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에서 화염산이 나왔다. 실크로드의 거점인 중국 서쪽의 사막지대에 있는 오아시스 도시인 투르판, 그곳에서 조금만 나가면 화염산이 있다. 오래 전에 다녀온 적이 있다, 사진도 꽤 찍었다. 뜨겁지만 건조해서 그런대로 견딜만한 곳, 같이 갔던 선배는 화염산 위로 올라갔고 나는 그냥 밑에서 바라만 보았다. 달걀이 그냥 익어버리는 화염산, 서유기에서 현장 일행이 화염산을 넘지 못해 우마왕의 파초선을 뺏아다가 끈 뒤에야 넘어갔다는 화염산이다. 실제 모습도 그냥 불타는 산이란 말이 액면 그대로임을 확인하면서 신기해했던 기억이 벌써 먼 세월 저편의 일이다. 푸른 하늘 아래 흰 구름이 불길처럼 피어오르고 밑엔 토사가 흘러내린 흔적이 인상 깊다.
종이는 데일러 로니, 크기는 30.5x40.6 센티미터, 색은 번트 시엔나, 번트 엄버, 옐로 오커, 오렌지와 카드뮴 레드, 알리자린 크림슨, 코발트 블루. 황색과 붉은 색조의 물감을 총동원해서 그렸다. 즐겨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