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 반의 산책길,  양재천변의 풀밭엔 이슬 흠뻑 적셨는데 한 송이 코스모스가 청신한 표정으로 반겨준다. 새벽에 이슬 엄청 내렸어, 약간 서늘해, 자넨 밤새 괜찮았나? 아, 그럼 난 잘 잤지, 자네 표정이 좋구먼. 하늘은 푸르고 구름은 없다. 작년 1월에 생긴 발바닥 병도 그간 제법 많이 좋아져서 그런대로 걸을 만 하다. 내년엔 완전히 다 나아서 실컷 걸어다니고 싶다. 

 

 

자세히 보니 이슬이 큼직하게 맺혀서 곧 떨어질 지경이다. 이슬, 자연이 가을에 만들어내는 크리스탈이고 보석이다. 그야말로 계절의 에센스이자 정화이다. 이슬 속에 세상이 거꾸로 박혀서 비친다. 아름다운 세상, 좋은 계절, 나 호호당은 오늘도 살아있고 살아간다. 아내가 없는 세상이지만 굳고 힘차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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