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꼬박 고생했는데 

 

 

돌이켜보니 작년 시월부터 만 1년 동안 개인적으로 참으로 多事多難(다사다난), 힘든 일도 많고 탈도 많았으며 몸도 많이 아팠다. 이제 겨우 그런대로 건강을 회복해가고 있는 차에 또 다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아내가 갑자기 급성으로 많이 아파서 동분서주한 결과 간신히 모 대학병원에 입원을 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담관암 말기란 진단을 받고 며칠 간 넋이 나가있는 나 호호당이다.

 

지금 시각 2024년 10월 31일 밤 10시 30분.

 

태어나서 지금까지 69년과 석 달 여를 살아왔다.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라 하겠건만 새삼 느끼는 바, 삶의 시간은 덧없고 산다는 게 거창한 무엇이라기보다 그냥 그런 것, 별 것이 없구나 싶다.

 

 

아내의 건강을 늘 염려해왔는데

 

 

늘 걱정해왔다, 아내의 사주 구조상 간담 쪽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염려 그리고 어쩌면 나 호호당보다 먼저 세상을 떠날 수도 있으리란 생각을 해왔다.

 

하지만 아내는 그간 그런대로 잘 버텨주었기에 너무나도 고마웠다. 나 호호당의 입춘 바닥이 1997년이었고 아내는 2002년이었다. 그렇기에 2000년대는 두 사람 모두 몸고생 돈고생도 많이 했다.

 

그리고 올 해 2024년은 아내 운세 상으로 夏至(하지)의 때라서 이제 올 해만 잘 넘기면 큰 탈이 없으리란 생각을 해왔는데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겼다.

 

甲辰(갑진)년에 甲戌(갑술)월이라 위는 甲木(갑목)으로 같은데 아래는 辰(진)과 戌(술)이 부딪치는 운이라 갑작스럽게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이고 甲木(갑목)의 일이니 간과 담의 문제라 하겠다. 게다가 아내는 日干(일간)이 壬水(임수)이기에 甲(갑)은 건강운에 해당이 된다.

 

 

절망하거나 비관하는 것은 시기상조 

 

 

의사가 말기라 하기에 처음엔 너무나도 충격이었지만 아들이 폭풍 검색을 해보더니 6주 진단을 받고도 5년 이상 살아온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 암환자끼리의 커뮤니티가 있어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아들은 검색을 워낙 잘 하는 터라 미국이나 영국 등지의 전문 사이트에 들어가 항암이라든가 치료에 대해 그리고 예후에 대해 검색한 결과 전혀 다른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미국의 권위 있는 암 사이트에선 말기 환자나 그 가족에게 담당의는 절대 얼마 살지 못한다는 말 자체를 해선 안 된다는 말까지 해놓고 있었다.

 

심지어 어떤 자료에선 우리나라 전문의들의 수준을 의심케 하는 내용들도 있었다.

 

그래서 일단 힘을 내기로 했다. 암환자의 경우 급한 것은 치료를 하되 일단 안정이 되면 병상에 누워있지 말고 운동과 식이오법을 잘 하면 항암치료도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어려웠지만 나름 풍족했는데 

 

 

2000년대 초반 경제적으로 힘들었지만 어머니와 나, 그리고 아내, 아들, 강아지 세 마리, 미니토끼 한 마리, 고슴도치 한 마리. 모두 아홉 식구가 함께 좁은 집에서 살았다. (강아지와 고슴도치 모두 유기된 녀석들을 데려와 너무나도 잘 지냈다. 토끼는 엽기토끼 마시마로 붐 때문에 아들이 주문해서 데려온 놈이었다.)

 

게다가 동네 길냥이들과 동작동 뒷산의 새들까지 먹이를 주고 모이를 주면서 정말이지 대가족으로 풍족하게 살았다.

 

그런데 이제 어머니와 강아지 세 마리 다 떠났으며 토끼와 고슴도치도 물론 저 세상에 있다. 이에 부부와 아들 그리고 다시 입양한 강아지 한 마리가 함께 살았는데 아내가 떠날 경우 식구는 나와 아들 그리고 강아지만 남는다. 2000년대 어렵던 시절 집안은 북적거렸는데 이제 운이 좀 돌아서고 있는데 가족의 구성원은 더 초라해질 판국이니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을 느낀다.

 

 

삶과 죽음의 얘기들

 

 

하지만 스스로 다짐해본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정신을 차리고 중심을 잡고 살아가는 날까지 굳세게 살아보자는 각오를 다져본다.

 

이제 다시 글도 정상적으로 올릴 것이고 삶의 얘기 죽음의 얘기 많이 해드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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