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의 뚜껑이 열렸으니

 

우려하던 일,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미국 우선주의”가 보다 더 본격화될 전망이다. 예전에 소련이 무너지고 미국이 국제정치 무대를 좌지우지할 때 유렵에선 미국의 “一方(일방)주의”라고 비난했었는데 이제 더한 것이 현실화될 참이다.

 

트럼프가 저번에 대통령이 되었을 때만 해도 말만 저렇게 하지 현실에선 보다 냉철한 대응을 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트럼프는 거의 “또라이”에 가깝다.

 

 

모든 것을 역행시키려는 트럼프

 

 

1980년대 이후 글로벌 경제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막대한 “무역적자”를 기초로 해서 번영을 누려왔다. 무역적자를 통해 달러가 수출국으로 흘러갔고 그 달러가 기반이 되어 글로벌 산업과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발전 번영했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달러가 기축통화인 관계로 사실상 별 문제가 아니었다. 미국은 외환 부족, 즉 달러 부족이 발생할 수가 없다. 그냥 더 찍으면 되는 일이다.

 

덩달아 미국은 막대한 재정적자를 쌓아왔는데 이 문제 역시 수출을 통해 달러를 벌어들인 수출흑자국들, 일본이나 예전엔 독일,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이나 대만, 중국, 싱가폴 등의 나라들이 미국 재무성 채권 즉 미국 국채를 매입함으로써 해결이 되어왔다.

 

 

트럼프의 무지몽매한 계산법

 

 

그런데 트럼프는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교역에 있어 우리가 흑자이고 미국이 적자일 경우 미국이 그만큼 손해를 보고 있다고 간주한다.

 

2023년의 우리나라 대미 무역 흑자 규모는 445억 달러였는데 이건 잘못된 것이고 우리가 445억 달러어치의 물건을 미국으로부터 더 사들여야만 온당하다는 게 트럼프의 생각이다.

 

이런 식의 주장을 선거 유세 기간 중에 미국 노동자들을 상대로 하고 다니니까 표를 얻은 트럼프이기도 하다. 한국이 우리가 만드는 물건들을 더 사게 내가 만들 것이고 그러면 여러분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급여도 올라갈 것입니다, 하고. 주한미군의 방위비 또한 이런 관점에서 조정하려고 드는 트럼프이다.

 

주한미군은 우리에게도 이익이지만 미국에게도 이익이기에 그간 잘 유지되어 왔다. 그런데 트럼프는 그게 왜 미국에게 이익인지 잘 모르겠다, 계산서를 새로 써야 한다는 식이다.

 

 

왜 달러가 기축통화였는가? 

 

 

왜 달러가 기축통화인가? 하면 미국이 글로벌 전역을 상대로 안보와 보안을 유지하고 있기에 그렇다는 점을 전혀 모르는 트럼프인 셈이다. 예전에 나 호호당은 트럼프가 모르는 척 하는 줄로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진짜 모르는 모양이다.

 

미국은 그간 막강한 군사력과 첨단기술, 해외로부터의 끊임없는 인재유입, 이런 요소들을 바탕으로 달러를 글로벌 통화로 만들 수 있었으며 거기에 더불어 막강한 바이어, 다른 나라의 물품을 엄청나게 사들이는 “큰 손” 역할을 해왔기에 글로벌 리더로서 그 혜택을 누려왔다.

 

“고객이 왕”인 법인데 미국이야말로 큰 고객이었기에 미국이 대접을 받았다.

 

더불어 미국은 그 자체로서 워낙 방대하고 자원이 방대한 나라이기에 타국의 영토에 대한 욕심이 없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들의 엄청난 신뢰를 받을 수 있었다.

 

즉 미국은 영토가 큰 물리적 제국이 아니라 소프트파워가 엄청나게 강한 제국이다. 그런데 이제 트럼프는 그 제국의 위상에서 오는 엄청난 이익과 혜택을 스스로 파괴하려 든다.

 

그저 장부상의 수치로만 이익과 손해를 판단하려 든다. 미친 척 하는 줄 알았는데 진짜 미쳤다. 그런데 주변 인물들은 그런 미친 트럼프를 이젠 말리려 들지도 않을 것 같다.

 

 

전격적인 보호무역으로의 회귀, 글로벌 대란의 서막

 

 

그가 야기할 재앙은 실로 다양하고 크다. 보편관세, 모든 수입품에 일률적으로 20%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것인데 이야말로 미국이 오랫동안 애써서 추구해온 자유무역을 스스로 없애버리겠다는 것이고 중국에 대해선 무지막지한 고율의 관세를 통해 중국을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뻔하다, 즉각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야기할 것이고 그로 인한 피해는 자신을 지지해준 미국의 저소득층에게 돌아갈 것이다. 게다가 보호무역이야말로 경제의 블록화를 통해 과거 제2차 대전을 야기한 주요 원인이었다는 점을 상기해볼 때 트럼프의 정책은 실로 두려운 바가 있다.

