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우리 경제의 내수 여력이 사라진 시점



메르스 사태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았던 때는 2015년 6월이었다. 그러자 사람들은 외출을 자제했고 그 바람에 특히 식당들이 된서리를 맞았고 이에 한동안 자영업자들의 볼멘소리와 원성만 귓전에 들려왔다. 


그런데 메르스 사태가 가신 뒤에도 우리 경제의 내수는 더 이상 되살아나지 못하고 그냥 주저앉고 말았다. 내수가 쪼그라든 이유는 메르스가 아니었던 것이고, 가계의 소비여력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라 하겠다. 



壬午(임오)월이 되면 모종의 답이 주어지는 우리 경제



그 해 6월은 壬午(임오)월이었는데 이처럼 우리 경제는 매 5년마다 임오월이 되면 전망이 확실해지면서 답이 나오는 때라 보면 된다. 우리 경제를 가장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급소라 하겠다. 가령 2005년 6월, 2010년 6월, 2015년 6월, 그리고 내년 2020년의 6월이 되면 그렇다는 얘기이다. 


물론 정치권이나 미디어들은 여당이냐 야당이냐 친여진영이냐 친야진영이냐에 따라 다른 진단을 할 것이고 각종 언론매체들도 다른 소리를 하겠지만 그거야 각자 자신의 이익 특히 진영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것이고 그냥 전 국민의 상황인식이 명확해지는 때 또는 성적표가 나오는 때라고 이해하면 된다는 얘기이다. 


과거의 사례를 돌이켜보자면 2005년 6월은 당시 우리나라의 財富(재부)가 급증하면서 부동산 상승세가 확연해진 때였고, 2010년 6월은 2008년 미국 금융위기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제 고비를 넘기고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던 때였다. 


그 바람에 2009년의 성장률이 0.8%였던 것에 반해 2010년의 경우 무려 6.8%의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게 실은 마지막 반짝이였다는 사실, 그 이후 지금까지 2-3% 대의 성장률에 그치고 있다. (한진해운이 망한 것 역시 당시 글로벌 경기 회복을 기대하고 용선을 늘린 것이 원인이었다.)


우리 경제는 크게 나누어서 내수와 수출이다. 특히 수출의 중요성이 그 어느 나라보다도 높고 중요하다. 우리 경제는 전 세계를 상대로 장사를 해서 먹고 사는 대단히 특별한 경제구조를 지니고 있다. 



박근혜 전 정부와 현 문재인 정부의 정책적 차이



돌아가서 얘기하면 2015년 6월로서 경제의 한 축인 내수가 한계에 도달했다. 결국 박근혜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이른바 초이노믹스, 즉 금리인하는 물론이고 부동산 활성화라는 극약처방을 내려야 했으며 기업의 배당확대를 유도해서 시장으로 유통시키는 내수경기 활성화 정책을 단행했다. 


경기활성화 정책은 부동산 상승 등의 부작용을 유발했지만 그 효과는 역설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집권 1년차인 2017년까지 이어졌고 그 해 성장률 3.2%를 찍었다. 그 때가 경기정점이었던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와는 전혀 다른 접근법을 택했으니 이른바 소득주도성장과 주52시간 근무제였다. 이에 반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그냥 현상유지라고 보면 되겠다. 올라도 문제, 내려도 문제란 인식이다. 


소주성과 주52시간 정책이 경제에 가져온 효과는 그렇다면 어땠을까? 친여 성향의 사람이라면 긍정적이라 할 것이고 반대 진영이라면 부정적이겠지만 말이다. 



내년 6월 壬午(임오)월이면 답이 나올 것이니



그 정확한 답은 역시 내년 2020년 6월이면 전 국민이 피부로 느끼게 될 것이라 본다. 물론 나 호호당은 우리 국운의 흐름으로 볼 때 효과가 없었을 뿐 아니라 오히려 경제침체를 가속화시키는 데 일조를 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책 자체가 좋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올 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연말까지 잘 해야 2%를 찍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더욱 좋지가 않다. 금년도 우리 경제 성장이 그나마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는 것 자체가 이미 억지인 까닭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의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 자료가 흥미롭다. 올 해 민간과 정부의 성장률 기여도 비중이 3대7이라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올 성장률이 2%라 할 경우 1.4%는 정부의 재정투입을 통한 것이란 애기가 되니 그렇다.

 

정상적인 경제라면 민간이 7, 정부가 3 정도 되어야 하겠는데 지금은 거꾸로인 것이고 그러니 성장률 자체가 억지라고 말하는 것이다. 해마다 “수퍼 예산”이 편성되고 있는 현실이고 그게 아니라면 어쩌면 이미 제로 성장 혹은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을 수도 있다고 본다. 


