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겪는 일은 운과 명의 결합에서 생겨난다

 

선생님, 저 정말 寒露(한로)의 운이 맞는 건가요? 어느 제자의 투정이자 응석 가득한 푸념이다. (글을 보는 즉시 자신이란 것을 금방 알 것이다.)

 

寒露(한로), 입추로부터 10년 뒤의 때이고 한 해로 치면 10월 초, 벼농사가 곧 수확을 앞둔 시기, 따라서 마음이 풍족한 때이다. 그런데 그 제자는 성가신 일이 생겨서 골치가 제법 아픈 모양이다.

 

이에 물론 그 일로 골치가 아프기도 하겠으나 그래도 전체적인 상황을 보면 일이 잘 되고 있지 않느냐? 호운이라고 해서 무조건 모든 게 다 술술 좋게 풀리기만 하지는 않거든, 하고 답변을 주곤 한다.

 

모든 일은 그 사람의 타고난 命(명), 달리 표현하면 타고난 성격과 현재 맞이하고 있는 運(운)의 결합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타고 나길 별로 겁이 없고 조심성이 부족한 성격이라면 아무리 운이 좋아도 가끔씩 아주 곤란한 지경에 처할 때가 있을 것이다. 다른 이라면 피해갔을 터인데 말이다.

 

이럴 경우 곤경에 처했긴 하지만 생각보다 비교적 쉽게 궁지에서 벗어나게 된다. 왜냐면 운이 좋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성격의 사람이 훗날 보면 계속해서 어려운 일을 스스로 자초하게 되는데 그 때에는 좀처럼 궁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왜냐면 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나 호호당의 경우 연락을 주고받는 어떤 친한 이가 있어서 현재 한창 운이 좋다고 했을 때 그 이에게 생기는 이런저런 일들을 지켜보노라면 저 친구 나중에 운이 좋지 않게 되면 어떤 식으로 일이 꼬이게 될 것인지 대충 짐작할 수가 있다.

 

그럴 경우 간단하게나마 한 마디 충고해주고픈 마음이 생긴다. 하지만 그게 부질없다는 것 또한 알고 있다.

 

사람이란 게, 그리고 나 호호당도 예외가 아니겠으나 결국 나중에 일이 어렵게 되고 이에 후회하면서 어렵사리 비용을 치른 다음에야 나쁜 습관이나 버릇, 사고방식을 겨우 바꿀 수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이에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사례 하나를 들어 좀 더 설명을 하고 마무리한다.

 

 

우리 국운이 한창일때 외환위기를 겪었으니 

 

 

1997년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겪었다. 그야말로 우리 모두의 삶이 그 일로 인해 엄청난 영향을 받았고 그 이후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큰일이었다.

 

그런데 그 일은 우리 국운이 한창 뻗어갈 때 발생한 일이었다. 우리 국운은 1964년이 입춘 바닥이기에 30년 뒤인 1994년이 立秋(입추)의 운이었다. 따라서 1997년은 이제 한창 우리의 기운이 뻗어가던 시기였다.

 

그런데 그런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다. 운이 좋은데 말이다. 하지만 국운이 한창 좋았기에 우리는 전 국민이 합심해서, 가령 “금 모으기 운동”과 같이 서로 단결해서 그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었다.

 

운이 좋았기에 국난을 극복했던 것이다.

 

 

2027년에 오는 위기는 쉽게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니

 

 

이제 그로부터 30년 뒤인 2027 丁未(정미)년이 되면 또 다시 큰 어려움이 닥치게 되어 있다. (물론 저번과 같은 외환위기는 아닐 것이다. 위기는 언제나 다른 요인으로 발생한다.)

 

하지만 작년 2024년이 우리 국운의 입춘 바닥이라서 우리는 이미 분열되어 있고 에너지가 없다. 그렇기에 이번에 닥칠 어려움은 저번처럼 빠른 시간 안에 극복하긴 어려울 것이다.

 

 

운이란 결국 열정과 에너지의 오르내림이다

 

 

운이 좋다는 것은 주변 상황이 모두 좋게 흘러간다는 게 아니라 스스로의 열정과 에너지가 있다는 것이고 운이 아니다, 좋지 않다, 내려간다 등의 표현은 열정과 에너지가 고갈되어 감을 뜻하는 말이라 보면 되겠다.

 

따라서 어려운 일이나 난관, 장애, 이런 것은 운이 좋아도 만나기 마련이고 반대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그것에 대처하는 에너지의 여부에 따라 결과가 달리 나타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