 

트럼프는 결국 미국을 파괴할 것이고 글로벌 경제를 파괴할 것 같다. 그러니 사실상 災殃(재앙)이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

 

 

동북아시아의 안보, 본격적인 위기 국면으로 들어갈 수도 

 

 

방위비 문제라든가 한미동맹 문제에 균열이 생길 경우 우리는 핵무장을 검토할 것이고 그러면 일본 역시 핵무장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중국과 러시아 역시 핵미사일로 우리와 일본을 조준하게 될 것이니 동북 아시아는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안보위기로 돌입할 수도 있다.

 

게다가 대만 문제를 놓고 보나마나 트럼프는 “중국더러 우리가 대만을 포기하면 얼마를 쳐주겠오” 하고 흥정에 나설 것인데 이 문제 또한 3차 세계 대전의 위기를 높일 것이 명백하다.

 

트럼프가 가져올 문제는 그야말로 1991년 소련의 붕괴로 인한 냉전 종식 이후 글로벌 정치 경제 질서에 대한 엄청난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문제가 하나 둘이 아니다.

 

 

분열되면 함께 망하는 법이니 

 

 

어쩌다가 미국이 저 모양 저 꼴이 났을까? 생각해보면 답은 아주 간단하다.

 

미국의 양극화가 트럼프란 “괴물”을 만들어내었다. 미국이 앞서와 같은 혜택을 누렸다 하지만 그 이익이 미국인들 전체에게 어느 정도 균형감 있게 분배되었어야 하는데 그렇질 못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하층 사람들 거기에는 유색인종만이 아니라 백인들은 엄청나게 많이 포함된다. 이번에 미국 부통령이 될 사람은 J. D. 밴스인데 그가 쓴 “힐빌리의 노래”란 책 속에 그들의 원망과 억울함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더불어 미국 남부 침례교회와 복음주의가 대거 정치로 들어오면서 ‘非(비)이성주의’가 득세했다. (종교는 언제나 양날의 칼이다.)

 

미국은 철저하게 “있는 자와 없는 자”로 분열되었고 이에 없는 자의 심정에 호소한 트럼프가 이번에 당선이 되었다. 그런데 결과는 미국이 일단 망할 것이란 점이다. 물론 우리를 포함한 글로벌 전체가 ‘쌩고생’을 하게 생겼고 말이다.

 

세상의 이치는 간단하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로 세상은 나뉘기 마련이지만 그 양자 간의 간극이 너무 크면 어쨌거나 좁혀야만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미륵보살이 등장하고 종말론이 등장하며 정의가 갑작스럽게 구현되는 날이 곧 온다고 외치는 혹세무민의 종교가 생겨나기 마련이다.

 

 

미국의 국운 사이클

 

 

미국의 국운을 보자.

 

360년 장기국운을 볼 것 같으면 1773 癸巳(계사)년에 시작되어 2133년까지 360년의 흐름이 이어진다. (물론 그 다음에는 새롭게 다시 360년이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60년 중기 국운 순환을 보자. 2013년이 입춘 바닥이었다. 그 바람에 그 5년 전인 2008년에 미국으로선 치욕스런 금융위기가 발생했었다. 미국식 금융이 양극화를 가속화시켰던 탓이다.

 

이에 2028 戊申(무신)년이 되면 미국은 60년 국운 순환에 있어 가장 힘들고 가난한 立夏(입하)의 때가 된다.

 

그렇기에 나 호호당이 보기에 트럼프는 문제를 해결할 사람이 아니다, 다만 그야말로 미국 내부의 묵은 문제점과 병든 患部(환부)를 바깥으로 드러낼 사람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트럼프가 임기를 마칠 수 있을 것인지도 미지수라 하겠다.

 

중국 역시 무너져가고 있고 미국 또한 많은 고통을 받을 것 같다. 그러니 우리 대한민국 역시 편할 일은 없을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국을 비참하고 초라하게 만들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 어림도 없는 얘기, 세상은 나를 앞세우면 외면하는 법이니 그렇다. 그리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트럼프의 豪言(호언)은 그야말로 넌센스 헛소리로 끝날 것이라 장담한다.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 게 있다. 봉준호 감독이 2006년에 만들었던 영화 “괴물”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