장하성 실장이 소득주도성장의 효과가 조금만 있으면 나타날 거라고 하다가 결국 그만 두었고 지금은 홍남기 총리가 올해만 넘기면 내년부턴 좋아질 것이란 얘기를 하고 있다. 이는 어떤 가계가 지출에 비해 수입이 부족해지자 조만간 좋아지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로 일단 마이너스 통장의 돈을 인출해서 쓰고 그것도 부족해지면 추가로 대출을 받아 생계를 유지하는 것과 같은 형국이라 하겠다. 


(미래세대에게 부담을 지우는 정부의 적자재정이란 것 역시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란 사실은 두루 아실 것이니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다.)



참으로 어려운 부동산 문제



박근혜 정부는 당초 경제혁신3개년 계획을 통해 우리 경제의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체질을 개선하고자 했다. 어려운 길이지만 장기적으론 옳은 처방이었다 본다. 그러나 강성의 기득권 노조와 좌파 진영의 극렬한 반대로 좌절했고 동시에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내수 경제가 꺾어지자 어쩔 수 없이 경기부양을 위한 땜질 극약처방을 했으니 그게 바로 초이노믹스였다. 


문재인 정부의 경우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나름 최선을 다해 부동산 부양만큼은 하지 않겠다는 점이다. 경제성장률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하지 않겠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 대신에 재정확대 혹은 국가부채를 늘려 경기를 유지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역시 장기적으론 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부동산 부양만큼은 하지 않겠다는 현 정부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최근 부동산 시세가 상승하고 있는 것은 나름 이유가 있으니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부동산은 오르게 되어있다는 생각과 함께 저금리로 이자부담이 적으니 일단 집을 사두자는 심리가 예전과는 달리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내년 2020년 6월 壬午(임오)월이 되면 현 정부의 정책이라든가 우리 경제 전체 상황에 대한 답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나날이 지속적으로 기울어가고 있는 우리 국운으로 볼 때 그 답은 부정적일 것이 분명하다. 



내년 6월의 상황을 미리 예상해보면



부정적인 답이 나올 것이라 했지만 그래도 예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나름의 최선과 최악에 대해 말이다. 


소주성과 주52시간 정책이 별 효과가 없었다는 정도로만 그친다면 그게 나름 가장 바림직한 답이라 여긴다. 더 좋지 않은 경우는 내수가 지금보다 한 단계 더 레벨 다운되는 것이라 본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는 이미 꺾인 내수에 더하여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마저 내년 6월로서 더 위축되는 상황이 닥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그것이다. 


다행히도 반도체 경기가 살아난다면 좋을 것이지만 최근 또 한 가지 새롭게 등장한 악재는 정유업이 역마진으로 고통 받기 시작했다는 점이 있다. 며칠 전 뉴스에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이 18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이었다. 정유제품의 수출 또한 우리 수출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극히 어둡기만 우리 경제의 내수전망



솔직히 말해서 우리 경제의 내수 전망은 지극히 어둡고 암울하다. 대학은 정원을 채우지 못하니 줄어들 것이고 교육시장도 덩달아 위축될 것이다. 교육시장이 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건설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물론 건설 경기 역시 전망이 어둡다. 영원히 저금리가 이어지진 않을 것이고 그 결과 부동산 시세가 하락할 경우 장기간에 걸쳐 주택건설은 드문 일이 될 터이니 그렇다. 그렇다고 인프라 건설 투자 역시 달리 기대할 구석이 없다. 참고로 얘기하면 나 호호당은 2022년 외국인 투자가 이탈하면서 저금리 기조가 급작스럽게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우리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 역시 최근 뉴스에 보니 전기차는 생산인력이 적어서 현대차의 경우 2025년까지 현 제조인력을 최대 40%까지 줄여야 한다는 외부자문위원회의 권고가 있었다고 한다. 


아직 전망에 불과하지만 우리 수출의 최대 스타인 반도체의 경우 집적기술이 절대한계에 도달하고 있어서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유지해가는 것 역시 조만간 한계에 도달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풍전등화의 형국



그야말로 문자 그대로 풍전등화, 거센 바람 앞에 흔들리는 촛불의 형국이 된 우리 대한민국 경제인 것이다. 새로운 활로를 찾을 때까진 상당한 희생 그리고 노력이 따라야 할 것이고 그러기까지의 시간 또한 만만치 않게 길 것이다. 하지만 달리 길이 없으니 길을 찾아서 나서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고 보니 다음 주면 12월이다. 디셈버란 단어를 연상할 때마다 각별한 느낌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