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록의 계절이다. 붉은 꽃, 푸른 잎사귀. 오늘도 바람이 세게 불었다. 4월 하순의 이맘때 곡우 무렵엔 상공의 대기 변화가 심하다. 날씨가 흐렸다가 다시 개고 추웠다가 갑자기 따뜻해지고를 무상하게 반복하는 때이다. 오늘은 추웠다. 따뜻한 공기에 덮인 산하가 생각이 났다. 이게 그림의 모티프였다. 그림은 상상화이다. 우리나라 산간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을 그렸기에 상상화도 아니다. 길이 집으로 이어지고 있다. 집에서 나간 사람은 돌아왔을까? 아니면 떠난 뒤 그냥 대처에서 고생하며 살고 있을까? 명절이면 찾아보겠지, 아마도. 그림 속이 공기가 습윤하고 온화해보인다. 종달새가 하늘에서 소리를 내고 있을 것 같다. 내게 있어 그림은 언제나 그렇듯이 환타지이다. 즐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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