지 두 달 여 동안 갇혀있는 박스 장이다. 코스피는 그 사이에 등락의 폭이 10% 미만이고 코스닥은 12% 정도 된다. 오르면 내리고 내리면 오르는 것이 보합권 박스 장인데 실은 이게 개미지옥이다.

 

인기가 많은 주식의 경우 등락의 폭이 30% 정도로 심하고 게다가 내린다 싶어서 팔고 그랬다가 다시 오르면 따라갔다가 다시 내려서 되판다. 이런 식으로 하다 보면 두 달 여 사이에 어느새 손실이 30-40% 에 달하게 된다.

 

저점인 3월에서 6월 사이에 증시에 뛰어든 개미라면 그나마 벌어놓은 것은 까먹고 있다 하겠지만 6월 이후에 증시에 들어온 이른바 ‘주린이’들은 이미 손실이 상당할 것이다.

 

나 호호당의 경우 글에도 썼지만 추분 무렵에 거의 다 팔아 치우고 그저 현장감을 잃지 않기 위해 자금의 10% 정도만 가지고 놀고 있다. 잃어도 그만 따도 그만, 조금만 발을 담근 상태에서 관망하고 있다.

 

 

박스권 장세야말로 개미지옥인 것이니 

 

 

박스권 장세야말로 지옥이란 것을 지난 수십 년에 걸쳐 뼈저리게 느꼈고 배웠기 때문이다. 그냥 보고 있다가 나중에 방향이 확실해지면 그 때 천천히 들어가고 얼마든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하는 분들에게 얘기지만 이 말은 절대 헛말이 아니다.

 

한 예로 ‘씨에스베어링’이란 풍력 관련 종목을 매수한 것은 6월 중순 경이었다. 9,800원에 매수해서 8월 14일 19,800원에 팔았고 다시 22,000원에 사서 9월 초 35,000원에 팔았다.

 

3월 저점에서 급반등할 때 시험 삼아 매수에 나섰고 5월 말 경 반등 장세가 확실해진 다음에 본격 뛰어들었다. 하지만 늦게 들어왔어도 얼마든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얘기를 하기 위함이다.

 

 

주식놀이의 요령

 

 

주식과 같이 위험한 놀이를 할 때 중요한 점은 천천히 들어가고 남보다 한 발 더 빨리 빠져나오는 것이다. 일단 나왔으면 섣불리 다시 손대지 말고 지켜볼 줄 아는 것이 실은 실력이란 얘기이다. 늦게 들어가기, 빨리 나오기, 지켜보기, 이 세 가지 중에서 하나만 어긋나도 수익이 대폭 줄거나 아니면 원금 손해를 보게 된다.

 

또 한 가지 얘기. 흔히 주식은 장기 투자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또 듣게 되는데 그건 웃기는 얘기이다. 우량종목을 사서 묻어두면 돈이 된다는 얘기도 흔히 하지만 그 역시 그렇지가 않다. 주식이란 변동성이 심해서 그냥 가만히 있으면 어렵다. 적절하게 들락날락해야 수익을 볼 수 있다.

 

그러니 증시의 경우 미국 대선이 끝나고 연말 연초 무렵 또 다시 방향성이 위쪽으로 잡히면 그걸 확인하고 천천히 들어가면 될 일이고 만일 방향이 다시 아래쪽이라면 그냥 본연의 생업에 매진하면 된다고 본다.

 

 

한 번 맛을 들이면 빠져나오기 어려운 법인데 

 

 

그런데 걱정되는 것은 한 번 도박에 맛을 들인 젊은 층들이 과연 그런 절제력을 가질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다. 그러니 시간이 지나면 가진 것은 물론이고 빚을 내어 마련한 자금도 다 털리고 나중에 수렁에 빠지게 된다는 점이다.

 

최근 증시에 관한 얘기를 자주 올리는 이유 역시 이처럼 젊은 층의 증시 참여가 몹시도 걱정되기 때문이다.

 

올 해 상강은 어쩐지 돌아가는 분위기가 적잖이 수상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