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가 본 게임으로 들어선 핵 담판
미국과 북한의 핵 담판이 점입가경이다. 북한이 늘 해오던 식의 거센 비난을 해대자 트럼프는 그럼 그만 두지 뭐 하고 회담취소란 초강수를 날렸다. 일종의 기 싸움이라 하겠으니 담판 또는 협상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제부터가 본 게임이다.
5월 5일자 올린 “북한 비핵화를 지켜보는 방법”이란 글에서 5월 22일의 소만이 되면 상황이 가시화, 즉 구체적으로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바로 그 직전인 16일부터 북한이 비난을 해대기 시작했고 이에 미국은 어제 24일로서 회담취소를 발표했다.
김정은이가 담대한 도박에 나선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번 협상 과정에서 분명하게 드러난 것은 김정은이가 통 큰 도박에 나선 것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너무 쉽게 김정은에 대해 기대를 했던 것이다.
김정은이가 폼페이오를 만나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밝히긴 했으나 그 절차와 디테일에 관해선 합의된 것이 없었던 모양이다. 나 비핵화로 가겠으니 믿어주시오, 이 정도의 말을 한 것 같다.
하지만 북한은 오랜 세월 동안 거짓말로 일관해온 나라라는 사실, 게다가 미국의 맞상대는 부동산 사업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트럼프인지라 김정은의 구두 약속을 액면 그대로 순진하게 신뢰하진 않았을 것이다.
이제 확실해진 것들
이제 확실해진 것은 이렇다.
북한의 생각은 내가 하나 내 놓으면 미국 쪽에서 하나 내 놓는 방식으로 거래를 해보자는 것이었고 미국은 진짜 비핵화가 아니면 아예 상대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길고 긴 비핵화를 생각했던 것이고 미국은 북한이 원 샷에 끝낼 것 같으면 북한을 화끈하게 밀어줄 수 있다는 생각이었던 셈이다.
북한은 체제 안전을 도중에 확인해가면서 그 과정에서 경제적 번영도 얻어 보자는 심산이었고 미국은 일단 다 내려놓아라, 미국을 믿고 따라와 봐라,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게 하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김정은이가 처음부터 담대한 도박에 나섰던 것은 아니라 하겠다.
득점을 올린 트럼프
다만 이번 협상 과정에서 일단 재미를 본 쪽은 미국이 아닌가 싶다. 억류되었던 미국 시민들을 데려왔을 뿐 아니라 북한이 양보하는 제스처로서 내민 카드인 풍계리 핵 시험장 폭파 직후에 회담 취소를 발표했으니 말이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는 자신이 노벨 평화상 따위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결연한 자세를 보여준 것 역시 성과라면 성과라 하겠다.
트럼프가 전 오바마 정권이 맺은 이란과의 핵 합의를 과감하게 폐기한 것과 폼페이오가 억류자를 데리고 돌아온 시점이 묘하게 일치하는 것 역시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일단 챙길 것은 챙기면서도 북한에 대해선 강력한 신호를 보냈던 것이라 할 수 있다. 정교한 手順(수순)을 보여준 셈이다.
그러니 이번 회담 취소를 통해 트럼프는 자신이 거액의 부동산 흥정을 무수히 해온 협상가로서의 진면목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반대로 그간 막무가내 식 벼랑끝 전술로서 악명을 떨쳐오던 북한이 이번에 트럼프란 강적을 만나서 한 방 먹은 셈이기도 하다. 악속을 했다가 무단히 파기하는 행동을 주특기로 했던 북한을 이번 기회에 제대로 한 번 손봐주겠다는 심산을 굳힌 트럼프라 하겠다.
정상회담 취소 결정과 관련해서
트럼프가 회담 취소 쪽으로 마음을 정한 것은 지난 주말 즉 19일 경이었을 것으로 추측이 된다. 미국 측에서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실무회담을 하자고 북한 쪽에 제의했지만 북한이 전혀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23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 그리고 24일의 풍계리 폭파 건이 있어서 타이밍을 잰 것 같다. 물론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마치 전격적으로 결정이 된 것처럼 되어 있지만 말이다.
이번 게임을 관전함에 있어 노이즈(Noise)들
이번 북핵 협상을 지켜봄에 있어 유난히 잡음, 노이즈가 많다. 이는 미국 야당인 민주당만이 아니라 트럼프의 적이기도 한 미국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가 잘 되는 꼴을 도저히 봐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NYT 나 CNN 과 같은 주요 미디어들이야말로 트럼프의 적이라 봐야 한다.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속아 넘어갈 것이란 보도를 한창 하던 미국 언론들이 이제 트럼프가 회담을 취소했으니 또 어떤 명분으로 트럼프를 공격해댈까 그 또한 궁금하다.)
이제 북한이 진정한 비핵화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던 것은 섣부른 판단이었던 것으로 귀결이 났다.
아직 게임이 끝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과 북한 간의 비핵화 협상은 이제부터가 진정한 본 게임이라 본다. 북한과 미국 모두 원하면 언제든지 만나서 다시 협상을 하자고 하는 여지를 열어두었다는 점이 그렇다.
6월 21일의 夏至(하지)를 기다려봐야 한다.
6.12 싱가포르 회담은 없었던 일이 되었지만 아직 게임이 끝난 것은 아니란 얘기이다. 왜냐면 올 해 夏至(하지), 6월 21일을 전후한 시점까지 기다려봐야 하겠기 때문이다.
5월 5일자로 쓴 글 “북한 비핵화를 지켜보는 방법”에서도 얘기했듯이 해마다 하지로서 그 해의 모든 일이 뚜렷해진다는 점이다. 하지는 빛이 가장 긴 때이고 빛이 강하고 길면 멀리까지 밝게 살필 수 있는 때라 하겠다. 明察(명찰)할 수 있는 때가 바로 하지인 것이다.
그렇기에 6월 21일 하지를 전후한 때가 되면 미국과 북한이 외교적 협상으로 핵 문제를 끝낼 것인지 아니면 보다 험한 방식으로 해결을 도모하게 될 것인지가 명백하게 드러날 것이라 본다.
이에 하지가 되어서도 뚜렷한 진전이 없을 경우 외교적 방식을 통한 비핵화는 일단 실패로 끝났다고 진단해도 과언이 아니란 얘기이다. 하지까지 이제 앞으로 대략 한 달이다. 가슴 졸이며 지켜볼 수밖에. 아무튼 문재인 대통령 참으로 애 많이 쓰시고 계신다.
'자연순환운명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81년생 동갑내기 비욘세와 제시카 알바의 운명 순환 (0) | 2018.06.01 |
---|---|
이번 핵협상에 달려있는 것들 (Nuke deal, what's really at stake?) (0) | 2018.05.28 |
진정한 능력자는 運(운)이 아니라 命(명)에서 온다. (0) | 2018.05.25 |
2018년 5월 21일 절기 小滿(소만)을 맞이하여 (0) | 2018.05.22 |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命(명)과 運(운)에 대해 (0) | 2018.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